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 테이블즈에서 식사를 한 후 상수동으로 왔다.
상수동은 홍대 지척이니 종종 들르긴 하는데 당인리 발전소 쪽으로 가는 길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 걸어보기로 했다.
이미 많은 분들이 가보셨겠지만 상수역에서 강변 북로 방향으로 해서 당인리 발전소로 가는 쪽인 이 길은 그닥 길지도 않지만 

바로 지척인 홍대쪽 카페 문화와는 좀 많이 다른 느낌이 있다.





상수동길.









이곳엔 유명한 상수동 카페도 있고, 위에서 보이는 정말... 유명한 '이리 카페'도 있다.









민성이도 얘기하지만 홍대쪽의 카페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트렌디한 분위기라기보단 뭔가 리버럴 + 여유낙낙한 느낌, 그리고 잠시 시간이 더디 가는 듯한 주변 정경과 생뚱맞지 않은 분위기.














당인리 발전소 쪽에서 음악 소리도 들리고 사람들 환호성도 들려서 민성이가 무척 궁금해했다.
우리도 궁금해서 소리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더니... 아... 당인리 발전소 앞에 이렇게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졸지에 벚꽃 구경을 해버렸다는.ㅎㅎㅎ










길건너에는 정말... 벚꽃이 만개했더라.
그 밑에서 커플이 다정하게 사진찍는 모습도 볼 수 있고.









태양이 싫어, 태양이 싫어.










당인리 발전소 안으로 들어왔다.
4월 20일까지 발전소를 공개한다고 한다.
사실... 당인리 발전소는 인근 주민들과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기도 하다.
쥐새끼가 공약으로 당인리 발전소의 이전/폐쇄를 약속했었고, 이곳을 문화 시설로 개전한다고 했었는데 당근... 지켰을 리가 없고, 

이후 이 지역 의원들은 모두 주민들의 의견을 듣지도 않았다고 한다.
최근 박원순 시장과 주민 대표가 의견을 나누었고 충분히 검토한다는 말은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시지않는가. 이게 한 사람만의 힘으로 해결이 되긴 힘들다는거.








또한 문화인들은 와핑 프로젝트나 테이트 모던같은 경우를 예를 들며 노후한 산업시설은 문화 시설로 재탄생하게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와핑 프로젝트, 테이트 모던 뿐만 아니라 레드닷 팩토리도 그렇고, 

우리나라만 봐도 인천 아트플랫폼같은 경우는 노후한 산업시설을 적극적으로 문화 산실로 재탄생시킨 경우가 아닌가.
이 날도 당인리 발전소에선 홍대 인근의 미대생들, 인디 뮤지션들이 모두 모여 작은 축제를 벌이고 있었고, 

우린 정말... 어디 외국에라도 나온 듯한 자유롭고 히피스러운 분위기를 이곳에서 정말 만끽했다.











사람들이 몰려 있고, 기타 선율이 들려온다.









빅터뷰라는 뮤지션이 감성적이면서도 때론 격렬한 기타 음악을 들려주고 있었다.










우리도 끝까지 지켜봤다.
음악이 흐르고, 벚꽃은 흐드러지고,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해는 아련하고.
참...
이런 이국적인 기분을 느끼긴 무진장 오랜만인거 같다.
그리고 이날 당인리 발전소의 평화롭고 히피스러운 정경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대학생들만 즐기는 축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인근 주민들, 멀리서 온 사람들... 커플들, 노인, 어린 아이들 할 것없이 골고루 다 볼 수 있었다.
지나치게 붐비지도 않고, 조용하고 평화롭게 따스해진 봄날을 만끽하는 사람들.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누워 잠을 청하거나, 기타를 치거나, 이야기 꽃을 피우거나 도시락을 준비해와 먹는 사람들.
그리고 쓰레기를 치울 비닐봉지 하나씩은 다 챙겨온 모습들.
정말이지 너무 인상적인 모습들이었다.










누군가는 기타를 치고, 누군가는 누워 잠을 청하고, 누군가는 책을 본다.
누군가는 이야기꽃을 피우고.
아이들은 공을 차며 뛰어다니고.













한국같지가 않다.
이 평화로운 정경이.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카페인 섭취를 위해 이제 카페길로 다시 걸어간다.










이리 까페.









아... 근데 자리가 없다. 젠장.
이리 까페, 말은 많이 들었다만 처음 와봤는데 정말 분위기... 기가막히더만.
근래 들러본 까페 중 가장 멋지더라. 여유롭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정말.








기다렸다가 들어갈까...하다가 그냥 나왔다.









주차한 곳 근처에 있었던 '태양이 열리는 나무'.









but... 커피가 그렇게 맛있다고는 말 못하겠다. 가격은 완전 저렴하고.

아이스 쵸코는 괜찮다고 한다.


오후에 그냥 생각없이 나왔는데 무척 즐겁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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