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월 이틀을 쉬면서 불편한 점은 일, 월요일에 쉬는 집들이 많아 어딜 가기가 참 애매하다는 점.

특히 미술관, 갤러리는 월요일에 거의 모조리 휴무이기 때문에...-_-;;;

좀 힘들더라도 휴무일을 일요일과 화요일로 해야하나...


차 엔진 소리가 한달 전쯤부터 대단히 답답해졌다.

뭔가 문제가 생긴게 아닌가 신경이 쓰여 센터에 예약을 잡으려고 했는데...

어처구니없게도 진단 예약은 8월 14일부터 가능하단다.

이게 무슨...

그럼 그 전에 차에 이상이 생기면 어떻게 하라는거?

물론 직원분들과 싸울 이유야 없지. 그분들이 정책을 결정하는건 아니니.

송도 센터가 오픈하면서 그쪽으로 인력이 나가 인천 센터에는 진단 점검을 할 수 있는 엔지니어가 두 명 뿐이란다.

이래저래... 답답한 마음.


결국 예전 W사의 자동차를 끌 때 종종 방문하던 일산의 본레이싱으로 차를 끌고 갔다.

그리고 예상했던대로... 엔진오일 문제.ㅎ

작년에 시간이 없어 오일 보충만 했었는데 이분들... 정말 딱 한통만 넣어준 모양.-_-;;; 아... 정말...

차 관리를 워낙... 잘 안하긴하지만 그래도 소모품 관리만큼은 확실히 해야겠다.

여지껏 갈아야할 건 제때 갈아줬는데 하마터면 낭패볼 뻔...

그냥 본넷 한 번 열어서 오일게이지만 체크했어도 되는데.


아무튼 일단 오일만 세통을 넣고...-_-;;;

차주에 오일필터, 에어필터, 항균필터 교체하기로 한 뒤 정비소를 나왔다.




점심을 먹으러 또다시 망원동으로 왔다.

아... 요즘 근무도 망원동인데 쉬는 날 왜 또 망원동에...ㅎㅎㅎ

그런데 이렇게 온 이유가 있다.

뭔가 좀 얼큰한 국이나 찌개를 먹고 싶었거든.

 

 

 

 

 

 

망원동 육장 (肉醬)

고기마당...이런 의미가 아니라 젓갈 장(醬)을 사용한다.

평범한 이름은 아니지.


사실...

난 요즘 이렇게 외형과 내부의 아이덴터티를 일관되게 정비한 집들에 대한 불신이 있었다.

내게 한식 기반의 맛있는 집들이라면 으레 인테리어는 신경도 쓰지않은 듯한 무심함이 드러나는 집들이란 인식이 어느 정도 박혀 있는게 사실이다.

이런 클리셰를 어쩌면 노포의 필수불가결한 조건인양 생각한 것도 사실인 것 같아.

이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업장의 아이덴터티를 세련되게 정비한 집들 치고 음식 맛이 따라와주지 않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일거다.

내 경우만 해도...

망원동에서 그런 경우를 한두번 경험한게 아니고...


그래서 솔직하게 말하면,

내가 만약 이렇듯 간판부터 외관도 범상찮게 꾸며놓은 이 집을 사전 정보 없이 우연히 지나게 되었다면,

들어가지 않았을 확률이 매우 높다.

다른 분들은 오히려 매력을 느끼셨을지 모르겠는데 난 사실... 요즘 보여지는 집들에 대한 불신이 너무 강해서인지 사전 정보없었다면 그냥 지나쳤을거야.



 

 

 

 

 

 

이 집은 일부러 찾아왔다.

뭔가 얼큰한 국물을 먹고 싶었고,

얼마전 인스타그램 이웃분의 피드에서 이곳 '육장'의 육개장 사진을 봤는데 뭔가... 격하게 먹고 싶다는 생각이 일었다.


바에는 약 10석 정도의 자리가 있고, 마루로 된 공간이 왼쪽에 테이블 하나 있더라.

그리 넓은 집은 아닌데...

 

 

 

 

 

 

 

 

메뉴가 대단히 간소하다.

육개장, 육개라면(공기밥 없이 인스턴트 면이 들어가 나오는), 그리고 육갈탕.

그외에 음료들.

육갈탕이 무척 궁금한데 주말에 재료가 모두 소진되어 며칠 걸린다고 하시네.


 

 

 

 

 

 

 

내부는 목재를 이용했다.

사실 일식집의 분위기에 더 가까운 느낌도 있다.

 

 

 

 

 

 

 

 

 

 

 

 

 

 

 

우린 점심시간이 지나 브레이크 타임이 가까와오는 1시 50분 즈음에 들어왔다.

(브레이크 타임은 3시부터 5시까지)


 

 

 

 

 

 

 

 

 

 

 

 

 

 

 

 

 

 

 

 

 

 

 

 

 

 

 

 

 

 

 

 

 

 

 

젓가락, 수저통은 물론이고

 

 

 

 

 

 

 

 

컵, 그릇까지 모두 맞췄다.

업장의 분위기도 전문적인 느낌이 있고...

자 이제 음식만 맛있으면 더할 나위없는.

 

 

 

 

 

 

 

 

육개장 등장.

가격은 8,000원.

보기엔 대단히 매워 보인다.

 

 

 

 

 

 

 

 

그런데 전혀 맵지 않다.

그냥 아주 기분좋은 얼큰함 정도.

정말 신기했다. 이렇게 빨...간 국물이 딱 좋을만큼만 얼큰했다.

도대체 무슨 맛으로 먹으라는건지 오로지 고통을 주는 통각만 느껴지는 매운맛으로 범벅을 해댄 그런 가벼운 매운 맛따위는 결코 아니었다.

국물은 아주 진한 고깃국의 느낌.

고명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육개장의 고명들인데 육개장 국물이 설렁탕을 연상시킨다.

사람에 따라선 짜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난 이런 진한 국물은 적당한 염도가 있어야 맛이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딱... 좋았다.


아무튼 개인적으론 매우 좋았다.

지금 글을 올리는 이 순간에도 입에 침이 고이니...

조만간 다시 방문해서 육갈탕을 먹고 싶다.



+

다 먹고 나니 궁금했다.

어떻게 육개장 집을 내실 생각을 하셨을까.

육개장 육수는 어떻게 내시는 걸까.

육개장 양념은 무얼 쓰시는 걸까...

궁금하기만했지 나야 소심한 사람이라 이런걸 여쭤보진 못했고,

그저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란 인사만 하고 나왔다.


와이프도 정말 맛있게 먹었다고 하니 정말 오랜만에 망원동에서 맘에 드는 집을 찾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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