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rnal Lights' Baccarat @Ebisu, To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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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의 고급라인 '& Other Stories (앤아더스토리즈)'가 3월 10일 압구정동에 플래그쉽 스토어를 오픈했다.
H&M, COS에 이어 세번째 라인 브랜드.
3월 17일에는 스타필드 하남점에도 오픈을 한다고하니... 아시아 최초로 들어오면서 울나라에 매장을 두개나 연다.
그동안 '앤아더스토리즈' 해외직구하려고 애쓰던 분들이 매우매우 많았던 걸 보면 당분간 압구정 매장과 스타필드 하남주변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로 북새통을 이룰 것이 뻔히 보인다.(cosmetics 라인도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적절한 가격에 괜찮은 디자인, 그럭저럭 괜찮은 소재의 제품을 보다 쉽게 구할 수 있으니 반색할 만한 일이라 생각되지만, 
힘들게 힘들게 버텨가고 있는 소호 디자인샵들의 고충은 보다더 깊어질 것만 같다.
디자인과 가격 경쟁 자체는 거의 무의미하며 상품을 구매하는 경험의 측면에선 더더욱 경쟁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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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도 마찬가지다. 
대형업체들은 바잉 파워와 셀링 파워를 내세워 자재를 대량으로 싸게 구입한 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오래전 이미 사업구조를 모두 재편한 상태.
디자인과 소재는 그닥 차이가 나지 않는데 중소 디자인 업체들의 제품가격과 거의 비슷하거나 일부 상품군의 경우는 오히려 더 저렴한 현상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중가 포지션에서 나름 파이를 먹고 있던 업체들은 경쟁력이 약화되자 알아서 마진을 깎아먹으며 가격을 끝도 없이 인하하기 시작한다.
제품 차별화 운운하지만 말이 쉽지 그럴만한 혜안을 갖춘 업체는 그리 흔히 보이지는 않는다.(물론 있다) 
결국 가격을 낮추는 가장 쉬운 방법을 택하게 되지만 그래봐야 별 도움 안된다. 채산성만 악화되지 매출은 그만큼 늘지 않거든. 40~50만원 이상 시장에서 2~4만원 할인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 
그렇다고 가격 전쟁을 벌일 수도 없다.
저가 시장은 그야말로 진흙탕 바닥이니.
거기서 싸워 이긴다는건 불가능에 가깝고 사실 그 시장은 '승자'라는게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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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면 시간이 걸릴 뿐 판매된다는 희망같은건 이미 이 시장에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은 저마다 수많은 메시지를 제품에 담아 최종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하지만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과정은 기업의 고전적 통념과는 한참... 동떨어져있다.
화살을 정확히 과녁에 겨누어 쏘긴하는데 그 과녁이 옆레인의 과녁이라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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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나세티 특별전 글에 간략하게 언급했지만,
이미 젊은이들은 무의미하고 영혼없는 '모던'에 식상할대로 식상했다. 
모던=심플...이라는 공식에서 한발자욱도 나가지 못하는 인문학과 철학의 부재는 모더니티라는 개념을 게으르고 고루한 영역으로 밀어 넣어 버렸다.
믿기 힘들겠지만, 모던은 심플한거 아냐?라고 말하는 이들이 어마무시할 정도로 많은 이 바닥에서 뭔가 다른 시도를 하려고 하는 이는 '쓸데없는 짓'을 하는 걸로 인식되어지곤 한다.
뭔가 재밌는 제품을 만들어보려면 소재를 바꿔보고 싶어지는데 이 모든 작업은 기존의 작업보다 늘 번거롭고 귀찮다.
그러다보니 이런 시도는 늘 내부의 반발을 마주하게 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2년 반쯤 전에 브라스(Brass)를 이용한 가구를 만들어보려고 혼자 노력했으나 결정권자의 반대로 실현하지 못했다.
1년 반쯤 전에는 퍼니처 리놀륨을 이용한 가구를 만들어보려고 구하기도 힘들었던 네덜란드 샘플을 구한 뒤 상품화해보려고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이 역시...최종결정권자의 반대로 상품화하지 못했다.

난 도대체 얼마나 더 바보짓을 해야할까.

결과적으로 난 최종결정권자를 설득할 능력이 안된다는 의미이고, 이 회사에 있는 한 이런 현상은 계속 반복될 것이 뻔하다는 것인데 그럼 도대체 내가 미련을 두고 계속 이 회사에 남아있어야할 이유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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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일 선생님께서 3.23 광화문에 국밥집을 오픈하신다.

모르는 분들은 이탈리언 퀴진 셰프가 국밥집? 이라며 의아해하실 수 있겠지만 박찬일 쌤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있었던 분은 그분이 얼마나 우리 음식에 애정이 깊고, 우리 식자재에 해박한 지식과 애정을 갖고 있는지 잘 알고 있을거다.

그분이 즐겨 찾는 음식점은 거의 대부분 오래된 노포들 아니던가.

어떤 국밥을, 어떤 수육을, 어떤 평양냉면을 내놓으실지 궁금해진다.

다녀와서 글을 쓰려고 했는데... 이렇게 써버렸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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