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번까지입니다.
번호는 아무 의미없습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적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50장으로 될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나라 음반도 세장 정도 들어가는데...
6. [Sung Tongs] by Animal Collective
첫곡
들려준다. 무언가 역동적인 민속음악을 섞어낸 듯한 느낌의 첫곡은 이들의 음반이
결코 만만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종의 세의 과시라고도 느껴진다.
사실 이렇게 포크와 인디적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그룹들은 한 둘이 아니다.
Olivia Tremor Band, Of Montreal등등 셀 수도 없이 많은 그룹들이 인디적 상상력 에 포크와 싸이키델릭을 결합하여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어 냈다.
2004년의 록음악씬을 가만 뒤돌아보면, 유난히 70년대 초반의 전세계적인 록르네상스 시절의 음악들과 유사한 뿌리를 갖고 있음을 알게 되는데,
Animal Collective도 마찬가지이다.
Essex Green이나 Devendra Banhart처럼 대놓고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과거의 눈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음악은 아니지만,
Animal Collective의 음악 역시 또다른 새로운 음악을 창조하기 보다는, 기존의 오브제들을 끌어 모아 자신들이 표현하고자하는 바를
자연스럽게 빚어낸 것이며, 그 결과물이 바로 본작이다.
실험적이면서도 결코 생경하지 않은, 정겹고 이국적인 선율로 꽉 채워져 있는 본작은 2004년의 중요한 수확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7. [The Arcade Fire] by The Arcade Fire
말이 필요없다.
캐나다산 순도 100% 알짜배기인 이 음반은 분명 2004년의 최고작 중 하나이다. 다른 건 다 필요없다.
오히려 이 음반에 대해선 할 말이 별로 없는데, 그 이유는 이 음반을 들어보면 알 수 있다.
놀랍도록 진솔하고, 음악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진지함을 풍부한 감성과 타고난 센스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멜로디에 실어 우리들의 머리와 가슴으로 쉴 새 없이 선율을 나르는... 이 음반은 이유불문하고 반드시 들어야 할 명반이다.
우리에겐 언제쯤 이런 여유롭고 자유로운 걸작이 나올까.
인텔리즘의 영역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한정된 이들을 위한 한정된 음악으로서가 아닌, 자연스럽고, 강박관념에서 벗어난 수작을 언제쯤 만나게 될까
8. [La Maison De Mon Reve] by CocoRosie
French Electronic의 선두라면 아무래도 Air를 빼놓을 수가 없을 것이다.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Lost in Translation]에도 그들의 음악이 나오며, 국내의 여러 감각적인 트랜드를 강조하는 CF에도
그들의 음악은 도무지 끊이질 않는다. 여지까지의 일렉트로니카가 비트에 중심을 두었다면, Air의 음악은 그야말로 무중력 상태로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몽환적인 신비로움을 강조하고 있다.
뭐 사실 이런 건 특별한 것이 아니다. 유난히 록음악이 취약했던 프랑스에 그나마 생명력을 갖고 있던
대선배 그룹들 Helloween이나 Mona Lisa, Atoll등의 그룹들의 키보드 선율이 거의 30년이 흐른 지금의 Air와 비슷하다는 것은,
그만큼 프랑스인 들에게 흐르는 정서적 역사가 일관되었다는 방증이기도 할 것이다.
말이 길어졌는데, 오페라 성악을 공부한 시에라와 작곡 공부를 한 비앙카 캐서디 이 두 자매로 구성된 CocoRosie는
여느 프렌치 일렉트로니카 그룹들이 그러하듯이 대단히 패셔너블하다. Air나 Phoenix(Dior Homme의 디자이너인 에디 슬리메인이 지원하는!)와 달리
이들의 패션은 대단히 파격적인 Funky 스타일이며, 가치전복적 이다.
음악도 만만치 않다. 분명 인디 포크적인 냄새가 폴폴~ 나는데, 이러한 나른한 감상을 결코 용납치 않는,
브레이크 비트와 전자음이 쉴 새 없이 곡의 볼륨을 두텁게 한다.
기존의 프렌치 일렉트로니카의 패션쇼용 음악에서 다소 벗어난 듯한 독창적인 시도로 분명히 기록될 만한 음반이다.
9. [Newborn] by Boy In Static
알렉스 첸은 미국에서 피아노, 비올라등을 현악 오케스트라 학교를 다니며 배웠다.
그러던 중 그는 CPU가 제어하는 전자음악에 대한 매력을 깨닫고, 기타와 다른 대중 악기들을 독학하여 스스로 Boy in Static이라 연명하곤
데모 테이프를 거쳐 음반을 발매한다. 2004년 11월에 발매되어 아직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음반까지는 되지 못했지만,
이 음반은 분명히 들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물론 다소 감정의 과잉이 넘치는 부분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아련한 현악 위로 수면 위로 점차 올라오는 듯한 반복적인 멜로디는
마치 감정의 홍수가 되어 감상하는 이를 휘감아 버리는 것처럼 정적인 격정을 불러 온다.
2004년 일렉트로니카의 흐름 중 하나가 일반적인 그룹 사운드의 형태에서 전자음악과 그룹 사운드의 절충을 모색하는 것이라면,
이 음반은 2004년을 정리하는 의미로서 가장 적절한 답안을 내놓았다고 평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타이틀 트랙인
10. [Rejoicing in the Hands] by Devendra Banhart
앨범 제목인 [Rejoicing in the Hands]는 원래 데벤드라 밴허트가 그림책으로 내려고
했던 책제목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 음반의 커버, 속지 그림 모두가 그가 직접 그린 그림들이다.
데벤드라...라는 이름도 그의 부모가 지어준 실명으로 인디언 추장이 이름이라고 하고, 그는 미술교육을 받고 집도 없는 홈리스였고,
지금도 크게 다를 것은 없다고 하니, 이쯤되면 가히 히피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이 된다.
그의 음악 역시 마찬가지다. 그의 음악은 분명 포크와 로우-파이로 충만한 과거로의 여행과도 같은 음반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아니다.
올해 겨우 스물 넷인(1981년생) 그의 음악은 마치 영국의 걸출한 70년대초 싸이키-포크 그룹들의 음악을 듣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이런 분위기는 아무나 흉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 정치적, 사회적 암울함으로 인해 현실에서 도피해 히피가 되었던
수많은 젊은이들의 정신적 안식처로서의 싸이키-포크를 재현한다는 것은 결코 맘먹는다고 되는 게 아니다.
데벤드라 밴허트 자신의 삶이 곧 이러한 정신과 유대관계를 맺고 있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마냥 발랑발랑한 네오 포크의 선율에 질려 버린 이라면 반드시 들어봐야 할 음반이며, 2004년의 음악계를 풍성하게 차려준 대표작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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