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집에서 뒹굴뒹굴거리다가 무한도전보고 저녁까지 다 먹은 후...
갑작스럽게 aipharos님과 드라이브를 나가기로 했다.
워낙 갑자기 결정한 거라 민성이는 어머님께 부탁드리고 그냥 대충 씻고 편하게 입고 나왔다.
장소는 그냥 양평쪽.

더위를 못 이기는, 그리고 주변 이웃의 소란스러움을 전혀 참지 못하는 예민하고 인내심 부족한 나 때문에
요즘 항상 에어컨을 절전냉방에 놓고 틀고 자는데 우리 둘의 오붓한 사생활도 애매해지고해서...
그냥 밖으로 나가 아무데나 들어가 하룻밤 같이 자고 오는 걸로 결정.
집에서 나오기 전 정말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이 aipharos님이 검색해서 용문현 삼성리에 위치한 '비앤비 모텔'로
목적지를 잡고 그냥 무작정 나왔다.-_-;;;

원래 이렇게 밖으로 나오면 와이프가 정말 더 예쁘고 사랑스럽게 보이지 않나?
(난 그렇다. ㅎㅎㅎ)

가면서 토요일 저녁인데다가 양평쪽이어서 방이 없으면 어쩌나...하는 걱정에 전화를 해보았으나 입금을 지금
하지 않으면 예약이 안된다고...-_-;;;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고 아이폰으로 이체할 수도 있었으나 그냥 일단
가보기로 하고 무작정 갔다.
하지만... 도착해보니 방이 없다는 날벼락.ㅎㅎㅎ

결국 모텔찾아 20~30분을 빙글빙글 돌았는데 도통 땡기는 곳이 없어 마냥 돌다가 마지막으로 다시 비앤비 모텔에
전화를 시도, 결국 VIP룸 하나 남았다는 얘기를 듣고 '18분 안에 갈테니 무조건 맡아주세요'라고 말하곤 차 하나도
달리지 않는 황당한 길을 거쳐 다시 비앤비 모텔로 왔다.
VIP룸은 1박에 7만원. 흠...

방을 찍은 사진이 있긴 한데 라이카 X1이 단렌즈라 방이 제법 큰데도 불구하고 방을 제대로 잡을 수가 없더라.
그래서 일단 사진은 모조리 패스.
모텔의 외관은 아침에 보니 좌절스럽더만... 내부는 괜찮다. 나름 세련된 편이고.
다만, 어쩔 수 없이 마감은 눈물이 난다.
싸구려 필름을 입힌 문... 최저가 우드륨 바닥, 벌써 이탈 조짐이 보이는 콘센트...
그래도 알록달록 벽지로 도배를 한 펜션이나 모텔에 비하면 완전 용같은 곳이지.

침대 바로 건너에 50인치 LCD-TV가 있고, 에어컨은 당근 있으며, 화장실과 욕실이 분리 되어있다.
욕실은... 커플의 사랑을 욕실에서 나누라는 건지 무지무지하게 큰 월풀 욕조이고, 제법 큰 소파가 벽 한 켠에,
그리고 PC와 토스트기, 미니바가 있는 룸 디바이더, 그 옆으론 간단하게 손을 닦을 수 있는 세면대가 있다.
뭐 그러니까 설계는 상당히 좋다는거.

아침이 일어나보니...
어제 지나치며 '와... 저건 완전 흉물이구나.'라고 말했던 망해버린 숙박건물들이 한 눈에 들어오더군.

 

 

 

저 앞의 건물들은 모두... 영업을 안하는 숙박업소들이다

 

 

 

 

 

 

어제 밤에 보니 레일-바이크타는 곳이 있던데 이른 아침부터 열심히... 패달을 밟고 있더라.

 

 

 

 

 

역시나... 흐리다. 꾸물꾸물.

 

 

 

 

씻고 나와 집으로 향한다.


집으로 향하던 도중... 아찔한 경험을 했다.
전혀 막히지 않는 곳에서 갑자기 앞 차가 브레이크를 밟았고 나도 속력을 줄이는 찰라...
우리 차선에서 반대로 달리는 역주행하는 승합차가 바로 코 앞에 있었던 것.
순간적으로 핸들을 살짝 틀고는 바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결국 앞 차와 살짝 충돌을 했다.
다행히 사람이 다치지도, 차에 흠집도 안가서 앞 차와 우리 차는 그건 신경을 안썼는데, 도대체 중앙 분리대를
완전히 넘어서 역주행하는 그 승합차를 그냥 놔두고 싶진 않았다.
마침 기동순찰대 오토바이 경찰관이 지나갔고 우리가 잡아달라고 소리를 치고...
나중에 경찰관이 다시 우리가 있는 곳으로 오더니 그 승합차 차주를 잡았고, 술냄새가 풀풀 나더라고 한다.

술 쳐마셨으면 곱게 자고 가든지, 아니면 대리를 부르든지하자.
뒈질려면 혼자 뒈지던지. 괜히 애꿎은 사람 같이 저승동무하지 말고.
지금도 음주 운전하는 개쉐리들아.
난 괜찮다~며 운전대잡고는 다른 사람의 목숨까지 담보를 잡고 지랄 염병떨지 말고 술 쳐마셨으면 운전대에서
손을 떼라.
정말 그 놈 경찰관이 우리 있는대로 데리고 왔으면 내 성격상 정말로 밟아 버렸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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