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올라오다 차를 돌려 간 곳은 강원도 영월의 '별마로 천문대'.
최근 '1박2일'에서 소개되어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곳 중 하나.
우린 사실 작년부터 이곳에 올 계획을 세우다 말고, 다른 곳에 가곤 했는데 어차피 단양 휴게소에 들른 후 그닥
멀지도 않고해서 차를 이곳으로 돌렸다.
게다가 이 날은 전화해보니 예약받는 날도 아니라고 했고, 마지막 관측은 8시인데 관람객이 많으면 연장이 된다는
소식에 무조건 차를 돌렸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난 데드라인인 8시에 맞추느라 바싹 집중해서 차를 몰았다는.
덕분에 7시 40분에 도착했다.

도착하니...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그래서 우린 8시 관측은 못보고 8시 30분 관측을 볼 수 있었다.
1시간 가량의 관측을 보고 나왔는데도 줄을 또 서있더라.
일하시는 분 말씀을 들으니 토요일엔 새벽에 끝났다고...
'이게 다 1박2일 영향이죠'라는 그 분들 말씀이 이해가 가더라.
식구들, 연인들... 줄줄이...

 

 

 

 

우리 시간이 되어 일단 아래로 내려가면 '가상별자리 관측'이 있다.
이걸 난 그닥 관심갖지 않았는데 실제로 내 눈 위로 펼쳐진 가상별자리는 대단히 인상적이고 아름다웠다.
가시는 분들은 반드시 1열, 2열의 의자에 앉을 것.
3번째 열의 의자는 뒤로 젖혀지지 않는다.
2열이 가장 좋은 것 같고.

 

 

 

 

이제부터 촬영금지, 휴대폰 금지라 촬영은 못한다.
저 천정 위로 놀라운 가상 별자리가 수놓아진다.
기본적인 별자리를 찾는 방법과 계절 별자리, 생일 자리등을 찾는 법과 그리스 신화의 일부를 듣는 것으로
30분간의 체험이 끝난다.

 

 

 

 

그 뒤로는 보조관측실과 주관측실이 있는 3층으로 올라간다.
천정의 돔이 열리면 엄청 추우므로 꼭 껴입고 갈 것.
돔이 열리면 그냥 실측으로도 하늘의 엄청나게 많은 별들이 다 보인다.
초등학교때 보이스카웃 캠핑가서 정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늘에 보이는 별들과 은하수를 눈으로 본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이 되살아나니 가슴이 다 벅차기까지 했다.
그리고 바로 아래에서 가상별자리로 봤던 그 별 들이 그대로 수놓아져 있으니 놀랍기도 하고.
이곳에선 보조관측에 이용되는 망원경을 순서대로 볼 수 있는데 그 유명한 카펠라의 빛나는, 보석같이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도 하다.

 

 

 

 

보조관측용 망원경 4대, 주관측실 망원경 1개(이곳으로는 가스 성단까지 볼 수 있다)를 보면 1시간에 걸친
관측 체험이 모두 끝난다.


*
너무 순식간이라 아쉬운 느낌 가득이지만, 별과 우주에 대한 기본적인 호기심을 위해 꼭 가볼 만한 코스란 생각이 든다.
1박2일 체험을 해보고 싶지만, 그건 학교에 한해서이고, 가족 체험은 불가하니 아쉬울 뿐이다.


**
점심에 먹은 파전이 문제였는지... 속이 완전 부글부글해서 난 별마로 천문대 도착하자마자 화장실로 직행.
한 번 일을 보고 또 속이 보글거려 외부에 마련된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는데... 아뿔사...
일을 보고 있는 중에 점점 좁은 화장실 안에 여자 목소리가 많아지더라는.
마침 이전 타임 관측에 참여한 분들이 끝나서 우르르 화장실로 몰렸는데 내가 들어간 화장실은 여자 화장실이었다는...
너무 난감해서 다 나갈 때까지 버틸까하다가 겨우 2개 부스밖에 없는터라 문을 빼꼼 열고는 '여자 화장실인 줄
몰랐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며 헤집고 나왔다.
아... 정말... 정말...
창피하더라...


***
올라오는 도중에 또 배가 꺼져서 다들 치악 휴게소에서 대충 식사를 떼웠는데,
늦은 시간이라 다른 건 안되고 우동만 되더라.
그래도 '냄비 우동'은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양도 좋고, 국물도 좋고, 어묵도 푸짐한 것이... 좋더라.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