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성이가 학교 대표로 물로켓 대회에 나갔다.
며칠 열심히 준비하고 오늘 드디어 대회날.
12시 10분경 학교에 가서 발사대를 가져와서 행사가 열리는 학교로 이동하여 등록한 후 거기서 민성이는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물로켓을 만들고, 3시경부터 바로 옆 미산초등학교에서 본대회에 참가했다.

 

 

 

시청각실에서 대회 안내

 

 

 

 

 

 

아이들과 온 부모님들... 궁금한 건 이해한다. 하지만 아이가 참가하는 대회라면 기본적으로 공문 정도는 읽어보고
와야하는게 아닐까? '저희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요...'는 그리 떳떳하게 말할게 아니다.

 

 

 

 

민성이가 물로켓 만드는 시간 동안 주린 배를 채우러 학교 바로 옆의 Pizza Hut (피자 헛)에서 먹은 피자.
사실... 피자 정말 헛먹었다.-_-;;;
그리고 이젠 저렇게 두꺼운 도우는 도저히 못 먹겠다.

 

 

 

 

대회 시작.
민성군 발사대를 준비한다.
이런... 민성이 발사대가 참가 학생들 중 가장... 후지다. 이런 젠장.
이럴 줄 알았음 그냥 발사대를 하나 사든지 어떻게 할 걸.
민성이 학교에서 준비한 이 발사대는 정말이지 안습이다. 담당 선생님들조차 발사대가 후지다...라고 하셨으니.
민성이 말로는 연습할 때도 불발이 종종 있었단다.

 

 

 

 

 

하지만, 민성이 정말 즐겁고 신나게 준비했다.
우리도 그걸로 만족이고.

 

 

 

 

초등부 참가자는 40명. 1~20, 21~40으로 나누어 진행.

 

 

 

 

민성군 등장.
ㅋㅋㅋ 라이카 X1은 줌이 안되므로 이렇게 밖에 못찍는다.

 

 

 

 

그런데 뭔가 문제가 있는 듯 민성이가 발사를 하지 못한다.

 

 

 

 

이런...
걱정했던대로... 발사 트리거를 당겨도 발사가 되지 않는 황당한 결함이 발생.
민성이는 1차 시기엔 제대로 발사도 못했다. 빼지지도 않는 물로켓 빼다가 앞으로 툭~ 나갔는데 그걸 '불발'로
운영위원들이 인정하는 바람에 민성이는 1차 시기를 완전히 놓쳤다. 참나...

 

 

 

 

2차 시기도 마찬가지.
발사가 안된다. 민성이 말로는 발사 고정대가 위로 올라가줘야 하는데 아래에서 걸린채 올라가질 않는단다.
그래서 발사대를 빌려서 마지막에 2차 시기를 시도했고,
멋지게 발사하는데 성공했지만 날아가다가 1차 시기에서 타격입은 날개가 하나 빠지면서 갑자기 궤도를 잃고 목표점에서 빗나갔다.

 

 

 

 

속상했을 민성이가 안쓰러웠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곤 '내년에 민성이가 또 하고 싶다고 하면 아빠가 발사대 그냥 사줄께'란 말 밖엔 없었다.

 

 

 

 

하지만 이 대회를 준비하면서 정말 즐거웠던 민성이.
그 즐거웠던 기억만 잘 생각하고 남기라고 말해줬다.

 

 

 

 

속상한 민성이를 데리고 저녁을 먹으러 간 곳은,
민성이가 먹고 싶다고 했던 부천 중동의 '중동갈비'ㅎㅎㅎ
이곳은 내가 이 부근에 살 때도 유명했던 갈비집인데 그 뒤로 꾸준히 사세확장하여 2층도 얻고, 앞에 커다란
주차장도 완비한 이 일대에선 유명한 갈비집이 됐다.

 

 

 

 

아이팟 터치 신공.

 

 

 

 

무척 속상해했지만 의연한 민성이.

 

 

 

 

난 정말 네가 우리 아들로 태어나준게 너무너무 고맙다.


 

 

 

돼지갈비 5인분.

 

 

 

 

 

그리고 엄청나게 이어지는 민성군의 수다.
즐겁게 듣고 함께 얘기하고 그리고 잘 먹고 나왔다.

사랑해, 민성아.


*
대회가 시작되기 전 부모님은 다 정해진 선 밖으로 나가달라는 진행 위원의 부탁이 10번은 반복되었다.
그래도 꼼짝안하고 아이들 곁에 있는 많은 부모들을 보고 기가 막혔다.
끝까지 나가라고 해도 버티고, 아이들 옆에서 훈계하고, 안되면 전화를 빼들고 아이에게 전화해서 '각도를 잘 맞추고...'
라고 말하는 부모들, 막 발사하러 나온 아이에게 큰 소리로 훈계하는 부모들.
자기 아이가 쏜 물로켓이 목표에 닿지 못하자 '넌 두 번 다 불발이니 꼴지야'라고 성내는 부모도 있었고,
자기 아이가 잘 쐈다고 괴성을 지르면서 여자는 바로 전화를 하며 '어머님 ...이가 지금 쐈는데 정말 잘 쐈어요'라고
말하고 들어오지 말라는 가이드 라인을 마구 넘어가면서 자기 아이를 끌어 안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비정상인가...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냥 좀 아이들이 스스로 하게 내버려두면 안되나?
아이들이 그 정도는 충분히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경험을 그냥 즐겁게 즐길 수 있게 내버려두면 안되나?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