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산서원에 갔다가 이동한 곳은 10여km 떨어진 경주시 양동마을.
하회마을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이곳은 유교 마을로 현존하는 조선 최대의 반가촌이다.

난 초등학교 입학 전을 빼곤 대부분을 아파트에서 보냈다.
고등학교 1~2학년때 대문 앞에는 자그마한 대나무밭과 그 앞에 우물이 있고, 정말 넓은 한옥채에 커다란 앞마당,
옆 정원이 있는 엄청 큰 한옥에서 지내본 경험이 있지만 그게 그닥 편했던 기억은 없다.
이후로 결혼해서까지도 아파트에서만 지냈고, 남들에겐 '참... 웃기는 사람들'이라고 하면서 속으로는 50평 이상,
또는 60평 이상의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는 은근한 자부심을 갖고 살았던 것도 사실이다.
aipharos님이야 예쁜 정원을 가꾸는 집에서 살아와서 아파트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지만,
난 사실 30대 초반이 넘어갈 때까지도 아파트에 안주하고 만족하며 살고 있었다.
그 뒤로 시도때도 없이 가열차게 진행되는 아파트 광고와 전국이 아파트로 뒤덮히는 기이한 현상을 보면서 개인의 공간에 대한
몰개성적 말살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싹튼 것 같다.

지금부터 소개할 양동마을은 하회마을과는 달리 실제로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하회마을도 거주하고 있으나
민박집등으로 활용하는 것과 달리 이곳은 정말 사람들이 실제 생활을 하며 살고 있다.
실제 거주하는 공간이 관람객들의 보여짐의 장이 된다는 것, 그리고 여러가지 규약과 제약이 있을 거주지에서
옛 모습을 보존하고 살아야만 한다는 것이 결코 편안할 것 같지 않다.
하지만, 독재개발의 폐해로 옛모습을 모두 잃어버리고 깡그리 어색한 양옥들로 흉물스럽게 세워버린 지금,
이런 모습이라도 남아있었음하는 이기적인 바램이 있다.

 

 

난 사실... 양동마을이 이리 큰 곳인 줄 몰랐다. 정말 몰랐다.-_-;;;
그래서 잠시 들렀다가 집으로 올라갈 생각이었는데...
허억...

 

 

 

 

 

난 인터넷 사진에서 본 사진과 같은 바로 이 풍경만 보고 조그마한 마을인 줄 알았는데 크억...

 

 

 

 

150여채 중 실제로 14채 정도를 제외하면 사람이 실제 거주하고 있는 곳이고 하회마을처럼 가옥이 바로바로
붙어있는 것이 아니라 드문드문 위치해있어 그 넓이도 방대하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문제는 이곳은 하회마을같이 평평한 지대에 위치한 마을이 아니라 고저가 매우 심해서 걸어다니기 엄청 힘들다는거다.ㅎㅎㅎ

 

 

 

 

관가정부터 들어간다.

 

 

 

 

조선 성종 때 명신우재 손중돈 선생이 손소 공으로부터 분가하여 살던 집이라고 하고,
관가정이란 곡식이 자라는 모습을 보듯 자손들이 커가는 모습을 본다는 뜻이라고 한다.

 

 

 

 

가옥의 양식도 매우 아름답다.

 

 

 

 

 

사당을 모시는 공간이 따로 있는 큰 집.

 

 

 

 

이곳은 한 집에서 나가서 길이 연결되지 않은 길 아닌 길이 의외로 많은데 그건 대부분... 여전히 그 집 내부인 경우가 많으니 주의.ㅎㅎㅎ

걷다보면 그 집의 담장을 따라 걷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오래된 기와 위로 핀 이끼.

 

 

 

 

향단으로 들어가는 입구.

 

 

 

 

 

회재 이언적이 경상도 관찰사로 부임할 때 병환 중인 모친을 돌볼 수 있도록 중종이 지어진 건물이란다.
가장 눈에 띄는 가옥인데, 그 이유는 다른 가옥들과는 그 건축의 형식이 무척 다르게 지나치게 화려한 느낌이 있기 때문.

 

 

 

 

이게 밖으로 나간게 아니라 바로 저 주변을 둘러싼 담장 주변을 걷는 꼴이다.

 

 

 

 

 

그래서 헤매다가 다시 문으로 나온다.ㅎㅎㅎ

 

 

 

 

양반의 기와 가옥은 고지대에 위치해있고, 외근노비들의 가옥은 낮은 지대에 위치해있다.

 

 

 

 

무첨당.

 

 

 

 

1508년에 지은 여강 이씨의 종가.
오른쪽 벽에는 대원군이 집권 전에 이곳을 방문해 썼다는 '좌해금서'라는 편액이 걸려있다. 그 뜻은 영남의 풍류와 학문이라는 뜻.

 

 

 

 

전통 한가옥들의 아름다움을 정말 어릴때는 몰

 

 

 

 

사당으로 올라가는 길.

 

 

 

 

대성헌, 저 안쪽으로는 사람이 사는 곳. 출입을 금해주세요...라고 하면 제발 들어가지 맙시다.

 

 

 

 

이런 길들을 천천히, 하지만 조용조용 걸어다니는 기분은 정말 묘하다.

 

 

 

 

 

지치기 쉬워서 천천히 천천히. '느림의 미학'ㅎㅎㅎ

 

 

 

 

경산서당으로 들어선다.
이 마을에 존재하는 3개의 서당 중 하나로 무첨당 이의윤공을 봉향하면서 학문을 가르치던 곳.

 

 

 

 

강학당이나 본대는 대부분 이렇게 높은 지지대 위에 올리는 경우가 많다.

 

 

 

 

 

이곳도 오길 잘했다. 정말.
다만, 좀 힘이 들긴 하다.ㅎㅎㅎ 하회마을 돌아다니는 것과는 비교가 안된다.

 

 

 

 

 

이곳은 이 마을의 언덕이다. 정말 한적하고 고요한 곳.

 

 

 

 

aipharos님이 어딜 보고 있느냐하면...

 

 

 

 

딱다구리를 보고 있다.
문제, 딱다구리는 과연 어디 있을까? ㅎㅎㅎ
민성이 말로는 딱다구리의 나는 속도는 약 120km란다. 그리고 가장 빠른 새는 이름이 기억안나는데 320km에
가까운 속도를 낸다더라.(그걸 어째 다 알고 있는거냐?)

 

 

 

 

 

 

 

 

관람객들이 무척 입구 근처에는 많은데 정작 한참을 걸어들어오니 거의 보이질 않는다.

 

 

 

 

양동마을을 제대로 보려면 정말 안까지 다 들어와서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서백당.
월성 손씨의 종가.
대가옥이며, 미관이 아주 빼어난 곳이다.

 

 

 

 

정말 아름다운 미관이다.

 

 

 

 

이 엄청난 서백당 향나무는 경북 기념물 제8호로 지정된 나무.

 

 

 

 

세월의 위엄이 장난이 아니다.

 

 

 

 

 

이제 슬슬 돌아 나온다.

 

 

 

 

엄청 오랜 시간 걸어다닌 것 같다.
일찍 왔으니 망정이지...

 

 

 

 

 

 

이건 주르륵 사진을 이어붙여봤다.-_-;;; 겉으로 보이는 대략의 느낌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 뒷편으로 더 큰 마을이 있지만.



*
이렇게 잘 보고 황급히 집으로 향했다.
바로 무한도전 방영 시간이 다가와 휴게소에 낄낄 거리며 셋이 '무한도전'을 보고 휴게소에서 대충 식사를 떼운 후
집으로 올라왔다.
오늘 식사는 모조리 휴게소에서 처리.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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