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개천절.
국군의 날 군퍼레이드가 다시 재현되는 괴이하고 절망적인 나라에서 맞이하는 완연한 가을.
두시간 이상 앉아있을 자신이 없어 미루고 미루던... '설국열차'를 이제서야 봤다.
아들과 aipharos님도 함께.

영화를 본 후 아들을 집앞에 내려주고, 

aipharos님과 나는 친구가 운영하는 부천의 대안공간 '아트포럼 리'에서 열리고 있는 민중미술 작가 이윤엽씨의 '윤엽展'을 보러 왔다.
진작 왔어야하는데... 요즘 우리가 외출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는 탓에 전시 철수 예정일을 이틀 남겨놓고 이제서야 들렀다.-_-;;;
전시는 10월 5일 철수.
이 전시를 보려면 10월 4일이나 토요일에는 꼭 들러야한다는...






이곳을 통해서 여러번 소개되었던,
초등학교때부터 친구인 이대표가 운영하는 부천의 대안공간 '아트포럼 리'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민중미술의 대를 잇고 있는 이윤엽 작가의 전시.









민중미술...
많은 이들에게 민중미술은 당연히 붉은 머리띠와 거친 팔뚝, 그리고 휘날리는 캐치프레이즈를  연상시킨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만도 하다. 
이러한 이미지들이 현실에 대한 진지하고 깊은 애정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완전히 거세한 채 

주류 미디어는 이 이미지들을 폭력적이고 비현실적인 이미지로 철저히 변질시켜왔다.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동력이 되는 나와 현실의 변증법적인 과정을 무시한채, 이러한 민중운동, 민중미술의 이미지를 철저히 나와 관계없는 사람들의 

고루한 구태 정도로 치부하는 이들이 많은 것은 그들이 철저히 주류 미디어의 메시지에 잠식당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내 이런 말 한다는 것이 좀 우스운 느낌도 있지만,
우리가 디지털 컨텐츠 정도로 슬쩍 보고는 애써 외면해버리는 부조리한 현실들(용산, 한진중공업, 강정마을, 기륭전자, 대추리...등등)을 직접 맞닥뜨리고 

그 두려움, 울분과 죽음, 희망과 삶을 접하고 표현한 이윤엽 작가의 본 전시는 단순히 그 정치적인 메시지를 뛰어넘어 미술적으로 

대단히 아름답고 드라마적 한방이 있는 작품들이 즐비하다는 사실을 꼭... 말하고 싶다.









전시는 지하1층~1층 2개층에서 열리고 있다.
원래 지하는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으나 이윤엽 작가전을 위해 완전히 싹 비우고 전시공간으로 다시 회귀했다.
(난 반갑다)









나이를 먹는다.
이 건물도.
그런데 꾸준하고 알찬 전시 계획과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건물은 나이를 먹는 만큼,
애정도 충분히 선사한다.









1층 전시.









정말... 인상적인 작품.
견찰...입니까?
구입 욕구가 마구 샘솟는 작품이다.










나의 손, 당신의 손,
그리고 
세상의 부조리에 대항하는 모든 이의 손.









힘들게 살아온 삶의 반영,
그와 동시에 
앞으로 걸어갈 고난.
























너무나 인상적인 작품.
이런 작품은 구입하는게 좋을 듯 하더라.























기가막힌 작품이다.
어쩌면 이렇게 명징한 메시지로 풍자할 수 있을까.
























이제 지하1층의 전시를 보러간다.
지하 1층엔... 정말 엄청나게 구매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작품들이 여럿 있다.









어? 지하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마주친... 이윤엽 작가의 어떤 작품.









용역이 부르면 보다 신속하게 달려가겠습니다...
뿜었다.
하지만 격하게 씁쓸했다.









지하엔 작품의 기반이 되는 목판등이 전시되어있는데 이 느낌이 보통이 아니다.










내려오면서 봤던 그 작품의 목판.











작품이... 좋아도 너무 좋구나.










가장...
가장...
갖고 싶었던 작품은 이 작품이다.
무척 큰 작품이었던 '불쬐는 사람'











그리고 역시,
정말 진심으로 갖고 싶었던 작품 '느릎나무'.









aipharos님이 너무나 갖고 싶어했던 작품.
















기대했지만,
기대보다 더 작품이 좋아서 조금더 일찍 와볼 걸...하는 후회마저 들더라.
다 보고 커피, 코코아 한잔씩 시켜서 마시다보니... 큐레이터, 친구부부와 점심먹으러 갔던 이대표도 돌아왔다.









'불쬐는 사람'...
은 정말 사고 싶긴 하더라.









다음을 기약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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