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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고등학교 진학.
진작부터 맘굳힌 고등학교가 있다. 그 학교를 A고등학교라고 하겠다.
어차피 아들은 사격선수이기 때문에 사격부가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을 해야하는데,
특기학생은 원서를 다음주(10.20)까지 내야한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근무시간 기준 마감을 하루도 채 남겨놓지 않은 금요일 오후 4시 20분이 되어서야 해당 A 고등학교에서

동일한 학교명을 가진 A 중학교 부원 3명만 받고 더이상 받지 않겠으니 아들 학교부원은 A학교 사격부 입부가 불가능하디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해왔단다.

기가 막혔다.
그래도 광역시 내에서 가장 성적이 좋은 아들마저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진학할 수 없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
게다가 아이가 2년 이상을 열심히 해온, 아이의 미래이기도 한 이 일을 원서 접수를 하루도 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자리가 없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오는 어른들의 기가막힌 ㅄ짓에 할 말이 없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뭐가 문제이길래 광역시에서 가장 성적이 좋은 아들과 아들 학교의 친구가 원하는 A학교로 진학을 할 수 없다고 하는걸까?
여러가지 정황을 예측해볼 수 있다.
그 중 작년에 아들 선배 중 2명이 A학교로 진학하기로 해놓고선 마지막에 체고로 진학해버려 A학교가 매우 곤란해졌던 일도 그냥 넘어갈 순 없겠지.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아이들의 미래에 중요한 결정이 될 고교진학을 고작 원서 접수 하루를 채 남겨놓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온다는건 합리화할 수 없다.
어른들의 이런 어처구니없는 짓으로 2년 이상을 애써온 아들이 자칫 한동안 사격을 그만둬야할 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장학사에게도 전화를 하고,
해당 A학교 교장에게도 전화를 해보고...
교육청에도 전화를 해봤지만 전화를 아예 받지 않거나, 담당자가 출장 중이라거나...
도저히 짧은 시간 동안 해볼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결국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들 학교의 사격부 코치, 감독과 함께 무작정 월요일에 원서를 들고 A고등학교를 찾아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런 와중에...
아들은 학교 축제의 사회를 맡게 되었단다.
담당 선생님의 추천과 아이들의 투표를 통해 아들이 사회를 맡게 되었다네.
그 덕분에 요즘은 방과 후에 함께 사회보는 아이와 대본도 쓰고 연습도 하느라 집에 늦게 온다.
하지만 자기들끼리 무언가를 짜고 준비하는 그 과정 자체를 대단히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무척... 좋다.
맞어, 아이들은 이렇게 자라야하는건데 말이야...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다만... 전혀 걱정안하던 고등학교 진학 문제에 대해선 알지 못한채 신나서 전화로 아이들과 연습하고 간식사러 다녀오는 이야기를 하는 아들 목소리를 들은 와이프는

안타까운 마음에 차마 사실을 말하지 못했었단다. (아들이 집에 늦게 온 후에야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아이들에게 자꾸 이런 한심한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는게 정말... 답답하고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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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축제 사회를 본다는데 블레이저를 입기로 했단다.
그런데 아들은 외투가 제법 있지만 블레이저는 없다.
무능한 아빠의 주머니를 걱정해서인지 이 녀석이 사달라는 소리를 전혀 안하더라.
와이프가 맘에 좀 걸렸는지 사회 본다는데 보타이(bow tie) 정도는 해야한다며 청바지 줄이고 남은 데님천을 이용해서 보타이를 만들었다.

 

 

 

 

와이프가 축제 사회를 맡게 된 아들을 위해 만든 보타이.
데님천을 이용해서 뚝딱... 만들더라.
생각보다도 무척 예쁘게 만들어져서 아들도 정말 좋아하더라는

 

 

 

 

 

 

 

 

역시 손재주가 있다. 울 와이프.

 

 

 

 

 

 

 

 

이렇게 매봤습니다.

 

 

 

 

 

 

 

 

그리고...
결국 시리즈(Series)에 가서 블레이저와 셔츠, 니트를 한벌씩 사줬다.
이렇게 완전 좋아하다니.
시리즈(Series)는 내가 몇번 이용한 적이 있다. 시리즈 온라인샵에서 그들이 수입하는 호주의 Zanerobe 옷을 구입하기도 했었고

이태원 시리즈샵 오픈하는 날 가서 시리즈의 바지등을 구입한 적이 있다.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메이저의 브랜드 중 시리즈의 디자인은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편이다.
아들도... 완전 마음에 드는 모양이더라.

 

 

 

 

 

 

Series(시리즈)의 블레이저. 팔 부분은 니트로 되어있다. 슬림 피팅이 아주... 딱이더만.
셔츠는 브라운브레스(Brownbreath) 제품.
가방도 얼마전 사준 브라운브레스(Brownbreath) 제품.

 

 

 

 

 

 

 

바지는 칩먼데이(Cheap Monday)
모자는 '몽로(夢路)'의 박찬일 주방장께서 선물로 주신 아주... 간지 만빵 페도라.


 

 

 

 

 

블레이저가 아주 괜찮다.
일단 옷을 한번 본 후 정말 삼백만년만에 그닥 좋아하지도 않는  VIPS(빕스)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원래 이런 샐러드바, 뷔페등은 지나치게 간을 강하게 하거나 달게해서 아주 정이 다 떨어지는데 VIPS의 샐러드바가 생각보다 간이 세지 않고 입에 잘 맞아서 잘 먹었다.
적어도 지난 몇년 전보다는 확실히 나았던 것 같아.


 

 

 

 

 

니트도 한벌.

 

 

 

 

 

 

 

 

두개 모델 중 이걸 고르더라.
조금 무난한 선택이긴 하지만 이 니트도 깔끔하고 괜찮다.

 

 

 

 

 

 

 

그리고...
셔츠.
역시 시리즈(Series) 제품.

 

 

 

 

 

 

적당히 도톰한 것이 아주 괜찮다.

전에도 느꼈지만 시리즈(Series) 옷들은 대체적으로 다 만족스러운 디자인인 듯 하다.
예쁘게 입고...
힘내라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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