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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라는 말은 참 송구스럽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 대체로 다 바쁜 법이고, 쥐꼬리만한 재량권이라도 있는 나와 달리 까라면 까야하는 직장인들이 수두룩한 현실에서 '요즘 바빠 죽겠다'라는 말은 뭔가 송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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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불처럼 번져나간 미투 운동에 대한 삐딱한 시선을 오며가며 자주 목도한다.
심지어 일부 여성분들까지 '아니 그 땐 가만 있다가 왜 이제와서들 난리인 줄 모르겠어요.'라는 말을 한다. 
사회적 약자에게 동질감을 느끼며 일견 공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현상이 지속되면 쉬이 피로함을 느끼면서 '아, 이거 도대체 언제 끝나. 언제까지 떠들거야'라는 분위기가 우리 주변엔 아직도 팽배하다.
세월호 비극에 대한 세간의 시선이 그랬고-이건 결코 수꼴들만의 시선이 아니었다- 노선영 선수에 대한 시선이 그렇다.
따지고보면 이런 식의 피로감은 우리 사회에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시간을 들여 담론이 이어지고 어느 정도의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는 과정을 우린 거의 본 적이 없다.
조금만 길어지면 먹고 살기도 힘든데 언제까지 이런 얘기만 할거냐라는 논리가 득세하기 십상이다.
그렇지... 그랬으니 숭일파들 청산도 무위로 끝났고 기득권은 여전히 옷만 갈아입으면서 명맥을 이어오고 남성들은 여전히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하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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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나름 어느 정도 하면서,
난 얼마나 많은 남성들이 여성들을 모욕적으로 대했는지 수없이 목격했다.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들의 몸매는 안주1, 안주2, 안주3처럼 올라와 난도질 당하기 십상이었고 여직원이 술따라주지 않는다고 술잔을 벽에 집어던지며 깽판치는 부장도 있었다. 
남성들이 가장 크게 착각하는 것 중 하나는 남성동료들의 낯뜨거운 농담에 맞장구치거나 당당하게 받아치는 여성동료를 보면 '너도 이런 농담 좋아하는구나'하면서 전혀 자신의 성희롱 발언에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다는 거다.
사회적 분위기, 조직의 분위기라는 것이 강요하는, 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담대함.
우리 남성들은 이걸 몰라도 너무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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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지만,
부디 미투의 용기가 사그러들지 않길 바랄 뿐이다.
그래서 이 같잖은 기레기들의 조잡한 프레임까지 집어 삼킬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물론... 일반 직장에서 부당하게 인내를 요구받는 수많은 이들의 '미투'는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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