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람


directed by 김휘

2012 / 110min / korea
김윤진, 마동석, 천호진, 김성균, 김새론


강풀 원작의 만화가 성공적으로 영화화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 듯.
김휘 감독의 [이웃사람]의 경우 나나 aipharos님처럼 만화를 보지 못하고 본 사람들에겐 제법 흥미로운 영화가 될 수 있을테나 

민성이처럼 웹툰을 본 이에겐 물에 술탄 듯 그냥저냥의 감흥만 받을 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 영화가 망작이나 졸작은 결코 아니라는, 오히려 그것과는 거리가 먼 영화적 기본기는 탄탄한 영화 축에 충분히 속한다는 건 분명하다.
다만, 그 좋은 배우들이 애매한 앙상블을 보여주는 건 배우들의 문제가 아니라 연출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뭔가 따로따로 노는 듯한 배우들의 앙상블이 은근히 보는 내내 거슬리는데 그나마 마동석과 김성균의 연기가 영화의 반 이상을 살렸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김성균에 대한 앞으로의 기대는 점점 커지는 듯)
가장 아쉬운 건 연쇄살인마의 집으로 몰려드는 장면에서 텐션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
하나둘 연쇄살인마의 집으로 몰려드는 과정이 편집의 안일함이나 지루함으로 무너져버렸다는 점, 

그리고 정작 집안으로 난입한 후의 대치씬도 프레임의 방향성따위는 찾아볼 수도 없는 평이함으로 일관했다는 건 대단히... 안타깝다.
아마 이 장면들만 잘 살렸어도 지금보다는 훨씬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싶다.
적어도 웹툰을 보지 않고 이 영화를 접한 사람들에게는 말이지.








건축학개론


directed by 이용주

2012 / 118min / korea

엄태웅, 한가인, 이제훈, 배수지, 조정석, 고준희

이제서야 봤다.
그리고 후유증이 심하다.
어젯밤 잠들기 전까지 영화의 감정이 떠나질 않더니, 
아침에 깨어나자마자 또다시 영화 속 두 주인공의 감정이 다시 느껴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 나이가 들어서그런가... 
사랑했지만 소통의 부족으로 헤어지고, 집을 지어가며 다시 소통하고 확인한 후 일상으로 돌아간 그들은 과연 행복했을까?하는 아쉬움, 
그 애틋함이 고스란히 내게 전해졌다.
이 영화는 '누구나 다른이에게 첫사랑이었을 수 있다'는 재미없는 홍보문구같은 첫사랑에 대한 속물적인 판타지의 영화가 아니라 
소통에 익숙치못한 많은 이들에게 집을 지어가듯 서로의 감정을 지어가고 단단하게 구축해가는, 일종의 성장물에 가깝다. 
그와 동시에 옛것은 부숴버리고 새롭게 신축해대는 짓이 능사라고 여겨왔던 토건주의 마인드가 시장과 개인을 지배하면서 
개인의 가치관과 정서마저 지배했던 몹쓸 천박한 한국식 속물 자본주의에 대한 진지한 자성의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생각보다 더 좋았고,
뭣보다 이 영화가 필요 이상으로 추억을 팔아먹지 않아서 정말 좋았고.


*
수지의 연기도 좋았지만 이재훈이라는 배우의 밸런스가 너무 좋았던 것 같다.


**
한가인의 연기가 발연기라고 말이 많았는데 물론 마지막, 전혀 클라이맥스를 살려내지 못하는 감정씬이 아쉽긴 했지만 그리 욕먹을 정도인가...싶긴 했다.


***
영화의 메시지대로라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올려진 제주도의 그 집이 볼라벤으로 인해 허무하게 무너져내린 건 개인적으로 조금 많이 아쉽다.


****
이용주 감독의 전작 [불신지옥]도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었는데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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