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
박종철 열사 추도 집회가 함께 열리는 날.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우린 집회에 나가지 않았다.
쇼핑하고 신나게 밥먹고...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지.
이 추운 날에도 집회에 참여하신 분들께 무척 죄송하고 고마운 마음.
내주에는 반드시 참여하겠습니다...
와이프가 전부터 정말... 와보고 싶어하던 이태원동에 위치한 컴파운드 샵 (인테리어/리빙편집샵) '인포멀웨어 (Informalware)'.
아는 사람만 찾아올 수 있는 곳.
와이프가 서있는 곳이 아니라... 우측의 계단을 올라가면 보이는 나무로 된 문.
그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함.
이곳을 온 이유는 하나다.
와이프의 판단으로, 여러 컴파운드 숍들 중 단연 쥔장의 안목에 신뢰가 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와이프 덕분에 둘러 본 나 역시 와이프의 생각에 동의했고, 그래서 여러 샵들을 아예 방문하지 않고 바로 이곳으로 왔다.
사진촬영 불가인데... 응?
사장님께서 개인 용도라면 그냥 몇장 찍어도 된다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하게도...
공간이 결코 넓지 않은데 무척 예쁘다.
손길이 느껴져. 구석구석.
앞에 보이는 의자는 Thonet의 의자.
Thonet은 개인적으로도 관심을 많이 갖고 있던 가구 업체인데 1900년대 초반부터 디자인 원형을 그대로 이어 생산해오는 제품들이 꽤... 있다.
저 암체어 가격은 100만원이 넘는다.
http://storefarm.naver.com/informalware
추위를 뚫고 들어갔더니 사장님께서-완전 스타일 좋은 사장님- 따뜻한 커피 한잔을 내주셨다.
추위 때문에 잔뜩 긴장했던 몸이 따뜻한 커피에 부드럽게 풀렸다.
이 방에서 일단 Nogent의 브레드나이프를 구입.
그리고... 방문 목적인 그릇을 천천히 구경.
아... 젠장...
예쁜 그릇이 너무 많다.
결정 장애가 극심해지더라.
이걸 살까 저걸 살까...
맘같아선 다 쓸어담고 싶은데 당연히 불가능하고.
그러다보니 이걸 골랐다 저걸 골랐다... ㅎㅎㅎ
예쁜 그릇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ㅎ
이 아름다운 그릇들은...
やまぽた (야마포타/Yamapota) 야마구치 슬립웨어.
정말 아름답다.
슬립웨어라는 것은 가마에 들어가기 전 여러 방식으로 표면장식을 한 포터리(Pottery)의 일종으로 여기서 slip이란 세라믹 제조에 쓰이는 고체 입자 현탁액...이라고 한다.(인포멀웨어 사이트 참조)
슬립웨어하면 영국을 떠올리는데 정말 지치지 않는 열정과 은근한 뚝심으로 도자 문화를 발전시켜온 일본에서 이렇게 매력적인 자기를 가만 두었을 리가 없다.
일본 미에현 이세시에서 작업 중인 카즈나 야마구치氏의 야마구치 포터리 (야마포타) 제품들...
다 싸들고 오고 싶었다.
다음에 한번 더 와서 추가 구입할 생각.
모두다 야마구치 포터리 (야마포타)
이쪽은 텐신주바 (Tenshin Juba).
일본 츠쿠모가마의 도예가 텐신 주바氏의 슬립웨어.
대단히 유려하고 곱다.
야마구치 포터리와 비슷한 듯 분명 다른 느낌.
다음엔 텐신주바의 제품들을 구입해 볼 생각.
우리가 그릇이 목표여서 그릇만 잔뜩 올리고 있지만...
인포멀웨어는 다양한 인테리어 제품들이 가득하다.
가죽제품도 있고, 위 사진에서 보이는 String 퍼니쳐도 있고.
David Mellor (데이빗 멜러)의 커트러리도 있다.
사실 Sunao(스나오)의 커트러리도 있긴한데 우리가 정말... 구입하고 싶어했던 스푼만 품절이다.-_-;;;
스나오의 스푼은 al,thing kitchen에서 식사하면서 경험했었는데 여지껏 사용해본 스푼 중 가장... 그 느낌이 좋았다.
입에서 빠져 나올 때의 그 느낌은 정말... 다른 스푼과 확연히 달랐지.
앞으로 인포멀웨어에선 더이상 스나오 커트러리는 취급하지 않을 것 같다고 하신다.
현재 D&Department에서 스나오 커트러리를 취급하고 있다고.
한가지, 솔직한 생각을 말하자면,
우리나라에도 분명 훌륭한 공예가들이 있다.
눈에 띄는 그릇들도 분명 있고.
그런데 그 그릇들, 감히 엄두를 낼 수 없을 정도로 비싼 경우도 정말 많다.
하다못해... 어지간한 작가의 도자들도 야마구치 포터리, 텐신 주바의 가격보다 비싼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난 그 가격이 결정되는 메커니즘을 이해한다.
그분들을 힐난하는 것이 아니다.
얼마전 어딘가에서 진행된 레터 프레스 전시를 다녀와서 느낀 것은,
그 작품들이 너무 지나칠 정도로 비싸다는 생각이었다.
내가 일본에서 봤던 리토그래피 작품들이 우리 돈으로 15~30만원 선에 구입 가능한 작품들이 매우 많았는데 그보다 훨씬 작품도 작고 단순한 -이런 기준으로 작품의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정말...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뭐라 딱히 쉽게 표현할 기준이 없어서이니 양해부탁드림- 작품의 가격 시작이 30만원부터였다.
작가들은 결과물을 내기에 투여되는 자본과 노동을 감안하여 가격을 결정한다.
당연히 결과물을 내기 위해 필요한 재료를 비롯한 여러 여건을 감안하게 된다.
그 모든 비용이 결국 우린 우리가 사는 일반적인 수준으로 감당하기 힘들 정도라는 생각이 든다.
이에 대해선... 정말 할 말이 많은데 그건 다음 기회에.
사장님의 허락 하에 조금 더 사진을 찍었다
이곳... 관심있는 분은 한번 들러보시길.
사진을 엉망으로 찍어서 그렇지...
이곳 정말 예쁘게 꾸며놓으셨다.
감각이 보통이 아니다.
화이트 마블을 이렇게 사용하시니...
이곳에서 우린 야마구치 포터리 (야마포타)의 그릇들과,
엄청나게 아름다운 골드림(Goldrim) 플레이트 2개,
그리고 Nogent의 브레드나이프.
이렇게 구입.
이렇게 사도 돼?
응, 더 사도 돼.
하지만 더 사지 않는 와이프.ㅎ
자주는 못오겠지만... 종종 들르고 싶은 집.
그리고 친절히 이 브랜드들에 대해 알려주신 사장님,
감사합니다.^^
뒤늦게나마 둘째 보신 경사,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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