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을 기리며 먹는 슈톨렌과 빠네토네를 먹은 데 이어 새해를 맞아 몇몇 베이커리에서 판매가 개시된 '갈레뜨 데 로아 (Gallette de Rois)'를 구입하러 리치몬드 제과 성산본점에 들렀다.

갈레뜨 데 로아를 구입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시즌이 지나 판매를 더이상 하지 않는 슈톨렌이 남아있는게 있다고 하셔서 슈톨렌도 구입할 목적으로 방문.

외국 빵을 뭐이리 시즌맞춰 먹은 적은 없는데 이게 생각보다 무척 흥미로운 경험이다.

슈톨렌이나 빠네토네를 먹으면서 그 빵의 유래나 문화를 공부하게 되고, 이번에 갈레뜨 데 로아를 구입한 뒤에도 이 빵의 배경과 문화를 조금 살펴봤는데 역시 음식을 통해 문화를 엿보는 것은 상당히 즐겁고 부담없이 다가온다. 물론 파고 들어가면 온갖 종교적 배경이 뒤섞여 골치가 아프겠지만...

 

갈레뜨 데 로아(Gallette de Rois)는 주현절인 1월 6일에 먹는 빵이라고 하더라.

찾아보니 크게 나누면 프랑지판으로 불리는 아몬드크림이 빠뜨 프이에뎨 속에 들어간 갈레뜨, 그리고 프랑스 남부 지방에서 먹는 과일콩피가 올라간 왕관 모양의 브리오슈... 이렇게 두가지가 있다고 한다.

사실 이 빵이 기독교적 기원을 갖고 있긴하지만 빵의 동그란 형태 자체는 기독교 시대 이전 로마시대까지 그 근원이 거슬러 올라간단다. (사투르누스-Saturnus, 농경의 신 숭배)

- 기독교가 unique한 종교적 심볼을 갖고 있다는 착각을 하는 분들이 대단히 많던데... 조금만 공부해도 그게 아니라는 것 쯤은 쉽게 알 수 있어요... -

아무튼 이런 자연신 숭배의 전통적 관습인 '에피파니 (Epiphanie)'는 그리스어로 '나타나다'라는 의미라는데 기독교의 '신의 출현 (Theophanie)'와 같은 의미로 해석되어 결국 예수 탄신을 기리는 뜻이 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12월 25일 예수탄신일(실제 탄신일은 아니죠)로부터 12일간 성탄축제를 보낸 뒤 마지막 1월 6일, 동지로부터 벗어나 어둠보다 빛이 조금 더 길어지는 바로 그 1월 6일이 동방박사들에 의해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확인된 의미가 있는 주현절을 기리며 먹는 빵이라는거지.

그리고 권형준 제과사에게 들은 얘기인데 원래 갈레뜨 안에는 상똥이라는 페브(feve)가 들어간다는데 갈레뜨를 먹다가 페브가 들어간 조각이 나오면 그 사람이 권력을...ㅎㅎㅎ

문제는 페브가 도자기라 우리나라에선 이빨 나갔다고 클레임 걸릴 수도 있어 함부로 갈레뜨 안에 넣을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리치몬드에선 페브를 위에 올렸다.

갈레뜨 본연의 즐거움은 우리 손님들 클레임가능성으로 희석됐지만 갈레뜨 위에 올려진 페브가 다양하기 때문에 이 페브를 보는 재미가 있더라. 

게다가 페브 뒤에 자석이 있어서 냉장고같은 곳에 예쁘게 붙여놓을 수도 있다.

 

 

 

 

이쪽 홀은 사진을 찍기가 힘들다. 아니, 사실 거의 불가능하다. 늘... 손님들로 가득하기 때문.

마침 진짜... 딱 맞춰 손님이 빠진 상황이어서 잽싸게 찍었다.-_-;;;

 

 

 

 

 

 

 

 

물론... 권형준 제과사와 커피 한잔 하면서 앉아서 얘기하는 사이 홀은 또 손님들로...

 

 

 

 

 

 

 

 

한쪽에서 잼을 판매하고 있었다.

무척... 호기심이 발동하여 두개 구입했다.

 

 

 

 

 

 

 

 

그리고 집에 와서 개봉한 갈레뜨 데 로아 (Gallette de Rois).

아... 예쁘다.

왕관도 있음.

 

 

 

 

 

 

 

 

 

우리 걀레뜨에 있던 페브는 달팽이.

뒤에 자석이 있어서 냉장고 문에 붙여 놓을 수도 있다.^^

 

 

 

 

 

 

 

 

아이고 예뻐라.ㅎ

 

 

 

 

 

 

 

 

갈레뜨의 모양새가 정말 충실하다.

 

 

 

 

 

 

 

 

커팅해내면... ㅎ 보기만 해도 그냥 침샘이 폭발하지 않나.
버터향 가득...한, 아몬드 크림이 가득한 아주 깊은 풍미의 빵. 순식간에... 없어져버렸어요...-_-;;;
어찌어찌 갈레뜨 데 로아를 좀 더 알아보다가 프랑스에서 나온 갈레뜨의 단면들을 봤는데... 확실히 리치몬드의 갈레뜨엔 재료가 아낌없이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당연히 그 맛이 그대로 느껴지고.

다만 우리같은 4인 가족에 이 한판은 좀 작다.ㅎㅎㅎ
어머님도 정말 맛있다고 좋아하셨는데 어느새 좀 먹다보니 끝.
한번 더 구입하러 가야할 판.

 

 

 

 

 

 

 

 

그리고... 슈톨렌.

사실 리치몬드 가셔도 구입은 못합니다.

성탄 시즌 빵이라 이미 판매는 종료되었다.

그런데 한달 숙성한 슈톨렌이 몇개 있다고 하셔서 구입하겠다고 했으나...

 

 

 

 

 

 

 

 

정말 감사합니다. 권형준 제과사님.

한달 숙성 슈톨렌만 두번째...

 

 

 

 

 

 

 

 

사실 냉장보관된 상태여서 받아간 그날은 당장 먹지 말고 좀 기름이 돌도록 상온에 두라고 하셨는데...ㅎㅎㅎ

난 결국 잘라 먹고 말았다.ㅎㅎㅎ

마지막 슈톨렌이라 아껴 먹어야하는데...

 

 

 

 

 

 

 

 

아들이 정말 좋아하는 바게뜨 오부르,

그리고 호두 바게뜨.

일단 반만 커팅.

 

 

 

 

 

 

 

 

침 넘어간다.

 

 

 

 

 

 

 

 

리치몬드에서 구입한 잼 두개.

하나는 딸기에 바질을 넣은 콩피튜르,

 

 

 

 

 

 

 

 

살구(아브리코)가 들어간 콩피튜르.

 

 

 

 

 

 

 

둘 다 대단히 맛있는데 특히... 딸기와 바질이 들어간 잼은 정말정말 맛있다.

딸기와 바질향이 기가막히게 어우러지는데 이 맛이 대단히 직관적이기까지 해서 중독성이 보통이 아니다.

살구(아브리코) 잼은 상큼하면서도 적당히 톤다운(?)된 느낌이 참 좋고.

암튼 다음에 들르면 저 딸기+바질 콩피튜르는 큰 병이 있던데 그걸로 하나 구입해야할 것 같다.

 

 

 

 

 

 

 

 

글구 아들을 위한 양갱.ㅋ

이번엔 지난번과 다른, 완두.

 

 

 

 

 

 

 

 

그리고... 도통... 목감기 몸살이 낫질 않는 아들.

이젠 기침, 코감기까지 겹쳤다.-_-;;;

컨디션 엉망이라 얼굴 올리지 말아달라고 해서 스마일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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