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unger Game /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
directed by Gary Ross
2012 / 142min / US

Jennifer Lawrence, Josh Hutcherson, Wes Bently, Stanley Tucci


RVIP라는 CGV의 서비스 쿠폰 제도는 제대로 사용해먹기가 쉬운 편은 아니다.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는 문제.
IMAX 쿠폰도 3D는 안되고... 그냥 디지털 상영이나 즐기는 용도로만 사용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3년 내내 CGV VIP인데 쿠폰을 제대로 챙겨 쓴 적이 거의 없고.
올해는 악착같이 쿠폰을 써보기로 했다.
어제 aipharos님, 민성이와 함께 본 [헝거게임]은 쿠폰 두장에 포인트 할인받아 7,000원에 관람.

상영관에서 이렇게 관객이 없다는 사실에 놀랐고, 역시... 이런 SF 분위기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배우로 한국에 어필한다는건 쉽지 않은 거구나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수잔 콜린의 원작이 그리 재밌다고들 하는데 난 원작을 읽은 적이 없어 책으로 인한 기대감같은 건 없었고, 기대할 수 있는 포인트는 단지 감독이 게리 로스라는거, 

그리고 주연배우가 [Winter's Bone/윈터스 본]에서 절망 속에서 굳건한 심지를 보여준 주인공 역을 기가막히게 잘 보여준 제니퍼 로렌스 때문이었다. 
그리고 사라진 아빠를 찾아 폭력과 부조리가 만연한 일상의 지옥을 거침없이 헤매는 [윈터스 본]에서의 그 캐릭터와 공통점이 많았던 [헝거게임]에서의 역할도 

그녀는 완벽하게 소화했다. 물론 거기에 틴 에이지의 말랑말랑한 로맨스도 양념처럼 살살 곁들여서 말이다.

후카사쿠 킨지의 [배틀로얄]과 곧잘 비교되는 것 같다.
아이들이 죽고죽여야하는 설정이야 같지만 그 외에는 완벽하게 다른 영화고, 후카사쿠 킨지의 [배틀로얄]이 훨씬 고어적이고 아이들의 살육 행위에 주력하는 반면, 

[헝거게임]은 '해피 헝거 게임'을 영화 속에 거대한 작가의 세계관과 함께 잘 버무려 넣어 통상적인 액션의 틀을 거부한다.
일부에선 배틀로얄처럼 처절하게 죽이는 장면이 거세되버리니 '심심하다'고 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렇듯 사실적인 도주, 

그리고 상대를 죽이기에 앞서 고민하고 주저하는 심리적인 혼란도 오히려 훨씬 설득력있다고 느껴졌고, 실제로 상당히 몰입할 수 있었다. 
헝거게임 자체만을 얘기하자면 이와같지만, 난 오히려 헝거게임에 투입되는 튜브에 들어가는 그 순간까지의 과정이 더욱 인상적이었는데, 

영화 시작부터 그 튜브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이 영화, 아니 소설이 보여주는 판엠의 세계관은 헝거게임을 치루는 이유, 정치적 동기, 도널드 서덜랜드의 대사등을 통해 

매우 탄탄하게 구축되어 보는 이에게 대단히 압도적인 감정이입을 이끌어내는 것 같았다. 헝거게임은 실제로 이 영화에서 절반 정도의 비중이니까.
이런 세세한 디테일에 대한 배려로 인해 캣니스(제니퍼 로렌스)가 헝거게임을 치루기 위해 떨리는 혼란 속에서 튜브로 걸어들어가는 장면은 보는 나까지 

더욱 애처롭고 긴장되게 느껴졌다.
당연히 [Bridge to Terabithia /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의 인상적인 주인공이었던 조쉬 허쳐슨이 연기한 피터 멜락에게도 충분히 감정이입할 수 있었고.

말그대로 사이언스 픽션이 적절한 설득력을 갖기 위해 효과적으로 마련된 장치들, 판엠의 모습은 초현대화된 미래 도시의 모습에 로마 시대를 섞어놓았고, 

사람들의 코스튬은 근대 시대에 아방가르드를 덧입힌 모습들을 하고 있다.
헝거게임이 생중계되는 방식이나 최후의 1인이 부귀영화를 독식한다는 점등은 

분명히 작가가 신자유주의 시대에 넘쳐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대중 접근 방식을 풍자하는 듯 하다.
로맨스까지도 상품화하는 걸보면 딱... 지금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나 오디션 프로그램을 연상케하니까.
덕분에 캣니스와 피터의 로맨스도 대단히 모호하게 돌아가고.
아이들이 생존을 위해 연합하고, 스스로의 힘을 과시하고, 일말의 주저함없이 상대를 죽이는 캐릭터들을 보면 경쟁에 내몰려 공생의 상대가 아니라 

짖밟고 올라가기 위한 대상으로서의 상대만 익숙해진 신자유시대의 아이들과 그닥 다를 바 없다고 느껴지니 무척... 안타깝고 끔찍하기도 하고.

책은 세권인데 영화는 네 편으로 나온다고 한다.
감독은 모두 게리 로스가 그대로 맡을 예정이라니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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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판엠의 모습은 초현대화된 미래 도시의 모습에 로마 시대를 섞어놓았고, 사람들의 코스튬은 근대 시대에 아방가르드를 덧입힌 모습들을 하고 있다.
헝거게임이 생중계되는 방식이나 최후의 1인이 부귀영화를 독식한다는 점등은 

분명히 작가가 신자유주의 시대에 넘쳐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대중 접근 방식을 풍자하는 듯 하다.
로맨스까지도 상품화하는 걸보면 딱... 지금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나 오디션 프로그램을 연상케하니까.
덕분에 캣니스와 피터의 로맨스도 대단히 모호하게 돌아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