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이 좀 내렸다고 집주변 골목에 온통 쓰레기들이 방치되어있다.
해가 지나갈수록 점점 더 동네가 지저분해진다.
자가로 사는 분들은 그래도 집앞 청소라도 종종 하시던데 옆 빌라나 여러가구가 모여사는 주택 주변은 전혀... 청소가 안된다.
그나마 우리 빌라는 청소업체에 용역을 줘서 주변 정리가 좀 되는 편이고 일부 입주민들이 종종 청소를 해서 좀 나은편인데 그래봐야 정리되는 곳은 우리 빌라뿐이고 주변은 점점 더 엉망이 되어간다.
주변 빌라나 주택에 거주하는 분들은 차량을 주차할 만한 마땅한 곳이 없으니 골목 양쪽으로 차들이 늘어서고 이를 빠져나가려면 무슨 운전 시험보듯 살살 조심조심...
그러니 사람들은 아파트로 이사할 궁리를 한다.
대출을 받고 이 지긋지긋한 동네에서 떠나겠다고 말하곤 이사를 간다.

동네가 이렇게 슬럼화되는 이유를 단순히 주거민들의 의식수준만으로 몰아부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애당초 구도심 재생에 대해 조금도 관심없는 정책들만 즐비하지 않나.
모든 주거 정책이 단지 '그럼 아파트에 가서 살아'라는 결론으로 집중되어있지 않나.
요 몇달 사이, 집주인이 지금 살고 있는 집을 그냥 구입하는게 어떠냐고 두어번 물어왔다.
당연히 거절했다.
아파트건 빌라건 이런 집을 사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다.
내가 아직도 세를 들어 살고 있다고 하면 '왜 집을 안사냐?'고 묻는 이들이 꽤 있던데 일단... 대출받아 집 살 마음이 눈꼽만큼도 없어서가 첫번째 이유이고, 둘째론 사고 싶지 않아서다.
그게 그건가...-_-;;;
만약 집을 마련하게 된다면 아파트나 빌라등을 구입할 리는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아파트에 살 마음이 없는 나는 정말 나만의 집을 마련할 수 있을까?
(우습지... 아파트에만 30년을 넘게 살았으면서... 이젠 이렇게 아파트에 살기 싫어하니...ㅎ)
땅콩주택이니 짜투리주택이니... 그런 집들을 지어 알뜰하게 사는 분들도 점점 늘어나지만 그 경우도 주변 환경만큼은 어찌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적어도 구도심에 지은 집이라면 말이지.
고질적인 주차난, 오고가는 행인이 버리는 쓰레기, 화분 하나 놓기 힘든 삭막함.
구도심 재생 프로젝트같은건 요원한 말이다. 늘 그래왔지.

15년간 이사를 두번 밖에 안했다.
내집도 아닌 상황에서 이런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건 잘 알고 있다.
좋은 집주인을 만난다는 것도 이 세상을 살면서 중요한 '운'이라는 것도 절감한다.
내년초 아들이 졸업하면 그땐 이사를 가야지...하고 맘먹고 있다.
지금이야 아들의 학교때문에 이곳을 벗어나기 힘들지만 내년초 아들이 졸업하면 그땐 이사를 가리라 맘먹는다.
그런데 어디로 가야할까?
아파트?
선택지에서 아파트를 지우고 나면 정말... 답이 나오질 않는다.

어디로 가야할까...라는 질문은 이사할 지역을 묻는 질문일텐데 나는 이 질문을 어떤 거주 유형을 선택해야할까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어차피... 대체로 우리나라는 어딜 가든 다... 비슷한 광경이잖나.

 

 

 

 

 

 

우리네 골목도 이랬으면...하는 바램이 있다.




++

일본산 vinyl을 제외하면 심하게 구부러진 LP들이 많아서 결국 스태빌라이저를 구입하기로 했다. 특히 어제 받은 jamie xx의 <In Colour> 3장 중 Gosh가 수록된 첫번째 LP의 구부러짐/물결 현상은 심해도 너무 심하다... 구부러진 LP를 따라 오르내리는 카트리지를 보노라면 격랑의 폭풍우를 해치고 항해하는 배가 떠오를 정도여서 멀미가 날 정도야.


어쩔 수 없이 스태빌라이저를 구입할 수 밖에 없다.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스태빌라이저를 사용하면 의외로 상당한 음질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스태빌라이저는 무거운 무게로 안정화시키는 weight 타입과 상부를 돌려 단단히 고정시키는 twister clamp 타이이 있는데 난 예전에도 weight 타입보단 clamp 타입을 선호했었다.(다만 싸구려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저가의 클램프 제품은 피하시라... 후회만 오만번을 하게 될 것이니)
뭐 이번에도 그냥 클램프 타입으로 선택.
해외 포럼에선 Rega RP1에도 480g 정도까지는 문제없다고 얘기하던데 난 좀 찜찜해서 클램프 타입만 제품만 염두에 두고 해외 포럼 글들과 유투브 리뷰를 살펴본 뒤... 선택했다.
이렇게 하고나니... 벨트 드라이브도 바꿔볼까?
턴테이블 매트도 바꾸고...
카트리지도 이참에 그냥 바꾸고,
스피커 케이블도 바꿔볼까?
어젯밤 막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장바구니에 담아넣었다.
물론... 결국 스태빌라이저 외엔 구입하지 않겠지만.-_-;;;

... 예전보다 돈이 적게 들어간다 뿐이지 결국 하는 짓은 똑같아 진다.

 

기껏...주문했더니 재고없다고 결제 취소 문자가 왔다. 아... 짜증난다.
이런 것도 직구해야하나.

기껏...주문했더니 재고없다고 결제 취소 문자가 왔다. 아... 짜증난다.
이런 것도 직구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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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전 페이스북에 구입하기로 결정한 오디오(턴테이블, 스피커등)을 '에혀... 내가 미쳤지'라는 시리즈로 줄줄이 올린 바 있다.
하지만 그 다음날 그 정신나간 '지름'은 모두 보류했다.
성격이 뭐같아서 뭐 하나 꽂히면 1~2일 안에 다 내 눈앞에 갖다 놔야하는데(심지어 택배도 기다리지 않고 결제하고 바로 가서 가져와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음)...
이렇게 오늘만 살 것처럼 지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만만찮아 결국 모두 취소, 보류했다.
사실 충동 구매는 아니었다.
오래전 워낙 미친 듯이 음반을 구입했던 전력이 있고, vinyl을 턴테이블에 걸고 음악을 듣는 즐거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맘 속에선 늘... 다시 그런 즐거움을 향유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다. 그것도 아주 강하게. 뭔가 계기만 있으면 불쑥... 튀어나올 것처럼.
그런 이유로 가끔씩 오디오파일을 들여다보곤 했고.
와이프는 정작 내가 나를 위해 쓰는게 없다며 다른데 돈 쓰지말고 내가 그리 좋아하는 음악을 더 즐겁게 들을 수 있는 오디오를 구입하라고 부추겼지만 그렇게따지면 와이프도 와이프 자신을 위해 쓰는게 거의 없다시피하니... 우린 도대체 어디에 돈을 쓴건지 모르겠다.(먹는데...? 그래봐야 일주일에 한두번...인데)

암튼...
다 보류(포기가 아닌 보류)하고 나니 맘은 조금 편해지긴 했는데 그래도 여전히 맘 한구석이 찜찜하다.
내 눈 앞에 자비안 스피커가 막 왔다갔다하고... REGA 턴테이블도 아른아른거린다.
눈을 떠도 보이고 눈을 감아도 보이니 이거 참...ㅎㅎㅎ



++
회사에 감기가 돈다.
안그래도 대형 납품건이 있어 일요일도 없이 일을 하며 혹사당하는 직원들은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몸이 안좋아도 맘놓고 쉬지 못하고 눈치보며 힘들게 힘들게 출근한다.
주말에 병원에 다녀왔다는 한 직원은 주사도 맞았다고 하는데 3일이 넘도록 족히 여섯개는 될 법한 알약을 입에 털어 넣는다.

전에도 한번 얘기했듯 우리나라 병원이 여전히 항생제를 남용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이렇게 열악하고 인권을 무시하는 근무 조건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도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아파도 맘놓고 쉬지 못하는 이들은 병원에 가서 어떻게든 빨리 병세가 호전되길 기대하고, 이를 뻔히 아는 의사는 항생제 주사를 권하고 강한 약을 처방한다.
병원에서 약을 받아와도, 한번두번 병원을 가도 쉬이 낫지 않으면 사람들은 조바심을 내며 의사의 무능함을 얘기하곤 한다.

내가 직장 생활을 시작한지 20년이 넘었건만 이와 같은 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특히 제조업은 더더욱 열악하다.
여전히 온갖 꼼수로 쪼개진 급여를 받고,
주5일도 무시되기 일쑤다.



+++
내가 컨설팅 업무를 하고 있는 회사 중 한 회사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정시 퇴근한다.
그 회사의 사장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직원들의 미흡한 부분을 새로운 인력으로 대체할 생각을 하기보다 내부 직원을 인큐베이팅하려고 노력한다.
때때로 자주 속으로 답답해하지만 여전히 어떻게하면 내부 직원들을 통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원할하게 진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내부 직원들이 더 자유롭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사내 교육등등...)
내, 사실 앞에서 말은 안했지만 그런 모습을 보면서 그 업체는 앞으로도 충분히 더 성장할 여력이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
원동 '장화신은 고양이' 얘기를 몇번 했다.
왜지? 싶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내 글을 보고 방문하셔서 약간 걱정도 되었었는데 다행히 많은 분들이 무척 만족하셨다고 말씀을 주셨다.
기본적으로 음식이 맛있어서 내가 그렇게 설레발을 떨었지만 지난 토요일, 이곳에서 2시간 30분이 훨씬 넘도록 이집 두 쥔장과 쉴새없이 얘기하면서 느낀 것은 이 분들은 분명 돈을 벌고 싶어하고, 지금 현재의 넉넉치못함에 많은 근심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자신들의 확고하고 뚝심있는 신념과 방향성 역시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그리고 그날 후식으로 먹었던 이 딸기 타르트가 '장화신은 고양이'가 어떤 곳인지를 대변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딸기 타르트는 우리가 흔히 맛보는 부드럽고 달작지근한 타르트가 아니었다. 과자에 가까울 정도로 저항감이 있었고 맛도 세련되지 않았다.
그런데 난 이 딸기 타르트가 정말... 좋았다.
타르트 안의 레이어에서 투박하지만 정직한 스트레이트가 그대로 느껴졌다.
'단순히 네가 노인네 입맛이 된거 아니냐?'라고 누가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ㅎ

이 딸기 타르트를 준비하면서 아주 고전적인 레시피를 그대로 재현할 생각으로 1년 전 프랑스에 가서 편하게 집어 먹을 수 있었던 딸기 타르트를 생각하며 만들었단다.
바로 이 고집스럽기까지한 '옛'스러운 타르타가 참 좋았다는거다.
물론, 이 맛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까...하는 걱정도 약간 들었지만.

음식을 단순히 먹고 일어나는 공간도 많지만,
이곳에서 오랜 시간 얘기를 나누면서 이곳을 지키는 두분이 얼마나 음식에 대한 강렬한 에너지를 갖고 있는지, 이를 위해 얼마나 공부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어서 나도 느낀 바가 참... 많았다.
앞으로도 이런 곳이 오래오래 자리를 지켜줬음...하는 바램이 있다.

아... 이 딸기타르트는 항상 있는 것이 아니고, 서비스도 아니니 참조해주세요.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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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영화씬엔 성장 영화, 청춘 영화를 찾아 보기 힘들다.

독립영화씬엔 정말 보석같은 영화들이 종종 등장하지만 그 역시 어쩔 수 없이 곤궁한 우리 현실상, 

괴물이 되어버린 왜곡된 교육 제도, 부조리한 시스템이 만들어낸 비극적인 현실을 다루기 일쑤다.

궁금해졌다.

그럼 젊은이들 또는 우리 아이들의 성적 욕망은 왜 다루지 않는걸까?

지금처럼 자본의 논리에 지배당해 쾌락을 유보하는 세태의 성적 욕망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금융 상품과 달리 쾌락은 저축한다고 쌓이는 것도 아니고 만기에 이자 얹어 기쁨 두배가 되는 것도 아닌데 -물론... 지금은 제로 금리시대지만...- 우리 젊은이들은 죄다 쾌락을 유보하거나 보류하고 있지 않나.

이렇게 기약없는 미래를 위해 쾌락을 유보하는 태도가 당연시되는 사회가 건강할 리가 있을까?

노르웨이의 야니케 쉬스타드 야콥센 감독이 2011년 발표한 [Få meg på, for faen/너무 밝히는 소녀 알마](2011)라는 영화에서는 성적 호기심과 사랑을 혼동하는 청소년기의 모습을 담백하게 그려낸다. 그 영화를 보면서 정말 부러웠던 것은 수많은 내적 고민으로 가득찬 한국 아이들의  성장통에 비해 이들이 욕망에 대단히 솔직하다는 점이었다. 

물론 영화의 모습이 현실을 올곧이 반영한다는 전제가 있어야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렇다면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 우리 젊은이들은?


혹시,

이번에 온/오프라인 동시 개봉한 <비치 온 더 비치>는 이러한 젊은이들의 성을 담은 영화일까?

영화 보기 전 최대한 영화 내용을 모른 상태로 가는 편이라 무슨 내용인 줄도 모르지만 왠지 그럴 것 같다.




++

괜찮아 지는 줄 알았던 아들이 여전히 아프다.

오히려 어제부터 좀 더 심해졌다.

요즘 유행인 독감일까... 싶었는데 병원에 가보니 다행히(?) 독감은 아니란다.

독감 검사가 따로 있다는 사실도 난 이제서야 알았다.(에혀...) 

의사 말로는 독감은 서서히 오는 것이 아니라 한순간에 급속도로 컨디션이 무너지게 된다고 하네.

이런 감기 증세로 병원은 보내고 싶지 않아 집에서 쉬게 했는데... 




+++
3년도 넘은 얘긴데...

그러니까 2013년 11월쯤...

성장영화 베스트 60을 올린 적 있다.

이건 누굴 보여줄 생각이 아니라 내 스스로 정리를 좀 해놓고 싶어서 올린 글이었는데,

위에서 [너무 밝히는 소녀 알마]라는 불순한 한글 제목의 영화를(원제를 영역하면 'Turn Me On, Dammit') 언급하면서 생각나 링크를 걸어본다.

글 올린지 3년도 넘은 글이라 이후의 좋은 성장영화들은 빠져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주시길...

 

131110 _ 성장영화 BEST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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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인가 홍대를 얘기하는 사람들이 확... 줄어들었다.
뭉뚱그려 홍대 상권이라 얘기하지만 사람들은 안다. 홍대와 상수동이 다르고, 홍대와 연남동이 다르며, 홍대와 망원동이 다르다고.
홍대에 넘쳐나는 대형 매장과 프렌차이즈는 결국 홍대가 확장할 수 있었던 동력을 갉아먹은 주범이 되어버렸다.
물론 여전히 홍대는 시끌벅적하다.
주말이면 클러버들로 북적이고 주당들의 발길은 여전하지.
하지만 홍대는 살아있지만 죽은 거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 같다.

망원동을 여러번 걷다보면 적어도 아직까진 망원시장을 중심으로 한  구상권이 생각보다 튼튼하게 버텨준다는 생각이 든다.
망원 시장을 중심으로 전방위적으로 뻗어있는 골목 구석구석에 보석같은 가게들이 들어서있는데 대체적으론 몰려 있다기보다 구(舊)상권 또는 주거건물 사이사이에 산개되어있다고 보는게 맞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아직까진 대형 프렌차이즈가 들어설 여지가 많지 않나보다. 수익을 빼낼 유동인구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고.
속단할 수는 없지만 막연하게, 망원동은 그리 쉽게 홍대꼴이 나진 않을거야...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랬으면 하는 바램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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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카페에 들른 이들이 올리는 사진이라면 주로 카페의 인상적인 인테리어 또는 커피가 담긴 잔을 찍어 올리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커피라 하면, 아메리카노 정도에 좀 특색있다면 핸드드립 정도였지. 하지만 그런 커피들은 그래봐야 진한 갈색 물이 예쁜 잔에 담긴...정도였다. 보는 이들에게 '아, 저 집 커피를 꼭 마시고 싶어'라는 욕망을 불러오기엔 충분치 않았다.
블로그가 인터넷을 휩쓸 땐 그저 카페 여러 사진 중 한 장으로 들어갈 뿐이었지.
그런데 인스타등의 sns 사용이 대중화되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들른 곳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몇 장으로 추릴 필요가 생겼다.
블로그처럼 주르르 사진을 올릴 수 없으니 가장 임팩트 강한 사진을 추릴 필요가 생긴거지.
그러다보니 인상적인 공간 사진만큼 독특한 커피 사진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아인슈페너, 모카자바, 독특한 라떼들.
고혹적인 커피 잔에 담긴, 보기에도 아름다운 이 커피들은 '인생커피'라는 해쉬태그 한방과 함께 많은 이들에게 '나도 저걸 마셔보고 싶다'라는 욕망을 부추긴다.
인스타를 통해 전혀 알지도 못하던 카페나 음식점이 인기를 얻게 되는 여러 작동원리 중엔 이런 부분을 간과할 수 없다.
 

 

+++
개인적으로 성수동보다 망원동을 좋아하는 이유는 성수동의 소위 그 뜬집들이 대체적으로는 쌔끈한 자본의 힘이 느껴지는 것과 달리 망원동의 가게들은 주인장의 취향과 철학이 먼저 보이기 때문이다.
얼마전 방문한 '은혜직물' 이 가장 인상깊었는데, 옛스럽기까지한 일러스트 로고에 그야말로 에스닉한 매장의 분위기, 그만한 분위기를 이어가는 자신들만의 텍스타일, 그리고 자리를 지키는 쥔장의 느낌까지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브랜드의 일관됨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망원동에 자리를 잡았다고 다 가볼 만한 집이 아닌 것은 당연하다.
도저히 공감할 수 없는 음식을 내는 집이 여전히 줄을 서서 기다려 먹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모습도 본다.(주관적인 견해지만 난 그렇게 지독하게 짜고 단 음식에 호응하는 흐름에 공감하지 못한다. 꼰대인거지...)
하지만, '은혜직물'과 같은 가게의 가치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면 이런 가게들도 조금씩 더 늘어나게 될 것이고,
그땐 정말 우리에게 가장 부족한 다양하고 유연한 선택의 즐거움을 선사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
마지막으로 내... 그리 많이 다녀본 건 아니지만,
망원동에 가시면 아래 가게에 한번 들러보시라고 말하고 싶다.
좁지만 알찬 대루커피, 맑은 육수가 일품인 라멘 베라보, 투박하지만 존재감있는 음식을 내는 '장화신은 고양이', 매력적인 텍스타일 가게인 '은혜직물', 소품샵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시들지 않는 정원' 그리고... 만화책방인 '망원만방'.
(아... 물론... 동경, 호시절, 광합성... 이렇게 유명해진 곳이 별로라는 의미가 결코 아니니 오해없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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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간 2016년 12월 9일 오후 3시 4분.

이제 곧 탄핵 표결에 들어가겠지.


신경쓰여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무난히 가결될 거라 믿고 있지만,


입으로 방귀만 끼는 신통력을 지닌 이정현 같은 인간들이 있어서 끝까지 안심할 수가 없다.


오늘 최경환이라는 인간같지도 않은 ㄱㅅ의 헛소리를 읽었다.

이 지경으로 나라꼴을 만든 놈이 역사니, 정통이니 입에 담는다.
여기에 그 같잖은 진중함까지 토핑된, 올해 최고의 개소리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너같은 새끼에겐 감옥도 과분하다.



......



탄핵안 가결!!!



일단... 내일 광화문은 축제.
그리고 그 담엔 이정현 좌우지장지지지 쇼.


일단 오늘 내일은 걍 맘껏 기뻐할거에요.ㅎ

그리고 다시!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지.

어정쩡하게 끝냈다간 진짜... 1987년 꼴 난다.





+

쌀한 날씨에도 국회 앞 집회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진심... 감사한 마음.

이게 절대 끝이 아니라는건 대부분 사람들이 다 알아요.
다만, 지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기분을 내일까지 만끽한다는게 사치는 아니잖아요?
시민들의 촛불이 아니었음 탄핵안은 커녕 저 닭입에서 '조기퇴임'이란 말도 나올 수 없었을거예요.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을 때 야당의 그 미적지근한 태도, 모두들 기억하실겁니다.

무조건 달리기만 하면 지쳐요. 지쳐.
기쁠 땐 제대로 기뻐하자구요. 내일까진 이 기쁨 제대로 만끽하고.
그리고나서 추스린 뒤 다시 시작한거 끝을 봅시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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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피곤이 쌓여서 피로감이 상당했는데 어제는 출근길과 퇴근길에 이러다 큰 사고 나겠다...싶을 정도로 졸음을 참기 힘들더라.
결국... 와이프에게 보고 오겠다고 말한 NEON INDIAN의 공연을 도저히 보러갈 수 없었다.
예상했지만... 공연 온 관객은 무척 적었고, 공연은 참 좋았다고하네. 관객이 적었다니 아쉽지만 더 후회가 되고...-_-;;; 두고두고 후회가 될 것 같다.
페친분 커플도 다녀오셨다니 좀 아쉽네. -_-;;; 내 그 커플 사이에 껴서 오붓한 시간을 마구 방해하는 커플 브레이커가 될 수 있었는데.
컨설팅 업무한 뒤 일찍 집에 와서 저녁 일찍 먹고 6시 30분쯤 누워서 저녁 8시 45분에 일어났다.
와이프와 아들이 식탁에 앉아 얘기하고 있길래 같이 앉아 1시간이 넘도록 수다떨고... 난 다시 10시 30분쯤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도중에 새벽 3시경 한번 깼지만 다시 잠들어 아침 6시 30분까지 잤다.
잠을 많이 못자는 내 입장에선 거의 뭐 기록적인 수면을 취한거.
덕분에 몸이 조금은 편안해진 것 같다.
물론... 지금도 졸립지만.-_-;;;




++
네온 인디언(NEON INDIAN) 공연을 대관해준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측의 공연 주관사 gigguide에 대한 막판 갑질은 읽다보면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
비아그라...가 하루종일 실검 1위인 나라.
다수의 국민이 비아그라의 고산병에 대한 효능을 검증하는 나라.
기타 듣도보도 못한 요상한 약까지 함께 곁들여 공부하게되는 나라.
하다하다... 이젠 고추도 달렸냐...라는 혐오적 댓글이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 weird nation.
품번은 아마도 AVBH-VIA1819... 일 것 같다.

아주 가지가지한다.
청와대 앞에 일식집 하나 내고 싶다.
간판은
にきみちょっと.




++++
김진태 이 새끼 얼굴을 보면 당장 부두주술의식이라도 배워서 써먹고 싶다.




+++++
문재인씨가 박근혜의 명예로운 퇴진을 보장하겠다는, 국민적 감정과 다른 정치적 수사에 가까운 말을 하자 많은 분들이 비난하고 있다.
당연히 그 말에 많은 분들이 화가 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난 문재인씨의 발언 전문을 보지 못했는데 전문을 보면 그 말의 의미가 좀 다르긴 한가보다)
페북을 보니 몇몇 분들께서 그런 비난을 가하는 분들의 글들에 '본의를 모르는 짓'이라며 힐난하는 글을 올리던데 그중 일부의 글은 같잖은 지적 우월의식에 쩔은 분위기로 가득해서 읽기 참... 거북하더라.
어느 분은 몽양 여운형 선생께서 패망 직후 일제의 무사 귀국을 보장한 사실을 빗대며 닭이 남은 지지자에게 인사도 하고 물러날 시간을 줘야하며 복수에 눈이 멀어 조리돌림에 가까운 모욕을 주면 최순실과 뭐가 다르냐는 말을 한다.
그래, 여기까진 좋다.
난 결코 저 말에 동의할 수 없지만-일단 패망한 일제의 무리라는 다수와 명확한 확신범으로 이뤄진 최순실/박근혜 무리를 비교한 것 자체가 넌센스다-
그래, 개인의 생각이야 누구나 다른 법이니 내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꾹꾹 누를 수 있다.
그런데,
글의 마지막을 '19세기 영국 소설 몇편만 읽어도 이해할 수 있는 정서인 것을. 하긴 우리나라 성인 남서은 책이 아니라 술로 시간을 보내니' ...라는 한탄을 가장한 비아냥으로 끝맺는다.
꼭... 우리 잘난 지식인들은 이 모양 이 꼴이다.
숨어있는 텍스트를 자기 혼자 캐치한 양 우쭐해하여 그 의미를 달리 해석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알리는 것만으로는 절대 만족하지 못한다.
그들은 자신이 생각하기에 언더 텍스트를 이해하지 못하는 대중들은 무지하고 한심한 부류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 자신과 다른 해석을 하는 이들을 저렇게 결과적으론 '술이나 마시고 책은 읽지도 않는 한심한 한국 남성'으로 내리 깔아버릴 수 있는거지.
뭐 이 말이 틀린 건 아니지않냐고?ㅎ
그래, 그 말이 틀린 건 아니지.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독서량이 한심한 수준이라는건 다 잘 아는 얘기일테니.
물론 19세기 영국 소설 몇편'만' 왜 꼭 읽어봐야하는지는 도통 모르겠지만.
진짜 문제는 내가 캐치한 의미를 남들이 잡아내지 못한다고 그들을 모두 싸잡아 '책도 읽지 않고 술만 마시는 부류'따위로 끌어내리는 그 저열한 지적우월의식이지.
비단 이 글을 올린 사람뿐 아니라 문화/예술계 지식인들이라는 인간들도 이런 짓... 겁나 많이 해.
그 음악도 하고 미술도 하는 어떤 예술인은 자신이 좋아하는 힙합 뮤지션들 외엔 다 쓰레기라는 식으로 말하며 그 '쓰레기' 뮤지션들을 좋아하는 다수의 대중들 역시 힙합이 뭔지도 모르는 한심하고 무지한 대중인 것처럼 말하더만.
이렇게 지 혼자 잘난 인간들이 뭐 이리 많아.

피의자의 인권을 무시하자는 말이 아니다.
그건 그냥 피의자 신분으로 다루면 되는거잖아.
ㅆㅂ 전후 독일의 전범 처리를 생각하면 깔끔하다.
피의자의 인권은 보장하되, 철저히 냉정하게 그들을 재판했지.
누가 닭과 그 일당을 광화문으로 끌고 와 돌던지라고 했어?
단두대에 올려 목을 자르라고 했어?(그랬...나?)
아... 생각할 수록 짜증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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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쉘 오바마가 벌써부터 2020년 민주당 대선후보로 거론된다.

트럼프 당선에 충격받은 이들이 마음의 안식처를 찾는 분위기 때문이겠지만 그녀의 연설은 남편 버락 오바마만큼의 대중적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버락 오바마와 미쉘 오바마의 대중적 지지를 보면 결국은 시민들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여전히 매우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도 든다.
우리도 독재 정권 이후 김대중, 노무현이라는, 달변가를 넘어선, 메시지를 감성적으로 전달하는 힘을 가진 정치인이 지지를 얻어 대통령직을 수행한 적이 있다.

두분의 정치적 과오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트럼프에 대한 호불호를 차치하고 보면, 그는 교활하게 대중의 마음을 건드리는 말로써 바람을 탔다.

그의 말엔 온갖 혐오와 차별로 가득하지만 수많은 비난을 감수하고 던진 삐뚤어진 그 '말'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교묘하게 파고 들었다.

우린...?
이명박. 그는 눈꼽만큼의 성찰적 자세도 깊이있는 철학도 없었고 자신에 대한 모든 의혹의 시선을 궤변으로 돌파했지만 다수의 국민이 그를 선택했다.

그가 한 말은 오로지 '경제를 살려야한다'는 것 뿐이었다. 그럼에도 다수의 국민이 그를 뽑았다.

그 다음은?
자신이 뭔 말을 하는 지도 모르고 상대방의 질문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암담한 미성숙자를 좋다고 대통령으로 뽑아줬다.

메시지를 전달할 줄도 모르고, 대중이 갈망하는 바를 교활하게 건드릴 줄도 모르는 이를 대통령에 뽑아준, 천박한 선택의 댓가를 우린 지금 톡톡히 치루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린 다시한번 대중들에게 날카로운 메시지, 냉철한 메시지를 감정을 담아 감성적으로 전달할 줄 아는 대통령 후보를 만날 수 있을까?
그 '감정적' 또는 '감성적' 전달력이라는 건 달변으로 채울 수 있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생각해보면 그 위치에 서있는 이는 이재명 성남시장도, 박원순 서울시장도, 문재인 후보도 아니다.
아마도 안희정 충남지사가 가장 그런 관점에 가깝지 않을까?

+
내가 안희정 충남지사를 대선후보로 지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저 그냥 생각나서 적어봤을 뿐...
솔직히 제발 다음 대통령은 자신의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쉬운 언어로!(제발 좀)' 정확하고 감성적으로 전달할 줄 아는 대통령이었으면 한다.
그게 뭐가 중요하냐고 할 수 있지만, 자신의 철학과 신념을 말로 풀어놓을 줄도 모르는 이가, 상대를 설득할 줄 모르는 이가 어떻게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있겠냐는 말이지

++
학문적 깊이가 필요한 글, 논쟁이 당연히 있는 법이다.
그런데, 대중과의 교감이 중요하다면 제발 그 같잖은 어려운 수사는 좀 갖다 버렸으면 좋겠다.​

 

 

 

 

 

 

 

 

 

 

 

 

 

 

(이미지 출처 : 페이스북 헬조선 늬우스)




+
철성이가 일일이 세어봤더니 4만5천이란다.
그럼 12일엔 좀 더 나오면 되는거지 뭐.
4만5천 일일이 세어보느라 수고했대이.
세어보느라 눈이 사시가 됐겠어...
경찰추산은 늘... 1/4이니까 이번 주에 만약 25만 정도 세어보려면 풍...올 지도 몰라.

 

 

 

 

++
어떤 분들은,
미국 대선 힐러리 vs. 트럼프의 구도를 '그놈이나, 그년이나'라고 말하는 것이 정치혐오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난 결코 동의하지 못한다.
힐러리, 트럼프 저 둘 누구도 약점을 덮고 대권을 쥘만큼 적절한 자격이 있는 이가 없다. 정치혐오를 조장하는 이들은 이 난감한 두 후보를 놓고 체념에 빠진 미국민들이 아니라, 이따위 판을 깔아버린 미국의 정치판이다. 누가 되었든 결국 네들은 금융자본의 노예가 될거야. 그런데 선택은 좀 해줘봐봐... 난 이런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정치인이 하지 말아야할 짓은 약자에 대한 조롱뿐 아니라 정치혐오를 조장하는 짓이다. 우린 안철수를 보면서 끊임없이 정치혐오를 요구받지 않나?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미국 국민이라면 난 마음을 결정하고 투표장으로 나가겠지.
그리고 저 둘이 아닌 다른 후보에게 투표권을 행사하겠지.
녹색당의 질 스타인같은.
-진지하게 생각해 보니까 결국 힐러리에게
투표할 것 같기도...-

하지만 미국 국민이 아닌 지금,
난 이 '이명박 vs. 박근혜'의 업그레이드(다운그레이드라고 해야하나...) 버전을 보면서 당연히 한심하고 답답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거다.

 

 

 


+++
힐러리와 트럼프.
난 늘 둘을 놓고 도진개진...이란 말을 했지만 그래도 '도'보단 '개'가 낫다는 마음엔 변함이 없다.
다만 둘 중 하나를 고르라는 것이 너무 가혹하다는거였지.

브렉시트 찬반 투표 꼬락서니를 보고도 학습이 되지 않은 건지, 내가 혐오를 부추기는 정치가 얼마나 무서운 파괴력을 갖는지 간과한 것 같다. 저리 말하면서도 내심 '그래도 트럼프는 안될거야'라고 생각했으니.

힐러리도, 트럼프도 싫지만 트럼프가 더 싫은 이유는 그의 여태까지의 언행에서 단 한번도 인간에 대한 인본주의적 존중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항간엔 그가 대단히 전략적이며 치밀하게 계산된 말을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난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의아했다.
도대체 어디가? 말 실수로 구설에 오른 적이 한두번이 아닌데, 그래서 그 인기없다는 힐러리를 차버릴 기회를 스스로 수없이 날려먹은 그가? 그것도 다 계산된 것? 전략적인 것?
난 그런 트럼프에 대한 평가에 결코 공감할 수 없었다.
그냥, 트럼프는 그렇게 살아온거다.
본능적이고 거리낌없이 자신의 생각을 그냥 던진다.
상대를 제압하고 경쟁에 익숙한, 완벽하게 체화된 상스럽고 전투적인 그의 화술은 형이상학적인 이야기를 풀어놓는 기존 정치인들과 대비되면서 오히려... 환호를 받았다.
자신과 같은 기득권에게조차 비웃음당하니 그 비웃음을 독설로 되돌려준 것이고, 그 독설의 쾌감이 대중에게 전달된 것이고 사회적 소수에 대한 무차별적 혐오의 발언이 오히려 경쟁에서 낙오된 수많은 대중에겐 '사이다'가 된 것 뿐이다.
그러니까 그가 하는 말과 수사는 힐러리처럼 뜬구름잡는 말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대중의 심리를 끊임없이 건드리는 말이었던것 아닐까?
...바로 이게 전략이었다...라면 할 말없고.-_-;;;
(난 그를 사악한 '바보'라고 말하지만 순수한 의미의 '바보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는 건 잘 알고 있다. 그가 재산을 축적한 과정을 보면 그건 우리가 아는 순수한 의미의 '바보'와는 아무 관계가 없지)

 


++++
아는 사람 중에 정부에 대한 반감으로 똘똘 뭉친 이가 있다.
하지만 그는 단 한번도 광장에 나오지 않는다.
그것도 그 자신의 판단이니 내가 힐난할 부분은 아니다.

난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듯 일종의 회색분자...에 가깝다.
부조리한 독재적/폭력적 정권에 맞서 싸우는 것에 적극적으로 공감하면서 집회도 참여하지만 난 집회에서 외치는 민중가요와 구호가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낯설다. 예전에도 그랬다.
난 91학번들의 변화를 보면서 여전히 그들에게 민가를 요구하고 머리띠를 묶고 춤을 추는 것에 결코 공감하지 못했다.
이래선 그들과 공감할 수 없다고 말했다가 회색분자 소리까지 들었다.
그래서인지 난 오늘날의 집회까지 이어지는 그 구호와 민중가요를 어색하게 받아들인다. -일종의 고백이다-
이런 평화적 시위가 저들에게 절대로 압박이 되지 않을거라는, 평화적 시위야말로 이데올로기 양단에서 적당히 절충한 안전한 프레임이란 생각도 사실 하고 있다.
그럼에도 난 광장에 나가야한다고 믿는다.
이 사실엔 조금도 의심의 여지없는 확신을 갖는다.

저항해야할 때 저항하지 못한다면 사실 우린 불만을 얘기할 시민으로서의 권리도 박탈당한다.
국가의 통치를 전제로하는 국민에 머무를 것이냐,
자치적 주체로서의 시민으로 나아갈 것이냐는 순전히 개인의 몫이지만 난 연대하는 시민이야말로 민주주의 마지막 보루라는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말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닭은 이번주 내내 바쁘다.
종교계 가짜 대표들을 만나 '난 사교믿지 않아요'라고 퍼포먼스하고 있고 난데없이 국회의장을 만나 '여야합의해서 총리 세우라'는 등의, 누군가 보면 뒤로 물러선 듯 한 모습을 보인다.
이게 다... 함정이고 쇼맨쉽이지만,
그 수많은 참사에도 꿈쩍안하던 닭이 이번주 이리 바쁜 이유는 민중들의 궐기때문이다.
이건 부인할 수가 없다.
답답한 야당이 목소리를 내는 것도 국민들의 지지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광장에 나오는 것에 회의를 가질 이유.
난 전혀... 없다고 본다.
고민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나오시라.

 

 

 

 

 

 

 

 

 

 

 

 

시국이 하수상해서 그런가...

미쉐린... 아 씨 그냥 미슐랭이라고 할래. 

미슐랭 가이드 서울에 대한 관심도 생각보단 덜한 것 같다. 

별 셋, 별 둘, 별 하나... 

저 집들 중 내가 가본 집은 고작 4곳에 불과하고 앞으로도 얼마나 더 가볼까...싶다. 

사람마다 미식의 기준이 다른 법이니 '아니 이곳이 별을 받았다는게 말이 되나?'라며 흥분하는 사람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고 본다. 

나조차도 별받은 집 중 한곳을 두고 '아니 그럼 내겐 가장 후진 게장을 줬다는거야?'라는 생각을 했으니.ㅎ 

모든 평가에는 어느 정도의 구설이 따르기 마련이고 뭐... 또 그런 논쟁으로 서로가 서로의 기호를 씹으며 즐기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애써... 생각하고 있다. 


미슐랭 별받았다고 순례하자는 분들도 벌써 생긴 것 같다. 

그리고 그중 또 많은 분들은 미슐랭 별받은 집의 가격표를 찾아보고 난감해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 

대체적으로 가격을 먼저 말씀하시는 분들은 이런 업장에 큰 관심을 갖지 않다가 미슐랭이라는 평가업체를 통해 관심을 갖게 된 분들도 많은 것 같아 보인다. 

그러니... 디너 8~15만, 더 나아가면 20만... 와인페어링하면...음... 이 부담되는 가격에 동공이 튀어나올 듯한 충격을 받았으리라. 

저녁 몇끼 먹으면 아이폰7플러스 256기가를 사겠다...라는 댓글도 있다. 

그런 식의 비교를 하자면 뭐 이건 끝도 없는 네버 엔딩 개드립이 되는거. 

간혹 남성들이 비싼 명품백을 사는 여성들을 '머리가 빈', '허영에 빠진'이라며 힐난하는 글을 볼 수 있다. (사실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글)

정작 자신은 카메라에 푹 빠져서 기변을 밥먹듯 하거나, 싸이클에 돈을 쏟아붓고, 골프 장비를 사거나 자동차에 투자를 하면서 말이다. 

내가 관심없는 상대방의 기호, 소비 생활에 자신만의 잣대를 들이대면서 '사치', '허영'이라고 매도하고 몰아대는 것만큼 편협한 짓도 없다고 본다. 

물론... 자신의 구매여력을 넘어설 정도로 소비를 하며 자제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분명히 과소비, 사치라고 말할 만하지만 말이다. 


음식을 먹는 소비 행위에 대해선 더더욱 여러 가치가 상충하는 것 같다. 

한끼 20만원의 식사를 허구한 날 해대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어쩌다 즐기는 미식을 두고 '그 돈이면 아프리카 아이 한달 내내 풍족하게 먹을 수 있는 돈을 후원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어찌보면 그렇게 말하는 분들의 심정도 난 이해할 것 같다. 

내 돈을 지불하며 먹으면서도 도덕적으로 약간의 죄의식을 느끼는 것.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이런 심리를 느끼고 있을 지도 모른다. 

몇번 고백했지만, 난 그리 대단한 외식을 하는 것도 아닌데 '좌빨인 것 같은데 돈 잘 쓰고 다니네'라는 집요한 댓글을 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 그때 잘 운영하던 개인 블로그를 결국 포기해야했던 일이 있었지. 


음식을 만드는 사람도, 물건을 만드는 사람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난 생각한다. 

누군가는 적당한 가격에 많은 사람들이 보다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물건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경우도 있고, 

누군가는 조금 가격은 비싸지만 개성과 디자인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소비자들을 목표로 하는 경우도 있고, 

또 누군가는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극단의 제품을 만들어 이를 인정하고 구매할 수 있는 소수의 소비자들을 목표로 하는 경우도 있는 법이다. 

음식 역시 마찬가지라고 본다. 

왜냐하면 물건을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음식에도 식자재, 공간, 이를 부리는 사람에 따라 음식이 향하는 대상과 가격이 당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난 한국의 요식 업계에 대해 자세히 아는 바가 없지만, 적어도 우리나라의 식자재 비용이 품질에 비해 수급도 힘들고 가격도 높다는 사실 정도는 대충 알고 있다. 

그래서 뭔가 목적의식을 갖고 있는 음식점에서 내는 음식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부동산 비용도 말도 안되게 높은 나라 아닌가. 

하지만 이를 소비할 소비층은 얄팍하기 짝이 없다. 

늘 하던 소리지만, 이곳에 간 손님이 저 집에도 가고, 또 저 집에도 가는 형국이다. 

그렇게 돌아가며 새로운 손님들이 창출될 정도의 여력이 없는 시장이라는거지. 

그러니 가격이 늘... 문제다. 

조금만 더 가격을 올리고 싶은데 가격을 올리면 시장에서 이를 받쳐줄 소비가 되질 않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 같다. 


미슐랭 별을 받은 업장들은, 

욕먹을 소리일지 모르지만, 

적정한 선에서 가격도 현실적으로 더 올리고 이왕 별받은거 그 뒤를 향해 나아갔음하는 솔직한 마음이 있다. 

그리고 이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소비하는 문화가 성숙되었음...하는 바램도 있다. 

그냥, 언제까지 먹는 걸 고민하는 수준에 머무를 순 없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거지. 

무엇을 먹고, 어떻게 먹는가를 고민하는 수준이 되어야 어처구니없는 음식점들도 도태되고 전체적인 미식 문화도 발전하지 않을까...하는, 

뭐 그런 아주아주 얄팍한 생각을 해본다. 

미식문화가 뭐 굳이 그렇게 발전될 필요가 있냐고 누군가 물어온다면, 

난 그냥 '미식이 가장...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즐거움이니까'라고밖에 말을 못하겠다. 

그만큼 난 인문학적 깊이 따윈 없지만, 적어도 이렇게 가장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즐거움마저 충족시키지 못하는 사회가 건강할 리 없다는 확신은 갖고 있다. 

(같은 이유로, 섹스리스-Sexless-가 일상이 된 사회가 건강할 리 없다는 확신 역시 갖고 있다)



또... 쓸데없이 말이 길어졌다.-_-;;;

 

 

 

 

 

 

 

 

 

...

일본 여행 취소하면서 정말 가고 싶었던 음식점, LABURU도 취소했다.

취소하면서 이런저런 얘기 끝에... 


'한국... 대통령 문제로 이래저래 속상하실 것 같아요'

라고 말씀하시더라.


아... ㅆㅂ...

진짜 창피하다.

아니, 쪽팔리다.

 

 

 

 

 

 

 

 

 

내가 여전히 직장을 다니며 돈을 벌고,

주말엔 외출해서 외식도 하고 전시도 보고,

아무 일 없는 듯 친구만나 수다도 떠는 이런 일상이,

마치 판타지처럼 느껴지는,


정말 개막장 엉망진창 나라다.


얼마전 페이스북에 올렸다 지웠지만,

저 탐욕의 주구들은 인간은 당연히 아니고, 짐승도 아니며,

그저 악마일 뿐이다.


우리가 이성적으로 판단할 때 사람이 할 수 없는 짓을 저렇게 태연하게 저지르는 저 족속, 저 집단은,

절대로 인간으로, 짐승으로도 볼 수 없다.


그러니,

이 정권이 교체된다면,

제발 '용서'니 '화해'니 하는 같잖은 말로 어물쩍 넘어갈 생각하지 말길 바란다.

용서, 화해는 사람과 하는거다.

악마는 배격과 퇴치의 대상이지 용서와 화해를 나눌 대상이 아니다.


그리고,

반드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가습기 살균제 참사 진상 규명을 관철하길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한가지 더...

우리, 없더라도 정신적 가오는 어떻게든 지키기 위해 노력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정권에 빌붙어 황태자 노릇을 한 차은택.

그가 sns를 통해 그 이전까지 내뱉은 글들은 지금 정권을 성토하고 새로운 희망을 갈구하는 우리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하라주쿠 어드매.




충동적인 도쿄 여행을 결정하고 숙소와 비행기 표 예약을 끝내고 약 한달 정도 앞으로 남은 시간이 빨리 가기만 바랄 뿐.

2박3일의 짧은 일정이라 '느릿느릿하게 걷기'같은 컨셉은 싹 걷어치우고, 이미 머릿 속 루트만으로는 도쿄 토박이 비슷한 와이프의 일정에 따라 움직일 생각이다.

-와이프의 구글 도쿄맵에는 온통 별이 가득하다... ㅎ-

이번엔 스시, 카이세키, 라멘, 돈부리는 다 빼고 다른 음식들을 먹어볼 생각이었는데 고민할 필요도 없이 한방에 리스트가 해결되어버렸다.

이미 개인적으로 감사드렸지만 일본에서 8년 이상을 거주하시고 지금도 자주 일본에 가시는 리치몬드 제과의 권형준 제과사께서 자신이 추천하는 도쿄의 맛집 정보를 아낌없이 알려주셨다.

일부러 링크까지 하나하나 다 보내주셨으니... 진심 감사하다는.


추천받은 집 중 가장 가고 싶었던 집은 바로 그날 저녁 영업시작하는 6시에 전화걸어 예약했다.

예약을 받으신 스탭은 사쿠라이상이었는데 어찌나 기분좋게 응대해주시던지 나중엔 서로 웃으며 인사를 나누며 통화를 마쳤다.

예약부터 유쾌했으니 더더욱 그날이 기다려지네.

권형준 제과사께서 추천해주신 집 중 Le Mange Tout (르 망쥬 뚜)라는 집이 있는데 정말정말... 가고 싶었지만 일요일 휴무라 도저히 시간이 안맞아 갈 수 없게 되었다.

일요일 휴무인 집에 3~4집 정도 되어 많이 안타깝지만 다음을 기약해야지.


사실 일정이 여지껏 나가본 중 가장 짧은 2박3일이다보니 오히려 포기할 건 쉽게 포기하게 되더라.ㅎ



 

 

하라주쿠 어드매.


 

나와는 상관없을 것 같던 랜섬웨어.

그런데 오늘 회사 PC가 랜섬웨어에 먹혀버렸다.

약 5년 반동안의 오피스 파일들과 PDF 파일이 싹 다 인질로 잡혀버렸다.

어제 7시간 동안 미친 듯 작업한 문서는 다행히... 랜섬웨어에 먹히는 도스창이 뜨기 30분 전쯤 USB에 저장해놔서 오늘 미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지만...

나머지 기술문서를 비롯한 온갖 작업 자료, 데이터들은 싹 날려버렸다.

물론... 복구를 할 수 있는 희망이 있지만 그런 희망 따위 다 버렸다.

철저한 백업과 분리등의 예방이 필요했건만... 그걸 등한시한 내 불찰.

솔직히 이런 일을 당했다는게 창피하기도 하다.-_-;;;

암튼...

랜섬웨어에 먹힌 뒤 순간적으로 하늘이 노랗게 보이면서 패닉이 왔다.

그 혼란스럽고 불안한 감정이 오후 미팅하면서 정신없어지니까 좀... 가시더라.

다른 분들도 부디 조심하시길.

100% 예방책은 아니지만 가급적 안티 바이러스의 랜섬웨어 차단 설정을 잘 해놓으시고...

백업 서버(일반적인 백업서버는 의미없음), 백업 디스크를 잘 활용하시길.

다만 아시다시피 이놈의 랜섬웨어가 변종도 제법 많고 연결된 타pc의 공유폴더까지 순식간에 감염되어버리니 이점 주의하시길.






컨설팅맡은 업체 한군데에서 1차 시조품들이 나왔다.

컨설팅맡은 업체의 사장은 일~화요일 내내 중국의 공장에서 살다시피 하며 내게 엄청난 양의 문서, 이미지, 문자등을 날렸다.

덕분에 월요일도 엄청 타이트하게 보냈었는데, 화요일 일을 마무리지을 즈음,


'이번 제품은 시장에서 독보적인 제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기분은 확실히... 좋더라.ㅎ

그간 약간의 노력이 그렇게 허망한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예정된 12월 말 런칭까지 지금처럼 최선을 다하기로.

 

 

 

 

 

 

 


 


 

 

*


도쿄 여행을 갑작스럽게 결정했다.

자꾸 길게만 가려고 하니 백업도 없는 회사를 비울 수 없어 미루고 미루고 또 미루고...

항상 이런 짓이 반복되었는데 이번엔 그냥 짧게 다녀오기로 했다.


바로 항공권 예약, 결제하고 숙소도 예약하고 컨펌받고.

 

 

 

 

 

 

 

 

 

 

 

 

숙소는 이번에도 우에노 네즈에 위치한 호텔 그라피 네즈 (Hotel Graphy Nezu)로.

지난번엔 스위트룸에 묵었는데!ㅎ

이번엔 욕실달린 기본 방에서 묵기로.


아... 벌써 막 마음은 비행기탔어.ㅎ


이제... 식당 예약만 하면 끝.




 

**


인터넷에서 난리가 난 평창올림픽 문화 프로젝트 홍보 영상이다.

이 영상이 평창 올림픽 공식 홍보 영상은 아니다.

하지만 엄연히 문체부에서 문화 프로젝트 홍보의 일환으로 2억 7천을 쳐들여 만든 동영상이다.

일단 못보신 분은 한번 보시라.

다만, 끝까지 보는 건 정말... 괴로운 일일거라 장담한다.

이 영상엔 그 어떤 철학과 고민도 없고 얄팍한 문화조차 없다.

저열하기 짝이 없는 인문학적 수준이 적나라하게 그대로 까발려진다.

게다가 유툽에선 이 영상을 소개하며 '아라리요 평창' 댄스 붐을 조성하여 문화올림픽을 구현하고자 한다...고 적혀있다.


진심으로 할 말이 없다.

 

 

네티즌들의 불같은 분노가 거세게 일자 문체부에서 내놓은 해명이란게...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05&aid=0000945009&sid1=001

 

 

이런 말이란다.

죽도로 고생했는데 욕먹으니 섭섭하고, 그러니 예쁘게 봐달라는 소리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창의력돋는 창작집단들이 없는 것도 아니고.




항간에 일본 도쿄 올림픽 홍보 영상과 비교하는 분들이 계시던데

그래도 이 영상은 평창 올림픽 공식 홍보 영상은 아니니 그렇게까지 비교하진 않겠다.

물론... 암울한 기분이야 가시질 않지만.


 

 

 

 

 

 

 

 

 

 

 

 

 

지인 중 세월호 이후로 극심한 우울증에 빠져 거의 칩거에 들어갔던 분과 오랜만에 얘기를 나눴다.

그분은 우울증을 겪으며 자신의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파렴치하게 행복해지기로 스스로와 약속했다'라고 얘기했다.



가히 비상식적인 사람과 사건 투성이다.

하나하나 찍어 이야기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빈번한 파렴치함이 넘쳐난다.

수백억이 들어간 국가 주도 사업의 웹사이트, 정부 주관의 사업등 우리 세금을 써가며 진행된 정부프로젝트는 하나같이 그 돈이 다 어디에 쓰였는지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엉터리이며 자원 비리, 국방 비리등은 그 실체가 까발려졌음에도 제대로 책임지는 이조차 없다.

국감에서 엉뚱하게 방송인을 거들먹거리며 군대 위신을 모욕했다고 수사하라는, 개그 프로그램은 아예 상대도 안되는 비상식적인 언사를 쏟아내는 이가 보이는가 하면,

명백하게 외인에 의해 사망한 고인의 사인을 확인해야한다며 모든 이성적/논리적 근거를 무시하고 부검해야한다고 외치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을 정도로 파렴치한 모습을 매일 답답한 마음으로 마주하게 된다.

거기에 이젠 고인의 유가족을 윤리적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몰아가려는 인간같지도 않은 국회의원과 유가족을 고발까지한 정신나간 수꼴단체의 소식까지 듣는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지 2년이 넘었음에도 단 한발자욱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이 어처구니없는 아수라판이 무리도 아니다.

그러니... 미쳐도 단단히 미쳐버린 세상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저 무리들의 목적은 뻔하다.

세월호 때 그 저열하기 짝이 없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마타도어를 유포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들의 목적은 그저 사람들이 명확하게 알고 있는 사실에 일말의 균열만 가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의 확신 속 저 밑바닥에 '혹시...'라는 일말의 의심을 심어주는 것.

바로 이게 그들이 목적이다.

박원순 시장 아들이 병역비리 의혹이 있다며 물고 늘어지는 것도 똑같다. 저들은 그저 상처를 내고 싶은거다.

그 작은 상처가 결정적인 순간에 커다란 의심과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걸 저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니 그런 목적을 위해서라면 쏟아지는 여론의 비난따위? 저들은 감수할 수 있다.

명백한 의도를 갖고 있고, 그 의도대로 만약 사람들 마음 속에 '혹시...'라는 의심의 찌꺼기를 조금이라도 뿌려놓는다면 저들은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사람이기를 포기할 수 있는 이들.

그렇기때문에 이 정권은 악마적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자본과 탐욕에 빠진 기득권의 민낯... 이런 클리셰같은 수사 인용이 불가피한, 인간의 형상을 한 모리배들을 매일 뉴스를 통해 마주하는 세상.

이런 세상에서 대부분의 상식적인 사람들이 증세의 차이가 있을 뿐 사회학적 원인이 된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조금만 납득하기 힘든 탐욕의 민낯을 마주하면 얼굴이 시뻘게져 욕설을 내뱉게 된다.

염치를 모르는 그 족속들이 만약 내 앞에 그 순간, 서있다면 난 어떤 짓을 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 블로그에 올리듯,

난 내가 즐길 수 있는 한계 안에서 식구들과 외식을 하며, 호사스럽진 않지만 쇼핑도 하면서 살아간다.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평범한 행복이다.

내가 즐기고 이를 사진으로 기록하고 다시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전시하는 이 과정을 벌써 12년 넘게 하고 있지만 해가 갈수록 점점더 이런 글을 올리면서 내 스스로가 부끄럽고 파렴치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과연 나뿐일까?


길바닥에 나앉아 1년 넘게 부당한 처사에 맞서 온갖 모욕과 경제적 불이익 속에서 싸우고 있는 티브로드, 동양시멘트, 한남운수, 콜트콜텍, 하이디스등의 장기농성장 근로자들을 생각하면 내가 이렇게 잘 먹고 잘 쓰고 잘 사는 것이 죄스러워지기까지 한다.

얄팍한 양심의 가책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게 죄스러운 마음이 드는게 사실이다.

내가 내 가족을 위해 소비하는 것조차 맘놓고 즐거워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두번 한게 아니다.

그만큼 이 나라는 개인의 평범한 행복조차 맘놓고 누리지 못하도록 옭죈다.

그런 생각 끝에 한동안 페이스북에 먹고 논 글들을 올리지 않았었다.

페이스북의 뉴스피드엔 온통 답답한 이 나라의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수없이 올라왔고, 그걸 보기만 하는 것도 힘들었다.


나 스스로,

난 정말 제대로 살고 있는걸까?

라는 생각을 한 적도 어디 한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정말 이기적인 결정이지만,

난 고민 끝에 조금 더 염치없고, 조금 더 파렴치해지기로 했다.

내가 딛고 살고 있는 이 나라의 이 답답하고 분노가 끓어오르는 현실을 잊지 않되,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행복해지기로 했다.

그 행복이란 것이 물질을 소비하는 것이냐, 정서적인 위안을 얻는 것이냐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난 내가 해오던 대로 사는 것을 일차적 목표로 삼았다.

어쩌면 이건 내가 저 거대한 부조리와 싸울 마음이 없어 꼬리를 내리는 것을 합리화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평범한 즐거움조차 누리기 힘들어지는 이 나라에서 난 최대한 내가 해온 방식대로 행복해지기로 했다.

자본주의를 결코 옳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자본주의의 낙오자가 되는 것은 더 싫었다.

자본주의를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진보는 가난해야한다는 어처구니없는 프레임은 더 싫었다.

그러니...

조금 더 염치없고 파렴치하게 내 행복을 좇기로 한 것이다.

다만 이전에도 말했지만 조금만 더 현명한 소비를 계속 하기로 마음먹었다.

대형마트를 최대한 이용하지 않고, 동네 수퍼를 이용하며-이미 4년이 넘었다- 대자본의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피하고, 대자본의 커피 전문점을 가급적 이용하지 않고, 노조조차 인정하지 않는 세계적 기업의 제품을 철저히 배제하고, 글로벌 S.P.A.기업의 옷을 구입하지 않도록 애쓰는 등 아주아주 조금은 더 현명한 소비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가급적 이슈가 되는 집회에는 적극 참석하여 저들에게 비록 위협적이진 못해도 우린 낙담하고 좌절하지 않았음을 보여주겠노라 다짐했다.

후원이 필요한 단체 혹은 대상에겐 내 할 수 있는 선에서 꼭 후원하겠노라 다짐했다.



이렇게 스스로에게 행복해지기로 결심한 내게 오랜만에 얘기를 나눈 지인의 '스스로에게 파렴치해지기로 했다'는 말은 내 생각을 합리화한 듯 하여 위안이 됐다.

그래, 얄팍하다.

비난받을 여지가 다분한 한심한 합리화라고 나 역시 생각한다.

내 스스로 이런 합리화의 과정이 얼마나 얄팍한지를 잘 알고 있다.


이렇게라도 하지않으면 진심 미쳐버릴 것만 같은 세상이다.




 

 

 

 

 

 

 

어처구니없는 사진을 봤다.

자고로... 자신의 생각을 대중의 언어로 얘기할 줄 모르는 이는 결코 다수의 대중들과 교감할 수 없는 법이다. 
도대체 이 인간이 들고 있는 피켓은 누구를 향한 거지? 
저 피켓을 들고 서있을 정도면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는건데 도대체 저 피켓 어디에 전달하고자하는 메시지가 있다는거야?

피켓을 들고 서 있는 저 모습도 한심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할 줄도 모르는, 고작 저따위의 수준이라는 사실이 더 한심하다.
절망적인 수준인거지.

저게 다... 쪽팔린 줄 모르기 때문에 하는 짓.
난 예전에 이 작자들이 이런 짓 하면 '정말... 창피한 줄도 모르고 왜 이러니'라고 생각했는데 그거 다...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걸 나중에 알았어.
야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는 모든 행동은 창피하다는 생각을 아예 안해.
그건 다 그냥 전략적 사고이고 전략적 행위일 뿐이라고 생각하는거지.
그리 살아왔으니까. 
개인의 이익을 위해선 뭘해도 좋다고 생각하고 그리 살아왔으니 당연히 이런 행위들이 창피하다고 생각하지 못하는거지.
그러니 상식적인 사고를 하는 이들과 도무지 접점이 없어지는거.




**

경찰이 고인이 된 백남기 농민의 부검영장을 재요청했단다.
법원이 기각이 아닌 판단유보한 부검영장에 대해 자료를 보강(보강? 놀고있네)해서 재요청한거란다. 그것도 재요청에 대해 큰 미련없는 듯 언플하더니 야밤에 요청했다.
하는 짓이 이렇게 교활하고 저열하다.
군사독재 시절에서 보던 저열한 짓보다도 더 치사하고 저열하다.
이에 관한 온갖 분노와 비난은 이미 다들 보고 들으셨을테니... 더 이상 얘기하는게 입이 아프지.
오늘 밤부터 내일 새벽 사이에 고인의 시신을 강탈하려는 시도가 있을 듯 하다.
법원이 이미 정권의 눈치를 보는 한 재요청을 쉽게 뿌리치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으니 말이다.

서글프다.
타인의 삶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하지 못하는 이러한 양아치들의 행태를 도대체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다.
분노를 넘어서 절망을 느낀다.
나 혼자 살다가는 거라면 모르겠지만 내 아들,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나라이니 더더욱 분노, 절망을 느낀다.

누군가 얘기한다.
어차피 그놈이 그놈인데 정치따위 뭐하러 신경쓰냐고.
정치가 얼마나 우리의 삶 하나하나의 가치와 방향을 좌지우지하는지를 정말 몰라서 하는 소리인지 되묻고 싶다.
난 그냥 나혼자 잘 살면 되. 그러니 정치따위 상관없어...라고 하면 자신의 삶이 정치와 무관해지는 걸로 완전한 착각을 하는 이들을 볼 때마다 슬프다.
그들의 무지가 슬프다.

나 혼자 잘 살고 싶어도 그 '나'라는 존재는 경제 활동을 해야하고, 생존을 위해 먹고 쉬어야한다. 
아프면 병원에 가야하며 더울 땐 에어컨도 틀어야하고 추우면 보일러를 틀어야한다.
이 모든 내 삶과 직결된 일상이 정치와 무관할까?
단순한 얘기다.
정치가 바로서면 전기요금을 공평하게 과금할 것이다. 일반 가정에 부과하는 말도 안되는 누진세를 폐지하거나 그 등급을 낮춰 더위를 온전히 감내할 수 없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정치가 바로서면 합리적인 의료보험수가를 적용하여 직장을 그만두고 지역의보로 편입되면서 오히려 70% 가량 높아지는 건강보험료를 지불하는, 돈이 부족한 상황이 되었는데 오히려 국민건강의료보험료를 더 내는 이 어처구니없는 과금체계가 개선될 것이며 중증질환의 보험혜택을 확대할 것이다. 
정치가 바로서면 야근을 당연시하는 문화, 3인이 할 일을 2인에게 맡겨 혹사시키면서 임금을 착취하고 일자리를 축소하려는 기업들을 압박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기업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는 많다. 단지 친기업적 정권은 이를 안할 뿐이다. 
정치가 바로서면 다양한 가치를 존중하는 다원성과 유연성이 높아질 것이다. 더 많은 이들이 다원화된 문화적 토양 위에서 다양한 예술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며 이는 곧 대중의 문화적 향유에 이바지할 것이다.

단순히 정치가 얼마나 우리 삶과 밀접한 지를 얘기하자면 끝도 없다.
내가 숨쉬고, 먹고, 쉬고, 놀고, 꿈꾸는 것까지 자본주의 아래에선 정치의 손아귀를 벗어날 방법이 없다.
그런데 어떻게 혼자서 잘 먹고 잘 살거니까 정치따위 관심없다라는 소리를 할 수 있을까.

그럼 또 누군가 묻는다.
그래서, 진보정권 10년동안 뭐가 달라졌는데?라고.
그래, 그닥 달라진게 없다. 물론 그 이후 8년 반의 실정으로 파탄나고 추락해버린 이 절망적인 나라의 모습보다는 훨씬 나았지.
하지만 그래도 부족했다.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렇다고 진보하는 물줄기를 붙잡아 맨 후 거꾸로 되돌리진 않았다.
최소한 그 정도는 아니었다.
지금 8년 반동안 우리 현실이 어찌 되었는지 냉정하게 생각해보라.
그리 생각해 본 후에도 진보 정당(사실 우리나라에 진보정당이 어딨어...)이나 수구꼴통 정당이 다를게 없다고 생각한다면 나도 할 말이 없다.
만약 당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신과 나는 더이상 마주보고 얘기를 나눌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어떤 이야기도 통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서글프다. 이 나라.

 

 

 

 

 

 

 

 

 

 

 

언제든 말은 총이 될 수도 있지.




음식을 얘기하는 이들보다 음식점을 얘기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사람마다 미식에 대한 기호는 모두 제각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침을 튀며 칭찬하던 집의 음식이 내겐 별 감흥없을 때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나 역시 음식을 얘기하기보다는 음식점을 얘기한다.
이집은 나와 그닥 맞지 않았다.
이 음식은 별로였다...라는 둥 글을 적기도 한다.

음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에 아주 기본적인 얘기밖에 하지 못한다.
미식도 예술감상과 비슷한 면이 있어서 자신의 경험과 훈련에 의해 수용능력과 기호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생소해서 꺼려지던 식자재가 이런저런 음식을 먹다보면 익숙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그런 요리를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왈가왈부한다'라고 말하는 것엔 동의하지 못한다.
이런 논리라면 뭘 알지 못하는 사람은 어느 것도 판단할 수 없다는 말이 되어버리니 말이지.
어차피 미식도 개인의 기호에 따라 판단이 좌우되는거 아닌가.
맛없게 먹은 음식을 그 요리의 의도를 다 이해하고 과정을 이해하면 함부로 맛없다 말할 수 없다라는 식의 논리야말로 얼마나 우스꽝스러운가.

그렇다하더라도...
비판과 비아냥을 구분할 줄 모르는 사람들의 글을 본다는건 무척 곤혹스러운 경험이다.
만석이 되어 대기하는 분들을 위해 마련된 의자를 두고 '월정리 해변도 아니고...'라고 말하거나, 하드롤을 식전빵으로 내는 집을 두고 식사나오기도 전에 입천장 다 까지라는 소리냐...라는 글들은 자의적인 기호를 밝히는 수준을 넘어, 까칠한 수준을 넘어선 그냥 무지한 비아냥일 뿐이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비아냥거릴 대상들은 따로 있지 않은가? 기본도 지키지 않고 사람의 탈을 쓰고 허구한 날 거짓을 일삼고 우리들 뒤통수를 때리는 맛에 사는 인간들. 이 대상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물론 음식점도 기본을 지키지 않는 곳이라면 비아냥거릴 만하지.
하지만 내 입맛에 안맞는다고 비아냥거리는 건 자신의 싸가지없음과 무지를 드러내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 않나?

전에도 슬쩍 얘기했지만,
요즘 우린 모든 것에 지나치게 까칠한 것 같다.
까칠하게 굴지 않으면 무시당한다고 생각하는건지 엄격한 것과 까칠한 것을 전혀 구분하지 못하는 이들을 너무 심각할 정도로 자주 보게 된다.

수요미식회에서 파스타를 다뤘나보다. (보질 못했다)
세곳 모두 요즘 가장 많이 회자되는 음식점들이던데 인터넷을 보면 온갖 호불호가 충돌한다.
당연하다. 그게 난 당연하다고 생각해.
그런데, 비아냥대는 뉘앙스의 글들이 너무 많이 보인다.
음식점에서 손님에게 결례를 범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본을 지키지 않은 것도 아닌데 그저 내 입맛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아냥거린다.
그렇게 비아냥거리면 뭔가 자신이 도도시크...해보인다고 생각하는건가?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요즘 팟캐스트에서 하는 광고들도 난 정말이지 듣기싫은 경우가 많다.
화환 광고를 하는데 왜 부장이 대리에게 그렇게 화를 내?
홍어회 광고를 하는데 왜 그리 성질내면서 말을 해?
건강 보조식품을 광고하는데 왜 그리 싸움질이야?
숙취해소음료를 선전하는데 왜 또 그리 소리를 지르냐고.

까칠한 것과 싸가지없는 걸 구분못하는 신경쇠약 일보직전의 나라같다.

요즘엔 내가 사랑하는 집들이 더이상 수요미식회같은 프로그램에 나오지 않았음하는 마음까지 생긴다.

 

 

 

 

 

 

 

 

 

 

과거 개인 홈피에 두번에 걸쳐 나눠 쓴 걸 하나로 묶었습니다.

1년 넘게 애플뮤직을 들으면서 이런저런 생각도 들고 요즘 Vinyl 시장이 조금씩 명맥을 이어가고 있긴해서...

한번 묶어 올려봅니다.

내용 엄청 길어요. 관심있는 분만.

알맹이 1도 없는 고리타분한 추억팔이...글입니다.

 


*

지금이야 해외 주문이라는 것이 인터넷으로 상품을 쇼핑카트에 넣고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그만이지만 당시엔 해외주문, 즉 mail order라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일단 1990년대에는 다이얼업 방식의 네트워크 연결방식이어서 다수의 이미지를 원할하게 로딩하고 발전된 html 규격이 필요하며 전자지불결제 방식이 마련되어야 가능한 인터넷 쇼핑몰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등의 국내망 연결이 대부분이었으니 해외업체의 정보를 네트워크로 검색한다는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니 당연히 해외 업체를 컨택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어찌어찌 알아내더라도 해당 업체에서 보유한 음반들 목록이 담긴 카탈록이 없으면 물건을 구입할 수도 없었다.

신용카드가 안되는 곳도 많았기 때문에 해외 업체에서 받은 인보이스(invoice)를 들고 외환은행에서 뱅크첵을 끊어서 보상적용도 안되는 특급운송으로 도큐먼트 처리해서 2~3만원 비용을 들여 보내야 했다.
물론 도중에 분실되면 특급운송 업체도 책임지지 않는거고.

시차도 다르기 때문에 내 방에 따로 전화를 두었는데 그 당시에도 전화비가 매월 30만원 정도씩 나왔다.
해외업체와의 거래를 위해 팩스도 내 방에 두고 있었는데, 그 당시엔 팩스머신 가격이 100만원을 가볍게 넘어갔다. 우엉...
더 괴로운 건 새벽 3시가 넘으면 본격적으로 밀려 들어오는 해외 팩스들이었다.
요즘의 메일링과 비슷한데... 자신들이 새로 입하한 음반이나 경매 소식등을 마구 보내왔고, 경매의 경우 max bid를 명기해서 다시 팩스로 답신을 줘야 했다.
팩스기가 지금처럼 조용하지 않던 때라... 이건 뭐... 
덕분에 3시부터 6시 가까이까지... 정말 잠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게다가 롤로 감긴 팩스 전용지여서 가격도 만만찮았고, 출력되어 나온 팩스는 돌돌... 말려 있어서 죽죽 펴서 클리어 화일에 샵 별로 좌악... 넣어서 정리하곤 했다.
그런데 그만큼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했기 때문에, 하나하나 해결할 때마다 해외 거래 업체의 주인들과 조금씩 친해지기 시작하면서 도움된 게 어디 하나둘이 아닌 것 같다.

그러다보니 이른바... First Pressing 그러니까 오리지널 초판만 구입하다보니 어지간한 해외 언더그라운드 음반의 시세를 완벽하게 꿰뚫게 되었다.
당시엔 정동과 명동에 해외 중고 음반을 판매하는 몇몇 유명한 샵들이 있었는데 난 그곳에서 거의 구매한 적이 없고, 이제와 얘기지만 그들은 어느 정도 폭리를 취했다.
홍대 주변에 국내 모 포크 뮤지션이 직접 오픈했던 한 중고샵은 Julie Driscol & the Trinity의 [Street Noise] 음반을 17만원에 팔고 있었고(오리지널은 2불...이 채 안되었다), 정동의 유명 중고음반샵에선 Julian Jay Savarin의 [Waiters on the Dance] 음반의 Bootleg을 10만원을 받고 팔았다. 개사기다. Bootleg은 한마디로 짝퉁이다. 국내 청계천에 유통되던 이른바 '빽판'과는 달리 음질도 좋고 커버도 오리지널과 거의 비슷했지만 분명 짝퉁은 짝퉁이었다.
그 쥔장이 내가 들어가니 일어나서 그 부트렉을 가리며 '무슨 일로 왔냐'며 어색한 웃음을 짓던 일이 기억난다.
 

그 당시엔 인터넷이 활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외 중고 음반의 시세를 파악하기 쉽지 않았고 이점을 이용해서 심야 FM을 통해 인기얻은 음반을 다소 비싼 가격에 판매하기도 했다.

종종 재밌는 일도 있었는데 중고음반을 해외에서 대부분 물량량떼기...식으로 몇 kg에 얼마 이런식으로 값을 치루고 들여오다 보니 음반의 가치가 매우 자의적인 기준이거나 시중에서 언더그라운드 매니어들 사이에 회자되는 음반들 중심으로 비싸게 형성이 되곤 했고, 정작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치가 있는 음반들은 종종 어처구니 없는 가격에 나와있기도 했다. 영화에도 등장했던 명동의 한 유명 중고 음반 샵에서 Beggar's Opera의 걸작 [Act One] 초판을 겨우 1만원에 구입하는 행운도 있었으니 말이지.


해외에 mail order를 통해 구입한 것은 음반만은 아니었고, LD와 VHS까지 다양한 편이었지만, 그래도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건 아무래도 음반 컬렉팅이었던 것 같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경우는 걸핏하면 목동세관, 인천세관에서 잡혀 출두명령이 오고... 반송하거나 그들이 보는 앞에서 내가 열받아 제품을 발로 밟아 박살내는 일도 있었다. ㅎㅎ

이젠 그런 수고가 사실 거의 필요없어졌다.
토니와 새디가 런던에서 시작하여 나중엔 건물도 지은, 내가 가장 많이 거래하던 영국의 Vinyl Tap은 이제 과거의 영광은 골로 보내버린 지 오래고, 우체부가 본업이었던 주인이 하던 노르웨이의 오르바슬이나 아들이 한국인 입양아였던 미국 뉴욕의 메트로등등도 더이상 초판의 흔적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나 조차도 다 귀찮으니 걍 아마존으로 CD나 구입해보거나 국내 샵에 입고되는 수입 CD를 위주로 구입하니까.
게다가 초기 한번에 7장...만 수령가능해서 2~3일 텀으로 주르르 도착하게 하느라 샵에 패키지를 나눠 달라고 하고 노심초사했던 기억도 이젠 정말 과거 얘기다. 

인프라의 발전으로 인한 문명의 편익을 부정적으로 바라 볼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다.
다만, 그 당시에 그렇게 힘들게 한장 한장의 음반들을 손에 넣었을 때 느끼는 그런 벅찬 기분은 아마존에서 제품 골라 받아볼 때와는 비교할 수가 없는 건 사실이다.
아마도 그랬기 때문에 더더욱 음악에 미치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들고 지금처럼 솔식으로 검색어만 넣어놓으면 주르르... 내가 원하는 음반을 다 얻을 수 있는 지금은 그런 열정적인 과정은 생략된 채 수많은 뮤지션들이 내 앞에서 컨벤션을 하는 듯한 오만한 생각마저 들었었다.

하지만 몇년 전부터는 그런 다운로드 세태마저 Spotify(스포티파이)나 Apple Music (애플뮤직)등으로 대표되는 스트리밍 시대로 넘어가버렸다.

이젠 매니어, 컬렉터가 아닌 한 구매의 과정과 소장이라는 개념이 모두 거세된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즐긴다.

당연히 오디오 시장도 격변했다.

디테일한 액세서리들로 음질에 집중하던 오디오 시장이 순식간에 블루투스등의 편의적 기능 위주의 제품들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아마도 당분간 이런 세태는 지속될 것 같다.



**
20대 때 열심히 해외 mail order하던 흔적들은 전부 다 지워버린 줄 알았는데 와이프가 몇년전 이사하면서 어디 구석에 잊고 버리지 못했던 흔적들을 찾아내서는 내게 보여줬다.
기억하기 싫은 내 20대 한심한 삶이지만, 이젠 내 그 잊고 싶은 시간도 보듬아 안아야지. 
지금에 와서야 이 당시에 해외 각지에서 받았던 음반/영상 카탈록들을 죄다 버려버린 걸 후회하고 있다.

 

 

 

 

피터 로간의 카탈록. 

 

 

 

 

 

 

 

 

보면 EX/EX 라든지 M-/EX 등의 표시를 볼 수 있다.
이건 음반커버와 음반의 컨디션을 의미.
대부분 first pressed LP(초판 LP, 즉 뮤지션이 그 음반을 낸 첫번째 프레스)를 구입하기 때문에 90년대 초라도 이미 20년 가까이 된 음반들이 ST (Still Sealed/밀봉) 상태로 돌아다닐 일은 거의 없다.
중고 음반이므로 음반커버 상태와 음반 상태를 ST > M+ > M > M- > EX+ > EX > EX- > VG+ > VG > VG- 의 순으로 등급을 매겨 기재한다.
사실... 이 등급은 정해진 바가 없어서 중고 음반 판매업자 마음대로 정해지곤 하는데, 그래서 어떤 샵에서 VG+ 정도의 나쁜 등급이 다른 샵의 M (mint condition) 등급과 비슷한 경우까지 있곤 했다.
일반적으로 M (mint condition)이면 상당히 만족할 만한 컨디션이며, VG 등급이면... 음반에서 지글거리는 소리가 장난이 아니거나 커버등급이 VG라면 커버 한부분에 곰팡이끼거나 찢어진 경우도 있다. 

Mint 컨디션의 경우 대체적으로 평균 2~5만원 정도의 가격이었으며 좀 귀하다...싶으면 한화 8~10만원, 약간 더 귀하다 싶으면 20만원 정도 하는 음반은 부지기수로 널려있었다.


 

 

 

 

 

 

 

벨기에의 필리뻬 꼴리뇽.
내 취향의 음반들보다는... 챔버락쪽의 음반 구매 목록이 유난히 강했던. 


 

 

 

 

 


 

 

뉴욕의 Metro Music.
이곳 주인장이 Doug Larson인데 원래 대단히 까칠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찌 거래하다보니 아들이 한국에서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를 빌미로 급격히 친해지게 되었다. 아들을 위해 한국을 알려주려고 정말 무던히도 애를 쓰는 모습이 인상깊게 남아있다. 실제로 한국에 아들을 데리고 내한하기도 했었고.
나도 약간의 도움을 줬다. 

 

 

 

 

 

 

 


 

유태인이 운영했던 레이져스 엣지.
이 음반 샵으로부터 사기당한 이들도 은근 적지 않다.
물건이 절대로 안와~~~ 다행히 난 사기를 당한 적은 없고. 

 

 

 

 

 

 


 

 

캘리포니아의 와일드 플레이시스.
비트팝, 싸이키델릭, 서프락(Surf-Rock) 리스트가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내가... 가장 많이 거래했던 영국의 Vinyl Tap.
답답하게도... 가장 많이 거래했던 이곳 카탈록은 하나도 남아있는게 없다.
토니와 새디가 운영하던.
일본 고객들을 뚫고 VIP에 올랐던.ㅎㅎㅎ
덕분에 토니와 새디는 좋은 음반 정보만 있으면 내방 팩스로 새벽에도 열심히 새로 확보한 음반 리스트들을 꾸준히 날려줬다. 

 

 

 

 

 

 


 

 

ㅍㅎㅎㅎㅎㅎ
이 당시 음악 감상회를 열곤 했는데...
곡목과 뮤지션 안내를 적은 팜플렛을 준비해갔다. 
이런 그림도 그리고 말이야.

이건 볼펜으로 그린 그림.ㅎ

 

 

 

 

 

 

 

 

정성이다...
다 내가 그린 그림.

이건 Nigel Mazlyn Jones의 음반커버를 그린 것. 


 

 

 

 

 


 

 

이건...ㅎㅎㅎ
83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근 33년 전.
내가 매주 혼자 재미로 했던 몽키 챠트.ㅋ 
컬쳐클럽의 'Time'이 1위, 2위는 Styx의 'Mr. Roboto' (이곡은 국내 금지곡이었다. 이유가... 가사 도중 도모 아리가또 미스타 로바또...라는 일본말이 나온다는 어처구니 없는...)
3위는 듀란듀란 곡, 4위는 스티브 닉스 누님, 5위는 데프 레파드, 6위는 휴먼 리그, 7위는 릭 스프링필드, 8위는 프린스, 9위는 유리드믹스, 10위는 내가 지금도 종종 듣는 네이키드 아이즈. 

 

 

 

 

 

 


 

 

응???
그렇게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오디언 잡지가 제법 남아있다.

일본에서 발행되던 마키(Marquee) 잡지는 한권도 안남아있다. 

 

 

 

 

 

 


 

 

영화도 참... 열심히 구입했는데.
이렇게 신용카드 안되고 뱅크체크만 되는, 마이너 취향의 음반샵도 무척 많이 거래했다.



이것들은...
이제 더이상은 버리지 말아야지.

 


 

 

 

 

 

음식을 얘기하는 이들보다 음식점을 얘기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사람마다 미식에 대한 기호는 모두 제각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침을 튀며 칭찬하던 집의 음식이 내겐 별 감흥없을 때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나 역시 음식을 얘기하기보다는 음식점을 얘기한다.
이집은 나와 그닥 맞지 않았다.
이 음식은 별로였다...라는 둥 글을 적기도 한다.

음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에 아주 기본적인 얘기밖에 하지 못한다.
미식도 예술감상과 비슷한 면이 있어서 자신의 경험과 훈련에 의해 수용능력과 기호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생소해서 꺼려지던 식자재가 이런저런 음식을 먹다보면 익숙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그런 요리를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왈가왈부한다'라고 말하는 것엔 동의하지 못한다.
이런 논리라면 뭘 알지 못하는 사람은 어느 것도 판단할 수 없다는 말이 되어버리니 말이지.
어차피 미식도 개인의 기호에 따라 판단이 좌우되는거 아닌가.
맛없게 먹은 음식을 그 요리의 의도를 다 이해하고 과정을 이해했으니 함부로 맛없다 말하지 말라는 식의 논리야말로 얼마나 우스꽝스러운가.

그렇다하더라도...
비판과 비아냥을 구분할 줄 모르는 사람들의 글을 본다는건 무척 곤혹스러운 경험이다.
만석이 되어 대기하는 분들을 위해 마련된 의자를 두고 '월정리 해변도 아니고...'라고 말하거나, 하드롤을 식전빵으로 내는 집을 두고 식사나오기도 전에 입천장 다 까지라는 소리냐...라는 글들은 자의적인 기호를 밝히는 수준을 넘어, 까칠한 수준을 넘어선 그냥 무지한 비아냥일 뿐이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비아냥거릴 대상들은 따로 있지 않은가? 기본도 지키지 않고 사람의 탈을 쓰고 허구한 날 거짓을 일삼고 우리들 뒤통수를 때리는 맛에 사는 인간들. 이 대상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물론 음식점도 기본을 지키지 않는 곳이라면 비아냥거릴 만하지.
하지만 내 입맛에 안맞는다고 비아냥거리는 건 자신의 싸가지없음과 무지를 드러내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 않나?

전에도 슬쩍 얘기했지만,
요즘 우린 모든 것에 지나치게 까칠한 것 같다.
까칠하게 굴지 않으면 무시당한다고 생각하는건지 엄격한 것과 까칠한 것을 전혀 구분하지 못하는 이들을 너무 심각할 정도로 자주 보게 된다.

수요미식회에서 파스타를 다뤘나보다. (보질 못했다)
세곳 모두 요즘 가장 많이 회자되는 음식점들이던데 인터넷을 보면 온갖 호불호가 충돌한다.
당연하다. 그게 난 당연하다고 생각해.
그런데, 비아냥대는 뉘앙스의 글들이 너무 많이 보인다.
음식점에서 손님에게 결례를 범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본을 지키지 않은 것도 아닌데 그저 내 입맛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아냥거린다.
그렇게 비아냥거리면 뭔가 자신이 도도시크...해보인다고 생각하는건가?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요즘 팟캐스트에서 하는 광고들도 난 정말이지 듣기싫은 경우가 많다.
화환 광고를 하는데 왜 부장이 대리에게 그렇게 화를 내?
홍어회 광고를 하는데 왜 그리 성질내면서 말을 해?
건강 보조식품을 광고하는데 왜 그리 싸움질이야?
숙취해소음료를 선전하는데 왜 또 그리 소리를 지르냐고.

까칠한 것과 싸가지없는 걸 구분못하는 신경쇠약 일보직전의 나라같다.

요즘엔 내가 사랑하는 집들이 더이상 수요미식회같은 프로그램에 나오지 않았음하는 마음까지 생긴다.

 

 


내가 초등학생 1~2학년생이었을 때,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뭐... 거의 40년 전(!!! - 아... 이 어마어마한 연식-!!), 게다가 그때는 초등학교도 아니고 국민학교.-_-;;;
부모님이 종종 외식한다고 데리고 나갔던 집이 명동의 '이따리아노'라는 경양식 집이었다.

하도 자주 가서 지금도 그 음식점의 내부가 기억이 나는데,
너무 어렸을 때여서인지 모르겠지만 천고가 유난히 높았고 분위기는 상당히... 클래식한... 나름 고급스러운 분위기였다.
연회를 위한 홀이 있었고 미닫이로 룸을 만들 수도 있었다.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일본에서 만들어낸 돈까스(그 당시엔 일본식 돈카츠라고 불리우는건 거의 없었고 죄다 '돈까스'였다)와 햄벅 스테이크를 주로 내는 음식점의 이름을 '이따리아노'라고 명명한 것 자체가 좀 넌센스란 생각이 들지만 어쨌든 그 당시 난 이 집을 정말 좋아해서 부모님께서 이따리아노에 가자고 말씀만 하시면 엄청 기뻐하며 따라나섰던 기억이 난다.
정말 기억이 생생하게 나는건 그곳 매니저분이신지 사장님이신지... 어느날 한번은 내가 햄벅스테이크를 너무 잘 먹으니 한그릇을 더 서비스로 내주신 기억도 있다.
물론... 그 서비스가 아니여도 종종 햄벅스테이크 두 접시를 먹곤 했었지만. 초딩 1학년이.

내가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부천으로 이사를 하게 되고, 중학교 때는 집안이 풍비박산 날 정도로 어려워져 그 이따리아노라는 명동의 경양식집은 더이상 갈 일이 없었고, 나중에 옛 추억을 떠올릴 즈음엔 더이상 이따리아노같은 경양식집이 우리같은 서민들의 호사스러운 외식의 대상에서 멀어져있었다.
코코스(COCO'S)를 비롯한 외산 패밀리 레스토랑 프랜차이즈에서는 당연한 듯 햄벅스테이크를 메뉴로 제공하고 있었는데 코코스든 어디든 햄벅스테이크의 맛은 다 거기서 거기였던 걸로 기억한다.

몇년 전 정통 일본 경양식을 표방하며 가격도 만만찮게 내던 어느 음식점에서 기대를 갖고 먹었던 햄벅 스테이크에 대실망을 하고, 한때 잘 나가던 크라제 버거에서 지극히 평범하기 짝이 없는 햄벅스테이크를 먹은 뒤 난 햄벅 스테이크라는 것이 그저 과거의 추억이 반 이상 먹고 들어가는, 맛의 한계가 분명한 음식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건 어디서 먹어도 다 그 맛이 그 맛이야...라는 주관적인 확신말이지.
실제로 내가 먹었던 햄벅 스테이크는 거의 대부분 육즙을 느끼기 힘들 정도로 형질이 깨져있는 경우가 많았고 어느 곳의 데미그라스 소스는 끈적거리면서 지나치게 맛이 강해 맛을 도리어 해치는 경우도 종종 경험했다.

그러다...
2012년 2월 팔판동에 햄벅스테이크를 잘 하는 집이 생겼다는 소문을 듣고 식구들 다 함께 찾아갔다.
그곳이 바로

 

 

 

 

팔판동의 '그릴 데미그라스 (Grill Demiglace)'다.
20년간 증권맨이었던 김재우 주방장이 오픈한 경양식집.

 

 

 

 

 

 

 

 

그때 이곳에서 먹었던 햄벅스테이크의 모습.
지금과는 무척 담아낸 모양새가 다른데 이때도 햄벅 스테이크 자체는 꽤 맛있었다.
물론 지금처럼 육즙 가득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충분히 맛있었다.
이날 우린 새우 프라이도 맛있게 먹었지만 결정적으로... 바베큐 폭립이 너무 늦게 나온데다가 그 맛 자체도 적잖이 실망스러워서(사실 상당히 퍽퍽했다) 햄벅스테이크, 새우 프라이로 이어졌던 미식의 즐거움이 왕창 고꾸라진 기분을 경험한게 사실이다.

그리곤...
우린 이 집을 잊었다.
그리고 종종 어디어디에선가 잊을 만...하면 한번씩 햄벅스테이크를 먹곤 했다.
집에서 와이프가 정성껏 해준 햄벅스테이크도 여러번 먹었고.






그러다... 몇개월 전부터 이상하게 맛있는 햄벅스테이크를 한번 먹어보고 싶어졌다.
나리사와에서 운영하는 토요켄에서 지인이 먹은 사진을 보며 입맛을 다시기도 했고,
뭔가 내 맘 속에 편협하게 자리잡은 '햄벅스테이크는 한계가 분명한 음식'이란 편견도 한번 깨보고 싶었다.
그래서 지난주 다시 4년 7개월만에 팔판동의 '그릴데미그라스'에 방문했다.
예약도 없이 그냥 그날 11시가 채 안된 시간에 전화하여 먹을 수 있는지 문의한 뒤 바로.
이중섭, 백년의 신화 전시를 본 뒤 바로 넘어간거지.

 

 

4년 7개월만에 들른 팔판동 '그릴데미그라스 (Grill Demiglace)'


 

 

 

 

 

 

그래서 이 햄벅스테이크를 만날 수 있었다.
4년 7개월 전에도 맛있었지만 그때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업그레이드된 깊은 맛.


 

 

 

 

 

 

형질을 단단히 이루고 있으면서도 부드럽게 사악... 잘려나가는,
육즙 가득한 햄벅 스테이크.

 

 

 

 

 

 

 

써니사이드업의 노른자가 주르르 흘러내리고,
곁들여진 가니쉬는 최소한의 조리만 한 것 같은데도 어쩜 이리 완벽한 조리가 된 채소들인지...
그리고 저 구운 고기와 와인을 함께 넣어 감칠맛을 최대한 끌어올린 데미그라스 소스는 또 어쩜 이리 완벽한지...
감탄에 감탄을 하며 먹었다.

햄벅스테이크는 여기든 저기든 다 똑같지 않아? 라는 내 마음 속 편견이 한방에 와르르... 무너진 순간이었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오래전 추억을 얘기하고, 약먹고 버티면서 감행한 비실비실 외출이었음에도 이 순간만큼은 둘다 또랑또랑한 목소리와 말똥말똥한 눈빛으로 쉴새없이 이야기를 나눴으니까.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기에 조만간 다시 한번 방문할 예정이다.




*
오늘 퇴근하고 돌아오니...
와이프가 이걸 보고 있더라.

 

 

ㅎㅎㅎ
올리브TV '오늘 뭐 먹지?' 올해 5월 방영된 김재우 주방장의 '함박스테이크 아저씨'편.
ㅎㅎㅎㅎㅎㅎ

함박스테이크 비법이 그대로 나온다.
와이프가 조만간 도전할 예정.ㅎ


 

 

 

 

 

 

 

 



꿈을 꿨다. 아래 내용은 일말의 거짓과 각색이 없으므로 심히 말이 안될 것임을 미리... 마지막에 제법 그럴싸한 충격의 반전이 있다.-_-;;;


뜬금없이 세상은 곧 멸망할 것이라고 하며 꿈속의 분위기를 보아하니 세상 사람들도 이 사실을 다 알고 있는 듯 하다.
나는 현실성없는 친구, 지인들과 함께 자기부상 기능이 있는 60년대 미국 머슬카 타입의 빨간색 차량(후미 트렁크에 크롬 날개가 살짝 올라가있는 전형적인 머슬카)을 타고 수평선을 향해 길게 나있는 다리를 타고 달렸다. 그런 식으로 종말을 맞이할 마음이었던거지.
그런데 난 갑자기 무슨 이유에선지 지구 종말을 돌이킬 실마리를 찾아낸 듯 차를 돌려 다시 내륙쪽으로 엄청난 속도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이미 세상이 무너지기 시작한, 하늘에서 불붙은 돌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한 상황에 난 엉뚱하게도 왠 공항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공항 무슨 건물의 2층으로 뛰어 올라가니 내가 평소에 예쁘다고 생각했던 한 모델-국내 모델 이호신씨-이 쓰러져있는 로다쥬(로버트 다우니 쥬니어)를 위로하고 있더라. -보아하니 로다쥬는 이미 죽은 듯 했다. 쏘리 맨-
난 그 광경을 무시하다시피하고 냅다 2층의 한 강의실같은 곳으로 뛰어들어갔다. 이상하게도 그 자리엔 박작가가 있었는데, 내 앞에 커다란 명주천에 쓰여진 글을 들이밀며 이 글이 *** 선생이 자신에게 정말 위급한 상황에만 펼쳐보라며 준 것이라고 했다.-_-;;;
난 그 명주천에 씌인 글에 일말의 희망을 갖고 그 글에 기록된 문서의 쪽수와 행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하나를 찾아냈는데 찾아낸 단어와 작금의 세상 종말 일보직전과의 상황과는 아무 상관도 없음을 깨닫고 계속 그 명주천에 적힌 글에 집착하는 박작가를 생무시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때...
내게 뭔가 엄청난 능력이 생겼고,
난 슈퍼맨 1탄(고전)에서 슈퍼맨이 연인의 죽음에 분노하며 폭주하여 빛의 속도 이상으로 지구를 되돌려 다시 연인을 살려낸 것처럼, 다시 지구를 종말 훨씬 이전으로 되돌려놨다.

그런데...
지구를 이전 상황으로 돌려놓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어처구니없게도 지구 종말의 상항은 그대로인채 사람들 나이만 더 과거로 돌려놨더라. 내 옆의 와이프는 이미 결혼 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엄청 당황한 나는 이 짓을 몇번을 더 반복했다.
하지만 여전히 지구 종말의 상황은 그대로 시간이 흐르고 있었고 내 옆의 와이프는 중학생 나이가 되어버렸고 다른 주변의 사람들도 모두 그만큼 어려졌다.
나만 40대 후반 개저씨고!
너무 당혹스러워서 붉은 빛이 가득한, 화염에 휩싸인 돌이 내리는 하늘에서 혼자 머리를 움켜쥐며 '이건 아니야!'라고 소리치다가...
잠에서 깼다. 5시 45분...

 

 

 

 

 

 

 

 

 

 

 

 

난 세간에 정신없이 어지럽게 회자되는 '여성혐오'에 대해 얘기할 정도의 철학적 소양이 없다.
다만... 나 스스로 정리하는 마음에 한번 적어본다.


*
결혼 전에 다니던 한 회사는 정말 빈번하게 회식자리가 있었다.
그놈의 회사는 회식을 꼭... 회사건물 옆에 위치한 라마다 호텔 나이트클럽에서 했는데 회식이 있는 날이면 워낙 늦게 파하게 되어 당시 사귀던 여친의 불만이 매우... 높았다.
게다가 그놈의 회식 빈도도 심할 정도로 잦은 편이었고.
한번은 사귀던 여친과의 기념일이었는데도 회식에 참석하게 되자 여친이 그건 안된다며 회사로 찾아오는 일이 있었다.
근무하던 부서 사람들이 그때문에 여친을 모두 보게 되었는데 부장이 여친을 보더니 크게 웃으며 내게 이러는거다.

'김OO씨 이런 사람이었어? 대단하네. 무슨 재주로 이런 미인을 사귄거야.'

그러면서 순순히 날 보내줬다.
그 다음날부터 부서 사람들은 내게 어떻게 '그런' 여자를 꼬실 수 있었는지를 집요하게 물었다.
그 물음에는 '어떻게 네깐 놈이 그런 미인을 사귀느냐'라는 의미도 있었겠지만 기본적으로 미인을 얻는 것을 일종의 전리품 정도로 생각하는 남자들의 의식이 동반되어 있었다는걸 알 수 있었다.
그로부터 20년이 훨씬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도 이런 남성들의 인식은 조금도 변함이 없다.



**
아마 다른 분들도 많이 경험했을텐데,
나 역시 내가 사귀었던 여성들이 최소 세네번 이상은 길거리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가 성추행을 당했었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와이프 역시 마찬가지다.
예전에 사귀던 한 친구는 걸어가는데 옆에서 천천히 지나가던 차의 창문이 열리더니 '뭐 물어볼게 있는데요'라고 부르더란다.
그래서 그 친구가 옆을 보니 그 미친 놈이 자신의 성기를 꺼내고 주무르면서 이걸 보라고 하더란다.
한번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악!'소리가 나길래 내가 영문을 몰라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했더니...
벌벌 떠는 목소리로 지나가던 미친 개새끼가 치마 속으로 손을 휙 집어넣고는 가버렸다는거다.
이런 추찹한 이야기를 늘어놓자면 끝이 없다.
더 황당한 건 이런 얘기를 하면 '치마를 너무 짧게 입어서 그래'란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는거다.



***
이른바 여성혐오는 내 기억으론 4년여 전부터 대단히 노골적으로 표면화된 것으로 기억한다.
몸담고 있던 커뮤니티들에서 김치년이라든지 *빨이라던지 하는 입에 담기도 싫은 말들이 마구 올라오기 시작했고,
여성가족부의 일부 뻘짓이 그 난장판에 그럴싸하게 토핑되었다.
그때부터 '한국 여자는 안돼', '남자의 고혈이나 빨아먹는...'등의 글들이 심심찮게 보였으며 어느 예능 방송의 패널로 나온 여성이 말한 '루저 파문'등을 통해 끝도없이 확대 재생산되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니까, 바야흐로 사회적 모순으로 인해 시스템이 부조리하게 작동하고 이로인해 경제적 출구를 제대로 찾지못하는 남자들,
그리고 애당초 여성을 전리품 정도로 생각하며 군림하려던 부르조아 남성들의 여성을 업신여기는 풍토가 기이하게 맞아떨어지며 커뮤니티의 수면 위로 급속하게 떠오른거지.
전자의 경우에는 여성들에 의해 남성들이 역차별받고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말들도 설득력을 얻고 있었고, 후자의 경우는 여전히 악랄하게 여성을 성적으로 착취했다.(장자연 사건등)
여성들로 인해 오히려 역차별받고 있다는 일부 남성들의 성토와 달리 여전히 여성들은 대체적으로 동일한 업무에 종사해도 남성의 60~70%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으며, 출산권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데-중소영세업체를 중심으로- 마트에 그려져있는 여성전용주차장등을 거론하며 한국은 여권이 지나칠 정도로 보장되고 있다고 난리를 쳤다.
이 모든 인식의 기저에는 여성을 자신들이 마음대로 다룰 수 있고, 남성의 아래에 있어야한다는 심리가 있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렇지 않다면 시스템의 계급 갈등은 문제삼지도 않은채 여성들에 의해 역차별받고 있다는 식의 생각을 할 리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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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남자들은 여성들이 경제적 안정이 확보된 남자에게 기꺼이 성을 준다고 생각하며 이 세속성을 비난한다.
실제로 내가 얘기해본 많은 결혼 전 여성들은 함께 할 남성의 경제적 능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러니까 나 역시 남자들이 비난하는 그 표면적인 현상은 부인할 마음이 없다.
그리고 그런 생각에 나 역시 결코 동의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런 여성들의 사고를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사회가 여성들에게 그런 생각을 하게끔 몰아가고 있다는 생각 역시 할 수 밖에 없다.
여성의 노동안정성은 터무니없이 불안하기 짝이 없고, 사회적 안전망은 엉망이며 그런 가운데 가정을 갖게 되면 육아의 문제부터 모든 것에 여성이 졸지에 중심에 앉게 되는 현실아닌가?
웃기지마, 요즘 맞벌이하는 부부의 남성들은 집안 일 잘 도와줘...라는 말을 들었는데 뭔 집안일을 도와줘.
집안 일을 하는거지 도와주긴 뭘 도와주냐고. 어차피 같이 일하는데.
그리고 통계를 본 적도 있다. 대부분의 맞벌이 부부의 여성들은 여전히 집안일도 거의 70%이상을 도맡아 해야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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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의 여성혐오가 심각한 수준이라지만
내 생각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아니... 표현을 하느냐 안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남성들의 여성혐오의 뿌리는 심각하리만치 깊다고 본다.
적어도 회사생활 20년을 하면서 여성을 동등한 파트너로 인식하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난 정말 훨씬...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훨씬 많이 봐왔고, 지금도 보고 있다.
항간에선 메갈리아등을 운운하면서 여성도 똑같이 남성혐오를 하지 않느냐...라거나, 메갈등에서 남혐을 중지하면 우리도 여혐을 중지하겠다는 무슨 같잖은 소리들을 지껄여대는데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여성 혐오(여성을 열등하게 보는 것 역시 포함된다)가 만연되어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이로 인한 극단적인 반작용을 메갈리아등이라고 생각한다면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감이 잡히지 않을까?
정말 이 혐오에 중독된 이들이 원하는 세상이 애니메이션 마크로스의 한 시리즈에 나온 것처럼 남성과 여성이 죽어라 전쟁을 벌이는 그런 세상은 아닐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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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을 하는 나 역시 반성한다.
나 역시 나도 모르게 여성혐오적 시선과 발언을 하며 살아오지 않았는지 되돌아본다.
기득권은 결코 사회적 부조리의 원인을 계급간의 갈등으로 몰아가길 원치 않는다.
그들이 원하는 건 언제나 이렇게 사회 시스템의 문제를 근본적인 원인에서 찾지 않고 우리끼리 치고박고 싸우게 만드는거지.
그래서 모든 언론과 미디어는 늘 우리에게 무언가를 꾸준히 혐오하도록 내몬다.
정치를 혐오하게 만들고,
이성을 혐오하게 만들며,
세대를 혐오하게 만들며,
소수자,약자를 혐오하게 만든다.

이런 같잖은 상황 속에서,
추모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난장이 되어버린 강남역 살인 사건의 희생자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아들은 작년 한해동안 자세 교정하느라 정말 애많이 썼다.
잘못된 자세로 인한 어깨 피로, inner 10에 조준점이 들어가있는 시간이 남들보다 2~3배에 이르는데도 -10점을 쏠 수 있는 확률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 격발 타이밍을 못잡는 문제...
사격에 있어서 가장 기술적으로 중요한 이 부분을 바로 잡느라 정말 힘들었을거다.
대회마다 자신이 원하는 점수와는 거리가 먼 성적을 받고 어깨가 처진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무척 짠...했다.
그러다 1학년 마지막 대회에서 자신을 괴롭히던 벽을 갑자기 넘어서더니 겨울방학 기간동안 꾸준히 피치를 올리며 자신감을 회복,
오늘(5.15) 열린 세번째 전국대회까지는 어느정도 자신감을 가질 정도의 성적을 내고 있다. (올해는 대회와 대회 사이의 기간이 매우 짧은데 올해 올림픽이 열린다는 것이 그 원인이다)
이번 대회에선 처음으로 본선기록 상위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올라 4위의 성적을 받았다.(중등부는 본선기록으로 순위를 결정하지만 고등부는 본선을 치뤄 상위 8인이 다시 결선경기를 치룬다)
메달을 놓친 것이 못내 아쉬워보이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올라 관객을 등뒤에 두고-본선경기장과 결선경기장은 완전히 다르다- 미묘한 흥분을 느끼며 경합을 벌이는 것이 상당히 즐거웠던 것 같다. 늘 뒤에서 결선경기를 보다가 자신이 그 결선경기를 뛰게되니 그 기분이 무척 흥분됐었나보더라.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단순히 성적이 잘 나오는 것만이 아니라 경기 도중 저점(8점 이하)이 나와도 흔들리지 않고 점수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조건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마인드 컨트롤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신의 실력에 대한 어느 정도의 자신감이 붙었다는 의미인데 이 부분이 정말 큰 성과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아들이 즐거워하니 우린 그게 좋다.
우린 늘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길게 보고 즐겁게 하라고 말했지만 경쟁을 통해 성적으로 평가받는 기록 경기에서 자신이 원하는 기록이 계속 나오지 않으면 그걸 즐겁게 즐기는 것이 사실 무척 힘들어진다.
작년 아들이 자세교정하면서 내색은 그리 안했어도 분명 힘들어하는 듯한 모습을 보면서, 우린 그점을 정말 걱정했었다.
그런데 훈련 한번 허투루 안하고 충실히, 정말 성실히 임해온 노력에 대한 보상을 조금은 받고 있다고 생각하니 진심 기분이 좋다.

그리고 올 시즌 세번의 전국대회를 통해 새삼 느끼는 것은,
우리 아들이 작은 성과에도 매우 만족하고 즐거워하는 타입이라는거다.
자신이 분명 성과를 올렸음에도 그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큰 아쉬움을 느끼고 스스로를 학대하며 그 기쁨을 즐기지 못하는 경우를 우린 많이 본다. 그리고 작은 성과에 만족하면 발전이 없다는 식의 논리를 설파하며 끝없이 자신을 몰아치도록 만드는 풍토가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울 아들은 일단 자신이 작은 결실만 맺어도 그것으로 무척 즐거워하고 재미를 느끼는 타입이다.
아쉬움도 물론 느끼지만 자신이 이룬 성과를 충분히 즐긴다.
이점은 정말 장점이 아닐까 싶네.
즐길 땐 충분히 즐겨야지.

아들의 환한 웃음 덕분에 기분 좋은 하루였다.

다만...
인천에서 한 대회였고, 결선도 올랐는데... 그 결선경기장에 가서 한번 볼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_-;;;
아무것도 못하고 집에서 그냥 속으로 응원만 했네.-_-;;;

 

 

 

 

 

 

 

 

 

 


*
최악의 상황은 면했으니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데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자세한 통계가 나와봐야하겠지만...
더민주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임했고,
정의당 지지자들이 더민주에게 표를 주었으며,
새누리 지지자들 상당수가 국민의당 지지로 돌아선 것 아닌가 싶다.

찰스 웃는 모습을 보면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게 사실.
죽어라 지역감정 부추기면서 지역정당으로 등극했는데 이 인간은 그게 다 자신들이 잘해서라고 생각할 것 아닌가.-실제로 이런 뉘앙스의 인터뷰를 하더라- 앞으로 다가올 대선에서 그가 얼마나 강력한 고춧가루를 뿌려댈지 걱정부터 앞선다.

더민주...
더민주가 잘해서 국민들이 표를 준게 아닌데 이걸 잘 알아먹을지가 의문이다.
이종걸과 김종인이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고 난 그들처럼 웃을 수가 없다. 이게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란 절박감이 있길 바란다. 과연 그런 결의를 다질까... 싶지만.

여론조사의 결과가 얼마나 허무맹랑한 판타지인지 많은 분들이 절감하셨을 것 같다. 대통령 지지율이란 것도 마찬가지로 판타지다.
다만, 오늘 아침에서야 방송을 들었는데 일부 팟캐스트에선 말을 아꼈다뿐이지 이와 같은 총선 결과를 거의 정확히 예측하고 있었더라.
수도권 더민주 압승, 호남 국민의당 압승, PK에서도 새누리에 대한 민심이반 징후...등등...
문제는 이런 예측은 공중파에 오르내리지 않았다는 것 뿐이지.



**
제 얘기가 들릴 리가 없지만...
은수미 의원님, 수고하셨어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
그리고!
박주민 변호사!
당선 축하드립니다. 진심 기뻤어요.
이제 머리빠진다고 가발 안쓰셔도 됩니다.
그리고 컷오프되었음에도 자신의 보좌진을 조직도 없는 박주민 변호사에게 아낌없이 지원해준 이미경 전의원에게도 감사를.

앞으로 더민주가 세월호 진상규명과 위안부 관련 문제를 어떻게 대처할지, 그리고 노동개악법 저지등을 어떻게 처리해내갈지 지켜보겠음.




 

 

 

중앙일보 권석천 논설위원이 지금 한국의 언론과 검찰은 먹고사니즘에 볼모로 잡혀 바른 소리, 바른 수사를 하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리며(하지만 살살...비판) 영화 <the Big Short/빅쇼트>의 대사 일부를 인용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풍비박산났던 미국 금융위기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모기지론이 금융권의 암묵적인 용인 하에 벌어진 거대한 사기(fraud)로 인한 참사였다는 사실을 이 사태가 벌어지기 몇년 전 이미 예견했던 주인공들의 시선을 통해 보여준다.
영화 중간중간, 주요 등장인물이 관객을 향해 '실제로 이랬습니다. 이건 사실입니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몇번 등장하는데, 이 장면들은 상식적인 사고를 한다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영화랍시고 과장하거나 극화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는거지.

많은 이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도대체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며 놀라면서 분개했다. 이는 우리 뿐 아니라 저 미국의 수많은 언론들도 그렇게 떠들었다. 당혹스러운 것은 일부 미국 언론에서 '이럴 줄 알았다. 터질 것이 터졌다'라는 식의 논설을 내기도 했다는 거다.
한정된 채권을 수없이 쪼개어 파생상품을 만들고 그것도 모자라 부실채권을 다시 모은 뒤 AAA등급을 받은 뒤 다시 쪼개어 파생상품을 만들어낸 이 과정의 심각성을 정말 미국 금융업체들은 몰랐을까?
난 늘... 그게 궁금했다. 이 돈잔치가 언젠가 비극적인 사태를 초래할 것이라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알면서도 자신이 책임질 일따위는 없으니 그저 방관하고 즐긴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던거지.
실제로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이 경악할만한 금융위기로 감옥에 간 사람은 딱 두 명뿐이다. 

많은 은행들이 세금등으로 조성된 천문학적인 규모의 자금을 지원받아 회생했고, 일말의 반성도 없이 고위간부들에게 엄청난 성과급까지 지급했다. 하지만 고위간부가 아닌 중간관리자부터 말단 직원까지는 순식간에 자동해고되고 집을 잃으며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무려 6백만명이 집을 잃었다)

우리도 97년 난데없이(적어도 나같은 서민들에겐) 불어닥친 금융위기로 인해 IMF 굴욕을 겪었다.
중소업체는 하루아침에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여 부도로 내몰렸고, 기업들은 이틈을 타 미친듯 구조조정을 빌미로 직원들을 내몰았다. 정작 97년 IMF가 국가채무로 인한 것이 아니라 기업채무로 말미암은 것인데도 불구하고 그 희생은 우리 서민들이 짊어졌다. 약속했던 결혼을 포기하고, 자살하는 가장이 급증했으며 IMF가 강압적으로 압박한 노동유연성과 구조조정을 받아들였다. 싯가 1조에 이르던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은 단돈 4천억에 외국계 자본에 넘어갔고, 정작 이 나라의 금융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대기업들은 환율버프를 받으며 구조조정에 수출까지 해대어 부를 축적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나 우리의 금융위기나 결국 죽어나간건 서민과 중산층 밖에 없다는거지.

굳이 이런 이야기를 되씹을 필요도 없이 이젠 많은 이들이 이러한 사태의 원인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우린 아직까지도 상식 이하의 사고능력을 가진 이들을 최소한 35% 정도 주변에 두고 있다.
그들은 늘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을 들으며 나라 걱정을 한다.
타인의 절박함에 대해서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왜 지금 야당의원들이 필리버스터를 이어나가는지 역시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모든 것을 보여지는 텍스트만으로 판단한다. '테러방지법'은 온전히 테러를 방지하기 위한 필요한 법이라고 믿는다.
이러한 이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으니 새누리는 여전히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선전선동을 일삼는다.
필리버스터가 총선을 앞두고 자신들의 인지도를 올리려는 정치쇼라고 떠들고, 이라는 명칭만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 테러를 방지하기 위한 법...인데 도대체 야당의원들은 왜 필리버스터같은 것을 하면서 용을 쓰느냐, 다 총선에 얼굴알리려고 그러는게 아니냐면서 말이다. 심지어 필리버스터 반대 1인 시위를 한답시고 내건 피켓에는 '우리 정부는 못빋고 북한은 철썩같이 믿는'이라는 문구까지 있다. (그나마 맞춤법도 틀렸다. 철썩 x -> 철석 O)
정상적인 사고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의 짓을 이들은 전혀 부끄러움없이 해댄다.

 

 

 


<사진출처, 뉴시스>



현재 내수소비시장은 최악이다.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사람들은 더이상 쉽게 주머니를 열지 않는다.
2월이면 이미 매출이 한껏 올라야할 가구시장도 일부 대형 브랜드를 제외하곤 기가막힐 정도로 암울한 상황에서 헤어나오질 못한다. 자영업자들은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으며 청년실업문제는 심각함을 넘어 손댈 수 없는 지경까지 치달아버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갖 언론의 기사들은 이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암울한 경제 현실이 다... 외부요인으로 비롯된 것이며, 이 암담한 경제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닭대가리의 노동개혁법이 통과되어야 한다고 으름장이다.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1293596  <필리버스터에 멈춘 국회, 서비스법 노동4법 앞날 캄캄>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60222000158 <노동4법 불발시 대기업 16만개등 고용확대 차질>

 


지금처럼 정부가 국가의 미래를 위해 근본적인 대처를 하지 못한다면 한국의 경제는 겉잡을 수 없이 추락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진지하게 경고하고 있다.
우린 기억할 필요가 있다. 경부고속도로, 김포국제공항을 건설하는데 도움을 준 나라가 필리핀이라는 사실을.
지금 우리가 그 못사는 나라, 교민들이 걸핏하면 실종되고 살해되는 나라라고 폄훼하는 '필리핀'이 오래전엔 우리보다 훨씬 부강한 국가였으나 마르코스라는 독재자로 인하여 얼마나 엉망이 되었으며 현재 그 결과가 어떠한지에 대해서 말이다.

이 탐욕의 폭주 끝에 도달하는 곳은 누가 봐도 뻔할 뿐이다.
서민들의 좌절과 중산층의 몰락, 거대자본가를 중심으로 한 산업구조의 독과점뿐이지.
정말 궁금한 것은 그때가 되어도 사람들은 여전히 극우 여당을 찍을까?
자신의 하루하루의 삶조차 보장할 수 없는 그 시점에도 여전히 극우 여당을 찍을까?
아마도 그럴거다.
아마도 그럴 것이라 예상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나도 씁쓸하다.

 

 

 

 

 


 

 


*
쿡가대표...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되었다.
이젠 해외 셰프와도 요리 '대결'을 한단다.
음식이 예능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이걸 눈뒤집고 고깝게 볼 마음은 없다.
물론 우리나라의 음식에 대한 관심은 미식의 저변이 넓어지면서 발생하는 자연적인 현상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예능의 소재로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까지 욕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요리 '대결'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냉장고를 부탁해'의 시청률이 정보 전달의 성향이 강한 올리브TV나 오늘 뭐 먹지...같은 프로그램을 압도하는 것을 보면 우리들은 음식 방송, 그리니까 쿡방을 통해 미식에 대한 정보를 얻고 공유하기보단 새로운 소재를 통해 새로운 경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온전하게 카메라 앞에서 레시피를 소개하고 음식을 만들어주는 것만으론 안된다는거지.

쿡가대표에서 소개되는 해외의 미슐랭 음식점은 사람들이 가봐야 얼마나 가봤을까?
우리가 그 음식점의 요리를 맛보지도 않았음에도 TV는 평가의 기준도 애매한 형식을 갖다 붙여 승부를 내게하고 손을 들어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음식에도 애국심을 투영시켜 경쟁심을 조장하고 국가간 경쟁심리를 조미료 듬뿍 치듯이 프로그램에 쏟아 붓는다.
남은건 이제 점점 더 자극적인 설정과 낚시 예고들이겠지.
더더욱 가관인건... 출연자들이 태극기가 부착된 유니폼을 입고 있다는거다.
이제 요리의 영역도 우리나라에선 온전히 결과만 중시되는 경쟁 스포츠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 씁쓸하다.
출연 중인 셰프들이 이와 전혀 다른 출연 의도를 갖고 있더라도 방송 자체의 방향성이 워낙 명확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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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101이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유명 기획사, 듣도보도 못한 영세 기획사에서 데뷔를 위해 준비 중인 걸그룹 연습생들 101명을 모아놓고 경쟁을 벌여 시청자의 투표를 통해 최종 11명을 추린 후 이들이 약 1년간 하나의 걸그룹으로 활동하게 된다는 컨셉의, 역시나 서바이벌 오디션.
이미 몇몇 참가자들이 실력에 비해 지나치게 출연 분량이 많다는 이유로 형평성의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데 기획사도 아닌, 사실상 MNET이 주체가 되어 걸그룹을 결성한다니 이미 찍어놓은 후보들을 위주로, 혹은 다른 이유등으로 일부 출연자들에게 카메라를 많이 비출 것을 예상 못한다는게 바보다.
상업방송에서 그런 공정성을, 특히 CJ E&M같은 곳에 그 정도의 공정성을 기대한다는게 얼마나 바보짓인가.
(그간 이들이 보여준 슈퍼스타K등의 편집을 보시라. 온갖 논란이 지속되어도 출연자를 한순간에 지탄의 대상으로 만드는걸 결코 포기하지 못하는 그 모습들을 보시라)
물론 프로듀스101이 기존 CJ E&M 계열의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악마의 편집이라고 칭할 만한 요소를 많이 제거했고, 참가자들의 눈물에 집중하여 그녀들의 절박한 심정을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곤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프로그램이 참가자들의 열정을 이용해 사실상 그들을 착취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얼마전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연습생들이 장기간 프로그램 출연을 하면서도 출연료가 한푼도 없다는 계약서가 까발려져 논란이 되고 있지 않나.
이건 뭐 거의 양아치 시정잡배 수준도 못되는 갑질이라고 비난받을 만하다.
짧게는 1년여, 길게는 5년 넘게 연습생으로 땀을 흘리며 데뷔 한번 해보고 싶어 온갖 역경을 감내하는 어린 그들에게 그 열정과 열망을 이용해 출연료는 없으나 나와서 잘하면 데뷔할 수 있다는 사탕발림으로 이른바 열정페이를 요구하는 이 깡패질을 어떻게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냐는거지.

더 큰 문제는,
지난 방영에서 1~61위까지를 걸러내어 62위 이하는 모두 퇴소 조치를 했다는 것인데 방송에선 '이것이 끝이 아니라 더욱 열심히 할 것이다'라는 일부 연습생들의 다짐을 뭔가 감동적인 것처럼 포장하여 보여줬다.
하지만 형평성의 문제를 떠나 이미 방송에 수주간 노출이 된 연습생들 중 61위 안에 들어오지 못한 연습생들의 '상품가치'에 대해 퇴소 조치된 연습생들의 기획사에서 의구심을 품을 수 밖에 없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녀들이 정말 온전히 이번 기회를 발판으로 더 열심히 한다고 데뷔...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혹시 이 프로그램이  될성 부른 떡잎만 골라 추리고 나머지는 쳐내려는 기획사들에게 좋은 빌미만 주는게 아닐까?

이제 이런 젊은이들(아니... 프로듀스101 참가 연습생 중에선 어린 소녀들이라고 표현해야 맞는 연습생이 더 많다)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해서 재미의 소재로 삼고 줄줄이 서열을 만들어 쳐내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환멸을 느낀다.
지난 주 방영분에서는 몰카랍시고 한명한명 연습생을 인터뷰하면서 담당 VJ가 고가의 ENG 카메라를 실수인 척 넘어뜨려 카메라가 망가지는 상황을 만들고 이 상황에서 연습생들이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여주던데 난 이 몰카를 보고 분노가 치밀더라.
아무리 몰카를 통해 이런 상황에서도 오히려 자신이 잘못해서 카메라가 부서진 것이라며 VJ 대신 잘못을 뒤집어쓰는 연습생들의 마음씨를 보여줬다고 해도 그 짧은 시간 그들이 느꼈을 난감함과 곤혹스러움을 생각하면 난 정말 제작진이 경멸스럽다.
결과만 감동적이면 과정이나 의도따위야 어떻든 상관없는 것 아니냐는 이 나라의 얄팍한 철학이 그대로 드러난 것 같아 속이 상한다.

그래,
이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11명의 최종 멤버가 선별되고 그녀들이 데뷔를 하게 되면 그때 이들에게는 화려한 레드카펫이 깔리는걸까?
데뷔 이후 왕성한 활동을 해온 AOA가 3년 만에 멤버들에게 수익 정산을 해줬다는 기사를 보시라.
(http://www.redian.org/archive/97034 관련기사)
3년은 커녕 몇개월 만에 활동을 접고 데뷔에 의미를 둔 채 명멸하는 수많은 보이그룹, 걸그룹들을 생각한다면 우린 정말 젊은이들의 열정을 줄세우고 이용해먹는 파렴치한 사회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그리고 이게 딱... 지금 이 나라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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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yle.nikkei.com/article/DGXMZO97098950Z00C16A2000000?channel=DF280120166607

얼마전,
일본의 전 축구국가대표였던 나카타 히데토시가 「JAPAN CRAFT SAKE COMPANY」를 설립해 사장으로 취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카타 히데토시는 은퇴 후 일본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일본 고유의 전통문화가 점점 쇠퇴하고 있다는 현실을 절감하고 여러 문화 중 특히 일본의 전통술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실제 양조장을 방문해 관련 지식을 습득했다고 한다.
이러한 관심은 사업 실천으로 이어져 2월 5일~2월 14일 도쿄 롯뽄기에서 'CRAFT SAKE WEEK'를 개최하여 일본 양조장들의 양조인들을 불러 일본술을 소개하는 행사를 가졌다.
단순히 일본술만을 소개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음을 절감한 나카타는 일본술을 위한 도기 제작은 물론, 일본술과 잘 어울리는 이탈리언, 프렌치 요리 메뉴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나타카 히데토시의 새로운 여정이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내게 그건 그닥 중요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체육계와 성공한 체육인들을 생각하면 더더욱 마음이 무거워진다.

내 아들 역시 운동선수인데 내가 우리나라의 운동선수를 폄훼할 마음 따위 없다.
척박한 환경에서 일어나 세계 스포츠계에 굵은 족적을 남긴 선수들이 어디 한둘인가.
다만... 우리에게 기억되는 스포츠인들이 화려한 현역 생활을 뒤로 하고 은퇴한 뒤 하는 말들은 하나같이 똑같다.

'후배들이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이 말이다.
난 그들을 비난하는게 아니다. 오히려 그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다만, 너무나 답답한 것은 왜 국가가 마땅히 해야할 일을 자꾸 성공한 개인의 사회적 채무인양 느끼게 하냐는거다.
사회 체육의 인프라 따위 일본과는 비교하기가 민망하며, 학원 스포츠라는 개념 조차도 우리나라는 없다.
중학생이든 고등학생이든 운동선수가 되었다면 으례 성적은 곤두박질치는게 당연하고,
그러다 경쟁에서 낙오되면 사회에서 가장 밑바닥의 일밖에 할 일이 없는, 인생의 패배자로 만드는게 우리나라 체육의 현실이지.
이걸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럼에도 시스템이 부담해야할 비용을 개인의 부모에게 전가하는 일이 허다한 것이 이 나라의 현실이다.
그러니... 성공한 한국의 스포츠인들은 은퇴 후 하나같이 '후배들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말을 하기 마련이다.
그들에겐 후배들의 열악한 환경을 차마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지.

왜 우린 사회가 감당해야할 비용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할까?
스포츠 강국이라고 우쭐댄 것이 도대체 언제부터인데, OECD 가입국이라고 허세떤게 도대체 언제부터인데 우리 체육계는 왜 구태에서 한발자욱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걸까?
왜 성공한 스포츠 스타들이 하나같이 수십년 돌림노래하듯 '후배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이란 말을 되뇌는 것을 봐야만 하는걸까?
(물론... 체육인들이 다양한 학문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당하는 환경으로 인한 문제도 분명...있다고 생각한다)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이 나라는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바뀔 수 있을까?
정말 선거 잘하면 나라가 바뀔까?
정말 젊은이들이 투표장에 우르르 몰려가 투표하면 나라가 바뀔까?

 

 

 

 

 

 

 

 



내 큰동생 명현이가 세상을 떠났다.
2월 5일 오전 동생 집에서 어머님에 의해 발견.
사망추정시간은 1월 30일경.
73년생. 우리 나이로 44.

1월 29일 어머님과의 통화를 마지막으로 더이상 연락이 되질 않자 어머님께서 불안한 마음에 천안으로 내려가셨다 싸늘한 주검이 되어있는 동생을 발견하셨다.
어머님의 충격이야 뭐라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회사를 조퇴하고 부랴부랴 와이프와 천안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이미 자신의 병을 알고 삶을 포기한 동생의 아픈 흔적을 봤다.
그러면서도 내색 한번 안하고 동생은 식구들과 통화를 해왔다.
회사는 이미 11월에 그만 두었다는데 자꾸만 얼굴이 검게 변하고 말라가는 탓에 사장도 더이상 잡을 수 없었단다.

가슴이 미어진다.
1월 29일 어머님과의 통화에서 모든 힘을 짜내어 아무렇지도 않은 듯 통화하고 숨진 것 같다.
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난 단 한번도 동생에게 따뜻한 형이었던 적이 없다.
정이 필요한 동생에게 난 너무 감상적이라며 나무라는 소리나 하고,
술에 취해 내게 전화를 걸면 '정신들면 다시 통화하자'고 얘기했다.
나이가 들수록 자꾸 혼자 사는 동생이 신경쓰여 종종 전화를 내가 먼저 하곤 했지만 그것 뿐이었다.

한번도 동생의 집을 찾아가 동생과 술 한잔 기울이지 못했다.
동생의 고민 한번 흔쾌히 들어준 적도 없다.
그저... 마음 뿐이었다.

동생을 보낸지 열흘.
벌써 난 일상을 찾아간다.
하지만...
문득문득 밀려오는 감정은 정말... 힘들다.

지금 춥지 않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담배라도 한대 물고 생각에 잠기면 어김없이 동생의 힘겨운 모습이 상상되어 미칠 것 같다.


종교를 믿지 않지만,
지금 심정으론 정말 저세상이란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꼭 다시 만나고 싶으니까.

편히 쉬어, 명현아.
다음에 만나면 내... 형 노릇 제대로 할께.
고통없는 곳에서 편히 쉬어.
미안하다. 정말.


 

 

 

 

 

 

 

 

 

 

 

 

 

 

 

 

 

 

 


*
나이가 들면서 늘 해오던 것을 계속 한다는 것이 점점 버거워진다.
1월 안으로 2015년에 보고 들었던 영화와 음악을 정리해야겠다는 계획도 점점 멀어져만 간다.
커뮤니티 이곳저곳에 올려 누구에게 보여줄 목적도 아닌, 그저 내 스스로의 정리를 위해 하는 이 작업이 해가 갈수록 버거워진다.
단순히 텍스트로 순위를 적고 영화/음악 제목만 적어서 올리면 당장에라도 끝낼 수 있지만 내 스스로 그걸 용납못한다.
영화관에 가서 봤든, DRM구매해서 봤든, 블루레이를 구입해서 봤든, 불법다운로드해서 봤든... 모두 영상파일을 구해서 일일이 영상캡처해서 올려야 직성이 풀린다.
그럼에도 이 짓을 안하면 당연히 해야할 것을 안한 것 같아 스스로 답답해하며 신경을 쓴다.
종종 도대체 난 이걸 왜 하는걸까?라는 질문을 내게 하는데 그때마다 결론은 똑같았다.
이걸 안하는 순간, 내가 폭삭 늙어버렸다는 사실을 절감할 것 같다.
나이가 들어도 내가 늘 하던 것을 변함없이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더라.(아... 누가 들으면 환갑을 앞둔 사람 얘기인 줄 알겠다)
몸은 점점 피로를 느끼고 의욕도 확실히 줄어들고, 복잡한 것을 생각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영화나 음악을 듣고 느낀 내 감상을 글로 적는 건 너무나 힘들어졌다.
오래 전처럼 하루에도 3~4개의 리뷰를 뚝딱 해치워나가는 것이 이젠 아예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도 하는 데까진 해보련다.
정말 이걸 중단하는 그 순간 난 50을 바라보는 내 나이에 굴복할 것만 같다.
누군가는 그걸 왜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냐고 말한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수긍하고 몸을 맡기라고 얘기하던데 난 아직도 그게 안된다.



**
1인칭 슈팅 게임인 FPS를 아직도 종종 즐긴다.
오래전 언리얼과 퀘이크가 FPS 시장을 양분했을 때 난 적수가 거의 없는 언리얼러로 나름 유명했었다.
아무튼... 그뒤로도 꾸준히 FPS를 해왔는데 지금은 고스트 리콘 팬텀이라는 FPS만 주로 즐긴다.
내 아들뻘인 플레이어들이 대부분인 이 게임에서 난 아직까지 압도적일 정도의 성적을 내고 있다.
들어가기도 힘들고 가장 실력있는 클랜이라는 VR1 클랜에서도 러브콜이 올 정도이니 아직 내 실력이 완전히 녹슬진 않았군...하는 위안을 얻으면서 내 나이를 잊기도 한다.
하지만 난 잘 알고 있다.
내가 한해가 갈수록 전과 같지 않을 거라는 걸.
순간반응은 점점 더 느려질 거고 게임 진행을 파악하는 능력도 현저히 떨어질 것이며 내가 의도한 대로 컨트롤이 되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별것도 아닌 게임인데 뭘...? 이라고 생각할 분들이 계실지 모르지만, 몇십 년을 해온 장르 게임에서 내가 더이상 버틸 수 없다고 느껴지게 되면 내 상실감은 제법 클 것 같다.
물론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한때는 잘 했는데'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어쩔 수 없는 세월의 흐름을 인정하게 되겠지만 지금으로선 생각만 해도 은근 상실감이 크게 느껴질 것 같다.



***
하고 싶은 것이 참 많았다.
다시 그림을 그리고 싶었고 다시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늘 마음 속으로는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고 싶었지만 정작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핑계는 잘도 갖다 붙였다.
일 때문에, 바빠서, 돈이 없어서...
그러면서 난 이런 재능이 있었는데 어쩌구... 그래봐야 결국 난 아무것도 못할 인간이었을 뿐인데 이걸 받아들이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덕분에 부질없는 미련은 날려보냈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차라리 미련을 갖고 미적대던 내 자신이 오히려 그립기도 하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사는 모습을 매일 발견한다는 건 정말 한심한 일이기도 하니까.
그러면서 다시 되뇐거지. 현재의 내 모습이 바로 미래의 내 모습이라는 사실을.


난 정말 ... 미련하게 나이를 먹고 있다.

 

 

 

 

 

 

 

 

 

 


 

기무라 타쿠야가 주연을 맡았던 일본 드라마 <체인지>(2008)는 케빈 클라인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 <데이브>(1993)과 유사하게 청렴하고 선한 성품을 가진 평범한 이가 일본의 정치 수장(사실은 바지 총리)이 되어 변화를 일으키고 이에 대중이 그 진심을 이해하고 희망을 갖게 되는 과정이 그려진다.

기무라 타쿠야는 정치 가문에서 자란 차남이지만 정치에는 관심없고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보길 좋아하는 초등학교 선생님이란 설정이었는데 사실 이게 얼마나 오글거리는 설정이냐.
그렇더라도 그가 어쩔 수 없이 정치판에 몸을 들여놓은 뒤 바지 총리가 되고, 온갖 음모에 맞서며 자신의 정치를 해나가는 모습은 '선한 정치'따위를 기대할 수 없는, 갖잖은 정치공학 어쩌구 (공학은 무슨 개뿔...)가 설쳐대는 우리 실정에서 꿈꿀 수 있는 판타지같아 재밌게 볼 수 있었다.

문제는 이게 기본적으로 계몽군주 이야기 비슷...하다는거다.
물론 터키의 아타튀르크같은 절대적 계몽군주는 아니었지만 난데없이 나타난 선하되 강직하고 올곧은 사상을 가진 총리가 주변에서 그를 무시하던 관료들, 그리고 그를 얼굴 잘 생긴 왕자님 정도로 생각하던 국민들까지 감동시키며 희망의 '일본'을 그려나간다는 점에서 그는 분명히 계몽군주의 역할을 했다.(합리적이고 개혁적인 정치를 뚝심있게 해나갔다는 점에서)
좀 다르긴해도 케빈 클라인의 <데이브>도 그렇고 썩어 문드러진 정치판, 이전투구가 판을 치는 정치판에서 이처럼 한명의 히어로가 나타나 국가의 희망을 이야기한다는 점은, 결국 우리가 이런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손가락 빨고 기다려야한다는 의미이기도 해서 재밌게 보면서도 무척 씁쓸한 기분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 조류 생물학적 여성은 여느 때보다 더 자주 요즘 인간됨, 진실이란 말을 입 밖에 꺼낸다.
많은 이들이 아무리 그 조류이자 생물학적 여성인 그 작자의 말과 행동을 비웃지만, 저토록 꿋꿋하게 진실한 사람이 어쩌구를 운운하는 걸 보면 저 조류이자 생물학적 여성은 국민의 성난 목소리를 조금도 알지 못하는 것이 분명하다.

이 와중에 우리는 한때 소중한 재야의 정치적 자산이었던 안철수의 민낯을 매일같이 목도하고 있다.
한때 그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던 많은 이들의 절망과 깊은 한숨따위 그는 모른채 그 역시 대중의 삶과는 전혀 상관없는, 갖잖은 정치공학(제발 공학이란 말 좀 갖다 붙이지마. 이공계 모독이다)에 빌붙은 자기 이야기만 할 뿐이다.
어딘지 그가 조류이자 생물학적 여성과 너무 많은 부분이 오버랩된다고 생각하면 내가 '오버'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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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꾸만 '그'의 본심을 해아려 이해하려고 든다.
그의 순수한 마음은 알겠으나... 그의 본심은 알겠으나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식이지.
개인적으로 그를 어느 정도는 선심의 정치인으로 보려는 시선 자체를 납득할 수 없다.
혁신을 하겠다고 혁신위를 만들고 수차례 혁신안을 발표하는 동안 도대체 그는 뭘했던거지?
혁신안을 발표하면 하루이틀 뒤에 기자 회견을 통해 주구장창 '이래선 당이 망한다', '기득권의 문제다'라는 소리를 하며 딴지나 걸어댔다.
당연히 기래기 언론은 이를 신나게 받아 적어 당내 갈등만을 부추기고 대중들에게 새정련에 대한 일말의 기대마저 접게한다.
뭐 물론... 나 역시 이런 새정련에게 미련따위 없다. 지지할 마음도 없고.
그런데 시스템 안에서는 한마디도 하지 못하던 인간이 치열하게 진행되는 혁신위의 결과물에 딴지나 걸어대면서

결론적으로는 '나 아니면 안된다'는 식의 어느날 갑자기 우주에서 떨어진 사명감같은 걸 내새우면 당내 분열과 혼란만 가중될 거라는 사실을 진정 모를까?
모를리가 없지.
모른다면 ㅄ이고.

 

 


난 그래서 그의 목적이 무엇인지 확신이 든다.
관대한 사람들은 그가 정치판에 들어오기 전에 보여줬던 소통의 행보에 신뢰를 보냈고,

이토록 망가져버린 상황에서도 그가 야당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어떻게든 내치지 않으려는 듯 하지만...
전혀 생산적이지 못한, 소모적이기 짝이 없는 분열과 혼란만 가중시켜 내부를 어지럽히는 행위, 우린 그걸 '이적행위'라고 부르지.

 


그는 자꾸만 당내 기득권을 이야기한다.
그게 '친노'세력이라는거다.
정권을 교체하는 것엔 관심도 없고 죽어라 공천만 관심을 두고 이를 통해 정치질이나 하는 진짜 기득권이 누군지에 대해선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
일본이 마에다 겐타가 아닌 오타니 쇼헤이를 선발로 내세운 이유는 한국을 힘으로 꺾겠다는 의지였을거다.
늘 일본과 한국 야구를 비교할 때 일본은 정교하고 데이터를 중시하고 한국은 정신력과 신체적 파워가 좋다는 말을 해왔고,
실제로 WBC등에서 한국이 종종 일본을 꺾는 결과가 나왔으니 일본으로선 한국을 속시원하게 힘으로 제압해서 실력의 차이를 보여주고 싶었을거다.
난 경기 전에 속으로 '열심히해서 망신만 당하지 말자'라는 바램을 가졌었다.
오타니 쇼헤이와 마에다 겐타의 투구 영상을 많이 봐왔던 터라 그들의 공은 1년 내내 상대해도 쉽게 쳐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며

솔직하게 우리보다 수준높은 투수들이 즐비한 일본 리그에서 그 투수들을 상대해온 타자들이 역대 최약 투수진이라고 평가받는 우리 대표팀 투수들을

엄청나게 괴롭힐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대라는 건 기대를 품어야하는 대상이나 상황이 얼마나 현실적인 인식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너무나 뜬금없는 자신만의 희망을 대표팀에 투영하면서 자기 멋대로 실망해버리고 욕설을 내뱉는 이들을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어제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투수들이 볼 하나를 버릴 때 양국 투수진의 그 커다란 차이를 절감했을거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볼 하나를 뺄 때도 공 하나 차이로 던지는 것과 누가봐도 빼는 볼이라고 보여지는 것은 스코어 이상의 차이가 있다.
그저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주길 바랄 뿐.

 

 



**
아이유의 소아성애 논란의 불씨가 꺼질 줄 모른다.
출판사가 이 책은 냅둬...라고 선언한 뒤 기자들과 경직된 뇌를 가진 분들이 재생산에 재생산을 거듭하여

이젠 이 논란이 스스로 지겨워서 그만 둘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 외엔 없을 정도의 상황이 된 것 같다.
이 논란에 즈음하여 김풍씨와 박준우씨가 단지 미소녀 사진집을 발표한 로타(최원석)의 사진이 걸려있는 까페 사진을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소아성애자'라는 말을 듣는 일이 생겼었다.
아마도 누군가 이런 일련의 논란들을 접하면 한국이라는 사회가 엄청나게 청교도적 윤리를 지향하는 사회인 줄 알거야.

우린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아이들이 TV에 나와서 걸그룹의 낯뜨거운 안무를 따라하는 모습을 재능이랍시고 보여주고

진행자와 패널들은 웃으며 대단하다고 박장대소하는 모습을 봤다.
유치원 학예 발표에서 아이들이 요상한 옷을 입고 걸그룹 춤을 추는 동영상도 봤다.
TV에 나와서 춤을 추는 걸그룹들의 안무를 보면 가끔 '야들은 노래를 하는거야... 성인쇼를 보여주는거야?'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난 이런 상황이니 아이유의 논란이 어이가 없다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게 아니다.
이미 우리 주변에서 수많은 매스미디어를 통해 성인 민증을 받지도 않은 여성에 대한 성적 판타지가 일반화되어있다는 말이다.
아직 고등학교도 졸업하지도 않은 걸그룹 멤버들이 성행위를 연상하는 안무를 보여줄 때 우리들은 '아... 귀여워. 어쩜 저렇게 예쁘게 춤을 출까'라고 생각을 하나?
그렇게 대놓고 보여주는 성적 판타지는 OK!고 이를 은유로 풀면 아주 기분이 나쁜... 뭐 그런거야?
물론 난 이런 논란이 벌어지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수 있지.
뭣보다 민감한 문제일 수도 있지 않나.(왜?... 아무튼) 하지만 그 논란의 진행 방향이 너무 구려서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다.
이러한 논란이 생기면 우리 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성적인 판타지에 대한 사회학적인 담론 역시 가열차게 심화되어 음지에 나자빠져 뒹굴고 있는

섹슈얼리티를 양지로 조금씩 끌어낼 수 있어야하는데 지금 상황은 그저 아이유가 소아성애를 옹호하고 아동성범죄를 부추기는 사회악인양 다뤄진다.
이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은 모조리 넷의 광장으로 끌려가 화형 선고를 받고 있고.

만약 이런 식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사회적으로 처단한다면 굳이 이해당사자외의 대중들이 자신의 해석을 할 필요가 없다.
영화 감독이 자신이 의도한 바를 내놓으면 그걸로 땡이어야하고,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내놓고 의도를 얘기하면 그걸로 땡이어야하지.
감독에게 내재화되어 감독 자신 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텍스트를 대중이 잡아내어 글을 쓰면 그런 짓도 해서는 안되는거지.ㅎㅎㅎ
당장 나 자
신도 얄팍한 지식에 기대어 여러 영화나 음악등에 감상문을 써대는 꼬락서니를 함부러 해서는 안되는거다.
ㅈ같은 상황에 정말 구려도 너무 구린 논란이다.



 

***
마지막으로...
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만만한 연예인에 대한 대중의 돌팔매질이다.
국회의원을 비롯한 기득권 세력의 군면제, 마약범죄, 성추행등에 대해서는 그토록 관대하기 짝이 없을 정도로 목소리를 거둬들이다가

연예인들이 논란꺼리를 던지면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자신들이 무슨 집행관이나 된 양 대상을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려 든다.
가히 광적이다.
이런 광적인 병신들이 우리 주변에 깔려 있다는 사실 자체가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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