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오랜 유학생활 끝에 귀국한 죽마고우를 만났다.
난 회사원, 한 명은 작가, 한 명은 목회자... 재밌는 구성이다.
언제나처럼 그냥 얘기만 했다. 수다에 수다... 뭐 난 그게 더 좋다.

-1.
최연희란 인간의 성추행을 두고 국회의원이란 X놈들이 하는 짓거리가 갈수록 가관이다.
봄의 유혹 어쩌구...하며 옹호하는 꼴이나, 급성 알콜중독이라는 웃기는 진단을 내리고는

고귀한 품성을 가진 분이 실수 정도로 옹호하는 작태들을 보면,

역시 대한 민국은 너희 국회의원들 때문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진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한다.
권력 언론과 국회 의원...  일반인이 한 순간의 '충동'으로 성추행을 하면, 그 사람은 평생 파렴치범으로 몰아가면서 지들이 그러면
그건 고귀한 자의 일순간의 일탈 쯤으로 치부하려는 이 따위 이중잣대가 아주 유치하다 못해 경멸스럽다.
그래서... 모당은 전원 해병대 입소하기로 했다니, 참... 강금실의 말대로 이건 완전히 코미디다 코미디.
그리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다니고 나와서 겨우 나오는 발상들이 이 모양 이 꼴이리니...
이 인간들이 위정자랍시고 나대는 꼴들을 보자니... 정말 한숨 밖에 안나온다.

-2.
스크린 쿼터... 당연히 예상했듯이 또다시 이데올로기의 문제로 변질된다.
아니... 사실 그게 당연한 거라고 봐야겠지.
조희문이라는 인간이 끄적거린 글은 그야말로 초딩 수준의 글이다.
명확한 분석은 온데간데 없고 단순히 표면적인 수치를 가지고 감성으로 일관된 이 따위 글을 사주한 언론사도 그렇고,
그 배후도 그렇고.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영화인들의 답답한 처사도 그렇고...
어째서 지금의 논지가 한국 영화의 자생력 문제로만 좁혀지고 있는 지 도통 이해가 안간다.
이런 논지라면 당연히 타 문화계에서 '왜 너희만 차별 대우를 받냐?'고 반발할 것이 당연하고,
그런 식이라면 영화계는 '우리도 잘못했다. 하지만 개선 중이다'라는 말 밖에 더 나오겠냔 말이다.
조희문이나 신중현씨, 인디 감독이라는 사람들의 십자 포화는 교묘하게 언론의 술수에 따라 영화가 가진
문화/산업적 파급력의 본질을 배제한 채 철저히 '자생력'의 문제로만 논지를 축소했다.
문화 생활이 척박한 한국에서 가지는 영화산업, 그리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타 문화와 비교하기 힘든 무수한 부가

산업의 시장에 대한 이해와 협조가 바탕이 되어야 할 판에 모든 문화계가 마치 적으로 돌아선 것처럼

전개되는 이 모양새는... 답답하기만 하다.

영화는 단순한 형태의 문화가 아니다.
우리는 영화를 볼 때 친구와 약속을 하고, 간혹 멀티플렉스나 영화관이 위치한 곳에 으례 공존하는 쇼핑몰을 둘러보며,
저녁을 먹거나 커피를 마신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영화관을 나서 다시 얘기를 한다.
다음날 회사나 학교에 나와 다시 본 영화를 얘기하고 말이다.
영화가 음악, 미술, 촬영, 테크놀로지, 희극등의 종합예술 산업이라는 파생력 외에도
우리나라에서의 영화는 문화라기 보다는 일상의 생활에 보다 더 가깝다.
강력한 비주얼로 관객을 압도하고, 무언 중에 영화 속의 이미지와 트랜드와

철학을 주지시키는 힘은 여느 문화에 비할 바가 아니다.
(오해없기를, 뮤지컬이나 오페라, 연극 의 힘을 폄하하는게 아니라 대중적인 접근이 그만큼 쉽다는 의미다.
평생 뮤지컬이나 오페라, 연극 안 본 사람은 많아도 영화는 그만큼 끊임없이 접하고 회자된다)

콘서트를 제외하면 다분히 개인적인 향유 차원인 음악과 달리 영화는 상당히 공동체적 성격을 띄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중들 가장 깊숙히 자리하고 있다.
이런 영화 산업의 특성을 무시한 채 무조건 문화계의 역차별 논란에 대해 질질 끌려다니기 시작하면
영화인들은 언제까지나 '그럼 너희들 타고 다니는 수입차라도 기부해라'라든지 '수입차타고 다니는 아들이
용돈 더 달라고 아빠에게 떼쓰는 꼴'이란 초딩스러운 비아냥을 들을 수 밖에 없다.
영화인들, 그것도 배우가 아닌 영화인들이 나서서 이러한 영화 산업의 특성에 대해 겸손히 이해를 구하고
이로부터 출발했어야 할 스크린 쿼터 축소 반대 운동은, 결국 안일하게 한국 영화에 대한 사랑을 마치,
영화인 개개인에 대한 사랑으로 크게 착각한 영화인들이 불러온 인재가 맞다.

1인 시위에 대한 조소어린 대중의 시선도 상당 부분 영화인들이 자초한 거라고 본다.
한 문화 산업의 파급 효과에 대한 경중을 논의하는 것은 상당히 조심스럽고, 자칫 세련되지
못한 기술 방식으로 전개될 경우 오히려 뭇매를 맞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세련된 투쟁 방식이 필요하다는 거다.
과거의 한총련이 급격히 변화하는 신입생들의 의식 트랜드를 전혀 따라 잡지 못하면서
구식, 빨갱이, 좌파라는 기존 인식을 뒤집어 쓰고 도태의 나락으로 떨어진 것처럼, 시대가
변하면 그보다 더 빨리 투쟁의 방식도, 투쟁의 대처도 빨라지고 달라져야 한다.

난 스크린 쿼터 축소에 절대 반대한다.
헐리웃 영화가 이 좁디 좁은 한국 시장을 노리는 것은 부가 판권 시장도 아니고, 기껏해야
인구 4800만 한반도에서 취할 수 있는 당장의 경제적 이익도 아니라고 본다.
네오콘은 그런 미시적 사안에만 집착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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