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oor in the Floor]
Directed by Todd Philips
2004 / approx 111 min / US R r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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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Marcelo Zarvos의 음악이 꺼져버릴 것 같은 스크린의
분위기를 미약하게나마 지켜 서있듯 들려오는 [the Door in the Floor].
사실 이 영화는 킴 베이싱어가 오랜만에 전라의 베드씬을 거침없이 해냈다고 더 알려진 영화다.
물론... 이 따위 가십은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부당하기 짝이 없는 시선이라고 주저없이 얘기할 수 있겠다.
기껏해야 스포츠 찌라시 기자들이나 입에 무언가 물고 우물우물거리며 키득거리고 써 나갈 내용말이다.

이 영화에서 제프 브리지스의 연기는 테드 콜, 바로 그 자신이다.
연기라는게 또다른 누군가가 되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누가 뇌까리더만, 이 영화에서의 제프 브리지스는 바로 그 자신이 테드 콜이다.
한순간 날아든 비극, 그리고 그 비극의 수렁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자신과 아내.
균열이 겉잡을 수 없을 만큼 벌어진 후에도, 얽메어 지탱하던 가족이란 허울이 때론 더욱 큰 짐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이 영화는 차분하면서도 신랄하게 드러내 버린다.

그가 혼자 스쿼시를 하는 그 방 바닥에 뚫린 문(the door in the floor).
현실이 엉겁이 되어 겹겹히 그를 둘러싸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을 알고 있는 그들은 삶의 무게에 파묻힌 채 표류한다.

갑작스레 닥쳐온 가족의 비극이 표면적인 이 균열의 이유겠지만,

이 영화는 그동안 헐리웃 영화들이 해왔던 노골적인 가족 이데올로기에 대한 찬양을 정반대의 시각에서 차분히 정리해본다.
그리고 그 정리의 시간은 참으로 괴롭고 허무하며, 절망적이다.

[House of Sand and Fog]이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이민자 가정의 시선에서 본 가족
이데올로기에 대한 처절한 풍자였다면, 사실 이 영화도 이민자 가정이 아닌,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 가정의 이야기이지만 그 것과 궤를 같이 하는 영화라고 봐도 무방할 듯 싶다.
물론 로버트 레드포드의 [Ordinary People]을 떠올릴 수도 있겠고
난니 모레티의 [La Stanza Del Figlio/아들의 방]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킴 베이싱어의 베드씬은 대단히 노골적이지만, 그녀가 분한 매리언 콜의 하염없는 절망이 사무치게 느껴지기에 서글프고, 안타깝게만 다가온다.

언젠가부터 헐리웃에서도 가족에 대한 접근이 호들갑과 찬양 일색이 아니라 조금씩, 그 구조적인 실체를 조금씩 성찰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
그동안 주로 이방인 감독들의 눈에 의해서 였지만, 이젠 그들 내부에서도 이런 조짐의 움직임이 보이는 듯 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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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니 아캉(Denys Arcand)의 [Les Invasions Barbares/야만적 침략]을 못보셨다면 반드시 보시길 권한다.

***
이 영화에서 그 유명한 미미 로저스의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다.
하지만 그녀는 에디의 뺨을 날리며 정말... 잊기 힘든 대사를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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