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체바 무용단(Batsheva Dance Company) - 'Three'
2007년 10월 24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


먼저... 이렇게까지 적극 추천한 적이 없습니다만, 이 공연은 절대 놓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래서 공연 후기보다 현재 25일 밤 12시 12분, 예약가능한 좌석을 캡쳐해서 알려드립니다.
뭐 이 글 보시는 분 몇 분되지도 않으시는 건 알지만 만의 하나 들어와서 보신다면 꼭...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무용에 관심이 없어도 아무 상관없습니다.
저와 aipharos님은 24일 오후 8시 공연을 보고 좀 전에 들어 왔습니다.
aipharos님은 공연이 끝난 뒤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고, 전 공연 도중 저도 모르게 박수를 치려고 했습니다.
어지간하면 이렇게까지 권하진 않습니다.

 

 

 

 

 

2층의 현재 좌석 예약 현황입니다.
1층,3층 모두 좌석이 있으나 매우 좋지 않은 자리 뿐이므로 올리지 않습니다.
저흰 2층 가운데 맨 앞에 앉았습니다. 전 1층 맨 앞보다는 적당한 거리와 높이로 무대를 바라볼 수 있는
2층 맨 앞 R석이 좋아요.
가운데 왼쪽 두자리 R석이 남아 있네요. R석 가운데는 어딜 앉아도 시야가 좋습니다

 

 

 

 

 

 

 

 

KRAZE DINER에서 저녁을 먹고 허겁지겁 LG아트센터로 왔습니다.
예고 무용수들을 비롯 많은 분들이 오셨더군요.
2002년 놀라운 경험을 안겨준 바체바 무용단을 잊지 않고 다시 찾은 분들도 많으실 거에요.
사실 9월의 로베르 르빠쥬의 '안데르센 프로젝트'를 정말! 깜박 잊고 놓친게 두고두고 걸렸는데...
그래서 티켓은 일찌감치 8월말에 해놨답니다.

 

 

 

 

 

 

 

 

당연히 사진 촬영은 불가능했습니다.
Bellus(Beauty)라는 소품이 글렌 굴드의 피아노와 함께... 펼쳐졌습니다.
Brian Eno의 Ambient도 나왔는데 이 조용한 음악 소리에 무용수들의 호흡과 발구름만이 들려야 하는데,
저희 뒷자리의 두 남자들은... 어찌나 요란스러운지 도저히 공연에 집중하기가 힘들 정도였습니다.
그것도 자기 자리도 아닌데 R석에 앉아 있다가 안내 요원에게 제지받아 뒷자리로 쫓겨났던 무리 중 둘인데
다시 내려왔더군요... 발장단을 다 맞추더군요. 저와 aipharos님이 아예 대놓고 부라렸습니다.

 

 

 

 

 

 

 

전 이 장면...에서 저도 모르게 박수를 칠 뻔했어요.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 중 하나!
남자 커플이 나와 로맨틱한 호흡을 보여주는데요. 아...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이들의 커플이 물러날 즈음 전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치고 싶었어요!
음악들도... 굴드의 연주, Brina Eno, 그리고 듣다보니 Fennesz의 일렉트로닉스, 비치 보이스의 음악...
단원 하나하나의 움직임이 역동적인 자유 속에 조화를 이루는 것과 연계해보면, 음악도 이와 유사한
콜라쥬로 의도했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바체바의 'Three'는 관객의 시선을 흘러 보냅니다.
고전적인 무용이 주객과 미장센으로서의 역할이 다소 분명한 것과 달리 바체바의 'Three'는
어느 한 곳에 시선을 두는 걸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듯 합니다.
결국 시선을 객체를 떠나 조화를 좇고 일각의 파편들이 퍼즐처럼 맞춰지는 느낌을, 정말로
받게 됩니다. 이건 저로선 처음 겪는 경험이었어요.

 

 

 

 

 

 

 

 

 

남자 무용수 커플의 놀라운 호흡을 뒤로 하고 본격적으로 치닿는 공연은 군무의 정점을 이루게 됩니다.
조화와 대비와 무관심과 부조화가 마구 뒤섞이며 에로틱한 몸짓과 정열로 표현됩니다.
남녀 무용수들이 좌우로 유희를 펼치는 가운데, 중앙에서 남녀 무용수들이 한명한명 똑바로 걸어나와
성기를 보여주는 장면도 처음엔 충격이었지만, 곧 조화로 인식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마지막에 관객을 향해 'Welcome'이라고 외치죠.
이 'Welcome'은... 너무 짧았어요.
압도적인 군무였는데 조명이 희미해지더니 커튼이 내려가더군요.
아... 정말 아쉬웠어요.
aipharos님은 정신을 못차리고 그야말로 감동의 눈물까지 글썽이고, 저도 너무나 아쉽고 놀랍고...
대단했습니다.

 

 

 

 

 

 

 

 

90년부터 쇠퇴한 바체바 무용단을 이끌어 지금은 현대무용의 메타포로 만들어낸, 오하드 나하린입니다.
오하드는 연습할 때 거울을 절대 보지 못하게 한답니다. 거울이 있는 곳은 거울을 다 가려버린다고 하더군요.
거울이 있으면 나갈 수 있는 한 단계를 더 나가지 못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랍니다.

 

 

 

 

 

 

 

 

이건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줬던 바체바 무용단(Batsheva Dance Company)의 단원들.
좋은 공연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건... 바체바 무용단 Three 관련 자료입니다.
PDF 파일입니다.

바체바 안내 자료

절대 놓치지 마세요.


**
공연 시작 전, 젊은 대학생들로 보이는 무리들이 R석 에 우르르 앉아 있었습니다.
진행 요원이 와서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가라고 해도 이들은 막무가내더군요. '사람이 오면 비켜 주겠다'
'시작하고 나서 움직이면 방해되니까 미리 앉아 있는거다'라는 둥 옆에서 듣기에도 울컥하는 헛소리들을
마구 내뱉더군요.
영화관도 아니고... (하다못해 영화관에서도 이런 인간들은 짜증나는데) 엄연히 좌석별로 지불하는 금액도
다른데 그런 논리라면 왜 미쳤다고 R석을 구입하겠나요.
이런 인간들이 한 둘이 아니었어요. 그 바람에 진행 요원들이 이곳저곳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더라는.
지난 번 크로노스 쿼텟 공연 보러갔을 땐 이런 일이 없었는데...

***
전 이스라엘의 파괴적인 국가이미지 때문에 유태인들에 대한 선입견이 강한 편입니다만...
어제 공연으로 그것까지 마구 희석화되더라는...(물론 문화를 별개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들은
문화사절단으로 유명하고 당연히 커튼콜도 촬영금지, 경호원 대동이 필수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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