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adillo/아르마딜로]

directed by 

2010 / 105min / Denmark


[the Hurt Locker/허트 로커]보다 더 건조하고 냉정하게 전장의 피할 수 없는 아드레날린이 어떻게 인간을 피폐하게 만드는지를 그려낸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아프고, 그 후유증이 더 오래간다.
극도의 공포와 긴장 속에서 일상으로의 귀환을 꿈꾸지만 정작 돌아간 일상이 무료하고 견딜 수 없어 다시 총성과 포성, 심장을 옭죄는 강박이 지배하는 전장을 택하는 이유. 

그 이유를 이토록 극명하게 보여주는 영화가 어디 흔할까?









[Safe House/세이프 하우스] 
directed by 

2012 / 115min / US


라이언 레이놀즈는 이런 액션 스릴러엔 그닥 잘 어울리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잘 맞는 옷인 듯.
물론... 댄젤 워싱턴의 아우라가 밸런스가 애매할 정도로 강하긴 하지만.
본 시리즈 운운하는 광고 카피 다 집어치우고 그냥 이 영화만 떼어놓고 봐도 충분히 킬링 타임 영화로는 손색이 없다.
국가 안보를 위해서라는 대외적 명분따위 이미 땅에 떨어진지 오래인 CIA의 추악함이야 너무 쉽게 접하니 오히려 이 영화 속의 에피소드는 말랑말랑하고 뻔해서 

콧방귀가 나올 정도지만 라이언 레이놀즈와 댄젤 워싱턴의 동선을 따라가며 잡아내는 긴장감의 짜임새는 생각보다도 훨씬 괜찮다.









[Hamilton/해밀턴]
directed by 

2012 / 109min / sweden


[Haeven/In a Better World]의 주인공과 동일 인물이라고 보기가 힘든 날렵한 모습이 처음엔 적응이 안되더라.
영화적 재미야 어느 정도는 보장을 하는데 귀를 의심케하는 스웨덴산 '국가 안보를 위하여'란 말이 자꾸 등장하니 묘하게 이질감이 느껴져 몰입을 방해하더라.

제임스 본드의 유머따위는 0.01%도 없고 섹시한 여성을 갈아치우는 난봉도 없으며 

오히려 지고지순한 면까지 있지만 뭐하나 매력적인 구석은 딱히 찾기가 힘든 캐릭터 덕분에 무척 애매...해진 영화.

 








[the Raid : Redemption/레이드 첫번째 습격]
directed by  (as Gareth Huw Evans)

2011 / 101min /  


액션의 합은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설정도 정무문의 초확장 버전으로 매력은 있는데 도통 어설프고 부자연스러운 스토리 진행은 일찌감치 영화적인 이야기보다는 액션에만 집중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액션? 말했다시피 놀라움의 연속이지만 이 강렬한 액션이 러닝타임 내내 강약없이 터져나오니 나중엔 어떤 액션이 나와도 

미적지근해지고 마지막 처절한 액션씬은 철저하게 멀찌감치 떨어져서 보게 되더라.
가렛 에반스 감독에게 차기작을 기대하기 힘들어지는 이유.









[Get the Gringo/겟 더 그링고] (2012)
directed by  (as Adrian Grünberg)
2012 / 96min / US


그렇지.
멜 깁슨에겐 이런 역할이 딱 맞는 옷인거다.
[Conspiracy Theory/컨스피러시] 캐릭터에서 조금 더 멀쩡한 정신으로 돌아온.
정의가 부정부패, 정략적인 목적에 의해 포획되고 유린당한 멕시코의 생경한 감옥이라고 말하기도 힘든 감옥에서, 

님도 보고 뽕도 따는 멜 깁슨의 고군분투가 묘하게 땀샘을 자극하는, 그런 영화.








[돼지의 왕] (2010)

directed by 연상호

2010 / 96min / korea


불편하다.
이 영화의 배경과 내가 거쳐온 학창 시절이 비슷한 시기임에도, 이 영화의 극단적인 설정은 메시지를 부각시키기 위함임을 감안하더라도 불편하다.
무겁고 어둡다는 느낌보다는 불편하다는 느낌.
그렇다고 이 영화의 영화적 가치를 거부하고 싶지도 않다.
남자들이 어떻게 해서 폭력을 합리화하고 폭력 속에 길들여지며, 심지어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지를 이 영화는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경중의 차이가 있을 뿐.
류하 감독이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괴물과 조폭, 폭압적 기득권이 양산되는 기능을 하는 학교에 대해 신랄하게 까댔는데, 

[돼지의 왕]은 그 시선에서 한발자욱 더 핵심에 다가서고, 한발자욱 더 피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냈다.
하지만,
일부 성우들의 연기는 도통 몰입이 힘들 정도로 거슬리더라.










[Shame/쉐임
directed by 

2011 / 101min / UK


먼저,
현대인의 강박을 얘기할 때 가장 쉽게 떠올리곤 하는 섹스를 소재로 진부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이토록 긴 호흡과 떨리는 시선으로 눈을 뗄 수 없는 변주로 호흡할 수 있도록 만들어낸 스티브 맥퀸 감독의 재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누가봐도 멀쩡한 중산층 주인공의 섹스 강박을 통해서 감독은 욕망이 업무와 책임감의 스트레스에 사로잡혀, 

욕망조차 자유로울 수 없는 서글픈 현대인의 모습을 그대로 까발린다.
그리고 속물적이지만 일상적인 주변인들의 모습과 성적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인공의 내적 괴로움을 드러내며 

정말 현대인은 무얼 부끄러워하는 건지에 대해 커다란 전제를 아무렇지도 않은 듯 넌즈시 툭 던져놓는다.
오열하는 주인공, 설레임의 만남이 유혹과 응시, 본능적 충동으로 연결되어 관객들에게 결말의 여지를 던져준 엔딩도 인상적이지만, 

그 결과가 어쨌든 사실 주인공의 삶이 달라질 여지가 있을까싶은 건 솔직한 내 마음.

*
캐리 멀리건의 헤어누드가 충격이었는데, 역시 그녀는 정말 매력있어.
외모는 내 타입이 전혀 아닌데, 한편 한편의 영화 속의 그녀의 이미지들이 차곡차곡 쌓이더니 이젠 그녀의 이름이 크레딧에 있으면 그 영화는 꼭 보고 싶어진다.

**
마이클 파스빈더는 제레미 아이언스의 도회적이면서도 중후하지만 세련된 이미지를 그대로 끌어안은 듯.

***
영화 속 섹스 장면이 필연적인 요소라는 건 바로 이런 영화에 쓰는 법.

 







[モテキ/Moteki/모테키

2011 / min / japan


민성이도 함께 봤는데, 정말 정말 재밌게 봤다.
원작 만화도 못봤고, 2010년의 드라마도 못본 상태에서 영화를 본건데, 어제부터 드라마를 달리기 시작하면서 느낀건, 영화를 미리 보길 오히려 잘했다는 생각.
영화 속에서 너무나 인상적이고 기분좋았던 퍼퓸(Perfume)의 'Baby Crusing Love'와 함께 펼쳐지는 군무는 드라마에도 나오는 거였고, 

가라오케 버전처럼 화면에 크게 노래 가사가 찍히는 '볼품없이 차이는 법'도 드라마에 나오더라.
이런 사실을 모르고 영화를 봤으니 신선하고 웃기면서도 묘한 감정이 생겨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드라마부터 봤으면 그 감흥이 오히려 조금 덜했을 듯.ㅎ
찌질한 오타쿠의 사랑 이야기라고 보기엔 너무나 보편적인 애정의 감정을 보여주는 탓에 이걸 찌질하다고 말하기보단 솔직하다고 보는게 더 어울릴 것 같다.
후지모토와 미유키(이상한 나라의 미유키짱...?ㅎㅎㅎ), 후지모토와 루미코. 
사랑은 이렇게 상처를 주기도하고 상처를 받기도 하는 법. 
팍팍하고 미래를 보기도 힘든 젊은이들이 이 시대에서 사랑하는 보통의 과정들. 
너무나 갑작스럽게 마무리짓는 엔딩이 당혹스럽긴 했지만 그 나름대로 한방은 있더라. 

*
나가사와 마사미.
윤은혜 닮아서 내 좋아했는데,
정말... 너무 예쁘네.-_-;;;
[시간을 달리는 소녀] 실사판에서 주연을 맡은 나카 리이사(仲里依紗)도 정말 예쁘고. 넘 조금 나왔지만.-_-;;;
뭣보다 이 영화를 보니... 2011년부터 통 가보질 못한 일본에 마구 가고 싶은 마음이 솟구친다.

**
어장관리, 보슬... 이런 말 제발 좀 그만 하자.
나도 남자지만 이런 일방적인 여성들에 대한 폄하와 일반화가 너무 거북하고 졸렬해보인다.
우리 남자들은 그럼 뭐가 다른데? A도 B도 C도 별로지만 외모만 좋으면 어떻게해서든 한번 자려고 뻘짓을 하고, 그걸 무슨 전리품인양 으스대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획일적인 외모를 강요하고, 미모가 안되면 그게 개인의 신상이야 어쨌든 쪽팔리게 몰려가서 혐짤이라는 등 난리를 치고. 

***
TV판 보는데...
TV판의 재미도 만만치가 않구나.
모테키...는 합성어로 '인기가 있는 시기'라는 말이라고.
이런 말이 따로 있다는게 더 놀랍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