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족 / 万引き家族 / Shoplifter>(2018)

고레에다 히로카즈 是枝裕和

 

 

 

 

 

 

 

 

 

스포일러 있습니다.

영화 안보신 분은 읽지 마세요.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걸어도 걸어도> 와 같은 영화를 더 보여주진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기적>, <태풍이 지나가고>, <바닷마을 다이어리>,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모두 정말 인상깊게 봤지만

<걸어도 걸어도>의 그 먹먹한 심연의, 깊이를 해아리기 힘든 영화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러다 얼마전 뒤늦게 네이버 다운로드로 <어느 가족>을 봤다.

이전의 <세번째 살인>에 개인적으로 너무나 실망한 탓인지 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세간의 평도 좋았음에도 <어느 가족>을 참... 늦게도 보게됐다.

개인적으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영화 중 <걸어도 걸어도> 이후 가장 긴 여운이 남는 영화였다.

전통적 의미의 가족이 해체되어가는 과정에 대해선 이미 우리에게도 김태용 감독의 걸작 <가족의 탄생>이라는 영화가 있지만

<어느 가족>은 미약하게나마 흐물거리는 희망마저 거둬간다.

<가족의 탄생>이 그야말로 새로운 의미로 정의될 가족의 탄생을 이야기한다면,

<어느 가족>은 살기 위해 유사 가족의 형태를 이루고 찰나의 행복을 꿈꾸지만 결국 그마저도 해체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거짓으로 지탱하던 울타리에서 쫓겨나 모두가 다시 각자의 비극으로 돌아간 이들의 삶이 결코 다른 나라,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

+

이제 고인이 된 키키 키린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릴리 프랭크와 안도 사쿠라의 놀라운 연기,

죠 카이리(쇼타 역)의 잊을 수 없는 눈빛,

연기라고 믿기 힘들었던 사사키 미유 (유리 역)

모두의 아름다운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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