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을 앓아 누웠다.
정말 화가 치밀 정도로 끙끙 앓아 누워 있으면서 와이프가 많이 고생했다.
바보같은 와이프는 자기가 아픈 것처럼 추석연휴부터 내내... 온몸이 쑤셔 미쳐버릴 지경인 날 안마해줬다.
정말 일주일 내내 앓았다. 지금도 다 낫지는 않았지만...
그런 일주일 내내 어쩌면 짜증 한 번을 안낼까.

오늘 조금 몸이 나았다고 와이프에 걱정에도 불구하고 PC 앞에 앉았다.
15개의 앨범을 영혼찾기로...ㅋㅋ 다운로드했다.
도둑질이다.
컬렉터로 살아온 나로선 이런 MP3 다운로드에 대해 뿌리깊은 반발감...같은게 있다.
이토록 경이로운 음악을 들려주는 뮤지션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디지털 컨텐츠를 무료로 인식하건 아니건...그런 판단 이전에, 현재의 경제구조로선
음반이 팔리지 않으면 뮤지션들이 경제적 수익을 얻을 방법이 라이브 하나 밖에 없다는 현실이 사실이므로, 난 무척 미안하다.
어디가서 '나 음악 좋아해요'라고 말하기도 쪽팔리다.

그런 줄 알고... 모니터에 정중히 두손을 모아 고개를 숙이고... 다운로드를 하는 이 어처구니없이 한심한 모습이란...

Sigur Ros의 신보가 나왔다. 이전보다 더욱 대중적인데, 그 느낌, 그 아이슬랜드의
차가운 느낌이 여느 음반보다 강력하다. 아... 정말 아련하다.
2002년작이지만 뒤늦게 Dabrye의 [Instrml]도 들어봤다.
아... 이런 브레이크비트... 넘 좋다. 천재들의 향연이다. 그야말로...
무엇보다 압권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그룹 중 하나인 Broadcast의 신보가 나왔다는 것이다.
넘 음반을 띄엄띄엄 발표하는 것 같아... 이 놈의 과작이 이들의 딜레머가 아닌가 싶지만...
전작들만은 못하더라도 그들만의 알싸~한 우울한 미니멀리즘은 유효하다. 멋지다.
이외에도 많은 음반들이 있지만...
기쁘고도 미안하고... 별의별 기분 다드는 도둑질... 지금도 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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