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은 또 일본 여행을 가셨다.

일본 여행만 올 들어서 세번째.

이번엔 더위를 피해 삿뽀로로.

삿뽀로 기온이 연일 폭염에 시달리는 서울 기온보다 낮기온은 4~5도, 아침기온은 거의 10도 가까이 낮으니 이 정도면 더위를 피해 간 여행이라 할 만 하다.


아들은 전국대회 출전을 위해 지방에 내려갔다.

2개 대회가 연이어 동일한 도시에서 열리기 때문에-이게 다... 정유라 때문- 무려 15일 동안 내려가있는다.



집에 둘만 남게 된 우린 수요일 저녁은 보트닉(BOTNIQ)에서, 목요일 저녁은 '로칸다 몽로'에서 보내며 우리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그런데...
퇴근 후 보트닉으로 향하던 내게 와이프로부터 전화가 왔다.
와이프는 다급한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목소리로 집 근처에서 한번에 보트닉까지 가는 버스가 50분이 넘도록 오질 않고 있다며 라스트 오더인 8시까진 도저히 갈 수 없을 것 같다고 하더라.
결국... 직전 예약 취소와 노쇼를 끔찍히 경멸하는 우리가... 직전예약취소 전화를 넣을 수 밖에 없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보트닉 저녁이 취소된 후,
나는 일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회사를 나온터라 어차피 외식도 취소되었으니 다시 회사로 들어가 마무리 업무나 할 생각에 회사로 되돌아갔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일하다보니.... 맛있는 저녁 먹을 계획이 날아갔다는 아쉬움이 가시질 않아 목요일에 가기로 했던 로칸다 몽로를 가기로 하고 일하던 컴퓨터를 꺼버리고 집으로 돌아와 와이프를 태우고 늦은 밤, 몽로에 왔다.

 

 

 

 

그리고 늦은 저녁 시간에 오랜만에 도착한 '로칸다 몽로'

그러고보니...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이곳, 무척 오랜만. (5월 6일이 마지막 방문이었으니 두달도 넘었...)

 

 

 

 

 

 

 

 

저녁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사진찍은 이 자리와 가운데 방 자리만 빼고 다 손님들이 있었다.

게다가... 우리가 다 먹고 계산하고 나갈 즈음에도 세 팀 이상 계속 들어오시더라.

예전처럼 늦은 시간까지 웨이팅이 걸릴 정도는 아니라도 여전히 찾는 분들이 많은 곳.

 

 

 

 

 

 

 

 

특히 이 날은,

이재호 매니저와 문현숙 스탭을 모두 뵐 수 있었다는거.

두 분 모두 함께 뵌 적이 근래 거의 없었는데-몽로는 주5일제로 스탭들이 번갈아 가며 쉽니다- 그러니 봉잡은거.

두 분 모두 뵈니까 정말 기분좋더라.

 

 

 

 

 

 

 

 

50분 넘게 도착하지 않는 버스 덕분에 발을 동동 굴렀을 와이프.

와이프는 나보다도 먼저 운전 면허를 땄으나 운전을 극히 무서워해서 마냥 뚜벅이임.

 

 

 

 

 

 

 

 

문현숙 스탭께서 추천해주신 맥주 'La Sagra (라 사그라)'의 'Roja, Red Ale (로하 레드 에일)'

이 맥주, 향이 대단히 응축되어 터지는 느낌인데 그럼에도 올드 라스푸틴처럼 무겁지 않고 대단히 경쾌하다.

무엇보다 음식과 매우 궁합이 좋고, 여름 맥주라는 느낌이 딱... 들었어.

아주 맛있게 마신 맥주.

*

지금 찾아봤더니 이 맥주는 고기, 콩, 생선 요리와 잘 어울리며 에피타이저로도 훌륭하다고.

음식을 즐기는데 있어서 처음과 끝까지 함께 하기 좋은 맥주라고.

우리가 어제 마시면서 나눈 얘기와 거의 똑같은 테이스팅 노트.

 

 

 

 

 

 

 

 

이재호 매니저께서 슬쩍 내주신 '붕장어 튀김'

(감사합니다)

 

 

 

 

 

 

 

 

확실히 몽로는 튀김도 잘 한다.

붕장어의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맛과 가볍게 바스락 거리는 느낌의 조화가 정말 좋아.

소스도 당연스럽게도 무척 좋은데 와이프는 소스찍지 말고 그냥 먹는게 더 좋다고 하더라.

확실히 소스를 찍지 않고 먹는게 이 튀김의 풍미가 더 확실히 살아나긴 해.

근데 이재호 매니저께서 이 메뉴 잘 안팔린다고... 왜일까...

 

 

 

 

 

 

 

 

신메뉴, 턱살구이.

몽로의 돼지고기 메뉴는 늘 새로운 부위를 이용해 조리해 내신다.

돼지 턱살이라니... 인간들은 참 잔인하구나...라는 형식적 양심이 스쳐가듯 작동했다가 꺼져버리고 나니,

이 메뉴는 마냥 맛있기만 한 메뉴가 되더라.ㅎㅎㅎ

다른 부위에 비해 상당히 씹는 맛이 있는데 이게 무척 매력적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그건 질기다는 표현?'이라고 물을 수 있으나 글쎄, 이건 질긴 것과 완전히 전혀 다른 느낌.

아래 깔린 컬리플라워 소스도 매우 좋고, 감자와의 조화도 상당히 좋다.

감자도... 우린 요리 저급 레벨이어서 그런지 어쩜 이렇게 속까지 알맞게 딱 좋은 상태로 조리해내오실까...하는 감탄을.


이 메뉴 강력 추천.

 

 

 

 

 

 

 

 

그리고 이 날의 베스트는 바로 이 파스타. '보따르가 파스타'

아아아... 우린 이거 한그릇 더 먹을 수도 있어.

그동안 몽로의 파스타 메뉴가 '꽈란타'와 '명란' 정도였는데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이 '보따르가 파스타'는 진심... 훌륭하다.

위에 엔초비를 이용한 빵가루를 올려주는데 드라이드 토마토, 케이퍼, 펜넬, 올리브등과 어울려 풍미가 보통이 아니다.

'이건 딱 우리 취향이야'라고 먹는데...

음... 이재호 매니저와 문현숙 스텝께 여쭤봤더니 이 메뉴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고. (응?)

좋아하는 분들은 우리처럼 좋아하고 아닌 분들은 남기기도 한단다.

으음... 이 맛있는 파스타를...

하지만 언제나 얘기하듯 사람마다 입맛은 다 다른 법.

 

 

 

 

 

 

 

 

하나 더 주문,

라비올리 - 이태리식 만두.

포르치니 버섯, 리코타 치즈, 닭가슴살로 소를 채운 이태리 만두.

이전에 내던 라비올리보다 레시피가 바뀐 이 라비올리가 난 더 입에 맞았다.

 

 

 

 

 

 

 

 

충분히 깔린 완두콩 퓨레(?)도 정말 좋았고.

이태리 만둣국이 메뉴에서 없어진 건 아쉬웠지만,

그래도 라비올리로 만족.



이렇게 잘 먹고... 진짜 먹자마자 허겁지겁 일어났다.ㅎ

집에 오니 11시가 넘었고...

씻고나니 하루의 피곤이 몰려와 그냥 쓰러져 잠이 든 것 같다.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몽로간다니 엄청 부러워하더만...

아들 올라오면 다시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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