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121  을지로(인현동) '황평집' → 현대카드 바이닐 앤 플라스틱 (Vinyl & Plastic) → 현대카드 스토리지 '데이비드 슈리글리 (David Schrigley) 展'

             → 한남동 'D&Department (디앤디파트먼트)' + 'mmmg' → 이태원 비건 버거집 '허거스 (Huggers)' → 동교동 음반가게 '김밥레코즈 (Gimbab Records)'

 

 

 

 

인현동 황평집에서 정말 맛있는 닭곰탕을 먹고,

버스를 타고 두 정거장 뒤의 한남오거리에서 하차.

거기서 이태원쪽으로 슬렁슬렁 걸어오면 만나게 되는 '현대카드 바이닐 앤 플라스틱 (Vinyl & Plastic)'.

사실... 여긴 진짜 올 마음 없었다.

내 요즘 vinyl에 다시... 꽂혀서 예전처럼 LP로 음악을 들을까...하는 마음이 꿈틀거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곳에 올 마음은 없었다.

그래서 이 앞을 자주 지나치면서도 한번도 들어온 적이 없었지.

그런데 이 날은...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열리고 있는 데이비드 슈리글리(David Shrigley)의 전시를 보러 온 것이라 왔다가 한번 들렀다.

 

 

 

 

사진은 몇장 찍었는데, 우리가 알던 예전에 잘 알던 커다란 음반 매장과 별 다를 건 없다.

 

 

 

 

 

 

 

 

 

 

 

 

 

 

 

요즘 확실히 Vinyl이 유행인지라... 턴테이블도 판매하고 있었다.

TEAC, Audio Technika등등...

어? 왼쪽에 보이는 건 포노앰프인 듯. 사진찍을 때도 못봤는데.ㅎㅎㅎ

 

 

 

 

 

 

 

 

요즘 인스타에 종종 올라오는 포터블 턴테이블인 GPO.

내 취향은 아니지만 요즘 많은 인기를 얻는 듯.

개인적으로 오래전, 정말... 예쁜 빈티비 포터블 턴테이블들을 많이 봐왔다.

 

 

 

 

 

 

 

 

2층.

2층을 보려고 온건 아니고 화장실 가려고...-_-;;;ㅎ

 

 

 

 

 

 

 

 

 

 

 

 

 

 

 

 

 

 

 

 

 

 

이렇게 스윽... 둘러보고 나왔다.



내가 현대카드 바이닐 & 플라스틱에 심드렁한 이유는 뻔하다.

몇년 전부터 조금씩 다시 불기 시작한 Vinyl 붐.

개인적으론 '이런 vinyl 바람이 얼마나 갈까...'라고 생각했는데 어째 점점 더 저변이 넓어지는 것 같다.

그런데 다 꺼져가던 vinyl을 살려내는데 현대카드가 일조한 무언가가 있던가?

작은 음반 샵들이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을 안고 시작했던 '서울 레코드 페어'등을 통해 끊임없이 젊은 대중들을 vinyl 시장으로 끌어오려던 노력과 쉽게 소비되어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이 정도의 시장을 만들어낸 것인데 대중의 관심이 점점 높아져가니 애써 다시 일궈낸 식탁 위에 대자본의 숟가락만 얹는 이런 행위를 곱게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다.

바이닐 & 플라스틱에서 이런 소리를 들으면 억울할 지도 모른다.

좋은 문화를 널리, 조금 더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일이 뭐가 잘못된 일이냐고 반문할 지도 모른다.

아마 이곳에 들르는 분들 중에서도 그렇게 반문하는 분들이 당연히 계실 것이다.

난 그분들을 힐난할 마음, 전혀... 없다.

다만,

많은 이들의 문화 향유에 일조하기 위해서라면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직접적인 판매 방식뿐이었나?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하긴... 그런 귀찮고 돈도 안되는 일은 할 리가 없겠지...


물론... 현대카드 바이닐 & 플라스틱이 vinyl에 관심을 갖는 많은 분들께 상당한 편익을 제공할 거라는 사실은 잘 안다.

이날 내가 김밥레코즈를 가보고 느낀 것이지만 사람 둘셋 들어가면 음반 고르기도 힘들 정도로 좁은 매장이었던 것에 반해 바이닐 & 플라스틱은 넓직넓직하고, 제한적이지만 리스닝도 가능하고... 심지어 일부 음반의 경우 현대카드로 결제하면 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이 가능하니... 이러한 대자본과 힘겹게 경쟁해야하는 작은 음반샵들은 무엇을 갖고 경쟁해야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형 서점, 인터넷 서점과 경쟁하고 있는 작은 서점, 동네 서점들처럼 쥔장의 취향과 안목이 점점 더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

내 생각이 이렇다고 해도,

현대카드 바이닐 & 플라스틱을 가서 구매하시는 분들을 비난할 마음은 전혀... 없다.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문제이니까.

나 역시 여러 고민 끝에 편익에 따라 결정하는 경우가 어디 한둘이 아니니 내가 누굴 비난하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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