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아트스페이스 전시장 2층.

이곳에 정말... 압도적이면서도 잊기 힘든 작품이 있었다.

 

 

 

 

 

Plexus No. 40, Gabriel Dawe

플렉서스 넘버 40, 가브리엘 다우

 

 

 

 

 

 

 

 

이번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기획전 <프리즘 판타지>展의 메인 작품인 가브리엘 다우 Gabriel Dawe의 <Plexus No. 40>

프리즘을 이용한 작품인 줄 알았는데 실제 보니 엄청난 양의 색실을 이용한 설치 작품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누이의 자수 작업을 보며 여성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문화라 생각한 그는 이후 이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작품 소재에 '실'을 사용하게 되었단다.

이 엄청난 실을 이용해 구성한 작품은 빛의 간섭과 분산을 표현하는 느낌도 들고, 제목대로 신체의 혈관을 의미하기도 할텐데,

조금 더 가까이 가서 작품을 보니 우주의 무수한 시공간과 중력의 파도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팽팽하게 당겨진 직선의 실들이 겹겹이 겹쳐보이며 구부러지거나 휘어진 느낌은 중력장의 모습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가운데 경계선 바로 앞까지 가서 쪼그려 앉아 위를 바라다보면 그야말로 시각적으로 압도적인 느낌이 들면서도 평온한 중력의 바다같다.

매우 황홀한 경험이더라.

 

 

 

 

 

 

실제로 보면 압도적이면서도 평온해진다.

이 상반된 느낌은 정말.

 

 

 

 

 

 

 

어마어마한 작업이다.

이야기하게 되겠지만,

설치 작품의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건 작가의 상상력 이상으로 자본의 몫이 크다.

난 우리나라 작가들의 설치 작품을 보고,

심지어 그들의 작업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이를 뼈저리게 느꼈다.

 

 

 

 

 

 

 

플렉서스.

인체의 혈관, 신경.

매개체를 의미하기도 하겠지.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 볼 수록 난 점점 더 이 작품이

 

 

 

 

 

 

 

거대한 중력의 파도같이 느껴졌다.

저 무수히 많이 겹쳐진 겹겹의 시공간들.

 

 

 

 

 

 

 

팽팽하게 당겨진 직선의 실들이 겹치고 겹쳐 색상의 간섭을 일으키며 구부러지고 휘어진 것처럼 보인다.

중력장을 연상케 하는,

우주의 바다같았어.

 

 

 

 

 

 

 

나만 그렇게 느꼈을까?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분들이 분명 계실거라 생각했다.

 

 

 

 

 

 

 

 

 

 

 

 

 

 

'Duct', Ivan Navarro 이반 나바로

 

 

 

 

 

 

 

눈에 보이는 것을 정말 확신할 수 있을까?

단지 낮은 원통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가 그 심연의 깊음을 확인한 관람객들은 화들짝 놀라 뒤로 물러선다.

하지만 그 낮은 원통의 모습도,

이렇게 착시에 의해 보여진 깊은 원통의 내부도,

어떤 것이 진실인지 확신할 수 있을까.

 

 

 

 

 

 

 

 

 

 

 

 

 

 

 

Tuning, Ivan Navarro

 

 

 

 

 

 

 

 

 

 

 

 

 

 

이용백

 

 

 

 

 

 

 

 

그리고... 쿠와쿠보 료타 Ryota Kuwakubo의 'View or Vision'

가브리엘 다우의 작품과 함께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

 

 

 

 

 

 

 

 

이 작품이 설치된 방이 약간 숨어있는 느낌이 있어 보지 못하고 그냥 가시는 분들이 거의 다...이던데(정말 거의 다 모르고 가시더라),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빨래집게, 테이프, 연필, 소쿠리 등이 하나의 도시를 이루고 그 사이를 두 대의 작은 열차가 빛을 켜고 달리면서 열차의 빛에 의해 벽면에 투영되는 그림자를 감상하게 된다.

전시된 공간이 대단히 어두워(거의 칠흙처럼) 거의 소리도 없이 달리는 두 대의 기차를 따라가며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마주하던 물건들이 도시의 모형을 연상케하는 그림자로 다가올 때의 놀라움은 대단히 인상적이다.

리킷의 전시와 그 방식은 완전히 다르지만 쿠와쿠보 료타의 이 작품 역시 우리의 기억, 그리고 사물의 본질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기억은 어떻게 작동하고 사물의 본질이란 무엇이냐고 묻고 있는 느낌이지.

기본적으로 애잔하고 고독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지만 두 대의 기차가 서로 지나칠 때의 뭔가 형언하기 힘든 짜릿한 희열같은 것도 느낄 수 있었다.

 

 

 

 

 

 

 

20분 넘게 이 공간에 있었다.

 

 

 

 

 

 

 

 

설치 작품은 자본의 크기에 따라 그 완성도가 좌우된다고 믿지만,

이 작품을 보면 또 꼭 그렇지 않다는 생각도 하게 되지.

 

 

 

 

 

 

 

문득...

2007년 모리 뮤지엄에서 있었던 Roppongi Crossing 2007의 전시 작품이 생각난다.

 

 

 

 

 

 

 

 

이 작품과 가브리엘 다우의 작품 두 작품만을 봐도 이 전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모르는 분이 없을.

 

 

 

 

 

 

 

저... 앞에 요즘 한창이라는 CHROMA

 

 

 

 

 

 

 

 

월요일에 전시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흥분했었는데,

전시의 질이 대단해서 더...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