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보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짜증나고 화가 나는 것은 폭력적인 내용
이전에 이러한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나쁜 사람' 또는 '나쁜 존재'에 대한 구태한 표현이다.

이들은 으례 그렇듯 검정색이나 무채색 계열의 옷을 입고 나오거나 피를 상징한다는 건지 빨간 옷을 입고 나오거나,
험상궂은 인상을 하고 굵고 위압적인 목소리, 또는 간사하게 자지러지는 목소리로 등장한다.
덧붙인다면 간혹 뿔이 달려 있기도 하며, 다 쓰러져 가는 음습한 집이 그들의 배경이 되곤 한다.

아이들은 스스로 판단하기 이전에 '나쁜 존재'의 반복적인 비주얼에 학습되어
검은 옷을 입고 눈을 부라리는 존재를 악인으로 자기도 모르게 고정화시킨다.
허...
오늘 민성이도 그러한 얘기를 했다.
와이프가 현명하게 충분히 수긍할 만큼 얘기해줬다. (민성이도 검은 옷을 좋아하니까)

지금도 수많은 아이들이 자신들의 머리 속에 뻔한 클리셰로서의 악인들을 형상화하고
고정화하고 있을 것이다.
답답한 노릇이다.
세상엔 점잖고 지극히 평범한 악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게다가 취향이 좀 남달라 나쁜 존재로서의 비주얼을 선호하는 보통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더더욱 음성화하고 감추려고 하지 않을까?
한때... 고딕메탈을 듣는 이들을 무조건 사탄신봉자라고 매도했던 일부 크리스천들
같은 사람들로부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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