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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인 아들은 이미 글을 올렸지만 올해 연습성적만큼 시합에서 결과가 나오지 않아 무척 고생했다.

초반 대회에서 성적이 나오질 않자 그 다음부터는 심리적으로 쫓겼다.

그러다보니 정말 진학하고 싶어했던 대학이 점점 멀어졌고.


솔직히,

아들에게 지금 이 순간은 네가 선수 생활을 할 긴 시간 중 극히 짧은 일부분일 뿐이라 얘기했지만,

전에 없이 고민이 많아 보이던 아들을 보는 우리도 무척 안타까웠다.


진학을 결정하는 모든 대회가 끝났고,

아들은 가고 싶었던 대학은 포기하고 다른 학교를 알아보려고 했다.

그런데,

그 가고 싶다고 했던 대학의 코치가 아들 학교로 찾아왔고,

아들에게 마지막 기회라며 테스트를 보게 했고 그 자리에서 진학이 결정됐다.

1학년 입학 자원이 단 두 명이었는데 한 명은 일찌감치 결정이 되었고,

나머지 한 자리를 아들이 들어가게 된 것.

게다가 일찌감치 결정이 된 올해 대회 성적이 전국 탑클라스인 아이도 아들과 학교는 다르지만 무척 친한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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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진학을 위해 아들 학교 코치가 정말... 정말 정성을 다했다.

'아버님, 이 녀석은 분명히 터질거예요. 제 말 틀리지 않을겁니다'라고 말하며 아들의 가능성을 믿은 코치는,

이번에 진학하게 된 대학 코치에게도 아들의 가능성을 정말 강하게 어필했다.

우린 이런 코치가 또 있을까...싶을 정도로 그 진심에 놀랐고,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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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이 결정된 어젯밤.

아들은 홀가분, 다짐, 감사함을 얘기했다.

하지만 나와 와이프는 분명하게 말했다.


너희 코치 선생님께서 정말 애써주셨고, 네가 정말 감사해야할 일이다.

하지만 네가 이룬 거다.

네가 성실히 훈련했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연습만큼 시합에서 성적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끝까지 행위를 중시했고,

주장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했으니 기본적으로 이 모든 네가 해온 모습이 이런 결과를 만든거다.


라고.

그리고 실제로 아들의 코치도 우리에게 위와 같이 얘기했다.

고마운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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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들은 올해가 지나면 집을 떠나 학교 기숙사로 들어가게 된다.

거의 매일, 연습이 끝나고 돌아온 아들은 와이프와 식탁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1시간 넘게 나누곤 했다.

내가 퇴근해서 들어오면 아들과 와이프가 식탁에 앉아 얘기하는 모습을 무척 자주 봤었다.

아들에게 엄마이며 아들의 얘기를 늘 들어주는 친구이기도 하고, 응원하는 후원자였던 와이프는 이제 아들이 기숙사로 들어가게 되면,

아마 정말 적적함을 느끼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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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희소식도 있다.

우린 특기생들도 일부 금액만 장학금으로 충당할 뿐 기본적으로 등록금은 다 내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들은 4년 모두 등록금 면제란다.

기숙사도 4년 내내 있을 수 있으며 국립이라 기숙사 비용도 저렴하다.

이래저래... 부담이 많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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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와 나는 기본적으로 아들이 대학을 진학한다면 대학 졸업 후엔 무조건 독립시킨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니 다만 그 독립의 시점이 좀 빨리 왔을 뿐이다.

그래서 아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참 소중하다.

과연 여행 한번 같이 갈 수 있을까...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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