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이들이 직장을 그만두고 자영업을 꿈꾼다.
그리고 그중 20% 가까이가 음식점(도/소매)이란다.
어딜가든 넘쳐나는 가게가 음식점이다.
도대체 이 많은 음식점이 다 장사가 될까? 싶을 정도로.
그렇지... 그 음식점 중 80%가 2년 내에 문을 닫는단다. 6개월 안에 문을 닫는 경우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단다.

이상하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며 도전하는 음식점이 이토록 많은데 우리나라의 요식 문화는 왜 아직도 겨우 이모양일까?
다양한 식문화를 체험하기에 턱없는 소득 수준도 문제일테고,
어지간한 음식을 잘 차려내기엔 턱없는 유통마진이 달라붙어 눈덩이가 되어버린 식자재 가격도 문제일 것이다.
그리고, 음식점은 길바닥에 널렸지만 죄다 이맛이고 저맛이고 맵고, 짜고, 단 음식들이 넘쳐나는, 

전혀 개성도 없는 음식들, 자극적이기만 한 음식들이 지천에 깔렸기 때문일 거다.
조미료 맛이 강하고, 원식자재의 느낌을 다 덮어버리는 강한 맛으로 무장한 배달음식이 유난히 강세인 것도 문제일 것이고.

음악도, 패션도, 미술도, 정치도... 다 매한가지다.
뭐든 과하고, 범람하는게 문제다.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고 다양한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음식점 얘기 한번 하면서 정말... 서두가 길어지는데, 
난 그런 의미에서 박찬일 쉐프의 음식을 좋아한다. 평범한 듯 하지만 결국엔 호사스러운 만족을 선사해주는 그런 음식을 맛볼 수 있기 때문에.
나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호사스럽게 어쩌다 한번 즐겁게 만찬을 즐기기에 이보다 더한 만족을 줄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비록 라꼼마 시절보다 가격은 올라갔지만, 여전히 과하지 않은 수준이고, 우리가 그토록 사랑해마지않았던 라꼼마보다 음식 맛은 확실히 더 풍성해졌다.
이건 오늘 더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어제 예약 전화를 드렸다.
사실 6시로 예약했는데... 일을 좀 일찍 보게되어 도착하니 5시 10분이더라.
어정쩡한 시간이어서 그런지 주차장이 널널하다.
물론... 우리가 자리에 앉고 6시가 되어가자 자리는 빠르게 차더라.










아직까진 손님이 몇 테이블 없더라.
우리 테이블 뒤론 모음악평론가분도 계시고.
사실 18년~19년 전쯤 몇번 뵌 적이 있는데 날 전혀~~~ 기억못하시는 듯.(하긴... 그때보다 난 20kg이나 살이 더 쪘다)
나도 일부러 인사하고 싶은 마음같은 건 없었고.









예쁜 블라인드가 강한 햇빛을 한번 걸러준다.
다만... 이 붉은색 블라인드때문에 앞으로 사진들은 죄다 붉은 빛이 감돌게 된다.ㅎㅎㅎ










이날... 계탄 민성군.-_-;;;
슬리퍼, 운동화, 보트슈즈...









테이블 세팅.









오늘 구입한 신발 중...
Sebago(세바고)의 보트슈즈. Sebago Docksides.









배고픈 aipharos님.









우리의 주문...
샐러드로는
참치 카르파치오 ... 19,000원
프로슈토와 메론 ... 18,000원
각자 음식은...
어머님은 '채끝등심(250g)' ... 48,000원
나는 '참치 스테이크' ... 58,000원
aipharos님은 '명란 파스타' ... 19,000원
민성이는 '곱창찜 파스타' ... 22,000원
디저트로는...
뜨거운 쵸콜렛 케이크 ... 12,000원
아메리카노 ... 6,000원/1인

참... 많이도 먹었다.
그런데 이것만 먹은게 아니다.-_-;;;

여기에...
이날의 베스트라고 할 수 있는 '가지그라탕'
그리고 '가지튀김 파스타'
디저트로 '견과류를 곁들인 아이스크림'까지...
정말... 기가막히게 거하게 먹었다.









프로슈토와 메론.
이태리산 프로슈토. 
살살... 찢겨지는 느낌부터가 진하디 진한 풍취를 느낄 수 있다.









참치 카르파치오.
설컹설컹 썰리는 느낌의 참치 카르파치오... 정말 너무 좋다.
그런데 이뿐만 아니라 올리브오일과 레몬을 이용한 샐러드 소스도 진하고도 개운한 느낌이 너무 좋더라.









민성이의 '곱창찜파스타 (한우)'.









부드럽게 조리된 곱창이 듬뿍.
사실 민성이가 이런 라구 소스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민성이는 포모도르 소스계열은 그닥 좋아하질 않는데, 이 파스타를... 순식간에 비워버렸다.
곱창을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는 민성이는 곱창이 원래 이렇게 부드러운거냐고 내게 묻더라.ㅎㅎㅎ








aipharos님의 '명란 파스타'.
이 파스타... 라꼼마에도 있었다.
그런데 단언컨대 라꼼마의 명란파스타보다 더 맛있다.
탱글탱글거리는 면과 짭조름하게 잘 잡힌 맛이 기가막히게 인상적이다.
그리고 저 곁들여진 명란은 '나눔과 배려의 아이콘' aipharos 여사께서 다른 식구들에게 조금도 나눠주지 않을 정도의 이기적인 맛을 자랑한다.









이쯤에서...
가지그라탕이 등장.
내겐 이날의 베스트.
치즈와 가지를 토마토 라구소스에 담궈낸 음식.
이 소스... 잊을 수가 없다.
가지를 그토록 싫어하는 나지만, 박찬일 쉐프가 내오는 가지 음식들에는 뭔가 홀린 듯 흡입하게 된다.

*
멜란자네 알라 파르마자아나...란 메뉴로 파르마와는 상관없고 파르마 치즈 비슷한 걸 넣어서 조리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란다.









어머님의 250g 채끝등심 등장.
기가막힌 굽기와 등심이면서도 부드럽게 숙성된 질감, 그리고 빠지지않는 식감. 모두 좋다.
촉촉한 느낌이 일품이었던 스테이크.








내가 먹은... '참치 스테이크'.
단품으로 최고의 가격을 자랑하는.
다랑어 꼬리부위인데 이 부위가 젤라틴이 많다고 한다.
맛도 맛이지만 난 궁금했다.
어떻게 이렇게 촉촉하면서도 쫀득하게 구워낼 수 있을까...하고.
그리고 곁들여진 양파튀김.
내가 여지껏 먹어온 모든 양파튀김 중 최강의 맛을 자랑한다.
게다가 시간이 지나도 쉽게 눅눅해지지 않는다는.
양이 아쉽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음식저장소의 문제이지.-_-;;;









이쯤에서... 가지튀김 파스타.
민성이는 나처럼 가지라면 질색이다.
하지만, 난 이 파스타의 가지튀김을 하나도 먹지 못했다.
내가 참치스테이크를 음미하는 동안, 민성이는 이미 비어버린 자신의 곱창찜파스타 빈그릇을 저리 치워두고, 

그 싫어한다는 가지를 이용한 이 가지튀김을 모조리 먹어치웠다.
이걸로 이 파스타의 맛이 다...표현된다.
음식을 내주시면서 박찬일 쉐프가 '민성이는 탄수화물을 듬뿍 먹을 때니까 이런 음식도 맘껏 먹으라'고 거드신다.ㅎㅎㅎ









커피는 아메리카노.
커피만큼은 라꼼마 초기의, '커피상점 이심'의 아이참 바리스타께서 볶아내신 커피가 더 좋다.
물론... 인스턴트 펑크의 커피도 진하고 좋다.
이런 음식들 끝에선 난 늘 이렇게 진한 아메리카노가 제격인 것 같아.









견과류가 듬뿍...들어간 아이스크림.
말이 필요없다.
여긴 디저트도 흠잡을 데가 없구나.









민성이가 끝내버린 '뜨거운 쵸콜릿 케이크'
그러니까 쵸콜릿 퐁당.
달지 않다.
그게 중요하다는거.
달기만한 쵸콜릿 퐁당은 얼마 먹지도 못해 질려버리기 십상이다.
이 쵸콜릿 퐁당은 민성이가 혼자 거의다 끝내버렸다.









즐거운 저녁 만찬.
어머님도 너무나 좋아하시고.
이런 공간을 어디 쉽게 찾을 수 있을까?









맛있게 먹고 돌아왔다.

하늘도 예쁘고.
내일부턴 장마라는데...


일부러 정성 가득담아 신경써주신 박찬일 쉐프께 진심으로 감사를.
그리고 늘 민성이에게 따뜻한 말씀을 주셔서 더더욱 감사드린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