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움직인 4주일.
오랜만에 aipharos님과 둘이 나들이겸 데이트를 즐겼다.
민성군은 월요일에 학교에서 2박3일로 놀러가니 빠지고 우리 둘만.
멀리 갈까...하다가 aipharos님이 susie님이 근래 들렀던 포천의 '비둘기낭'과 철원의 '고석정'을 가보고 싶다고해서
오전에 출발했다. 집에선 100km가 조금 넘는 거리.
가다가 배가 고파 황당하게도 의정부 넘어서 보이는 E마트의 맥도널드에서 햄버거로 배를 떼우는 생뚱맞은...ㅎㅎㅎ

비둘기낭 마을에 도착해서 비둘기낭을 찾아 들어갔는데 차가 진입하기에 정말이지 도로 상태가 난감했다.
SUV등은 별 문제 안되겠지만 차체가 낮은 우리 차는 이거 완전 조심조심... 그래도 밑이 걸리더라는.
비둘기낭인 듯 보이는 곳 옆에 주차를 하고 오토캠핑하는 분들 중 한 분에게 '여기가 비둘기낭이지요?'라고 물으니
그분 왈... '비둘기낭은 벌써 지나셨는데요'라고 말씀하시더라. ㅎㅎㅎ
바로 옆이 비둘기낭이었는데 그분들은 거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캠핑 중이신듯.ㅎㅎㅎ


 

 

이곳이 비둘기낭이다. 아마도 드라마 '추노'에서도 나온 곳이 아닐까 싶다.
날이 잔뜩 흐려서 아쉬웠지만 비경만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화산 폭발로 인해 생겨난 한탄강변의 절경이라고 할까.
아쉽게도 이곳은 2012년 한탄강댐이 생기면 수몰되어 없어지는 곳이라고 하니... 정말이지 답답하고 아쉽다.
갔더니 젊은 남녀들이 와있던데... 저기서 저 점프를 사진에 담는다고 난리에 난리더라.
노는 건 좋은데 너무 시끄러우니 옆에서 은근히 짜증이 났다.

 

 

 

 

 

가물어서 폭포는 온데간데 보이질 않았지만 자연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절경의 모습이 놀랍다.

 

 

 

 

 

정말이지 맑고 청량한 수심.

 

 

 

 

휘돌아가는 반대편의 모습도 만만치가 않다.

 

 

 

 

다만... 우린 저 아래까지 내려가진 못했다.
내가 우겨서 aipharos님이 부츠를 신고 가는 바람에...-_-;;;
어차피 녹음이 우거지면 어머님과 민성군까지 다같이 다시 올테니 그때 천천히 둘러보기로 했다.

 

 

 

 

그렇더라도 이곳이 없어진다는 것은 무척 안타까울 것 같다.


슬슬 나와서 철원의 '고석정'으로 향한다.
임꺽정의 이야기와 궤를 같이 하는 고석정.
도착하기 전에 aipharos님의 건강이 안좋아지기 시작해서 걱정이 되었는데, 차를 돌려 집으로 다시 갈까했지만
aipharos님이 워낙 강력하게 보고 가자고 해서 고석정으로 들어갔다.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고석정관광랜드(?)에 도착하면 도대체 우리가 제대로 온 건 맞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변 정경이 매치가 되질 않는다.
무슨 임진각 온 것 같은 그런 분위기.
하지만... 고석정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놀랍게도 입구 이전의 모습과는 완전히, 완벽하게 다른 멋진 절경이
펼쳐진다.(정말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상반된 분위기)


 

 

 

이 모습은 고석정에서 찍은 사진.
이제 아래로 내려가본다.

 

 

 

 

내려가면서 좌측으로 바라본 모습.

 

 

 

 

 

감기 몸살 기운이 시작된 aipharos님은 추워서 차 안에서 모포를 뒤집어 덮고 왔다.
사실 날씨가 좀 쌀쌀하긴 했다.

 

 

 

 

자연이 빚어낸 위풍당당하고도 아기자기한 매력에 보는 내 가슴이 다 시원해진다.

 

 

 

 

 

 

이곳도 다 내려갔으면 좋으련만 aipharos님의 건강을 생각해서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아... 정말 좋다.
이곳을 돌아보는 배가 다니던데 aipharos님 건강이 괜찮았다면 타보고 싶을 정도로 고요하고 아름다운 절경이다.

 

 

 

 

다음에 다시 꼭 와서 배도 한 번 타봐야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배타는 곳도 좀 멋스럽게 만들어 놓았으면 더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
그런 하나하나 주변 경관과 어울림을 보여주는 세심함이 늘 우리 관광지엔 부족하다.

 



고석정에서 나와서 약국을 찾아 약을 산 후 향한 곳은 역시 철원의 노동당사다.

 

폐허가 되어 구조물만 남은 노동당사.
인근의 모든 건물이 인멸되었음에도 이 건물만은 남아 있었다니, 대단히 튼튼하게 지었졌다는 증거.

 

 

 

 

어찌보면 한국전쟁시에 이곳은 이곳을 사는 모든 이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을 것 같다.
수많은 유골들이 이후 발견되었다고 하고, 전해져 내려오는 말에 의하면 이곳에서 수도없이 많은 이들이 죽어나갔다고
하니까.
그런 역사를 산 어르신들이 북한에 대해 공포심과 증오의 감정을 담고 사는 것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박제된 역사를 가슴에 품고 사는 그 흘러가는 시간만큼 세상의 이치도 변하는 법 아닐까.

 

 

 

 

수많은 포탄과 총탄 흔적을 건물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과거엔 이곳을 일반인에게 개방했던 모양인데 지금은 건물 내부로 들어갈 수 없다.

 

 

 

 

 

날도 흐려서 그런지 아픈 역사를 끌어안고 서있는 건물에게서 을씨년스러운 느낌마저 감돈다.

 

 

 

 

무너지지 않도록 단단히 보강된 구조물들.

 

 

 

 

정말 건물의 무너진 단면을 통해 얼마나 튼튼하게 지어진 건물인지 가늠할 수 있다

 

 

 

 

 

 

약기운으로 버티면서 나들이 다니시는 aipharos님, 괜찮으세요?


이렇게 둘러보고 나서 주린 배를 채우러 홍대로 향했다.
하지만... 역시나 토요일.
홍대로 가는 길은 정말이지 멀고도, 멀고도, 멀고도 험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