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aipharos님과 함께 여기저기 좀 일을 보러 다녔다.
먼저 지금 쓰고 있는 DELL 랩탑.
구입할 때... 2009년 6월. 거의 190만원을 주고 산 이놈의 랩탑.
구입한 지 1년 만에 슬슬 'AC어댑터 유형이 맞지 않아...'라는 문구와 함께 퍼포먼스 하향된 채 돌아가는 경우가 종종 생기더니...
이젠 아예 무조건 전원 버튼을 눌러 켜자마자 적절한 AC 어댑터가 아니라며 시작부터 퍼포먼스 하향된 채 사용하길 강권한다.
이런 빌어먹을... 확... 바꿔버려.(사과 브랜드로) 뭐 이런 생각 마구 들다가... 내 주제를 알아야지.
이것만 고치면 나름 퍼포먼스도 좋고(코어2듀오, 512MB 그래픽 카드) 디자인도 나쁘진 않은데 하는 생각에
일찌감치 신도림 테크노마트 7층에 위치한 DELL 서비스 센터로 갔다.
보드는 2년 보증으로 아직 2년이 채 되지 않아 무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난 애당초 이게 AC어댑터나 배터리 문제가 아닌 메인보드 문제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다행히 보드 재고가 있어서 1시간 정도 기다린 후 제품을 받았고, 이젠... 문제없이 잘된다.
다시 아끼고 사랑해주어야지... 이 괴물같이 무거운 놈.
DELL 서비스 센터는 두번째인데 이곳 6층에 엄청나게 큰 서점이 있더라.
덕분에 1시간 동안 뭐할까 고민하던 우린 서점에서 시간을 떼웠는데
그 넓고 큰 서점에 아무리 평일이라지만 사람... 정말 없더라. 훠어어어어어엉~~~
서비스 센터에서 나오자마자 아침도 안 먹은 터라 배가 고파 미칠 지경이었던 우리는 홍대로 고민없이 그냥 달렸고...
역시 다른 생각 아무 것도 없이 라꼼마로 들어갔다.
예약도 안했고.ㅎㅎㅎ
정말... 파스타가 먹고 싶었다구.
들어가는 우리 발걸음은 정말 빨랐다.ㅎㅎㅎ
여전히 포근한 분위기. 예약 테이블인 안쪽 테이블은 다 꽉 찼더라.
어? 주방 스탭분들이 더 늘어난 듯...?
서빙하시는 스탭분들은 이전과 한 분도 바뀜없이 그대로다.
허... 내가 벽쪽으로 앉은게 아니어서 더더욱... 화이트 밸런스가 엉망이 되어버렸다.
대책이 안서는 화벨. 오토 화벨로는 그냥... 벌~~겋게 나온다.
X1이 화벨을 나름 잘 잡는 편이고 적당히 조광 방향을 조절해서 렌즈를 움직이면 못잡는 경우에도 대강 잡는데
에혀... 완전 전혀 감을 못잡고 헤맨다. 그렇다고 커스텀하긴 싫고.
아... 이 진부한 샷.ㅎㅎㅎ
메뉴판을 받고 넘 기뻤다.
이전과 다른 파스타들이 보이더라는.
우리 주문은... 둘 다 '런치코스 A' ... 19,000원/1인 (부가세 별도)
애피타이저는 메뉴판에 나와있지 않은 다른 메뉴 세가지 중 선택할 수 있었고.
언제나... 너무너무 맛있는 라꼼마의 빵.
내 애피타이저. '소꼬리찜'
엉... 사진찍다가 살짝 누린내가 올라와서 걱정했는데 이런 바보.
고기에선 누린내따위 조금도 나지 않았다.
워낙 부드럽게 조리한데다가 곁들인 소스와의 조화도 과하지 않고 너무 좋다.
aipharos님의 애피타이저 '닭가슴살 샐러드'
닭가슴살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식감. 부드러운 닭가슴살 요리야 여러번 먹어봤지만
이 샐러드는 닭가슴살을 익힌 뒤 소스에 재운 건지... 마치 카르파치오를 먹는 듯 쫄깃하다.
그린 샐러드야 여전하고.
내 파스타인 '해산물 링귀네'
우린 먹어본 적 없는데 중간에 친절한 스탭분께서 메뉴가 어떠냐고 물어보시면서 말씀해주시길...
이 해산물 링귀네는 원래 오픈 초기에 했다가 주방이 손이 딸려서 잠시 접었던 메뉴라고.
예전에 성수동 '이음'에서 먹었던 해산물 파스타처럼 이곳도 해산물 향이 날아가지 않도록 유산지에 싼 후
오븐에서 조리해서 나오고 서빙된 후에 유산지를 풀어준다.
그러니... 사진찍을 시간이 아깝다.
향이 사악~ 피어오를 때 얼른 먹어야쥐.ㅎㅎㅎ
아무튼 요즘엔 음식 앞에서 사진찍는 거 점점 '주접'이란 생각이 들어.
맛?
글을 쓰는 지금도 링귀네의 식감과 고소하면서도 적당한 소스의 맛이 기억나 침이 고인다.
아... 정말 또 먹고 싶다고
aipharos님의 파스타인 '바질 페스토 파스타'
대박...
양도 충분한데다가 바질 페스토의 향이 아주 풍성하게! 안그래도 바질 페스토 좋아하는데 완전... 대박.
차가운 파스타일 수도 있다고 착각을 했었다.ㅎㅎㅎ
스탭분 말씀으론 양이 한정되어 있다고 한다. 바질 페스토는 신선도를 중시한다고.
이거... 꼭 드셔보시길.
그리고 언제나처럼 훌륭한! 커피.
*
예전엔... 새로운 음식점이 생기면 어떻게든 가보고 싶었다.
한 번 가본 집은 어지간해선 다시 들르지 않고 늘 새로운 곳을 찾아 다니려고 했던 것 같다.
알리고떼 키친, 아꼬떼, 티즘, 스시겐... 이런 곳 외엔 대부분 2~3번 이상 안갔던 것 같다.
한 번만 가본 곳도 즐비하고...
늘 이런 외식을 할 수 없으니 기회가 한정되었다는 생각으로 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었던 것이기도 한데...
요즘은 이렇게 언제 와도 행복한 곳을 주구장창 오는 것도 참 좋다란 생각을 한다.
특히...
라꼼마는 더더욱 그런 것 같다.
호불호의 차이가 있겠지만 우린 올 때마다 만족했고, 이번에 우리가 처음 맛본 파스타는 정말이지 너무너무 좋았으니까.
게다가...
위와 같이 먹고 1인당 부가세 포함 20,900원을 낸다.
이만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서울에서 몇 군데나 될까?
맘같아선 오늘도 계속 얼굴을 볼 수 있었던 박찬일 쉐프님과 스탭분들께 감사라도 하고 싶은 마음인데...
쑥스러운 우린 그런 걸 못하고 그냥 '잘 먹었습니다~'라는 인사 밖에 못한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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