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가 분명히 있습니다. 영화를 보실 분은 절대 읽지 마세요 ***


<암살>과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 Mission Impossible : Rogue Nation>을 봤다.
<암살>은 그닥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탓인지 생각보다 더 재밌게 볼 수 있었고,
은근 묵직한 메시지를 심어놓은 듯한 느낌마저 들더라.
총리 한명, 매국노 한명 없앤다고 광복이 되느냐는 하정우의 질문에 대한 전지현의 대답은 

단순히 오락영화 속에서 스쳐가듯 지나가듯 여겨질 대사의 무게감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왜 저항해야하는가에 대한 현시대적 대답이라고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애국자가 변절자가 되고, 매국노가 되고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스스로의 삶을 거짓으로 세탁하고 여전히 귄세를 누리게 된다는 점 역시

누가봐도 민족배반자를 청산하지 못하여 지금껏 이 모양 이 꼴의 나라 꼬락서니를 지켜봐야하는 우리 입장에서도 절대적인 공감이 된다.
특히...
마지막 매국노를 처단하기 전에 던지는 그 말 한마디의 묵직함은 내 상상 이상이었다.

'이제 그 명을 수행합니다'...

비록 오락영화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보는 이들 가슴에 묵직한 돌덩이를 던져놓을 법한 대사들을 들으면서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다.
어처구니없지...ㅎ
그 정도로 지금 우린 온통 눈가리고 아웅하는 미디어만 접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몰라.

단순히 메시지뿐 아니라 영화 자체도 만족스러웠다.
저격수로 나오는 전지현씨는 전혀 어색함이 없을 정도로 총을 다뤘고,
배우들의 합도 자연스러웠고, 이정재씨의 연기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캐릭터의 면면이 최동훈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 입체적이지 못하고, 미츠코와 뒤바뀐 전지현을 혼동한다는 것은 전혀... 공감가지 않지만

  (아무리 일란성 쌍둥이라도 자라온 환경이 그토록 다른데... 피부부터 숨길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나는 법이지)

이런저런 자잘한 단점은 덮고 볼 만한 재미가 분명히 있다.
생각보다 더 재밌게 봤다.

그리고... <미션 임파서블 / Mission Impossible : Rogue Nation>.
브래드 버드의 전작이 뭔가 대단히 왁자지껄하지만 강한 임팩트를 주진 못했지만

적어도 동료들과의 합은 시리즈 중 가장 좋다고 말할 정도로 좋았다. 각자의 역할이 분명했었지.
그런데 이번 크리스토퍼 맥과이어 감독의 신작은 그냥 톰 크루즈의 원맨쇼다. 사이먼 펙(Simon Pegg)이 이든 헌트를 돕지만

그 역시 대단히 제한적이고, 전작에서 뭔가 일을 터뜨려줄 법했던 브랜트(제레미 르너)는 이번엔 정말 방아쇠 한번 당기지 않는다.
대신... 묘한 매력이 넘치는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비중이 대단히 크고 실제로 매우 매력적이기까지 해서 만약 다음 편이 제작된다면

이든 헌트와의 매력적인 밀당이 기대되기도 한다.(에쉴리 주드를 닮기도 했다)
뭐... 사실 이든 헌트의 원맨쇼라고 하더라도 워낙 개인의 능력과 매력이 출중한터라 영화는 조금도 기우뚱거리질 않는다.
적어도 본전 이상의 재미는 선사해준다는 것이지.

다만...
<분노의 질주> 최신작에서도 느꼈지만 요즘 헐리웃 액션 스릴러는 '조금 더 강한' 액션씬들을 엑스포에서 전시하듯이 늘어놓는 것을 선호하는 것 같다.

마치 '이봐, 이래도 재미없어?', '이봐 어때 이 카체이싱씬, 물량, 퀄리티 다 죽이지?'... 이런 식으로 말이지.
어지간한 영화라면 클라이막스 부분에나 집어넣어 화룡점정을 찍을 듯한 액션씬이 이 영화에선 수도없이 간헐적으로 터져나온다.
특히 바이크 체이싱씬은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로 압도적인 느낌을 주지.
다행히...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은 <분노의 질주> 최신작과 달리 이 액션의 물량 공세 사이에 끼워넣은 스토리가 그닥 어색하거나 성기는 느낌은 없었다.

그 덕분에 영화가 지루하진 않았던 것 같고.
아무리 액션이 빵빵 터져도 도통 감정이입이 안되는 스토리가 이어지면 졸음을 참을 수 없지 않나. 예를들면 <G.I 조>같은.
그렇더라도...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은 아주 안전한 지점에서 관객과 눈높이 싸움을 멈춘다.
화끈하게 보여주고 적당한 서스펜스를 버무려 잘 빠진 오락 영화를 만들어냈지만, 본 시리즈등을 접했을 때 느꼈던 희열까지는 끄집어내질 못한다.
본시리즈와 비교한다는 의미가 절대! 아니다. 다만 뭔가 이제 미션 임파서블도 빵빵 터지는 재미 이상의 뭔가가 있어도 되지 않을까...?싶은거지.
그 정도만 기대하지 않는다면 훌륭한 오락 영화라는 사실엔 이의가 없다. 정말로.

그리고...
어차피 이 영화 자체가 그냥 농담아닌가.
미국의 독자적 작전수행 권한을 가진 집단이 세계의 평화를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사실 자체가 말이지.
차라리 트레드스톤같은 짓을 한다면 공감이 가지.

 

 


*
후속작은 또 나올 것 같다.
알렉 볼드윈이 IMF의 수장이 되었고, 역대 가장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까지 등장했으니.
그리고 션 해리스는 영화 중반까지 뿜어내던 압도적인 포스에 비해 너무 어처구니없이 무너진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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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 로그 네이션>은 일산의 메가박스 백석점 M관에서 봤는데 ATMOS 사운드야 만족스러웠지만 화질은 영... 불만스러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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