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rewfly Solution/스크루플라이 솔루션]
Directed by Joe Dante
2006 (TV) / Kerry Norton, Linda Darlow, Jason Priestley, Elliott Gould

시즌 1,2에 걸쳐 여러 감독들이 TV용 영화로 만들어 시리즈 방영했던 'Masters of Horror'.
그중 시즌 2의 일곱번째 에피소드가 바로 조 단테 감독의 본작이다.
조 단테라니... 영화 조금 관심있는 분들은 다들 아실만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과 함께 어찌보면 스필버그
감독만큼 조망받았던 감독 중 한 분인데, 조 단테 감독은 메이저 스튜디오들의 시스템에 사실 적응하지 못한
감독 중 한 분이라고 생각해도 그닥 틀린 말은 아닐 듯 하다.
정치적으로 대단히 편향되지 않은 감독 중 한 명으로도 유명한 조 단테.
TV 씨리즈인 이 영화에서도 그 자유로운 성향은 전혀 잦아들질 않는다.

남성의 본능적인 성욕과 살인욕구가 바이러스처럼 대기 중으로 전염되기 시작하면서 여성들은 남성에게 강간
당하고 살해당하거나 무참히 도륙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일정한 위도를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러한 사태가
점차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가자, 질병퇴치를 위해 곡식수확에 해를 끼치는 해충을 인위적 유전자 조작을 통해
감소시키던 앨란(제이슨 프리슬리)은 이것이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확산된 바이러스임을 확신하고 자칫
자신도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으니 아내 앤(케리 노튼)에게 딸에게 무기를 구하고 집에서 나와 멀리 북쪽으로
도망가라고 말한다. 과연 앤과 딸은 남자들의 살육으로부터 살아날 수 있을까?
사실 이 영화는 앤이 남자들로부터 살아남는 구조의 스릴러를 지향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애당초 앤이
살아남든 살아남지 못하든 별 관심이 없다.
원작 자체가 이미 있는 영화이고, 원작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 역시 종말론적인 세계관을 그대로 가져오고 있다.
여성들을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살육하는 남자들의 대화는 너무 태연작약해서 더욱 잔혹하게 느껴지고,
그 흔한 슬래쉬 장면 한 번 나오지 않지만, 그래서 이 영화는 더더욱 긴장감이 가열된다.

영화 속에서도 보여지지만 누가 인위적으로 퍼트렸는지 알 수 없는 이 정체모를 바이러스(마지막에 이르면 그
정체가 밝혀지긴 하지만)는 광신도적 종교 집단의 행태처럼 그릇된 확고한 신념 속에서 퍼져간다.
여성들을 학살하고 살아남게 되는 남자들은 당연히 생식이 불가능하며, 그 결과 세상은 종말을 맞이할 수 밖에
없다. 이 영화는 그런 마지막에 이르는 과정은 보여주지도 않지만 마지막 장면의 그 장면만으로도 충분히
우울하고 어두운 세상을 끝을 보게 된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정말 그저 생각 속에서 지어낸 바이러스가 세상을 휩쓰는 가상의 SF에 지나지 않을까?
인간 스스로 자신들의 파멸을 재촉하고 끊임없이 어긋난 신념을 설파하고 독버섯처럼 세상을 뒤감아 버리는
지금, 이 영화가 그냥 단순한 TV 속의 이야기라고 치부할 수만 있을까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
조 단테 감독의 2009년작 [the Hole]은 오랜만의 극장 개봉작임에도 아직 볼 수 없다.
국내 개봉은 당연히 되지도 않을 것이고, 2차 판권 시장 박살난 이 시장에 DVD를 기대할 수도 없을 것이니.
조만간 보고 나서 어설픈 감상문을 올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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