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mbsucker 2005
Directed by Mike Mi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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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도착한 DVD...중 하나입니다.
이 영화는 제가 아직 보지 못했던 영화라 오늘 aipharos님과 함께 맘먹고 봤습니다.^^
aipharos님이 삼돌이 게임인 Viva Pinata에 엄청 빠져 계시므로... 과연 영화를 볼까?하는 의문은 들었지만
의외로 흔쾌히! 영화를 보는데 동의하시더군요.ㅎㅎ

Elliott Smith의 선율로 가득 차 있는 이 영화는,

사실 2003년에 자신의 목에 포크를 찍어 자살한 포크 뮤지션 Elliott Smith의 이야기만큼이나 보는 사람을 힘들게 합니다.
[Chumbscrubber,the]나 [Pretty Persuasion]과 같은 미국의 중산층의 붕괴를 하이틴에이저의 삶을 중심으로
풀어 내가는 사실상... 서슬퍼런 블랙 코미디라고도 볼 수 있어요.
정말... 보는 시간 내내 가슴이 먹먹해지고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의 힘겨운 걸음걸이에 동참해야 한다는...거죠.

다만, [Thumbsucker]는 극단까지 걸어 가버리는 위 두 영화들과는 달리 현실과의 화해를 종용합니다.
사실상 그 화해라는 것이 지극히 교훈적이고 계몽적이며, 늘 회자되어 온 선에서 그치긴 하지만,

그래도 주인공 저스틴(Lou Taylor Pucci)의 환경과 힘겹게 소통하는,

변화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과정은 제법 설득력있고 묵직하게 보는 사람의 심장을 압박합니다.

어찌보면 이 영화는 [Garden States]등의 성장 영화처럼 수도 없이 미국의 인디씬에서 반복되어 다루어지는
미국의 붕괴된 중산층 가정에 대한 아주 많고 많은 영화 중 하나일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하도 이런 영화들을 많이 보다보니, 영화를 보는 내내 수많은 영화들이 그 영화들의 미장센이나
주제 의식과 함께 패키지로 마구 연상되어지기도 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들은 단지 미국의 중산층 이야기라기 보다는 점차 소통하기 힘들어지는,
그것도 수없이 소통을 준비하고, 소통을 공부하는 사회에서 도리어 소통과 격리되어 가는 지금 이 세대에
대한 이야기같아서 그냥 지나치기는 곤란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Thumbsucker]에서는 주인공이 토론 클럽에 가입해 있지요.
다른 이의 의견을 주도면밀하게 분석하고 즉흥적으로 반박하는... 논리적으로 무장이 되어 있어야 하는.
저스틴은 자신이 사회적 처방에 순응하고 이를 받아들임으로서 일종의 Placebo 효과를 나타내게 되며,
토론 클럽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물론 끝이 뻔히 보이는... 과정이지만요.
그는 토론 클럽에서 수없이 소통하는 법에 대해 배우고 공부한 것이지만, 결국 누군가의 말처럼 그는
소통하는 법은 싹 빼놓고 거세해버린 '괴물'이 되어 버린 겁니다.

이러한 답답스러운 모든 상황을 일거에 날려 버리는 것이 엄마에 대한 의구심 해소였다니...
궁극적으로 붕괴된 자본주의 중산층의 열쇠를 다시 가정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는 의미인 것 같아
다소 억지스럽기도 합니다만, 역으로 그러한 일갈이 무조건 진부하다고 외치는 것 자체도 왠지 함정에 빠지는 느낌이 듭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구조적 모순과 근원을 찾아 다루는 것은 버거울 수도 있었겠죠.
아무래도 덩그러니 절망의 나락에 주변 인물을 방임하는 것이 어쩌면 현실적인 판단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너무 씁쓸한 여운이 남겠지만...

어쨌든...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상당히 인상 깊습니다. 마치 [빌리 엘리엇]의 마지막 장면처럼 말이죠.

스포일러...에 대한 걱정으로 도통 얘기를 쓰질 못하겠네요. ㅎㅎ

재밌게 봤습니다.
화보집도 탐이 나네요. ㅎㅎ
이 영화는 DVD로 이제 출시되었는데 출시되면서도 8,000원이 안됩니다.
어우... 8,000원 정도는 투자해도 되지 않을까요?
DivX으로 보셔도 영화가 맘에 드신다면야...말이죠.

**
이 영화의 출연진은 별들의 전쟁입니다.
저나 와이프가 무척 좋아하는 Tilda Swinton, 그리고 역시나 범상찮은 연기자 Vincent D'Onofrio,
원 세상에 글구 Keanu Reeves... 한창 줏가가 오른 Vince Vaughn, 자신의 이미지를 여기서 고스란히 복제한 Benjamin Bratt 등등...
주인공 Lou Taylor Pucci의 연기는... 놀라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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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태권도입니다.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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