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요일은 저희 올해 마지막 LG 아트센터 공연인 '유니버설 발레단'의 '모던 발레 프로젝트' 공연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이 공연은 제가 전주의 빔 반데키부스와 울티마 베즈의 '슈피겔'(Wim Vandekeybus & Ultima Vez 'Spiegel')
보다 더 기대했던 공연입니다.
그런데...
당일 개인적인 일로 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부랴부랴 LG 아트센터에 토/일로 연기하려 했으나 당일 취소/변경은 불가능하다는 말에 완전 좌절했죠.
(이해는 하는데 일정 시간 이전에 가능하게 하면 안될까 싶더군요)
졸지에 공연을 못보게 되자 머리가 패닉이었습니다.

회사에서 부랴부랴 집으로 일찍 와서 aipharos님을 데리고 일을 보러 나가서 aipharos님의 친한 친구분께 전화를 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이런 공연을 좋아할 분이어서 저도 꼭 우리 대신 갔으면 했는데

다행히 그 분도 친구분과 갈 수 있다고 하여 LG아트센터에 다시 전화해서 저희 티켓 양도 신청했습니다.
공연을 보지 못한 건 정말 아쉽지만, 대신 본 aipharos님의 친구분과 그 일행분이 정말 너무나 좋았고 멋졌다고
대만족해주셔서 표를 그냥 허공에 띄운 느낌은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튼 전 일을 보고 너무나 아쉬운 마음에 일을 본 동네가 광화문이었고, 어제 또 gig777님의 블로그에서 알리고떼 키친 포스팅을 보고

또 뽐뿌받은 터라 '저녁이나 맛나게 먹자'란 마음으로 예약도 없이 그냥 알리고떼 키친으로 주르르 달려 갔습니다.
(알리고떼 키친은 예약한 분에 한해 창가쪽 자리를 줍니다)

 

 

 

 

저희가 사랑해마지않는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 옆쪽 국제호텔 뒤 코오롱빌딩 2층의 알리고떼 키친.
저희는 이번이 올 2월말(2.29)에 첫 방문한 후 일곱번째 방문입니다.
대부분의 레스토랑을 많이 가야 3~4번 정도인데(아꼬떼등) 알리고떼 키친은 일곱번째입니다.
그만큼 저희가 광화문/인사/삼청동 나들이 잦기도 하지만 이곳도 은근 잘하는 이탈리언이 있음에도 이토록
알리고떼에 자주 오는 건 이곳의 음식이 좋고 동시에 편안하기 때문입니다.

 

 

 

 

 

인테리어가 좀 바뀌었는데 점점 더 안정적으로 되어 가는 듯 합니다.

 

 

 

 

저희는 예약을 안했는데 언제나 웃음으로 반겨주시는 강주임님께서 오늘은 예약이 별로 없다고 하시며 창가쪽으로 안내해주셨습니다.

 

 

 


 

 

이만큼 세련된 인테리어 공간도 그리 흔치 않습니다.

뭣보다 이곳은 올 때마다 조명이나 가운데 홀의 분위기가 계속 바뀐다는 거에요. 그만큼 고민하고 노력한다는 뜻이죠.

 

 

 

 

여러 일행들이 와인 & 다이닝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넉넉한 좌석이죠? 근처에 죄다 오피스라 애용하시기 딱 좋겠습니다.

 

 

 

 

위의 캔들라잇이 아주 예쁩니다

 

 

 

 

 

 

저희가 앉은 창가자리입니다

 

 

 

 

 

 

오늘의 메뉴입니다. 사실 나중에 적어주셨구요. 디저트 두가지가 여기 메뉴엔 빠졌습니다.

-_-;;; 엄청 나온거군요. (그런데 가격은 황송할 정도에요)
gig777님의 말씀처럼 아직 신메뉴 안정화가 안되었습니다.
20일(월)부터 신메뉴가 고정반영된다고 하시는데요. 코스 메뉴는 하나로 통일되는 것 같습니다.
이 날 저희는 Chef's Table (64,000원/부가세 별도)을 주문했는데 기존 메뉴가 아직 준비가 잘 안되어
강주임님께서 쉐프분과 상의하셔서 주실 수 있는 메뉴들로 완전히 새로 꾸몄습니다.
사실 처음엔 조금 걱정도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날의 디너는 근래 먹은 코스 중 거의 베스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식전 빵입니다. 역시나 좋습니다. 그런데... 빵맛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발사믹이 바뀌었습니다. 강주임님께서 더 고급으로 바꿨다고 하시더군요. 전 올리브 오일도 바뀐 것 같아
여쭤보려는데 올리브 오일도 바뀌었다고 하십니다. 두가지가 바뀌니 찍어먹는 빵맛도 훨씬 고소하고
담백해졌습니다. 하... 이 두가지만으로도 빵맛이 달라지는구나.

 

 

 

 

레몬드레싱의 석화입니다.
플레이트 한쪽엔 바질 페스토가 있어서 굴을 소스에 묻혀 먹으면 아주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 납니다.
전채로선 딱이에요.

 

 

 

 

썬드라이 토마토를 곁들인 관자 칵테일입니다.
제가 먹은 것이구요. 토마토를 올리브오일에 절여 놓은 뒤 구운 듯 합니다.
관자의 향긋한 풍미도 아주 좋았습니다.

 

 

 

 

자몽, 토마토를 곁들인 전복 카프레제입니다.
이건 aipharos님의 전채인데 보기도 예쁜데다가 전복과 잘 어울리는 자몽(aipharos님이 좋아하는)을 함께
먹습니다. 저도 한 입 먹었습니다. 잘 어울리는데 전 아무래도 제 전채인 관자 칵테일이 더 좋더군요.
자몽의 맛이 강해 전복의 느낌이 잘 나지 않나...했는데 aipharos님 말로는 자몽과 함께 먹으면 일단 자몽이
먼저 씹힌 뒤 전복은 쫄깃쫄깃해서 더 오래 씹게 되는데 그 조화가 잘 되었다고 합니다.
전혀 전복맛을 죽인게 아니라네요.
-_-;;; 저야 한입 먹어본 것 뿐이니...(게다가 전 꿀꺽! 먹어버렸어요)

 

 

 

 

피에몬떼 스타일의 안심 카르파치오
이 메뉴는 스탭분들도 피에몬떼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 계시던 새로 오신 쉐프님이 만드시는 걸 다같이
지켜보셨다고 하고, 강주임님도 못드셔보셨다고 하는데 덕분에 아무래도 처음 먹는 영광이 온 듯 합니다.
암튼 이게... 대박이었습니다. 저흰 예전에 먹었던 안심 카르파치오나 빌라 소르티노식의 안심 카르파치오가
나올 줄 알았는데 허허허... 강주임님과 다른 스탭분들 하나씩 들고 오시는데 멀리서 봐도 색이 너무 예쁘더군요.
꼭 이거 정식 코스 메뉴에 들어갔음해요.

 

 

 

 

뭔가 했는데 위에 파다노 치즈를 얹고 그 아래에 아주 곱게 다지고 소금간을 한 안심육회 사이에 루꼴라를 넣은
카르파치오였습니다.
이게 말이에요. 정말 맛있답니다...
포크를 들어 파다노 치즈와 육회, 그리고 루꼴라를 뜬 후 넣으면 그 서로 어울리는 맛이 너무나 고소하면서도
시원하답니다. 양이 아주 적어보이지만 실제론 대단히 적당합니다.(제가 이런 말 할 정도면 적당한거에요.ㅎㅎ)
새로 바뀌는 메뉴에 이 음식이 들어있을지 모르겠는데 꼭 포함됐으면 합니다.
대박이에요.

 

 

 

 

강주임님이 플레이트를 들고 오셔서 비스크 소스를 뿌려주시는 이 음식은...

 

 

 

 

비스크 소스를 곁들인 관자입니다.
이 음식은 관자와 양송이 밑에 숯과 로즈마리를 피워 그 향이 음식에 베도록 하고, 비스크 소스를 뿌려 진하고
크리미한 풍미를 내는 음식인데요. 정말 숯의 향이 베어들어 아주 독특한 맛을 줍니다.
개인적으론 관자도 좋았지만 양송이 버섯이 더 식감도 있고 좋더군요.

 

 

 

 

요로코롬... 밑에 숯과 로즈마리가 깔려 있어요.
그리고 gig777님도 말씀하셨지만 비스크 소스가 아래로 다 떨어지니 좀 아깝기도 했어요.ㅎㅎㅎ

 

 

 

 

미니피자입니다.
이 날은 기존 메뉴의 재료가 준비되지 않았고, Tasting Course만 가능했는데 저희가 Chef's Table을 시키는
바람에 철저히 쉐프님과 강주임님의 상의 끝에 음식이 나온건데 그게 오히려 더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이 피자요? 제가 이태리에서 먹은 피자까지 합쳐도 베스트 일겁니다.
제가 늘 바라고 찾던 피자맛. 바로 그 자체였어요.

 

 

 

 

 

잘 보시면 화덕에 너무 잘 구워낸 도우도 좋지만 해산물이 올려져 있는 게 보이실 거에요.
해산물과 아주 짭쪼름한 간과 도우의 바삭한 식감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룹니다.
전 정말 이런 피자를 먹고 싶었어요. 토마토 베이스를 확 줄이고 맛 자체는 아주 드라이한 이런 피자.
게다가 해산물과의 완벽한 조화가 오버가 아니라 정말 전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 피자는 정식 메뉴로 선택되지 못했답니다. -_-;;;
만약 다음에 이 피자를 먹고 싶다면 전화로 미리 부탁을 드려야 할 거에요.
며칠 전 알리고떼 사장님의 신메뉴 테이스팅이 있었는데 그때 이 메뉴가 도우가 크면 해산물의 물기로 인해
바삭거림이 덜해진다는 이유로 탈락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만든 쉐프님도 좀 아쉬워하셨다네요.

 

 

 

 

화방의 도구를 이용해 만든 피자 뜨개(?) 재밌는 시도를 많이 하는 곳입니다.

 

 

 

앤초비 파스타
저의 사랑 '엔초비 파스타'입니다. 원래 Tasting Course에만 있는데 제가 엔초비 파스타를 너무 좋아하는 걸
아시고 넣어주셨습니다. 뭐 언제나처럼 좋습니다.
면이 약간 애매한 듯 했는데 스톡은 언제나 좋습니다.
집에서 만드는 aipharos님의 파스타는 이제 어지간한 레벨은 다 넘었는데 왜 이 맛은 안날까...하며 aipharos
님은 맛의 비밀을 캐느라 고민 중이셨다는.ㅎㅎㅎ

 

 

 

 

크림소스 시금치 뇨끼
이건 aipharos님에게 나온 겁니다.
뇨끼맛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아주 고소하면서도 더 간이 짭쪼름해졌는데 우옹... 정말 좋더군요.
강주임님이 권하실 만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맛의 만족도가 더 업그레이드 된 것 같아요.

*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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