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us - [Out of the Coma](2012)
영국의 대표적인 Psyche-Folk라면 뭐가 있을까.
항간의 매니어들이 엄지손가락 올리는 Fresh Maggots같은 밴드는 사실 내 관심 밖이다.
내게 기억에 남는 Psyche-Folk이라면 누가뭐래도... Comus, Fuschia, Synanthesia, Simon Finn, Ithaca, Roger Buun(독일에서 활동했지만 그는 영국인이다)등을 꼽겠다.
Comus의 2집이 그냥 soso 정도에 머물렀고, 그 이후로 수많은 그 당시의 밴드들이 그랬던 것처럼
Comus도 역사의 뒷편으로 그냥 저물어버린 밴드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을 지금, 2012년에 그들의 신보가 나왔다.
만감이 교차하네.
사실, 몇 번 얘기했지만 난 70년대 언더그라운드 락들을 '프로그레시브 록' 혹은 '아트록'으로 부르는 것에 대해 심한 반감이 있다.
그 나름의 음악적 가치는 충분히 인정하고 나 역시 완전 푹...쩔어서 듣긴 했지만 분명 클래식처럼 재해석, 재생산되어질 음악은 아니었고,
따라서 당대에는 '진보적인'음악이었을지 모르나 끝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그 존재감을 다하기엔 역부족인 부분도 분명히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지금에 와선, 그 당시의 음악들은 그냥 내 라이브러리에 꽂혀진 박제된 느낌에 머문다는 사실.
물론, 음악과 함께 한 내 어리석은 20대가 같이 떠오르니 답답하기도 하지만.ㅎ
하지만...
간혹 듣게 되는 70년대의 이 음악들은 지금의 음악으론 도무지 형용하기 힘든 과감한 실험성이 배어있음을 들을 때마다 확실히 느끼게 된다.
심지어 Caterina Casselli의 말랑말랑한 봄기운의 노래를 들을 때도 말이지.
Comus, 이들의 음악이야... 말할 것도 없고.
기본적으로는 철저히 Folk의 외형을 띄고 있지만 이들의 음악은 심각하게 불균질적이고 신경질적이며 격정적이고 냉소적이다.
Insane을 스테레오 터미널 널뛰듯 외쳐대며 음반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마지막 트랙에 이르면 이들이 첫번째 외침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암울한지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런 그들의 39년만의 신보.
대부분의 이렇게 오랜만에 음반을 내는 이들이 그렇듯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Vashti Bunyan같은 경우는 그리 자주 있는 경우가 아니니까.
이번 그들의 신보에는 날선 신경질적인 격렬함과 뒤틀린 변주가 도드라지진 않는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쿠스틱으로 끝을 보던 그들의 음악엔 전자 음악의 일부가 도입되기도 했고, 사운드는 훨씬 더 직선적이고 folky하며 간결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신보는 71년작, 그러니까 무려 42년 전의 데뷔앨범과의 불공평한 비교만을 빼고 들어본다면 이들의 나이(생각해보라...
데뷔앨범을 71년에 낸 이들의 지금 나이가 어떨지, 나이라고 말하기 송구스러울 지경이다)에 도대체 이런 음악이 가능이나 할까...할 정도의 에너지를 여전히 담아내고 있다.
먼저... 1971년 데뷔작의 앨범 커버와 음악들을 소개.
Comus의 앨범은 그 당시 유행하던 Folded Gate 커버.
프론트 커버의 볼포인트 드로잉은 싱어이자 작곡가인 Comus의 keyman인 Roger Wootton의 그림이고,
이너슬리브의 페인팅은 역시 Comus의 기타리스트 Glenn Goring의 페인팅이다.
음악만 잘하는게 아니라는거.
40년 전 이들의 모습. 포스가 뭐...
'the Bite' - Comus
10분이 넘는 대곡들은 다 뺐고,이 곡은 이 음반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곡이다.
'Diana' - Comus
'the Prisoner' - Comus
음반의 대미를 충격적으로 맺어주는 곡.이상 데뷔작인 1971년작 [First Utterance] 중에서. (DAWN 레이블)
2집이자 마지막 음반이 될 뻔한 1973년작은 패스.
이건... 2008년에 Current93이 Comus의 'Diana'를 커버한 곡.
또다른 느낌.
2012년 신보 [Out of the Coma]
'Out of the Coma (Live)' - Comus
2008년 재결성 이후 꾸준히 라이브를 해오셔서 그런지... 라이브를 들어보시라.정말... 경외감이 들 정도다.
이런 분들이 시대를 아우르는 장인이라는 믿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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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음악도 열심히 듣는 내가 Neo-Folk이나 요즘의 Folk 음악들은 거의 올리질 않으니 어떤 친구는 내가 Folk 음악 자체를 그닥 즐겨듣지 않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했다.
사실, 감히 말하지만, 지금의 Folk 음악들은 내 귀엔 전혀... Folk처럼 들리지 않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어서 한번 듣고 넘긴다.
아마도,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중후반까지의 British Folk의 바다에 빠져본 사람이라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고도 남을 거다.
그 당시 영국의 포크는 안해본 시도가 없을 정도로 그 스펙트럼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방대했다.
가사와 메시지에 치중한 미국의 포크와 달리 영국의 포크는 Spirogyra로 대표되는 기괴한 예술적인 포크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약에 쩔어 환청과 환영을 불러내는 듯한 분위기의 포크는 물론 Trader Horne이나 Tantalus같이 봄날의 햇살같은 folk도 있었고, Natural Acoustic Band과 Whistler같은 흥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