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인가? 가을인가?
귀천이 허물어지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선다는 소식을 접하고 갔다 어리석게
쌈지길 공사를 보곤 물어보지도 않고 낙담하고 찾아보지도 않고 돌아왔었다.
우리가 그 큰 공사현장을 보고 자꾸만 변해가는 인사동의 정취를 많이 아쉬워하면서 화를 냈었는데....

 

 

 

 

 

그곳엘 다녀왔다. 쌈지길
인사동 작은 골목길 들을 나선형으로 연결해 쌓아올린,
층개념이 아닌 길과 길이 이어진 수직적 골목길의 개성있는 건물
그곳에서 인사동 안의 또 다른 인사동을 만나고 왔다

 

 

 

 

 

 

인사동 길에 새로 올라가는 건물들은 하늘을 조금씩 가려 어둠을 안겨주는 반면
길가엔 예전처럼 작은 단층 건물이 자리하고 그 사이로 난 길로 들어가야만 쌈지길을 만날수 있게 만들었다.
현대적인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이 올라온 다른 건물들과는 다르게 인사동과 같이 호흡하는 어울림이 느껴진다.

 

 

 

 

 

 

 

자! 쌈지길을 본격적으로 걸어 볼까나
오름에 앞서 쌈지길을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들의 이름이 작품처럼 걸려진 화려한 벽이 가장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나를 가장 흐뭇하게 만들었던건
보일듯 말듯 그러나 맘에드는 곳에선 고개를 올려 자세히 관찰하게 만드는 지름 20cm정도밖에 되보이지 않는
작고 작아 무척이나 앙증맞은 간판들....
그리고 통일된 글씨의 공공시설 안내 표지판들.... 길을 길답게 표현해 주는....
아무리 멋있게 지었어도 커다랗고 형형색색 구제불능 간판으로 도시를 어지럽게 만드는게 무슨 공식처럼 되있지만
이렇게 ....편안하고 멋지게 자랑할수 있는데 말야....

 

 

 

 

 

 

쌈지길을 걸닐다 보니
그 건물의 실용성과 목적을 따져 보면야 쇼핑센터 격이지만 그 구성과 표현이 달라 의미가 다르게 느껴진다.
조금은 자연스럽고 어떤면으론 고급스럽워 즐기는 이들이 만족스럽게...
다만 아쉬운 점을 꼬집어 말하면...
이게 길이라면... 인사동 안의 또다른 인사동을 만들고 싶었다면
길에 공존하는 다른 구성원들은 사라지고 상점만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네오름길 마지막에 위치한 전통음식점의 길가에 붙은 현수막과
쌈지길과 저---------만치 동떨어져 어울리지 않는 인테리어 마지막에 이미지를 마구 흐렸다.)

 

 

 

 

 

 

매서운 바람이 불어 귀가 아팠던 날
맴맴 맴도는 쌈지길 사이에 피어난 무지개....+ㅁ+

 

 

 

 

 

 

좁은 인사동 길에 조금은 하늘을 더 할애해준 배려
(노년의 부부가 올라가는 모습을 찍으려 했다가 놓친 사진--뒷모습이 참 멋있었는데...)

 

 

 

 

 

 

 

오름길을 설명해주는 눈에 띄는 안내 표지판

 

동시에 어느 작가의 미술작품일듯

 

 

 

 

 

 

 

네오름길을 다 오른후 이어지는 계단으로 아랫길에 왔다.
윗길과는 대조적인 명랑하고 즐거운 분위기
종이로 만든 이 작은 마을을 보는 순간
민성이 생각에... 미안한 맘에...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케이블카 타고, 힐튼에서 크리스마스 자선열차 보면서
나름대로 신나게 어쩌면 더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텐데도 함께 올껄 약간의 후회가 들었다.
그래서인지 찍은 사진도 자전거와 트럭.

 

 

 

 

 

 

노란 사람이 인상적인 쌈지길 메인벽화 앞에서....



변한다는것이 꼭 나쁘다고만 말할수 없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모든게 변하기 마련이고
10년전 내가 이곳에 처음 왔을때도 변하고 있음을 우려하는 소릴 들었고
나 또한 어떻게 변하는 것이 이 길을 살리는 것인지 꼭 집어 말 할 만큼 곰곰히 생각해 본적이 없으니....
대책없는 사각건물을 질타 할 수 없고, 이름만 다른 같은 상점들 나무랄수 없다.
나에겐 인사동은 가끔 아주 가끔 내 맘을 쉬게하는 놀이동산이니까...

그래도 바램을 말하라면 우리 맘속에 있는 인사동의 체취를 잃지 말기를...
관광단지 같이 변하지 말기를...

다음에 이길을 찾을때면
골목길을 돌아봐야겠다. 내가 모르는 또다른 인사동 골목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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