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래마을의 줄라이, 라 싸브어, 더 그린 테이블.
청담동의 구르메 에오 (2층으로), 비스트로 욘트빌.
압구정에 재오픈한 르삐에.
이 중 어딜 갈까...하다가 욘트빌로 예약했다.
아꼬떼에 잠시 몸담았던, 욘트빌에 위치한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프렌치 론드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토미리 쉐프가 차린 오너 쉐프 비스트로.
난 한영철 쉐프님이 계실 동안의 아꼬떼만을 가본터라 토미리 쉐프님의 음식에 대해선 전혀 정보가 없었다.
다만, 블로그를 좀 보면서 토미리 쉐프님이 있을 적의 아꼬떼는 양이 참으로 박해졌구나...란 생각을 하긴 했다는...

암튼 꾸물꾸물 날씨 한번 을씨년스러운 오전에 강남으로 출발.
강남 나가기 그리 싫어하는 우리 부부가 며칠 사이에 강남을 두 번이나 오다뉘.
시간이 남아서 '크링'이나 가려고 했으나... 크링이 어딘지 깜박하는 바람에 패스~ 갤러리아 식품관가서 식자재나 좀 보다가 똑같은 상품을

부천 현대 백화점 식품관보다 4,000~5,000원 이상씩 더 받는 놀라운 바가지에 두어번 놀라고 나왔다.ㅎㅎㅎ
엔초비... 부천 중동 현대백화점에선 14,600원. 구르메 에오에선 15,000원, 그런데 똑같은 엔초비를 갤러리아 식품관에선 20,000원~~
스틸라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동일상품, 부천 중동 현대백화점에선 세일해서 9,900원이라는 파격가에 판매 중!
동일 상품이 갤러리아 식품관에선 세일해서! 16,000원~ 무려 6,000원 이상 차이.
워메 똑같은 상품도 자리따라 가격이 이렇게나 차이가 나는구나를 재차 실감.

아무튼 그렇게 놀다가 욘트빌로 이동.
발렛파킹해준다. 물론 2,000원.

 

 

 

 

외관이 느낌은 달라도 '아꼬떼'와 유사한 기분이 들었다.

 

 

 

 

들어갑시다~

 

 

 

 

 

우리가 오전 11시 40분 좀 넘어서 도착해서인지 손님은 우리뿐.
그런데 식사를 하고 나온 1시 30분이 되어서도 손님은 우리뿐.
으음...

 

 

 

 

저 그림은 토미리 쉐프님이 직접 그린거라고 한다. 어줍잖은 회화 걸어놓는 것보다 백배는 나은 듯.

 

 

 

 

냅킨을 감싸고 있는 저 종이가 메뉴판이었다!

 

 

 

 

 

 

요 무염버터를 덮고 있는 저 그림도 역시 토미리 쉐프님의 그림.
이쯤에서... 우리의 주문은.
둘 다 각각Prix Fix 런치 4 코스 ... 27,000원/1인 (부가세 별도).
그리고 main을 먹고 나서 디저트 나오기 전에 팬으로 구운 광어요리 ... 27,000원 (부가세 별도)를 추가했다.

 

 

 

 

식전 빵.
저 곡물빵은 보들보들한 것이 아주 좋더라.

 

 

 

 

 

이곳의 코스는 에피타이저와 메인을 모두 선택할 수 있다.
저녁 코스는 7코스인데, 저녁 역시 어뮤즈 부쉬, 에피타이즈, 메인등을 모두 선택할 수 있단다.
우린 에피타이저를 각각 주문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씨저 샐러드.
엔초비 드레싱은 물론 아주 괜찮은 엔초비도 곁들여져 있다. 로메인과 파마산 치즈, 약간의 브리오쉬.
엔초비 드레싱이 헤비하다기보단 대단히 부드러운 편인데, 그 맛을 또 엔초비로 잡아 준다.
아주 괜찮은 샐러드.

 

 

 

 

또 하나의 에피타이저는 바로 양파 수프

 

 

 

 

이 양파수프는 걸죽하지 않고 양파의 맛을 최대한 잘 살려냈다는 느낌.
맛이 잡스럽지 않고 혼란스럽지도 않은 것이 괜찮더라.

 

 

 

 

 

내 main인 가리비 무스를 채워 넣은 닭고기

 

 

 

 

 

오 마이 갓.
아마도 그간 먹어본 닭요리 중 베스트 중 하나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너무나 부드러운 식감도 식감이지만 저 모렐 버섯 소스는 싹싹 다 긁어 먹고 싶을 정도로 매혹적이다.
그린빈과의 조화도 좋고, 작지만 기가막히게 튀겨낸 날개살 튀김과 모짜렐라 치즈를 넣은 플렌타 케익까지
뭐하나 뺄게 없는 완벽함.
아마도 욘트빌의 시그니쳐 메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건 aipharos님의 main인 48시간 저온 조리(수비드)한 삼겹살

 

 

 

 

난 기본적으로 삼겹살 요리는 울나라의 삼겹살 구이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메뉴도 만만찮게 괜찮다.
사실 aipharos님이 예전에 봉에보에서 먹었던 삼겹살 요리는 끝까지 먹진 못했는데 이 삼겹살은 맛있다고 끝까지
싹싹 비웠다. 씨겨자와 머스타드, 그리고 구운 과일들, 퓨레가 잘 어우러지고 보들보들하기까지한 삼겹살이
돼지비게에 거부감을 갖는 이들에게도 잘 먹힐 것 같다.

 

 

 

 

자... 이쯤에서 맛난 음식들에 기분 업된 내가 단품으로 추가한 음식.
펜에 구운 광어

 

 

 

 

버누아 소스와의 조합은 그런대로 괜찮은데... 이건 괜히 시켰다싶었다.
일단 단품 가격이 27,000원인데 양은 지나치리만치 박하다. 왜 양을 따지냐...고 하실 수 있으나 이걸 단품으로
먹고 27,000원을 내느니 이 훌륭한 런치 코스를 즐기는 게 백번은 나을 것 같기 때문이다.
광어니까 어차피 두께야 저럴 수 밖에 없지만...
맛은 분명히 괜찮았는데 자꾸만 다른 음식점의 그 기가막힌... 전어, 농어, 도미...요리들이 생각난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요리.

 

 

 

 

 

디저트도 각각 시켜봤다.
이건... 바닐라 포트크림 위에 튀일, 그리고 그 위에 라즈베리 소르베.
소르베는 역시나 상큼하고, 바닐라 포트크림은 부드럽게 착착 붙는다. 마치 판나코타처럼.

 

 

 

 

또다른 이 아이스크림은 고르곤졸라 아이스크림.
고르곤졸라 치즈의 풍미가 아주 진하게 느껴지는, 맛난 아이스크림

 

 

 

 

 

 

그리고 커피.


*
런치 코스의 가격이 4 코스에 27,000원이라니.
놀라운 가격이다. 서비스의 성격이 더 강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단품은 고작 '팬에 구운 광어'만 먹어봤으니 뭐 할 말이 없지만 코스가 가격대비 만족도 최강이 아니지 않나 싶다.
특히 '가리비 무스를 넣은 닭요리'는 꼭 먹어보시길.
이 정도 가격이라면 근처에 사시는 분들, 매일은 아니라도 어쩌다 한 번씩 들러 먹을 만 하지 않을까?
만족스러운 점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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