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없는 사진을 봤다.

자고로... 자신의 생각을 대중의 언어로 얘기할 줄 모르는 이는 결코 다수의 대중들과 교감할 수 없는 법이다. 
도대체 이 인간이 들고 있는 피켓은 누구를 향한 거지? 
저 피켓을 들고 서있을 정도면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는건데 도대체 저 피켓 어디에 전달하고자하는 메시지가 있다는거야?

피켓을 들고 서 있는 저 모습도 한심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할 줄도 모르는, 고작 저따위의 수준이라는 사실이 더 한심하다.
절망적인 수준인거지.

저게 다... 쪽팔린 줄 모르기 때문에 하는 짓.
난 예전에 이 작자들이 이런 짓 하면 '정말... 창피한 줄도 모르고 왜 이러니'라고 생각했는데 그거 다...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걸 나중에 알았어.
야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는 모든 행동은 창피하다는 생각을 아예 안해.
그건 다 그냥 전략적 사고이고 전략적 행위일 뿐이라고 생각하는거지.
그리 살아왔으니까. 
개인의 이익을 위해선 뭘해도 좋다고 생각하고 그리 살아왔으니 당연히 이런 행위들이 창피하다고 생각하지 못하는거지.
그러니 상식적인 사고를 하는 이들과 도무지 접점이 없어지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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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고인이 된 백남기 농민의 부검영장을 재요청했단다.
법원이 기각이 아닌 판단유보한 부검영장에 대해 자료를 보강(보강? 놀고있네)해서 재요청한거란다. 그것도 재요청에 대해 큰 미련없는 듯 언플하더니 야밤에 요청했다.
하는 짓이 이렇게 교활하고 저열하다.
군사독재 시절에서 보던 저열한 짓보다도 더 치사하고 저열하다.
이에 관한 온갖 분노와 비난은 이미 다들 보고 들으셨을테니... 더 이상 얘기하는게 입이 아프지.
오늘 밤부터 내일 새벽 사이에 고인의 시신을 강탈하려는 시도가 있을 듯 하다.
법원이 이미 정권의 눈치를 보는 한 재요청을 쉽게 뿌리치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으니 말이다.

서글프다.
타인의 삶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하지 못하는 이러한 양아치들의 행태를 도대체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다.
분노를 넘어서 절망을 느낀다.
나 혼자 살다가는 거라면 모르겠지만 내 아들,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나라이니 더더욱 분노, 절망을 느낀다.

누군가 얘기한다.
어차피 그놈이 그놈인데 정치따위 뭐하러 신경쓰냐고.
정치가 얼마나 우리의 삶 하나하나의 가치와 방향을 좌지우지하는지를 정말 몰라서 하는 소리인지 되묻고 싶다.
난 그냥 나혼자 잘 살면 되. 그러니 정치따위 상관없어...라고 하면 자신의 삶이 정치와 무관해지는 걸로 완전한 착각을 하는 이들을 볼 때마다 슬프다.
그들의 무지가 슬프다.

나 혼자 잘 살고 싶어도 그 '나'라는 존재는 경제 활동을 해야하고, 생존을 위해 먹고 쉬어야한다. 
아프면 병원에 가야하며 더울 땐 에어컨도 틀어야하고 추우면 보일러를 틀어야한다.
이 모든 내 삶과 직결된 일상이 정치와 무관할까?
단순한 얘기다.
정치가 바로서면 전기요금을 공평하게 과금할 것이다. 일반 가정에 부과하는 말도 안되는 누진세를 폐지하거나 그 등급을 낮춰 더위를 온전히 감내할 수 없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정치가 바로서면 합리적인 의료보험수가를 적용하여 직장을 그만두고 지역의보로 편입되면서 오히려 70% 가량 높아지는 건강보험료를 지불하는, 돈이 부족한 상황이 되었는데 오히려 국민건강의료보험료를 더 내는 이 어처구니없는 과금체계가 개선될 것이며 중증질환의 보험혜택을 확대할 것이다. 
정치가 바로서면 야근을 당연시하는 문화, 3인이 할 일을 2인에게 맡겨 혹사시키면서 임금을 착취하고 일자리를 축소하려는 기업들을 압박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기업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는 많다. 단지 친기업적 정권은 이를 안할 뿐이다. 
정치가 바로서면 다양한 가치를 존중하는 다원성과 유연성이 높아질 것이다. 더 많은 이들이 다원화된 문화적 토양 위에서 다양한 예술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며 이는 곧 대중의 문화적 향유에 이바지할 것이다.

단순히 정치가 얼마나 우리 삶과 밀접한 지를 얘기하자면 끝도 없다.
내가 숨쉬고, 먹고, 쉬고, 놀고, 꿈꾸는 것까지 자본주의 아래에선 정치의 손아귀를 벗어날 방법이 없다.
그런데 어떻게 혼자서 잘 먹고 잘 살거니까 정치따위 관심없다라는 소리를 할 수 있을까.

그럼 또 누군가 묻는다.
그래서, 진보정권 10년동안 뭐가 달라졌는데?라고.
그래, 그닥 달라진게 없다. 물론 그 이후 8년 반의 실정으로 파탄나고 추락해버린 이 절망적인 나라의 모습보다는 훨씬 나았지.
하지만 그래도 부족했다.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렇다고 진보하는 물줄기를 붙잡아 맨 후 거꾸로 되돌리진 않았다.
최소한 그 정도는 아니었다.
지금 8년 반동안 우리 현실이 어찌 되었는지 냉정하게 생각해보라.
그리 생각해 본 후에도 진보 정당(사실 우리나라에 진보정당이 어딨어...)이나 수구꼴통 정당이 다를게 없다고 생각한다면 나도 할 말이 없다.
만약 당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신과 나는 더이상 마주보고 얘기를 나눌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어떤 이야기도 통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서글프다. 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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