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를 마치고 한가람 미술관으로 왔다.
아이들의 체험 프로그램은 현재 한가람 미술관 1층~2층에서 전시 중인 '미술과 놀이'에 작품 전시 중인 작가 중
고근호 작가의 관절 인형을 보고 만들어보는 시간을 갖는 것.
물론 시간은 충분하지가 않다. 전시를 약 30분 이상 둘러보고 설명을 듣고 만드는 시간을 주는 것이니. 이 모두를
2시간이 채 안되는 시간에 하는 것.
그래도 민성이가 재밌어할 것 같아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족은 아이 1인 + 어른 1인은 그냥 전시를 볼 수 있다.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아이는 다시 '미술과 놀이' 전시를 볼 수 있고.
따라서 3인 가족인 우리는 어른 1인은 따로 티켓을 끊어야 한다.

 

 

 

이날은 정말 짜증나게 더웠다.
그런데... 저 왼쪽으로 대나무 인간이 보인다. 으응? 저건 우리가 평화누리 공원에서 봤던 바로 그 작품과 비슷.

 

 

 

 

 

음료수 한 잔?

 

 

 

 

미술과 놀이.
이건 매년 열리는 것인데 올해의 주제는 '수퍼스타'란다.
현대미술의 핵이 되었던 대중적, 정치적 이슈가 되는 스타들의 다양하고 독특한 초상들을 만날 수 있단다.

 

 

 

 

입구 앞에 있는 돌가방... 응?
돌가방이 루이비통이다.ㅎㅎㅎㅎ
이 전시의 의도를 입구에서부터 충분히 알아챌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지만 이 전시는 아주 재미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2시간 이상을 전시를 보게 될 만큼 재밌다.
들어가니 '조우 차오'의 익살맞은 중지를 찍어 프린팅한 작품들과... 어? 창경궁 미술관과 성곡 미술관에서 봤던
노동식 작가의 작품이 보인다. 아... 반가와라.

 

 

 

 

 

익히 자주 봐왔던 작품.

 

 

 

 

이 작품은 무척 독특하다.
인세인 박(insane Park)이라는 희안한 이름의 작가인데 이 작품을 이루는 것은 전선들이다.
이 작품은 현대미술에서 빼놓을 수 없이 회자되는 요셉 보이스와 그리고 백남준 선생님도 종종 다루신 미국의
엔터테이너였던 밥 호프다.

 

 

 

 

누구지?
클라크 게이블.ㅎㅎㅎ

 

 

 

 

이 작품을 이루는 단면을 보면 이렇듯 전선을 이용한 작업이다.

 

 

 

 

기마상이 들고있는 가방은 죄다 명품들이다.
전통과 물질문명이 만난 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건 소비 지향 사회에 대한 조롱이다.

 

 

 

 

어...?
아라리오 갤러리의 Ci.Kim (김창일)씨의 작품이다.

 

 

 

 

아라리오 갤러리의 창업자라기보다는 내겐 이제 작가로 더 각인이 된 듯.
이 작품들은 토마토등을 던져서 이룬 작품들.
하지만...

 

 

 

 

CI Kim의 작품 중 가장 좋았던 건 바로 이 작품이다. 제목도 너무 좋다. '끝없는 응시'.
존 레논과 오노 요코.
존 레논의 안경은 실제 안경처럼 만들어서 끼웠다.
최초의 수퍼 그룹의 노른자위였고 나중엔 반전과 평화, 섹스의 선봉이었던 그와 다정했던 오노 요코의 초상을
보니 기분이 뭉클해졌다.

 

 

 

 

아라리오 갤러리 작가들의 작품들이 좀 보인다.
이 역시 아라리오 갤러리 조각 공원에 있는 '돈키호테'를 떠올릴 수 있다.

 

 

 

 

당연히 성동훈 작가의 작품.
그런데 아라리오 갤러리에 있는 작품보다 이 작품이 더 확 와닿는다.
거친 뿔을 달고 질주하는 황소를 꽃으로 장식했다.
황소를 탄 기수의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유머러스하고.
이런 감성이 너무 좋다.

 

 

 

 

역시 아라리오 전속인 강형구 작가의 마릴린 먼로.
일반적인 회화가 아니었다.
금속 재질을 이용한 회화 작업.
덕분에 머리카락이 빛나는 번쩍인다. 금발의 먼로를 모노톤으로도 그 이미지를 살려낼 수 있다니,
게다가 그런 먼로를 사회적 압력과 HD 화면으로 억지로 16:9로 늘린 듯한 이미지로 그려내니 Superstar의
영속성과 객체화를 느낄 수 있다. 뭐... 작가가 뭘 의도했는지 난 전혀 모르지만.

 

 

 

 

역시 자주 되는 노동식 작가의 민들레가 날아가는, 천정을 수놓은 모습 뒤로

 

 

 

 

소방관의 화재진압이 보인다. 아... 노동식 작가는 정말 저런 솜등을 이용한 표현력이 놀랍다는.

 

 

 

 

 

좋구나...

 

 

 

 

 

이들은 럭셔리 돌...(Luxury Stone)이다.
명품 가방 모양을 하고 있으나 이들은 돌일 뿐.
엉?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라는 말이 연상되지 않나?
물신화된 사회, 상품이 인격을 대변하는 시대에 그래봐야 돌덩이라는 듯 내지르는 이 작품들은 은근히 도발적이고
위트가 있다.
양문기 작가의 작품.

 

 

 

 

전신종 작가는 조명을 이용하여 작품의 윤곽을 만들어내는 작품들을 전시했다.
이 작품 역시 조명이 비추어 만들어내는 그림자를 통해 베토벤 얼굴의 윤곽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즉, 조명이 없으면 이 작품은 구체적인 형상을 알 수가 없다.
다분히 의도된 의미가 있는 작품들.
마치, 냉동보관되지 않으면 허물어져 내려버리는 작품처럼 말이다.

 

 

 

 

심점환 작가의 작품들이다.
가만 잘 보면 앤디 워홀이고 바스키아인데 뭔가 얼굴이 애매한 느낌이 든다.
아니나 다를까...
왼쪽은 앤디워홀과 데이빗 보위에 대한 경외...이고
우측은 제프리 라잇과 바스키아에 대한 경외...이다.
즉, 영화에서 앤디 워홀 역을 맡은 데이빗 보위와 바스키아에서 그 역을 맡은 제프리 라잇의 얼굴을 어느 정도
섞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스키아의 초상에는 나비를 한마리 얹었다.

 

 

 

 

심점환 작가의 작품들이 다 그렇다.
왼쪽에서 두번째인 체게바라 작품은 [모터싸이클 다이어리]에서 체게바라 역을 맡았던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의
얼굴이 섞여 있고, 그 옆 작품은 베르메르의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의 형상이지만 얼굴은 그 영화의 주연을 맡은
스칼렛 요한슨의 얼굴이다.
맨 오른쪽은 빈센트 반 고흐를 열연한 커크 더글라스.
커크 더글라스는 50년대에 [Lust for Life]라는 영화에서 고흐역을 열연했다.
아마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수도 있는 영화.

 

 

 

 

아...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줄리 테이머(Julie Taymor) 감독의 [프리다]에서 프리다 칼로 역을
맡아 열연한 셀마 헤이엑의 얼굴이다.
이렇듯 대중에겐 역사를 수놓은 수퍼스타(?)들의 면면을 그들의 스타들을 통해 기억한다.
이 초상들은 역사적 인물들을 현재의 수퍼스타들과 동일한 캔버스에서 동시대에 혼재시키며 우리가 과연 역사적
인물을 회상할 때 수퍼스타들의 이미지들을 차용하고 있지 않는가를 묻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그 이전에 '스타성'에 대한 동시대성을 얘기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아주 인상깊었던 유성일 작가의 작품 '부처'
저 상자 안에 부처상이 보이지만...
겉에 가득한 저것이 무엇...?

 

 

 

 

헉... 곤충들이다!
나방, 하루살이, 날파리... 가까이서 보면 흠칫 놀라 뒤로 물러선다.

 

 

 

 

케이에프씨.

 

 

 

 

 

역시 마찬가지로 가까이서 보면 벌레들이다.
유인액을 바르고 미친듯 달려든 곤충들의 흔적을 이용해 원하는 작품의 형상을 만든다.
현대미술의 다양한 작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자 이제부터 이승오 작가의 작품이 나오는데... 눈을 크게 뜨시라.

 

 

 

 

좌측은 명화 패러디, 우측도 마찬가지인데... 이 느낌이 아주 강렬하다.
도대체 어떻게??? 단순한 패러디가 아닌 듯 해서 가까이 가보니.

 

 

 

 

하... 캔버스에 색도화지와 책을 이용해서 이렇게 표현해냈다.

 

 

 

 

이건 놀라울 지경이다. 그저 명화, 유명인 패러디가 아니라 색도화지를 이용해 격렬하면서도 화려한, 인상파의
감성을 그대로 재현해내고 있다.

 

 

 

 

 

무척 인상깊었던 이승오 작가의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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