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서울역사에서 열렸고, 무척 인상적이었던 '서울국제사진페스티벌(이하 'Sipf')'가 송파구 문정동 가든5에서
열린다는 글을 보고 일요일에 찾아 가봤다.
문정동은 정말 오랜만...
결혼 전 한 번, 결혼 후 한 번... 밖에 안가본 곳.

 

 

 

가든5가 이렇게 큰 줄 몰랐다.
그리고...
이렇게 썰렁한 줄은 더 몰랐다.
전시가 열리는 Living 건물은 부스고 뭐고 입점된 업체가 전무하고 있는 거라곤 CGV와 분양상담소... 그리고 지하의
전시장 뿐.
더 황당한 건 이 건물에 음식점이 없다! 6층에 한 곳 있긴 하지만.

 

 

 

 

 

가든5가 분양이 안된다는 말은 들었지만, 과연 얼마나 분양이 될 지 앞으로도 모르겠다.
이미 정식 오픈을 수차례 미루고 있지 않나? 그리고 이곳에 쏟아부은 돈이 2조를 넘는다지?
이렇게 지어놓으면 뭐든 될 줄 알았나?
청계천 사업하면서 갈 곳 없어진 분들 옮겨온다더니 그것도 다 개수작부리고... 참...

 

 

 

 

전시장으로.
전시장은 리빙관 지하 1층.
입장료는 성인 1인 8,000원, 소인 1인 5,000원.
들어가자마자 올레그 도우(Oleg Dou)의 인상적인 초상 작품들이 보인다.
사진인 듯, 하지만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드는 듯한 인상을 주는 작품.

 

 

 

 

 

스테판 홀트의 작품들.
인간은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존재할 수 밖에 없으나 도시화의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되는 생태 환경의 파괴에 의해
마스크를 벗고 살아갈 수 없을 거란 의미를 주는 듯한 작품들.
강도가 센 건 아니지만 주는 메시지의 느낌은 섬뜩하기도 하다.

 

 

 

 

이번 Sipf의 메인 컷으로 사용된 알랑 델롬의 작품들.
맥도널드의 광고에서 모티브를 얻어 소녀들의 모습과 장난감의 모습을 디지털을 이용하여 교묘히 합성했다.
이 사진들은 여러가지 시리즈가 있는데, 잘 보면 어른의 손이 모든 컷에 다 조금이라도 보이는 걸 알 수 있다.
어린 소녀들의 모습을 마치 인형의 모습처럼 재구성하였는데, 이를 보면 욕망과 탐욕의 대상으로서의 소녀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장승효 작가의 작품.

 

 

 

 

저 형상을 이루는 오브제는 모조리 개인적인 일상의 사진들이라는 사실.

 

 

 

 

역시 장승효 작가의 작품

 

 

 

 

 

 

스테파노 보나지의 작품들.
현실에서 동떨어진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인간의 어두운 이면을 묘사한 듯한 작품들.

 

 

 

 

 

aipharos님이 아주 좋아했던 호망 질베흐(Romain Gilbert)의 작품 중 하나.
호망 질베흐는 러시아의 시리야에보에 머물면서 그 곳의 정경과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단다.
그곳은 곧 관광객을 위한 리조트로 바뀌어버렸고, 더 이상 호망 질베흐가 찍었던 모습들은 볼 수 없는 듯 하다.
호망 질베흐는 합성을 이용하여 동일한 객체를 반복하여 투영한다.
러시아의 오래된 자동차 레다나 그들의 고유의 집 양식인 다차스..., 대합실에 앉아있는 할머니, 의료기관의 근무자등을
한 번씩만 복제하여 나열한다.
동시에 존재할 수 없는 동일한 인물이 하나의 평면 위에 동시에 존재하면서 없어져버린 공간에 대한 아련한 기억과
함께 그 공간이 지속되었으면 하는 작가의 양자성적인 바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작가들 작품 중에선 개인적으로 무척 인상적이었던 권두현 작가의 작품들이다.
난 이 작품을 보면서 연속적인 흐름 속에 정지된 공간의 감성을 잡아내려는 작가의 의도가 느껴졌다.
뭐... 꼭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면 어쩔 수 없고.-_-;;;;ㅎㅎㅎ

 

 

 

 

 

 

 

위 네장의 작품은 모두 알랭 뷔블랙스(Alain Bublex)의 '공사장'이란 작품들.
그의 작품은 도시화 개발이 이뤄지고 있거나, 혹은 이미 완료된 거대한 도시의 한 장소들을 의도적으로 생략하거나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비현실화시키는 과정을 통해 공간의 절대적 존재라는 의미를 지우려고 하는 것 같다.
그의 작품들에 따르면 도시화가 진행되는 공간은 이미 그 자체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하는 것 같다.
이곳이 서울인지? 아니면 현재인지? 아니면 다른 나라의 도시인지?
이 모든 것이 그의 작품 속에선 의도적으로 혼선을 일으키는 것 같다.

 

 

 

 

 

 

김아영 작가의 작품 중 가장 맘에 들었던 작품.

 

 

 

 

솔직히 말해서...
이번 전시에서 중국 사진 작가들의 작품에 적잖이 놀란 게 사실이다.

 

 

 

 

 

양 용리강의 이 두 작품 역시 그렇게 날 놀라게 한 작품 중 하나들.
난 이렇듯 시각적인 압도적인 매력과 복합적이지만 분명한 메시지를 갖고 있는 작품을 좋아한다.
온통 도시화 개발 중인 중국의 현 모습이 그들이 온건히 이루고자하는 이상적 국가와는 거리가 먼, 또다른 공격무기화임을
이 작품들에서 여전히 느끼게 된다.

 

 

 

 

 

민성이가 가장 좋아했던, 그래서 포스터도 구입하게 된 지아코모 코스타의 작품들.

 

 

 

 

 

보기엔 압도적인 비주얼이지만, 이 작품은 극점의 빙하들이 다 녹아 잠겨버린 도시의 종말을 표현하고 있다.
마치 인간들이 만들어낸 거대한 배들 만이 수면 위에 둥둥 떠있는 느낌.

 

 

 

 

 

장 프랑스와 호지에의 압도적인 작품들

 

 

 

 

 

 

 

호지에의 작품들은 사실이 극사실이 될 때 구현되는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반영하는 것 같다.
엄청나게 높은 건물을 놀라울 정도로 강렬한 디테일로 구현해내면 현실의 대상은 마치 초현실적인 대상이 된다.
우리가 보는 세상의 모습도 마찬가지아닐까? 대상의 모습을 오히려 왜곡없이 마주할 때 마치 비현실적 대상이 되는
이러한 아이러니란 이런 경우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저 거대한 건물의 하나하나의 창들은 모두 우리들 각자의 모습들이고 유기적이거나 무의미한 관계 속에서
구축되는 모습을 작가가 의도한 건 아닐까...

 

 

 

 

 

작년만큼 강렬한 작품은 덜하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본 전시.

 

 

 

 

 

 

 

존 고토의 익살맞지만 역시 우울한 작품.
이상하게도 이번 전시 작품 중 '뉴월드 혹은 노월드' 주제에선 결과적으론 대홍수에 의해 잠겨버린 모습을 종종
보여주게 된다. 이건 또 얼마전 마야력의 종말을 인용하여 대충 가공의 미래를 풀어놓은 [2012]의 모습과도 어느 정도 오버랩되긴 한다

 

 

 

 

 

 

 

 

생각보다 전시를 재밌게 본 민성군.

 

 

 

 

 

무척 인상적이었던 베티나 호프먼(Bettina Hoffmann)의 연작.

 

 

 

 

 

사진 속 인물들은 한 공간에 있지만 마치 따로따로 합성한 듯 전혀 유기적인 관계가 부재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니까 각각의 인물들은 전혀 다른 인물과 같은 공간에 있지만 자신만의 세계, 자신만의 히스토리에 구축된
세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하지만 3연작의 뒤로 가면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동일한 공간에서 각자의 세계를 다른 이와 소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건 개개인의 소통방식과 신성불가한 개인의 영역에 대한 역설같은 느낌이 든다.

 

 

 

 

 

 

으응???
다른건 차치하고 이 작품은??
KIAF 2009에서 인상적이었던 카오루 소에노의 작품과 너무 유사하다.-_-;;;;
카오루 소에노의 작품은 이랬었다.

 

 

 

 

 

정말 비슷하지 않은가?
이 작품 역시 일본작가의 작품으로 료 스즈키의 작품이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작품이 카오루 소에노의 작품보다 훨신 먼저 작업된 것이라는...

 

 

 

 

 

조금 분하게도...
이번 전시에 참여한 중국작가들의 작품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쥐뿔도 모르는 내가 감히 이런 말을 한다는게 우습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어우르는 방식에
지나치게 현학적인 한국 작가들에 비해 중국의 작가들은 이를 대단히 서사적일 정도로 끌어안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첸 웨이의 작품도 좋지만 이 장 지안용의 작품 역시 정말 인상적이었다.
기본적으로는 마틴 리브쉐의 다중 합성과 비슷하지만 장 지안용의 작품은 마틴 리브쉐 못지않게 드라마틱하고
서사적이다. 개인과 공간, 질서와 무질서, 문화의 충돌과 수용이 다층적인 모습으로 다가오는 방식이 너무나도...
너무나도 인상적이다.



 

 

 

 

에흐베 그로망(Herv Gromann)의 몽환적인 작품.

 

 

 

 

회고전은 해방 후 암흑같던 한국 사진계에 햇살같았던 임석제 작가님의 작품들.
하나도 허투루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생생한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한다.

 

 

 

 

 

특별전은 우리에게도 정말 잘 알려진 필립 하메트(Philippe Lamertte)의 작품들.
이 작품도 그래픽 합성이 아니라 실제로 물위에서 저렇게 자세를 잡고 찍은 뒤 앵글을 돌린 것.

 

 

 

 

그의 모든 작품들은 이런 경우가 많다.

 

 

 

 

 

줄리아 풀러튼 바텐이 결코 획득할 수 없는 순간성을 표현하듯, 필립 하메트 역시 우리가 일상에서 획득할 수 없는
순간을 프레임 안에 가두고 그것을 현실화한다.

 

 

 

 

제3전시장엔... 그냥 좀 어설픈 이런 디지털과의 조합들을 느껴볼 수 있는 코너들이 있다.
우리 뒤에 계신 분은 전혀 모르는 분이다.ㅎㅎㅎ

 

 

 

 

우리 세식구 모두 다...

 

 

 

 

aipharos님.

 

 

 

 

 

이번엔 민성군.

 

 

 

 

즐거웠나요?

 

 

 

 

디지털 애니메이션을 6편 정도 상영해주는데 민성군 정말 5편을 너무나 꼼짝안하고 잘 보더라.
내 취향은 전혀 아니었지만...

 

 

 

 

하지만 날씨는 무척 쌀쌀하더라.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역시 도록을 구입했다. 15,000원.
도록의 질이 작년보다 오히려 더 좋아진 것 같다.
표지도 예쁘고 사진도 좋다는.


*
Sipf는 작년 서울역사만큼 방대한 규모는 아니었다.
그때만큼 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것도 아니었고...
사실 작년 Sipf가 나같은 관객 입장에선 정말 즐거웠으나 그 이면의 사정에 대해선 들은 바가 있어서 이런 공간에서
이렇게 치룰 수 밖에 없다는 게 이해가 가긴 했다.
하지만... 송파구에서도 아랫쪽인 문정동, 게다가 입점조차 안되어 먹을 곳도 찾기 힘든 가든5 리빙관, 어딜 봐도
제대로 홍보가 안된 느낌의 이 공간에서 이런 전시가 열린다는게 조금은 마음이 아프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