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은 개인적으로 무척 힘든 날이었다.
세월호 사건으로 참담하던 마음이 결국 폭발한 날이기도 했고,
올해 첫 대회에 나간 민성이가 총의 방아쇠 압력이 일정치 않다는 이유로 무작위 8인에 뽑혀 치룬 검사에서 실격을 당하는 일까지 생긴 날이었다.
그리고 건강도 엉망이었고.
24일이 도대체 어떻게 지나갔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세월호는 현재 진행형이고,
민성이의 총은 새로 구입하기로 결정했고,
건강은 지금까지도 좋지 않다. (낫질 않는다)
실격으로 인해 다소 낙심한 아들을 달래주기 위해 영화관에 왔다.
민성이가 보고 싶다고 했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the Amazing Spider-Man 2].
CGV는 굿바이한 터라 메가박스로 왔는데 이왕 보는거 M2관에서 한번 보자...는 마음으로 메가박스 목동점으로 왔다.
일찍 도착했다.
메가박스의 인테리어는 아주 깔끔하다.
씨네마 스트릿을 표방하는 CGV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우리에겐 정말 좋은 대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는 M2관에서도 즐길 수 있다.
메가박스 M2관에 대한 많은 분들의 칭찬을 익히 들은 바 있어 우리도 궁금했다.
digital 4k (DUAL), DOLBY ATMOS등등...
일부 M관도 Digital 4K에 DOLBY ATMOS 시스템이나 JBL 시스템을 쓰는 M관과 달리 M2관은 Meyer System.
시간이 많이 남은 우리는...
손놀림을 이용한 게임을 민성이와 같이 조금 하다가...
민성이가 보고 있던 '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포스터를 보다가 주연 배우들의 이름을 누가 더 빨리 읽는지 게임을 시작했다.
민성이는 절대 날 이길 수 없다.
왜냐하면 난 주연배우들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이름들이 너무 낯익기 때문이다.ㅎ
영화는...
기대 이하였다.
[the Amazing Spider-Man/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보다 더 지루했고, 액션의 퀄리티는 높지만 지나치게 밀도에만 집중한 느낌이다.
그웬과 피터 파커의 로맨스는 전작들(샘 레이미)보다 트랜디하고 말랑말랑했지만 전체적으론 지루하고 편집도 어색한 느낌이다.
일렉트로 역의 제이미 폭스는 열연했으나 매력적인 악당의 레벨엔 도달하지 못했고,
데인 드한이 나온다고 해서 잔뜩 기대했던 해리 오스본은 내가 아는 데인 드한의 깊이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었다.
(데인 드한이 [크로니클/Chronicle]과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스/the Place beyond the Pines]에서 보여준 연기를 기억해보라)
그렇더라도...
얼마전 CGV 아이맥스 3D를 통해 본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와는 비교도 안되는 고품질의 3D를 감상할 수는 있었다.
주변부가 모조리 블러 처리되듯 느껴지던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의 어색한 아이맥스 3D와는 분명히 달랐다.
텍스처의 세밀한 느낌이 모두 잘 살아있었고 적청 안경을 끼고 보는 3D의 퀄리티도 상당히 자연스럽고 높았다.
Dolby ATMOS의 경우 졸업식 부분은 이상하게 품질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는데 그 외엔 액션 영화로서의 스케일을 구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무튼...
CGV는 이제 갈 일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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