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711  서울53호텔, 익선동 폭염 중 산책 → 익선동 '4.5평 우동집' → 익선동 카페 '식물' → 아트선재센터 '자가해테 8: 신병' 

→ 삼청동 카페 '보라' 그리고 서울호텔53  → 익선동 카페 '익동다방' 한밤의 익선동

 

150712  한강, 압구정 나들목 '그래피티스트릿' → 마침내 청담동 '뚜또베네(Tuttobene)'

 

 

 

 

익선동 카페 '식물'에서 휴식을 취한 뒤.
자... 1.3km 거리의 아트선재센터로 향했다.
원래 이 전시는 내가 보고 싶어했던 전시인데,
난 이런 미친듯한 폭염에 '걸어서' 가보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ㅎㅎㅎ
그런데 와이프가 무척 보고 싶어해서 와이프를 사랑하는 상현이는 걸어갔다.ㅋ

 

 

 

 

숨이 턱턱 막혀요~

 

 

 

 

 

 

 

 

 

아트선재센터 앞.

 

 

 

 

 

 

 

 

아브라함 크루스비예가스의 '자가해체8 : 신병 (神病)'.
1~3층 전시.

 

 

 

 

 

 

 

 

난 머리가 나빠서 메시지가 분명한 작품을 좋아한다.

 

 

 

 

 

 

 

 

개념미술이라는 것이,
관람객이 자신의 주관대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하다는 것이야 당연하겠지만
난 작가가 무엇을 의도했는지를 작품과 작품 사이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전시를 선호한다.

 

 

 

 

 

 

 

 

 

아브라암 크루스비예가스의 이 전시는 주지하고자하는 바가 대단히 명확한 전시다.

 

 

 

 

 

 

 

크루스비예가스는 우리가 흔히 쓰고 버리는 사물들을 재활용하거나,
우리가 딛고 있는 공간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떠한 새로운 공간을 지향하는지를 제시한다.

 

 

 

 

 

 

 

 

 

 

 

 

 

 

 

 

새로운 공간이라...
비디오에선 최소한의 필요에 의한 적합한 공간을 원하는 이의 인터뷰가 나온다.

 

 

 

 

 

 

 

 

 

 

 

 

 

 

 

 

 

 

 

 

 

 

 

비디오 영상을 본 뒤,

 

 

 

 

 

 

 

 

3층부터 들른다.
이유는 너무 더워서... 엘리베이터타고 3층부터.ㅎ

 

 

 

 

 

 

 

 

넓은 전시 공간에 구조물만 덜렁 놓여져있다.
좌측의 영상을 보지 않아 나중에 알았는데,
이 구조물은 크루스비예가스가 멕시코 아후스코에 있는 부모의 집에 대한
작가의 기억을 흔적으로 남긴 것.

 

 

 

 

 

 

 

 

 

이 구조물은 우리가 생활할 수 있는 터전의 최소한의 모습이다.
여기에 하나둘 올라가고 놓여지는 오브제들은 기호의 대상이기도 하며 동시에
소비와 욕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 많은 사물들이 깡그리 버려지면 2층과 같은 미술이 탄생할 지도 모른다.

 

 

 

 

 

 

 

익선동 카페 '식물'에서 칵테일 한잔 들이키고 온 와이프는 이때 좀 알딸딸...한 상태였나보다.

 

 

 

 

 

 

 

 

그래서인지...

 

 

 

 

 

 

 

 

 

저 크림슨 컬러의 벽 너머 방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음악에 흥겹게 반응하더라.

 

 

 

 

 

 

 

쿵쿵쿵쿵... 좁은 공간에 휘몰아치듯 음악이 공간을 가득 메운다.
최소한의 오브제만으로 구성된 공간.

 

 

 

 

 

 

 

 

 

 

 

 

 

 

 

 

 

 

 

 

 

 

 

 

2층으로 내려간다.

 

 

 

 

 

 

 

우리나라에서 건져낸 수많은 쓰레기들이 커다란 원을 그리며 늘어져 있다.

 

 

 

 

 

 

 

 

이렇게 버려진 사물들을 오브제로 활용하는 작품은 사실 종종 만나볼 수 있다.

 

 

 

 

 

 

 

 

여느 작품들과 크루스비예가스의 이 작품이 다르게 느껴진 지점은,

 

 

 

 

 

 

 

 

이 작품이 단순히 '재개발'을 이야기한 것이 아닐 것이라는 느낌 때문이다.

 

 

 

 

 

 

 

리프렛을 받아놓고 읽지 못해 정확하게 말할 수 없지만,
크루스비예가스의 이 설치 작품은 우리에게 익숙한 버려진 사물들을
오브제로 활용하여 전시함으로써 이 사물들 하나하나가 갖고 있는 기억들의 파편을
조합하여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버려진 사물들을 하나의 커다란 원을 그리듯 늘어뜨려놓음으로써,

 

 

 

 

 

 

 

 

1층의 비디오 영상에서 보여줬듯 또다른 새로운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 하다.

뭔소리를 하는건지.ㅎ

아직 정리도 안된 상태에서 마구 글을 쓰고 있다보니...

아무튼 '자가해체'라는 말은 '자가구축'이라는 말과 뗄래야 뗄 수 없는 말이니만큼,

근본적으로 해체된 공간과 구축될 공간의 연계 고리와 같은 느낌의 전시로 보여졌다.(아... 진짜 무슨 말을 하는거야)

 

 

 

 

 

 

 

 

 

고작 이 정도의 느낌 밖에 말할 수 없지만,

 

 

 

 

 

 

 

 

그저 맘에 안들면 부수고 다 밀어버리고 새로 아파트를 올리는 것이
'재개발'의 의미가 되어버린 우리나라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우리의 공간을 새롭게 모색할 것인지에 대한 담론이 반드시 필요한 것 같다.

 

 

 

 

 

 

 

 

사실 따지고보면...
그닥 새로운 희열을 안겨주는 전시는 아니었지만,
이 명징한 메시지가 주는 희열은 꽤나 즐거웠다.
적어도 우리에게는.



3층 전시장에서.

 

 

와이프가 이 공간을
너무 좋아하더라.
라이카 X typ 113으로 제대로 동영상을 찍어본 적이 없고...
흔들림 방지도 off인 채로 녹화를 하는 바람에...
촛점도 안맞고 난리지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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