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805  갤러리 LVS '악셀 크라우제 - 필름 느와르 (Axel Krause - Film Noir)' → 상수동 이탈리언 레스토랑 '트라토리아 챠오 (Trattoria CIAO)' → 상수동 '그문화 다방'

 

 

 

 

이번에도 전시 마지막 날에서야 찾아 가게 된 전시.-_-;;;

개인 블로그에 여러번 얘기한 적 있듯, 난 여전히 회화를 가장 사랑하고 그 중에서도 특히 라이프치히(Leipzig) 화파 작가들의 그림들을 좋아한다.

전시 마감을 8~9일 정도 앞두고서야 라이프치히 화파의 작가로 얘기되는 악셀 크라우제 (Axel Krause)의 전시가 신사동의 갤러리LVS에서 열리고 있다는걸 알았다.

 

 

 

 

도착.

갤러리 큐레이터 분께선 정말... 친절하셨다.

그런데 문제는 이 빌딩의 주차 관리하시는 어르신.

난 그저 전시를 보러 왔고, '갤러리 LVS에 왔는데 어디에 주차를 해야할까요?'라고 여쭤본 것 밖에 없다.

그런데... 내가 주차관리실로 걸어갈 때부터 짜증어린 어르신의 표정이 창문 너머로 보였고,

창문은 잠겨져 있었으며 내가 다가가자 큰소리로 '왜요?'라고 정말 퉁명스럽고 짜증스럽게 말씀하시더니 창문은 열 생각도 안하시고 신경질적으로 '저 앞에 대요'라고 얘기하시더라.

창문을 굳게 닫아놓으셨으니 그 말이 내게 잘 들리지도 않고. 내가 잘 안들려서 '네?'라고 말했더니 이젠 아주 인상을 써가며 '저 앞에!'...

도대체 전시보러 온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한건가?

그래도... 그냥 그런 사람인가보다...하고 내려가서 전시보고 주차증 받아서 다시 주차관리실에 가니 창문을 획... 열고 뺏어들 듯 주차증을 가져가더군.

그럼에도 난 '수고하세요'라고 인사를 했다. 물론 그 인사를 받을 리가 없지.ㅎㅎㅎ

 

 

 

 

 

 

 

 

암튼 전시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이렇게 들렀다.

전시는 종료되지만 판매되지 않은 작품들은 당분간 전시되어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큐레이터 말씀에 의하면 악셀 크라우제(Axel Krause)의 작품 한국 프로모션은 갤러리LVS에서 한다고.

 

 

 

 

 

 

 

 

들어가자마자...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역시... 네오 라우흐의 작품도 그랬고,

사진으로 접하는 것과 실물로 접하는 작품의 느낌은 달라도 정말 다르다.

오길 잘했어.

 

 

 

 

 

 

 

 

일단... 꽤 많은 작품들이 판매가 되었더라.

사실 전시 오프닝 때 초청된 분들이 거의 다 구입하시지.

다들 아시겠지만 갤러리의 전시 판매는 오프닝 1~2일 내에 거의 결정된다.

 

 

 

 

 

 

 

진심으로 구입하고 싶었던 작품들 넉점 정도 있었는데 사람 보는 눈은 다... 비슷한지라 그 작품들은 모두 진작에 판매.

 

 

 

 

 

 

 

악셀 크라우제의 그림은 네오 라우흐의 회화처럼 장엄한 느낌과는 거리가 있고,

국내에서도 개인전을 열었던 팀 아이텔의 회화처럼 미디어적인 요소를 구현한 화풍의 느낌도 아니다.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 무거운 메시지가 느껴지는 바는 틸로 바움가르텔의 회화와 유사하다고 생각하나 표현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언뜻 보면 무척 서정적인 느낌마저 갖게 되는데 사실... 잘 들여다보면 살짝 섬뜩한 기분이 느껴지기도.

전시 제목이 '필름 느와르 (Film Noir)'아닌가.

 

 

 

 

 

 

 

 

한번에 눈에 들어오는 작품인데 당연히... 판매가 되었다.

사이즈는 50*70. 작품 가격은 900만원이었던 것 같다.

그림의 분위기는 매우 서정적으로 느껴지지만 작품은 무척 불가해한 느낌을 준다.

비오는 날 차를 끌고 선착장에 온 듯한 남성으로 보이는 이는 우산을 들고 선착장 끝으로 걸어간다.

그런데 그 끝에는 배가 보이지 않는다.

이 정지된 프레임을 표현한 것만으로 작가는 보는 이에게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한 여운을 남긴다.

 

 

 

 

 

 

 

 

 

 

 

 

 

 

 

 

 

 

 

 

 

 

정말... 구입하고 싶었던 두 점의 작품.

우측 작품은 'A Ship Will Come'

 

 

 

 

 

 

 

 

'By the Window'

... 이미 판매가 되었다.

 

 

 

 

 

 

 

 

가장 갖고 싶었던 작품은 '마법사의 제자'와 이 작품.

이 작품은 그냥 마냥... 작품 앞에 서있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작품 크기도 꽤 큰 편이었고.

이 작품을 거실에 걸어놓은 상상을 했다.ㅎ 물론... 이 작품은 진작에 판매가 된 작품.

작품을 잘 보면,

여성은 수평선을 바라보는 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것도 풀의 끝이 아닌 풀의 앞쪽에서.

그녀의 건너편엔 두명의 남성이 서있는데 좌측의 남성은 엉뚱하게도 가오리인지 뭔지 잘 알 수 없는 물고기를 들고 서 있고,

우측의 남성은 장소와 그닥 어울리지 않는 정장을 입고 뒷짐을 지고 서있다.

그러니까 이 셋은 모두가 어색한 공간에 서있는거지.

이런 어색함이 주는 묘한 긴장감과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바로 악셀 크라우제 작업의 묘미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화풍은 매우 서정적이고 고전적이기까지 한데 주지하는 메시지는 매우 관념적인.

 

 

 

 

 

 

 

 

이 작품도 정말... 인상적이었다.

고요한 풍경을 표현한 듯 하지만 바다 저 편엔 이 서정적인 정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잠수함의 실루엣이 드러나있고,

연못인 듯한 배경의 그림자엔 있지도 않은 건물의 그림자가 드러나있다.

 

 

 

 

 

 

 

 

 

 

 

 

 

 

 

그리고... 'A Ship Will Come'과 함께 가장 인상적이었던 '마법사의 제자 /Der Zanberlehrling (the sorcerer's apprentice)'

제플린 비행선 비슷한 물체는 아무래도 마법사의 제자라는 이가 조종하는 듯 하다.

물론 이것도 명확하진 않다. 악셀 크라우제는 우리가 바라보는 단편적인 믿어 의심치 않는 사실들을 비틀어 버리기 일쑤니까.

그리고 또다시 있어야할 공간이 아닌 곳에 물고기들이 놓여있다.

 

 

 

 

 

 

 

 

 

 

 

 

 

 

 

매우... 압도적인 작품.

이 작품은 판매되지 않았지만 가격을 물어보지 않았다.

절대로 구입할 수 없는 가격일 것이 뻔...하니까.

 

 

 

 

 

 

 

 

 

 

 

 

 

 

 

정말... 오길 잘했다.

비록 작품을 구입할 순 없었지만,

이번 전시 관람은 언젠가 네오 라우흐나 틸로 바움가르텔, 악셀 크라우제의 작품은 반드시 구입하겠다는 마음을 더... 구체적으로 만들어줬다

 

 

 

 

 

 

 

 

아... 도록에 보이던 이 작품도 정말정말 좋았다.




전시 마지막 날이라도 와서 볼 수 있었다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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