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ete]
Directed by Robert Rodriguez
2010 / US
Danny Trejo, Robert De Niro, Michelle Rodriguez, Jessica Alba, Steven Seagal, Don Johnson, Lindsay Lohan


이게...딱히 부시정권에서 가열된 반이민정책이 아닙니다.
이미 클린턴 정부 시절 5년간 10억불을 쳐부우면서 '국경수비작전'을 펼쳤죠..
2007년엔 우리 돈 6조원을 들여 이중철조망을 설치한다고 나섰고.
이쯤에서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불법이민자들이 자국으로 유입되면서 벌어지는 온갖 문제들을 감안하면 자국민들 보호의 차원에서라도
불법이민자들을 막는 것이 옳은 것 아닌가하는 의문이 생기는거죠.
원론적으론 '맞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멕시코에서 엄청나게 증가한 미국 불법입국자들의 증가는 엄밀히 말해 미국의 책임도 큽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NAFTA를 맺은 뒤 멕시코의 부유층은 세계적 거부로 성장하기까지 했지만 민초들의 삶은 완전히 피폐 그 자체죠.
몇 번 얘기했다시피 그 정도되는 자본주의화가 이뤄진 나라에서 무장항거세력이 등장한다는 것은 대충 넘어갈 일이 아닙니다.
NAFTA 10년 만에 멕시코는 민초들에겐 절망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생각해봅시다.
자신이 죽을 줄도 모른다는 위험을 감수하고 아이들까지 데리고 저 험하디 험한 국경을 건너려는 이유가 도대체 뭘까요?
아마도 그 지경에 이른 사람들의 심경을 우린 절대 이해하지 못할 지도 모릅니다.
NAFTA 체결 후 초기엔 마킬라도라라고 해서 부품을 수입해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서 완제품을 수출하는 지대에서
멕시코가 이익을 보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막대한 부를 창출한 건 기업이지 민초들이 아니란 거죠.
게다가 그나마 버티던 마킬라도라는 중국의 값싼 노동력과의 경쟁에서 완전히 패퇴하고 대략적인 추산으로만
약 20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일대가 완전히 방치되어버렸습니다.
NAFTA의 원래 의도가 '미국과 멕시코의 소득격차를 줄이고 자유로운 무역을 통한 유연한 노동력 확보'였지요???
절대로 불가능한 얘기죠. 자본의 이동은 있어도 노동력의 이동은 없는, 그게 바로 FTA의 본질입니다.
우리도 FTA하면 일본 못잖은 나라, 아니 일본쯤은 가볍게 제칠 것처럼 죽어라 떠들어대지요.
그런 얘기 들으면 어이가 없습니다.정말 씁쓸하기 짝이 없죠...
게다가 아리조나주의 인종차별주의자들로 이뤄진 자치경비단의 만행처럼 이들은 국경을 건너는 멕시코인들을 대상으로
인간 사냥을 하기도 합니다.
문명이 아무리 고도화되었다지만 우린 정말 야만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현실에 엿먹이자는 메시지로 중무장한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신작이 [Machete/마세티]입니다.
데뷔작 [엘 마리아치/El Mariach]로 영화팬들을 놀라게 한 비범함을 선보여 헐리웃 시스템에 픽업된 후 만든 영화
[데스페라도/Desperado]가 솔직히 재난 수준이어서 많이들 실망했었지만 이내 곧 자신만의 B급 취향의 장점을
십분 발휘해 금새 많은 영화팬들을 영화관으로 불러모으게 되죠.
게다가 잘 아시다시피 쿠엔틴 타란티노와의 동지적 관계도 그의 가치를 높히는데 한 몫 한 것은 사실입니다.
아무튼 [황혼에서 새벽까지/From Dusk Till Dawn]으로 자신의 장기를 완벽하게 다루는데 능숙해지더니,
[씬시티/Sin City]를 통해 플롯을 자유자재로 갖고 노는 지경에 이르렀던 그가 타란티노와 함께
[Planet Terror/Grindhouse]를 터뜨리면서 자신의 방향성을 확고히 인지시키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Planet Terror]의 연장선상에 있으니까요.(아시겠지만 이 영화는 원래 [Grindhouse/그라인드하우스] 속의
가짜 영화 예고편으로 나왔었습니다)

이 영화에선 조금 과장되었을지는 모르지만(아니면 실제도 그럴지 모릅니다만) 국경을 넘는 멕시코인들을
사냥하는 말종양놈들이 등장하고, 꼴보의 궁극의 수준으로 반이민법을 추진하는 의원(로버트 드니로)도 등장합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까짓 총 하나 맞는 것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죠.
그리고 여론은 이런 가시적인 모습에만 집중하고 일희일비합니다. 참... 우리나라의 지금과도 다를 바가 없네요.
아무튼 이 영화는 불법이민자들이 모여서 국경수비대와 일전을 치루는 갈 때까지 간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라면 절대로 상영조차 되지 않을 이런 소재를 버젓히 극장에 내걸고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는 걸 보면...
암만 이것도 다 다원적 유연성을 지키고 있는 거라고 쑈하는 거라고 해도... 부러운 마음은 접을 수가 없군요.

그런데... 가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에서 힘을 합친 히스패닉들은 국경 수비대를 깡그리 박살내다시피 합니다.(뭐 국경수비대라곤 하지만
사실상 이 영화에선 사조직이라고 봐야하더군요) 그런데 그 과정이 로드리게즈답게 완전 B급 취향이라
액션의 카타르시스는 있을 지언정 그 카타르시스의 끝에서 이걸 갑갑한 현실을 타개하는 방식이라고는 느껴지질 않아요.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건지 모르지만...
오히려 민초들의 혁명의지를 확... 풀어버려서 영화관에서 나오는 순간, 마음 속에 품고있던 분노를
그냥 희석화시키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음... 지나치게 예민한거겠죠.-_-;;;ㅎㅎㅎ

*
이 영화엔 제가 좋아하는 미쉘 로드리게즈가 나옵니다.
전 그녀가 정말 섹시하게 보여요.
항상 강인한 모습으로(데뷔작부터 그랬으니...) 나오곤 하는데 그런 모습으로 나오지 않아도 충분히 섹시합니다.
그리고 제시카 알바.
전 뭐 그닥 좋아하지 않았는데 [Sin City/씬 시티]에서도 엄청 예쁘더니...
이 영화에서도 무진장 예쁘군요.
다른 영화에선 그닥 예쁜 걸 모르겠는데 유독... 로버트 로드리게즈 영화에만 나오면 더 예뻐지나봐요.ㅎㅎㅎ


**
스티븐 시걸 형님이 나옵니다.ㅎㅎㅎ
[the Expendables/익스펜더블]에서 돌프 룬드그렌을 위시하여 온갖 노장들이 총출동하더만...
이분들을 메인스트림에서 보는 게 어색하진 않더군요.


***
린제이 로한은 스캔들 메이커인 자신의 이미지를 이 영화에서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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