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식구들 다같이 [Source Code/소스 코드]를 본 후 그냥 집으로 오려고 했는데,
마침 또 분당의 누님 가족이 놀러 온다고 하길래, 겸사겸사 백남준 아트센터의 새로운 전시도 보고 가면 될 것 같아서 우리가 간다고 했다.
민성군은 평일이지만 개교기념일이라 어린이날까지 이틀 연휴.

 

 

 

 

 

오랜만에 들른 백남준 아트센터.
새로운 전시가 열리고 있어서 와봤다.

 

 

 

 

 

 

 

백남준 선생님께서 영원히 살 수 있는 집이라고 하셨다는 이곳.
올때마다 느끼지만 구부러진 전자기장과 외부를 반영하는 외벽창들은 딱 고인의 작품 세계를 그대로 담아낸 느낌이다.

 

 

 

 

 

 

 

어린이날 전날이라지만 평일이라... 사람이 없다. 정말 거의 없더만.
민성이는 이 날이 개교기념일이어서 연휴.

 

 

 

 

 

'미디어 스케이프, 백남준의 걸음으로' 전시가 열리고 있다.
말 그대로 미디어로서의 풍경.
백남준 선생님이 사유했던 미디어의 발전으로 인한 미래의 변화상들.

 

 

 

 

 

세계 최초의 휴대용 TV.
힌트는 아무래도 Moon is the oldest TV.

 

 

 

 

 

W3.
이런 작품을 보면 예술가의 역할이 미래를 사유하는 것이라고 했던 고인의 말씀이 다시 떠오른다.
이를 넘어서 예견이라고 해야하나? 마치 현재의 디지털 네트워크를 연상시키는 조형.
동유럽의 체조선수들의 영상들이 보여지는 영상들.

 

 

 

 

 

아...
사진 좀 신경써서 찍을 걸 그랬다.
여지껏 항상 오면서 봤던 'TV 정원' 중 가장 인상적인 'TV 정원'의 모습이다.

 

 

 

 

 

TV 정원은 이렇듯 조금 더 어두운 것이 잘 어울리는구나.
TV 정원 위로 국내의 다양한 작가들의 영상 작품들이 보여지고 있다.
인상적인 작품들도 물론 있고.
가령 '수풀 사이로'나...

 

 

 

 

 

비둘기가 등장하는 이 영상 작품같은.
그런데 이 작품을 보니, 예전 구서울역에서 열렸던 SIPF에서 비둘기를 소재로 영상작품을 보여준 작가가 만든 작품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TV 정원은 늘 좋았지만 이번 구성이 가장 인상적

 

 

 

 

 

 

 

 

백남준 선생님의 초기 작품들의 영상을 접하면 이후에 보여진 다양한 멀티미디어 설치작품의 휴머니즘이 다양한 구태를 깨는 과정에서
얻어진 자연스러운 결과물 중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시의 면면때문인지 민성군도 백남준 아트센터에 오는 걸 즐거워하니 같이 온 우리도 다행.
음... 어린이날 선물치곤 완전 약한 거 같은데.ㅎㅎㅎ

 

 

 

 

 

 

 

닉슨.
흐르는 전자기에 의해 일그러진 닉슨.
금본위제의 철폐, 베트남 딜레마, 워터 게이트로 무너지고
일그러진 닉슨의 자화상이자 이후에 벌어진 미국의 일그러진 모습을 예견한 듯한 모습.

 

 

 

 

 

 

목소리로 파장을 보여주는 장치.

 

 

 

 

 

민성군이 안보여서 어딨나했더니 들어와서 영상을 보고 있다. 그런데...
자막이 없어서 곤란해하는 중.ㅎㅎㅎ

 

 

 

 

 

 

 

 

 

 

 

2층으로.

 

 

 

 

 

 

크리스틴 루카스의 작품들.

 

 

 

 

 

영상은 '불꽃 유령', 그리고 아래 설치 작품은 '녹아내리기'.

 

 

 

 

 

그야말로 '녹아 내리기'.

 

 

 

 

 

덴 마이크셀(Dan Mikesell)의 작품.

 

 

 

 

 

볼수록 인상적인 작품.
은행잎이 물리적인 장치를 통해 나비가 된다.

 

 

 

 

 

비정형적인 자연 속의 요소가 기계적이면서도 규칙적으로 배열된다.
그런데 이 이질적인 규칙성이 묘하게 아름답다.

 

 

 

 

 

백남준 선생님의 작품.
그냥 보는 순간 웃음이 나온다.
아, 나처럼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이토록 백남준 선생님의 작품을 좋아할 수 있는 건 이 때문이구나...하고 다시 확인한다.

 

 

 

 

 

신발을 꽂아넣은 의자에 투박스러울 정도로 브라운관을 달아놨다.

 

 

 

 

 

민성이가 빨리 올라와보라고...
가보니 안 여성이 얼굴에 자줏빛 테이프를 칭칭 감는다.

 

 

 

 

 

지난 번 왔을 때 잠시 관람이 불가능했던 Memorabilia가 다시 오픈.


 

 

 

 

 

 

재밌는 설치작품이 있더라.
김기철 작가의 '사운드 드로잉'.

 

 

 

 

 

턴테이블과도 같은 전도체에 흑연을 대어 드로잉을 하거나 갖다 대면
4개의 각기 다른 턴테이블마다 사운드가 나오고 그 소리들이 서로 섞여 소리가 난다.

 

 

 

 

 

위치마다 다른 사운드가 나온다.
4개의 턴테이블에 각기 다른 사운드. 4채널 믹서같은 분위기.
조합할 수 있는 사운드는 수도 없겠지.

 

 

 

 

 

 

의외로 재미있어서 한참을 체험.

 

 

 

 

 

이곳은 역시 민성군이 가장 좋아했던 양민하 작가의 '묵상'.
파동의 움직임에 따라 파형이 만들어지는 스크린.

 

 

 

 

 

소리를 질러도 움직임이 느껴지면 그 방향에 따라 스크린에 파형이 그려진다

 

 

 

 

 

 

 

요로코롬 재밌는 작품을 가만 둘 리가 없다.

 

 

 

 

 

 

사실 사진은 못 찍었지만 가장 재밌는 건 나와 벌인 에네르기파 대결이었다.ㅎㅎㅎ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빌 비올라의 작품.
빌 비올라가 백남준 선생님의 제자였다는 걸 난 몰랐다.-_-;;;

 

 

 

 

 

거북선.

 

 

 

 

 

익살맞은 거북선.
디지털 월드가 세상을 부유할 것이라고 생각하셨던 것인지.

 

 

 

 

 

 

 

 

조은지 작가의 돈지 스코어.
우측 상단은 돼지기름으로 만든...

 

 

 

 

 

 

정말 인상적이었던 얀 페르벡의 '눈 앞의 밝은 미래'.

 

 

 

 

 

얀 페르벡은 백남준 선생님께서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에 계실 때 제자이자 조수였다고.
얀 페르벡은 이미 영상 작가로서는 그 명성이 높은터라 들어보신 분들, 이 작가의 작품을 본 분들이 많이 계실 듯.

 

 

 

 

 

3년간 일본에서 촬영한 영상들을 유기적으로 편집하여 부유하는 군중의 사회적 일상을 애잔한 시선으로 바라본 듯한 느낌이 들어있다.
굳이 일본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모습으로 환치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현대인들이라면 대부분 일상이 된 정말 소소한 모습들이 리드미컬하게 연결되어 보인다.

현대인들이 규칙적인 일상 속에서 꿈꿀 수 있는 일탈에 대해 얘기하는 작품들은 수없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감성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건, 누구에게나 그런 군중 속에서의 외로움을 느끼기 때문인가 보다.

 

 

 

 

언제와도 알찬 전시를 보여주는 백남준 아트센터.


전시가 바뀔 때마다 한 번씩 꼭 와봐야만 할 곳.
적어도 우리가 아는 국내 미술관 중 가장 알찬 미디어 아트를 행복하게 볼 수 있는 곳.
게다가 다들 아시다시피 무료다.
(정말 초기엔 관람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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