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707  MMCA 서울 '크지슈토프 보디츠코 : 기구, 기념비, 프로젝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Krzysztof Wodiczko)

 

 

 

크지슈토프 보디츠코 : 기구, 기념비, 프로젝션

Krzysztof Wodiczko : Instruments, Monuments, Projections


MMCA 서울

(2017.07.05 ~ 10.09)

 

 

반백수 마지막 날.

전시 관람으로 마무리.

어차피 여행은 올해 말 또는 올해가 지난 뒤 가기로 맘먹고 전시를 열심히 보자... 맘 먹었었는데,

4월 30일 반백수 시작부터 이날 7월 9일까지 15개의 전시를 봤으니 나름... 전시는 열심히 본 것 같다.

게다가 극히 일부의 전시를 빼곤 무척... 만족스러운 전시들이었고.


그런데,

반백수 전시 관람의 피날레였던, 우리가 그닥 좋아하지도 않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이 전시가...

크지슈토프 보디츠코의 이 전시가 가장 인상깊은 전시가 된 것 같아.

정말 하나하나 눈을 뗄 수 없었던 전시라 많은 분들이 이 전시를 보셨으면하는 바램이 생기더라.

 

 

 

오전 10시 오픈시간 맞춰 입장.

현대카드 M2는 50% 할인이 되더라. 덕분에 할인 받아 입장.

 

 

 

 

 

 

 

 

관심있는 다른 전시도 있었는데 일단 목적인 크지슈토프 보디츠코의 '기구, 기념비, 프로젝션' 전시부터.

5관과 7관에서 열리고 있었다.

 

 

 

 

 

 

 

 

크지슈토프 보디츠코 (Krzysztof Wodiczko)는 1943년 폴란드 바르샤바 태생이며 바르샤바 예술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Unitra등에서 산업 디자이너로 근무하면서 실험적인 예술 작업을 병행했고,

1977년 레지던시 참여를 계기로 캐나다로 이주하여 강력한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던지는 야외 프로젝션을 발표했다고 한다.

이번 MMCA 서울에서 전시된 작품 중 1970~2000년대 초반까지의 대부분의 작품들은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말(speaking)을 통한 소통,

소통을 위한 평등,

소외된 자들, 탐욕적 사회 시스템에 의해 '낙오되었다고 불리워진' 자들에 대한 권리 회복등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973년에 발표한 자화상 시리즈.

'거울이 있는 자화상', '이중 자화상', '코너 자화상'이 묶여 설치되어있다.

대단히, 대/단/히 인상적인 작품이어서 전시 입구부터 사람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자화상이라고 하지만,

거울에 반영된 자신과 눈이 마주치지도 않고,

 

 

 

 

 

 

 

 

의도적으로 자신의 얼굴을 보지 않으려는 시선이 느껴진다.

이는 자아성찰이라는 미명 하에 행해진 나르시즘적 경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작가의 선언과도 같은 작품.

 

 

 

 

 

 

 

 

매우... 인상적인 작품.

 

 

 

 

 

 

 

 

참조 (References)

윤리학, 정치학, 미학을 상징하는 각각의 수직선, 수평선, 사선이 그려져 있는 세 개의 캔버스에 사회, 정치, 문화, 미술사에서 찾은 이미지들을 슬라이드 프로젝션으로 투사하는 형식의 작품.

 

 

 

 

 

 

 

 

 

 

 

 

 

 

 

 

 

 

 

 

 

 

부동산 프로젝션 (Real Estate Projection), 1987

갤러리 벽면에 재개발 직전의 지역을 바라보는 세 개의 창문 이미지를 투사.

 

 

 

 

 

 

 

 

실제 창문이 아니라 투사된 가상의 창문.

이 작품이 전시된, 새롭게 단장된 로어 이스트 사이드의 갤러리에서 이젠 허물어버린 건물들을 바라볼 수 있도록 투사한 것.

관객들은 허물어진 건물 위에 새로 단장된 갤러리에서 사라져버린 대상과 경험을 다시 체험할 수 있다.

비록 이 작품이 처음 설치된 로어 이스트 사이드의 갤러리가 아니라도 충분히 묘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데 이 작품 앞에 서서 보다보니...

도쿄현대미술관 오노 요코 展에서 보았던 이젠 더이상 실재하지 않는 요코와 레논의 모습이 기술적으로 덧입혀진 사진들이 떠올랐다.

 

 

 

 

 

 

 

 

 

 

 

 

 

 

 

 

 

 

 

 

 

 

이 옷... 아마 와이프는 이번 여름 내내 자주 입을 것이 분명.

이 옷이 엄청 편하고 시원하다고...

주구장창 입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기구.

1971~1973 포크살 갤러리의 후원으로 제작된 최초의 운송기구 작품 <수레 / Vehicle>

 

 

 

 

 

 

 

이 독특한 운송 기구는,

 

 

 

 

 

 

 

수레 위를 앞/뒤로 걸으면 바퀴가 작동하는데 그때 전진 혹은 후진이 이뤄진다.

그러니까... 말이 운송 기구이지 이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운송 수단은 결코 아니다는.

 

 

 

 

 

 

 

 

수레 위에 올라선 사람이 앞으로, 뒤로 왔다갔다하면 이 수레는 반복적으로 약간의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게 되는데,

이 작품이 의미하는 바는 당시 폴란드 사회의 기술 낙관주의,

그러니까 새로운 과학기술이 세상을 더욱 이롭게 할 것이라는... 기술 낙관주의를 비판하고자 하는 의도의 작품이라고.

메시지가 상당히 명료하다.

 

 

 

 

 

 

 

 

영상에서 이 수레를 움직이게 하는 모습이 나온다.

 

 

 

 

 

 

 

 

수레-연단 (Vehicle-Podium), 1977-79

이 수레는 연설자의 목소리에 반응하여 전진한다.

후진은 불가하며 연설자의 목소리의 강약에 따라 전진 속도가 결정된다는거.

 

 

 

 

 

 

 

 

매우 흥미로운 발상이다.

 

 

 

 

 

 

 

 

개인적으로 매우...매우 인상깊기도 하고, 놀라웠던 기구.

노숙자 수레 (Homeless Vehicle), 1988-89

이 기구 뒤에 보이는 사진을 참조하시면 이 기구가 얼마나 편의성을 중점을 두어 고안되었는지 알 수 있다.

안전하지 않은 외부 상황에서 끊임없이 생존을 위협받는 노숙자들이 최소한의 삶의 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 기구로 고안된 기구.

수레 프로젝트의 목적 두가지를 크지슈토프 보디츠코가 밝힌 바 있는데,

첫째,

노숙하는 사람들의 이동 수단과 쉼터에 대한 필요를 충족시키고,

둘째,

수레 사용자들의 도시 공동체 내 합법적 신분 형성을 지원한다.

 

 

 

 

 

 

 

 

자율방범차 (Poliscar), 1991

자율방범차의 취지는 도시 공동체에서 노숙인을 배제하는 문제를 부각시키고,

노숙인들에게 도시 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크지슈토프 보디츠코는 밝혔다.

 

 

 

 

 

 

 

 

 

 

 

 

 

 

 

이러한 시도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던 나는 매우매우매우... 놀랐다.

 

 

 

 

 

 

 

이와 같은 형태로 실용 변형된다.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사실상 박탈당한 노숙자들의 최소한의 공동체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위한 다양한 기구들.

 

 

 

 

 

 

 

 

개인적 도구 (Personal Instrument), 1969

 

 

 

 

 

 

 

 

이 '도구'는 주위의 소리를 채집하는 마이크와 사운드 필터, 이미지 수신기가 달린 장갑등으로 구성되어있다.

주위의 소리가 차단되는 방음 헤드폰을 쓰고 손을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만들어져 이어폰을 통해 귀로 전달되는 방식.

주위의 소리로부터 완벽히 분리되어 행위자의 동작으로 만들어지는 소리를 듣는 것.

누구나 예상할 수 있겠지만,

이는 당시 폴란드의 전체주의적 억압과 통제가 개인의 자유를 규제하고,

개인의 생각과 주장보다는 국가의 일방적 메시지를 강요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방식이다.

프로파간다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자신이 만들어내는 소리에 집중한다는 이 도구의 고안 취지가 매우매우... 놀랍다.

 

 

 

 

 

 

 

 

이 즈음에서 크지슈토프 보디츠코의 일관된 작품 세계에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그는 전체주의적인 억압을 받으며 개인의 사상을 통제받는 현실을 비판하고,

탈무장(Disarm) 시리즈를 통해 사람과,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는 약자, 이민자들의 현실을 대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들을 창작했다.

 

 

 

 

 

 

 

 

난... 크지슈토프 보디츠코 라는 사람을 단순하게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언급할 때 등장하는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었다.

이 얼마나 무지한 일이었나...

 

 

 

 

 

 

 

 

외국인 지팡이(가운데), 마우스피스(좌측)...

결과적으로 크지슈토프 보디츠코는 사회적인 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말 (speaking)'의 의미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발언권이 없다는 것은 사회적 시민권이 거세당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일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어떻게해서든 사회와 소통할 수 있게끔 장치와의 유기적 연결을 중시한다.

도구/장치가 행위자의 자유를 속박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변하고 참여케하는 의미를 갖게 되는거지.

 

 

 

 

 

 

 

 

 

 

 

 

 

 

 

 

 

 

 

 

 

 

 

 

 

 

 

 

 

이제부터는 그의 프로젝션 영상들을 감상.

 

 

 

 

 

 

 

 

 

 

 

 

 

 

 

 

대단히 몰입도가 강렬한 영상.

'크라쿠프 프로젝션 (Krakow Projection) - 시청사 탑', 1996

참여자들의 이야기가 시청사 탑에 매핑되어 들려진다.

화자의 얼굴은 나오지 않고 고통스러운 기억을 얘기하는 동안의 손동작만이 투사된다.

폴란드의 사회 문제인 가정폭력과 알코올 중독을 다루고 있는데,

에피소드에 따라 동성애자에 대한 혐오가 폭력으로 이어지는 가정 내 폭력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다.

 

 

 

 

 

 

 

 

이 역시... 매우 인상적인

 

 

 

 

 

 

 

 

티후아나 프로젝션 (Tijuana Projection), 2001

멕시코와 미국 국경 도시인 티후아나의 문화관 건물에서 진행된 프로젝션.

성폭력, 직장 내 폭력, 경찰관의 폭력등... 폭력에 노출된 피해 여성들의 증언을 공포에 질린 얼굴의 모습과 함께 들려준다.

 

 

 

 

 

 

 

 

티후아나 프로젝션에 사용된 도구.

 

이제부터는 그의 프로젝션 영상들을 감상.

 

 

 


 

 

 

 

몬트리올 노숙자 프로젝션 (Montreal Homeless Projection), 2014

극장의 관객석에 앉은 듯한 참여 노숙인들이 때론 얘기하고 때론 노래를 부른다.

주변부로 완전히 밀려난 이들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하면서 그들을 도시 내 공적 담론의 영역으로 끌어들인다.

 

 

 

 

 

 

 

 

수사관 (the Investigators), 2016

바이마르에서 시리아 난민들과 함께 한 상호작용적 비디오 매핑 프로젝션 작품.

 

 

 

 

 

 

 

 

말하는 불꽃 (Speaking Flames), 2005

사람의 목소리에 따라 흔들리는 촛불.

화자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얘기하는 입모양도 보이지 않지만,

그에 따라 흔들리는 촛불만으로 우린 이미지를 구성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서 나가 : 참전 군인 프로젝트> (...Out of Here : Veterans Project), 2009


대단히 충격적인 작품.

이 작품은 정말... 놀라운 충격을 준다.

 

 

 

 

 

 

 

 

3면의 벽에 높이 나있는 6개의 긴 창.

아프가니스탄이든 이라크든, 저 창 너머에서 순식간에 교전이 이뤄진다.

창 아래 안쪽에 있는 관람자는 창 너머에서 무언가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지만

어떠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창문 너머로 터지는 폭탄, 창문을 뚫는 총알과 군인들의 목소리,

개가 짖는 소리, 개를 사살해버리는 군인의 총성,

군인들에 의해 하나둘 쓰러지는 사람들,

상황이 종료되었다며 황급히 자리를 뜨는 미군과 희생자들을 향해 오열하는 가족들의 소리를 통해 가늠할 수 있다.


아래 영상을 한번 참조하시길.

 

 

 

 

 

 

 

 

너무 생생해서... 정말 충격적이다.

 

 

 

 

 

 

 

 

 

 

 

 

 

 

 

 

 

 

 

 

 

 

 

 

이제 7관으로.

 

 

 

 

 

 

 

 

실제로 사용되었던 쉼터 수레.

 

 

 

 

 

 

 

 

 

 

 

 

 

 

 

...

나의 소원 (My Wish), 2017

김구 선생님의 동상에 지금 한국을 살아가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의 모습을 투사했다.

이 작품은 정말... 꼭 앉아서 보시길 권함.

들어오자마자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

세월호 유가족 어머님의 이야기.

동생이 세월호로 사망한 뒤, 대학에 들어가게 된 형이 세월호 유족임을 동기들이 알게 될까봐 전전긍긍했다는 에피소드는,

슬프다기보다 너무나 화가 났다.

분노가 일었다.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들어버린 희대의 악마 정권과 그 부역자 새끼들.

이 정권을 통해 반드시 세월호 진상이 규명되어야한다고 본다.

반드시 저 짐승만도 못한, 유가족의 가슴에 수도없이 대못질을 해댄 부역자 새끼들을 죄다 처단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베이비 포토... 웨딩...

월급 30만원.

난 실장이 되면 그렇게 쪼잔한 짓은 하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변해야한다고.

우린 어느덧 착취를 받고, 다시 다른 이를 착취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이들이 지천에 깔린 나라에 살고 있지.

 

 

 

 

 

 

 

 

생존권을 위해 싸웠더니,

사람들은 자기보고 '빨갱이'라고 한다.

이 더러운 색깔론.

모든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물타기하는 가장... 더러운 수법.

언젠가부터 우리 젊은이들은 꿈꾸는 법을 잊었다.

먹고 살기 힘들고, 결혼하기도 힘들고...

꿈을 꿀 수 없는 나라에서 무슨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문으로 들어오는 빛, 전시장의 분위기... 잘 어울려서 찍었는데...

올려도 되나 고민하다가...



 

 

 

 

 

'나의 소원'이 촬영된 곳.

 

 

 

 

 

 

 

 

정말이지...

올해 본 작품 중 가장... 인상적인 전시였다.

전시 끝나기 전 한번 더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