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비슷한 연배이신 것 같은데 이런 집에서 스시를 드시면 스시의 진미를 느낄 수 없죠'



오래전 인스타에 모 스시집에 대한 글을 올리자 이런 댓글이 붙었다.
의미인즉, 나이 그 정도 먹고 고작 그런데서 스시먹냐는 소리지.
어처구니없었고 말도 섞기 싫어 그냥 대꾸하지 않았다.
그러다 또 다른 서교동 모 음식점의 글에 '이 집은 음식이 어쩌구저쩌구... 와인리스트가...어쩌구저쩌구'하는 댓글을 달길래 그냥 차단해버렸다.



내겐 적지 않은 돈으로 구입한 차에 사람들이 '엔트리급'이라 명명한다.
난 졸지에 이 나이먹도록 엔트리급 차를 타고 다니는 엔트리 인생이 된다.
내가 들고다니는 카메라에 사람들이 '서브카메라로는 제 격'이란 소리를 한다.
난 애정을 갖고 힘들게 구입한 카메라인데 이 사람들은 이걸 서브 카메라로 쓸 만하다네?



물론 난 이런 말에 그닥 신경쓰지 않는다.
그들에게 '.................'라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똑같은 사람이 되는 것 같고 비루한 변명이 될 것 같아서.
난 어차피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소비를 하는 것이니 그들이 그게 '엔트리급'이라든지 '서브' 목적이라든지 떠들어대도 나와는 그닥 관계있는 일이 아니지.


하지만 모든 가치엔 절대적 기준이라는게 없다.
재화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더 희열을 느낄 수 있고,
남들에겐 평범할지언정 누군가에겐 더 특별한 사용자경험을 선사할 수도 있는 일이다.
이건 음식이든 재화든 마찬가지 아닌가 싶어.
엔트리급이니 가성비니 얘기하는거 좋은데 제발 타인의 소비 행위와 타인이 존중하는 가치도 인정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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