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항에서)

 

 


 

벌써 4년.

의례적이고 어줍잖은 소리를 할까봐 글을 올릴까 말까 고민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 비참하고 어처구니 없는 참사의 원인이 하나도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고 이 정권에서 반드시 이 참사의 원인을 제대로 규명해야한다는 마음에 글을 올리게 된다.


모두의 상식 밖에 서있는 이 참사의 진실이 정말 우리가 염려했던, 설마 그럴 리 있겠어라고 미심쩍어 하던 그 이유인지,

아니면 정말로 '그저 무능했기 때문'인지라도 알고 싶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그 모든 비극적 결과가 뭐하러 그러겠어, 그래도 사람인데 설마 그랬겠어...라며 조심스럽게 추측하는 원인으로 다 해결된다는 이 답답한 심정을 벗겨낼 수 있길 바란다.


유가족들의 슬픔과 눈물에 비하면 나같은 이의 눈물과 슬픔은 어디 비할 수가 없겠지만,

적어도 평생토록 4월 16일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 참사를 묻어두고서는 우리에게 조금도 일말의 미래도 없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루빨리 참사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관련자들을 모두 엄벌에 처할 수 있기를,

그래서 유가족을 포함한 세월호를 기억하는 모든 분들의 답답한 심정을 한꺼풀 벗겨낼 수 있기를.



+

작년 11월 목포에 다녀왔을 때,

사실 숙소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세월호 선체가 누워있었다.

숙소에서 목포 시내로 오고 갈 때 그 앞을 반드시 지나가야 했기 때문에 우린 매일... 세월호 선체를 눈에 담고 지나갔다.

솔직히 말하면 세월호 선체를 보기 위해 바로 앞까지도 갔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글로 쓰지도 않았고, 사진도 찍지 않았다.

도저히 그럴 수 없었어.

비참하게 누워있던 세월호 선체가 비통한 우리 마음과도 같다고 생각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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