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집에서 내 눈길이 닿는 곳에 있는 그 모든 것들이 돈을 내고 구입한 것이란 생각이 들면 아찔할 때가 있다.
주방에 있는 식기를 비롯한 모든 것,
책장에 있는 책 한 권, 한 권...
아주 작은 물건이라도 그걸 위해 꼬박꼬박 지불했다 생각하면 뭔가 섬뜩하고 무서울 때가 있어.
그러다보면 그 생각의 끝엔 덜어내는 삶,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곤 하지.
미니멀 라이프란 필요없는 물욕을 억제하고 애착과 미련을 혼동하여 끌어안고 있던 물건을 정리하면서 내게 꼭 필요한 재화만을 구입하는 걸 의미할테니,
어쩌면 합리적 소비라는 말과도 맥락이 맞닿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합리적 소비라는 건 어디까지나 또다른 소비를 위한 가이드 라인같다는 생각도 든다.
원래 의미는 그렇지 않더라도 합리적 소비라는 구매 행위의 패턴 이면엔 소비의 양적 지향을 넘어 꼭 필요한 엄선된 재화를 구매하는,
그러니까 고부가가치 상품을 구입하는 행위로의 소비 패턴 변화도 분명...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아.
물론... 나같은 경우는 그런 엄선된 컬렉션은 꿈도 못꾸니 늘 고민만 하다가 가장 대중적인 선택으로 결론을 내린다.
얼마전에도 카메라를 바꾸고 싶다며 Leica CL을 고민하다가,
그 어마어마한 가격에 부담을 느껴 후지 X-Pro2를 살펴보다가 결국엔 아무것도 구입하지 않았지.
하지만... 실제 생활에 꼭 필요한 가전 제품이라면 정말... 고민에 고민을 하게된다.
요 몇달...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은 돈이 나가고 있어-심지어 말하면 곤란한 내역이라 밝힐 수 없지만 엄청난 현금 지출까지...- 곤궁함에 허우적거리고 있는데,
그 와중에도 세탁기를 바꿔야만 했다.-_-;;;
기존에 14년-와이프 말로는 14년이란다- 사용하던 세탁기... 더는 버틸 수 없어 교체.
물론... 우리가 밀레(Miele) 제품 정도를 생각할 리가 없고 그 정도 능력도 없으니 고민없이 LG 트롬으로.
(동생 찬스로 S전자 상품을 좀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음에도 그냥 LG 트롬...ㅎㅎㅎ)
가장... 일반적인 모델.
FR17VPW
17kg 용량이며 건조는 9kg
세탁/건조 겸용인데 건조는 사용해보면 음... 한 7~80% 정도 건조가 되는 것 같다.
역시... 타월 세탁 후 건조하는게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듯 하고.
요즘 가전들이 다 그렇듯...
이 역시 Smart ThinQ 기능으로 외부에서 세탁기를 직접 제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워낙 기존 사용하던 세탁기가 오래된 탓인지(14년...-_-;;;) 이 새 세탁기는 정말... 조용하더군.ㅎㅎㅎ
DD 모터의 수명은 10년 보장이고.
아... 우리가 정말 기존 세탁기를 너무 오래 사용했다.-_-;;;
워낙 고물 세탁기를 사용하다가 가장 일반적인 대중 모델이라지만... 이 세탁기를 사용하니 완전 신세계같아.ㅎㅎㅎ
와이프한테 엄청 미안했다. 진작 바꿀 걸.
그래도 말이지...
우리... 이 세탁기, 최소 10년은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