요즘 통 서교동 '로칸다 몽로 (Locanda 夢路)'를 못갔다.
와이프는 얼마전 호주에서 잠시 귀국했던 친구와 둘이 가봤다지만 난 정말 광화문 몽로 오픈 한 뒤에 한번도 서교동 로칸다 몽로를 가보질 못했다.
토요일 약 20만의 시민들이 운집했던 광화문 집회에 참여할 때도 점심이 가능한 광화문 몽로를 갔으니 말이지.
그러다보니...
서교동 '로칸다 몽로'가 격하게 그리웠다.
광화문 몽로보다 훨씬 좁지만 그만큼 더 아담하고 은밀한 기분이 드는 곳.
그래서...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와 와이프를 태우고 함께 서교동 '로칸다 몽로'로 향했다.
이 얼마만의 서교동인가. 이재호 매니저는 자리에 없었고, 문현숙 스탭이 계셨다. 아... 얼마나 반갑던지. 도대체 얼마만에 뵙는...ㅎ 박찬일 선생님은 요즘 많이 바쁘신 듯 하다. 서교동보다는 오픈한지 얼마 안되는 광화문 몽로에 더 자주 들르신다고.
두체스 드 브루고뉴... (Duchesse de Bourgogne).
아... 진짜 기가막힌 풍미의 맥주야. 와인의 느낌을 전해주는 바디감 일품인 맥주.
이베리코 립스테이크. 사실 살시챠를 정말 먹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이날 마침 오븐이 고장나버리는 바람에 오븐에 넣는 메뉴는 모두 주문이 불가능했다. 흑... 하지만... 그래서 주문한 이베리코 립스테이크는 그런 아쉬움을 싹... 걷어 가버리더라.
적당히 달달하고 고소한 양념이 잘 배어들어간 이베리코 립스테이크. 이건 누구나 다... 환호를 내지를 만한 맛이다. 호불호라는게 거의 없을 듯한 맛. 우리 아들을 데리고 왔으면... 아마 혼자 두접시는 거덜 낼지도 몰라.
새우 파스타. 아...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아쉽게도 이제 마지막이란다! 왜냐고 여쭤보니 새우가 이제 없다고...??? 어? 그럼 이 새우, 수연짱의 '아빠새우'. 맞다... 그 새우구나. 노수연님이 몽로에도 새우를 보내드렸다고 했는데 바로 그 새우.ㅎㅎㅎ 정말 반가웠다. 수연님의 아빠새우로 만든 새우 파스타라니. 새우향이 확... 올라오면서 이젠 없어져버린 우리가 그토록 좋아했던 알리고떼 키친의 '엔초비 파스타'를 연상케 했다. 더이상 먹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또 반면에 이렇게라도 맛을 볼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 먹고 일어서려는데 문현숙 스탭께서... 세미프레도. 아... 진짜 끝내주는 마무리. 서교동 몽로 가시면 이 메뉴는 꼭... 디저트로 드셨음 좋겠다. 그런데... 와이프와 얘기하다보니 와이프가 친구와 와서 먹었던 문어 샐러드 얘기를 다시 하더라. 아... 맞다. 문어샐러드가 있었지! 난 그제서야 생각이 나서...
디저트까지 다 먹은 후에 애피타이저에 가까운 문어샐러드를 주문했다.ㅎㅎㅎ 이게 뭐야...
좀 우스운 음식의 흐름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 메뉴를 먹어보긴 정말 잘했다. 아주 질좋은 문어, 오징어, 관자, 샐러리, 방울토마토, 그리고... 역시 기가막히게 익혀낸 감자까지 정말 식감과 풍미가 훌륭하다. 이렇게 정말 자알~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도 전혀 막히지 않고 술술... 역시... 서교동 로칸다 몽로에는 후회같은 걸 남겨둘 이유가 없는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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